34화
비열한 웃고 있었던 현석의 얼굴은 이미 돌처럼 굳어져 있다.
“대장전을 속행한다고? 지금 이 상 황에?”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무슨 있 을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 표정에 의문이 들었다.
“잠시 질문!”
내가 손을 들자 주변 시선이 모인 다. 살짝 멋쩍다. 사실 내가 끼어들 상황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래 도 궁금증은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뭐라고? 지,질문?”
뱀처럼 사악해 보이던 현석이 말까 지 더듬는 모습이 뭔가 재미있다. 나를 무슨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보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네. 왜 놀라는지 궁금하네요. 어차 피 시간이 돼서 하는 거 아니에요?”
정중한 질문이었지만 그 질문에 이 제 현석은 물론이고 이가의 중진들 까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
라본다.
세상에 뭐 이런 또라이가 다 있냐 는 표정이었다.
“미친 애송이 놈이! 너희 형제는 현실 감각이라는 게 없나!! 저 엄청 난 병력이 보이지 않아? 이깟 대장 전에서 이긴다고 모든 게 끝날 것 같으냐! 만약에라도 대장전에서 이 기게 된다면! 그걸로 이가가 멸문지 화를 당할 거라는 사실을 알아야 지!!”
아직 대장전은 시작되지 않았다. 한쪽에서 대장전 속행을 주장하더라 도 다시 5분의 준비 시간이 존재하 기 때문. 그러나 5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도 짧아… 잠깐 떠드는 사이 벌써 2분을 넘어서고 있다.
“뒷일을 생각하지 않는가! 순간의 충동과 알량한 자존심으로 모든 걸 망쳐 버릴 생각이란 말인가! 공주! 나는 당신이 이성적이라 생각했는 데! 이런 미친 짓을 벌이다니! 애초 에,이가가 주 황실을 상대로 승리 하는 코미디가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한단 말인 가?!”
두 눈을 이글거리며 소리친다. 누 가 보면 우리 쪽이 되게 나쁜 놈이 고 저쪽이 정의의 편으로 보일 정도 로 분노하는 상황.
그리고 그렇게 분노하는 그를 민경 이 비웃는다.
“안 될 것도 없지.”
“뭐라고?”
퍼버버버벅.
반문하는 순간 기묘한 소리가 들렸 다. 한껏 억눌린,폭죽을 가죽 주머 니 안에 넣고 터뜨린 것 같은 그런 소리.
그리고 동시에.
“윽! 배,배가……
“큭……! 이게 무슨.”
“으억!”
광화문 누각으로 들어왔던 현석 무 리가 동시에 다 쓰러져 버린다. 그 나마 현석은 쓰러지지 않았지만,안 색이 창백하고 눈 코 입에서 피가 흐르는 게 그 역시 다른 무리와 비 숫한 뭔가에 당한 상황이라는 걸 알 려주고 있다.
우우웅!!
현석의 몸 주위로 죽음의 힘,사기 (死氣)가 뿜어지기 시작한다. 이미 그의 얼굴은 흉신악살처럼 험악하 다.
“네년?! 네년의 짓이냐?!!”
“이제는 년까지 나오는군. 그래그
래. 늘 그렇게 날 부르고 싶어서 입 이 근질근질거렸겠지. 소원 성취하 였으니 그야말로 기념할 만한 날이 겠군. 공주님,황녀님하고 아부를 떨 때는 얼마나 속이 뒤틀렸을까?”
드물게도 빈정거리는 민경의 목소 리에 현석이 버럭 소리친다.
“닥쳐라,건방진 년n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황녀 공주 같은 개소리를 한단 말이냐?! 허울 좋은 핏줄을 타 고났다고 자신이 대단한 존재라 여 기는 머저리 같은 년! 뭘 누워 있 어,이 멍청이들아! 어서 일어나!”
현석의 명령에 녀석의 무리들이 비 틀비를 몸을 움직였지만 그저 그뿐.
끝내 그의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다. 이미 입은 타격이 너무 커서 도저히 복구할 수 없는 수준인 것.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이미 무리의 절반 정도는 사망해 스틱스강을 건넜다. 움직일 수 있는 전력은 무리의 맨 뒤에 서 있던 네 기의 언데드뿐이 다.
