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머리 위에 2부-25화 (142/249)

25 화

“그래.”

나는 임시 채널에서 음식을 먹고 표면 세계로 돌아가는 상상을 해봤 다. 입을 통과해 식도를 따라 위장 에까지 들어간 음식은 섭취한 인간 이 표면 세계로 돌아가는 순간 뿅! 하고 사라져 버린다…….

‘큰일 나겠군.’

이미 있던 음식물이 사라지는 순간 음식물이 있던 자리는 한순간 진공 상태가 될 것이다. 진공상태가 된 위장은 한순간 확! 하고 쪼그라들겠 지. 좀 더 늦으면? 소장이나 대장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마저도 별거 아니 다.

거기에서 더 늦게 되면. 그리고 그 래서 섭취한 음식물이 온몸에 흡수 된 뒤라면 상황이 어찌 될까?

멀리 갈 것도 없이 뇌만 해도 음 식물 속의 당을 탐욕스럽게 빨아들 이는 기관이다. 인간의 뇌는 노폐물 이 나오는 지방이나 단백질을 에너

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어 깨끗한 에 너지원인 당만을 사용하는 것.

그런데 그렇게 뇌에 흡수된. 혹은 흡수되고 있던 당이 난데없이 사라 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뇌 속 에 아주 미세한 빈공간이 생겨 버린 다면?

선애가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

“음식을 먹고 이면 세계를 바로 빠 져나온다면 가벼운 복통이나 부상

정도로 고 긴 세계로 장애고

끝나게 시간이 튕겨져 태반이

되지만… 음식을 먹 지나게 된 후 표면 나오면 최하가 중증 죽어. 이조차도 생명

력이 강한 능력자들 기준이니 항상

조심해야 해.”

“무슨 저승세계 같군.”

동양에는 이승의 사람이 저승의 음 식을 먹으면 저승 사람이 되어 버린 다는 전승이 존재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비슷한 법도가 존재하기 에 저승에서 고작 석류 세 알 먹었 던 페르세포네가 저승에 속한 존재 가 되기도 하고.

하지만 그 이야기의 당사자가 내가 된다면 여러모로 곤란한 이야기였기 에 슬쩍 걱정이 된다.

“그럼 난 뭐 먹고 살아야 해?”

내 물음에 선애가 작게 한숨 쉬었

다.

“임시 채널에 들어온 건 추적을 피 하기 위해서지 이곳에서 장기간 거 주하기 위해서가 아니야. 임시 채널 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유 지 시간은 [이면 세계에 진입한 인 원?게 비례해 늘릴 수 있거든. 우리 는 지금 10명이 안 되는 인원이니 오래 있고 싶어도 유지 시간은 한정 되어 있지.”

끽!

거기까지 말했을 때 드디어 우리가 탄 차량이 정지했다. 도착한 곳은 한적한 저택가였는데 차량은 그중 적당히 규모 있는 개인 저택의 주차

장에 들어갔다.

철컹철컹.

위이 잉!

놀랍게도 평범하게 보였던 주차장 의 바닥이 아래로 내려앉기 시작하 자 여태껏 한마디 말없이 운전만 