“쿨럭! 죄,죄송합니다,회주님. 육 신과 마력이 전부… 내부로부터 파 괴되고 있습니다.”
“뭐냐. 언제부터 준비한 거지? 대 체 어느 틈에.”
“그러니까.”
그때 새로운 등장인물이 광화문 누
각으로 들어섰다,떡 벌어진 어깨와 훤칠한 신장을 고급 양복으로 뒤덮 은,면상만 보면 20대 중후반,심하 면 30대로까지 보이는 고등학생.
그는 나의 오래된 친우이자 한국 굴지의 대기업인 일성의 회장,배진 만의 손자인 배재석이다.
“뻥을 뜯어도 적당히 뜯었어야죠. 세상에. 미성년자한테 뻥 뜯어서 술 먹고 밥 먹고 여자도 부르고……. 쪽팔리지도 않아요? 그따위로 사니 까 이 꼴 나는 거예요.”
“너,이 새끼. 천한 장사꾼의 자식 이 감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천한 장사
꾼 같은 개소리야? 사람 죽이고 시 체 만지작거리는 걸로 자기가 뭔가 대단한 존재라 여기는 머저리 같은 새끼야?”
“네,네놈… 감히!!!”
상상치 못한 독설에 당황한 듯 멈 칫거리는 현석. 그러나 그는 이내 악독한 표정을 짓더니 흑마력을 발 했다.
[크륵! 크르륵!!]
[크워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미동도 하 지 않고 서 있던 언데드들에게서부 터 무지막지한 기운이 뿜어지기 시
작한다.
서걱.
그러나 그들이 움직이기 전 네 개 의 절삭음이 서늘하게 공간을 베고 지나간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게 네 개인지 한 개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일순간에 행해진 공격.
“국뽕 진짜 극혐이야. 세계화 시대 에 황제가 어쩌고 왕이 어쩌고. 국 가를 위한 희생이 어쩌고 국가와 민 족이 어쩌고 다 시대착오적인 개소 리들이 지.”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늘씬한 다 리가 흑 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이 어서 매끈한 허리가,풍만한 가슴이,
길쭉한 팔과 거기에 들린 두 개의 단검이,마지막으로 슬쩍 치솟아 성 격 있어 보이는 눈매와 오뚝한 코, 뒤틀린 입술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내 클래스메 이트,이가의 옹주 경은이 단검에 묻은 검은 피를 털어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너희만큼은 아니야,이 배신자 새 끼들아.”
“너,이,이년… 네가 왜 여기 있 지? 이가에 아무런 애착도 없다고 공언하던 년이.”
“뭐래,등신이. 내가 독립 준비를 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가 가 망하길 바라는 건 아니거든? 나 한테 우국충정이 어쩌고 국가에 대 한 헌신이 어쩌고 지랄이란 지랄은 다 떨던 새끼가 배신도 1번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너……! 이……!"
서걱.
고함을 지르는 순간 두 팔이 잘려 나간다. 경은이 웃는다.
“뭐,그래도 난 너희 같은 쓰레기 들 좋아해.”
그녀의 두 눈이 서늘하게 빛난다.
“사람 죽이고 선의 카르마를 쌓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
“기,기다려! 나는 주 황실의 제안 을……
서걱.
미처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검은 색 선이 목을 스쳐 지나간다. 너무 도 부드럽게,마치 싸구려 CG처럼 현실감 없이 잘려 나간 머리통은 그 대로 떨어져 누각의 바닥을 굴렀다. 어째서인지 잘린 단면에서는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다.
“으. 살벌하구만.”
재석은 살짝 창백해진 얼굴로 민경
의 뒤로 숨었다. 민경이 그를 치하 한다.
“수고했다. 많이 부담되는 일이었 을 텐데.”
재석은 고개를 흔들었다.
“오히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일 이죠. 저희 직원 중에도 저놈들한테 죽은 피해자가 서른이 넘어가거든 요.”
“와! 선 카르마가 147이나 올랐어! 이 미친놈은 이가의 일원이면서 대 체 무슨 짓을 하면서 산 거야? 이 런 새끼 때문에 멀쩡한 사령술사들 까지 욕먹는다니까!”
경은 역시 전혀 거리낌 없는 표정 으로 민경 옆에 선다. 당연한 일이 라는 듯 태연한 태도는 그들이 벌인 일이 사건이나 사고가 아니라는 사 실을 알려주고 있다.
“아니,아무리 그래도 이건… 황녀 님,현석은 이가에 있는 지고마탑파 마법사들의 수장입니다. 지금 이 위 태로운 지경에 어찌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십니까?”
“제대로 된 재판이나 절차도 없이 현석 씨를 살해하다니! 폐하의 허가 는 받은 것입니까?!”
“어찌 이런 경솔한 짓을!!”
침묵을 지키고 있던 이가의 중진들 이 목소리를 높여 떠들어대기 시작 한다. 그들 모두가 능력자였던 만큼 제법 사나운 분위기. 하지만 민경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아니,그 걸 넘어 오히려 그들을 노려보며 웃 기까지 했다.
그리고 말했다.
“닥쳐.”
시장 바닥처럼 시끄럽던 광화문 누 각이 침묵에 빠졌다. 어느새 그녀의
주변 대기가 끓어올라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고 있다. 그저 그런 열기 가 아닌 날아드는 납탄조차 일순간 기화시킬 정도의 초고열! 더욱 놀라 운 것은 그런 열기를 둘렀음에도 그 녀가 밟고 있는 누각의 나무 바닥에 그을음조차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
“어떻게,어떻게 민경 공주에게 이 런 공력이……
“경은 옹주야 심판자의 일맥을 이 었다지만 민경 공주는 그런 것도 없 을 텐데.”
처음 보는 순간부터 레벨(9레벨)을 알 수 있었던 나와 달리 그녀의 수
준을 알지 못했던 이가의 중진들의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 지만 민경은 그들을 위협하거나 회 유하는 대신 가볍게 땅을 박차 난간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소리친다.
-전군(全軍)에 명한다!
기차 화통을 삶아 먹기라도 한 듯 무지막지한 고함이 터져 나온다. 오 직 대장전에만 집중하고 있던 십수 만 명의 시선이 다 모여들 정도로 압도적인 성량. 광화문의 난간 위에
서 그 모든 시선을 빨아들이며,민 경은 다시 소리쳤다.
- 개전 (開戰)!
스스숫!
■' —■,—乂、•
광화문 누각과 지붕 위,그리고 주 변 성벽을 따라 진법으로 철저히 모 습을 감추고 있던 천 명이 넘는 궁 수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리도 얼마 안 되는데 많이도 서 있군. 일종의 공간 확장인가?’
[출입 제한]으로 한정된 공간에 과
도하게 많은 인원이 밀집되어 있다. 사람들의 모습이 무슨 만화경(萬華 鏡)으로 보는 것처럼 중첩된다.
그 느닷없는 등장에 모두가 당황하 는 모습이 보인다. 나야 환영에 면 역이라 여기 올 때부터 알고 있었지 만,그들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화랑단(花郞團)?!”
“게다가 저 모습은……
“이럴 수가! 화우(花雨)가 준비되 었단 말인가! 말도 안 돼! 그건 가 주의,아,아니,왕의 권한이야! 공 주에게 저들을 움직일 권한이 있을 리 없어!”
비명을 지르는 그들의 모습에 다시 한번 성벽 위의 궁수들을 바라본다.
‘화랑단이라. 그러고 보니 다들 젊 군. 잘생겼고. 무슨 아이돌 같군.’
그들은 모두 젊고 아름다운 외양을 가진 10~20대의 선남선녀들이다. 이 급박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맵 시 있는 옷에 화려하기까지 한 화 장. 몇 시간 전부터 숍에 가서 미용 사의 손길을 받은 듯한 근사한 헤어 스타일까지 갖춰,이곳이 전쟁터인 지 아니면 육상 아이돌 대회인지 구 별이 안 될 정도의 광경.
그들은 등 뒤에 셋,양 허리에 두 개씩 해서 다섯 개의 화살집을 차고
있었는데 그중 네 개에는 금빛으로 빛나는 화살이,그리고 오른쪽 허리 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 나무 가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저벅.
그리고 그때 누각으로 새로운 인물 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화랑단과 마찬가지로 한껏 꾸민 차림새를 갖 추고 있는 10대 후반의 소녀는,황 당하게도 나도 아는 사람이었다.
“충(忠)! 인검(人劍),최배달. 모든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이건! 이건 대체 무슨! 인검! 지 금 뭐 하는 거요! 화랑단은 궁 안에 대기하고 있기로 했잖소!”
“미쳤군! 완전히 미쳤어! 이건 반 역이야!!!”
매서운 질책과 비난에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소녀의 모습에 헛웃음 이 나온다.
‘아니,리프(Leaf)라고?’
그녀는 최고의 실력파 싱어송라이 터로,곡을 발표했다 하면 죄다 차 트 1위를 석권할 정도로 인기 있는 스타다. 이면 세계와 표면 세계를 오가는 사람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일거수일투족이 죄다 드러나는 연예 인이 무력 단체의 수장이라니.
“지금은 전시(戰時)입니다. 상황에
집중하시길.”
“아니,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 무슨 경거망동이요! 그대가 어 떤 판단을 했건 명령권은 폐하에게 있소! 게다가 대장전이 이어지고 있 는 동안은 시스템에 의해 전투가 불 가능한데!”
이가 중진 중 누군가가 소리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대마법사의 안배 로 인한 보정을 받는 지구의 능력자 들은 시스템에 저항할 수 없으니까. 실제로 저우흥이가 이가 한가운데에 들어와 완전히 포위된 상태에서도 조금의 긴장도 하지 않았던 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민경은 그의 외침을 가볍게 무시하며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어 느새 그녀의 손에는 새까만 환도가 들려 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중진들의 얼굴이 사색으로 변한다.
“사진참사검 (ra 辰斷邪劍)!!!”
“왕의 신기가 어째서 공주에게!!”
비명을 뚫고 민경이 소리친다.
“명령권을 사용한다! 무자격자 표 기!”
[이가가 일반 명령권을 사용하였습 니다. 남은 횟수 88회]
텍스트와 함께 위잉! 하고 거대한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뭐야?’
[경복궁을 중심으로 반경 10킬로미 터 범위로 고위 주문이 사용되었습 니다!]
‘종류는?’
[환영 주문입니다.]
‘환영?’
순간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내 광화문 광장 여기저기 떠오르 는 환영의 모습에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건 뭐야?! 머리 위에 화살표 가!”
“적들이 마법을 썼다! 해주(解況) 능력을 발동해!”
“안 먹혀! 아니,그보다 이만한 범 위로 주문을 적용할 수 있는 고위 마법사가 이가에 있을 리가 없는 데!”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운 중국인들 이 당황해 떠드는 소리가 우자트의 자동 통역 기능에 의해서 내게 전해 진다.
“자유 사격 개시!”
피피핑!!!
명령과 동시에 경복궁 성벽 위에 올라 서 있던 궁수들이 화살을 쏟아 내기 시작한다. 첫 번째 화살을 쏘 아내면 그 화살이 목표물에 명중하 기도 전에 다음 화살을 쏘아내는 무 지막지한 속사!
심지어 천 명이 넘는 궁수가 그런 속도로 사격을 갈겨대니 수천의 화 살이 광화문 하늘이 죽음의 화살로 뒤덮였다.
퍼버벅! 퍽!
“크악!!!”
“악!!”
“비켜! 비키라고,이것들아!”
사방에서 피가 튀고 광화문 광장이 삽시간에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광 화문 앞에 모인 중국의 능력자들은 절대 수준 낮은 적들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화살을 막을 수도 피할 수 도 없다. 막아내기엔 하나하나 강력 한 주문이 걸린 화살의 위력이 너무 나 강했으며,피하기에는 광화문 앞 에 모인 능력자들의 밀도가 높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가를 압박하 기 위해 만원 지하철처럼 빽빽이 모 여 있던 중국인들이 무슨 수로 날아 오는 화살을 피한단 말인가?
“놈!!! 이노오옴!!!!”
“아,영감. 왜 홍분하고 그래?”
거대한 도를 든 노인의 공격을 가 법게 피하며 형이 웃는 모습이 보인 다. 여유가 넘치는 형의 모습과 달 리 노인,도황의 안색은 창백하기 그지없다.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 표 정이었다.
“피하지 말고 덤벼라,놈!!!”
“싫은데? 나는 말이야. 오래 싸우 고 싶어.”
형은 경복궁 성벽 위에서부터 쏟아 지는 화살 비를 등진 채 웃었다.
“아주 오래.”
너무도 천진난만한,마치 악동 같 은 미소를.
다음 화에 계속...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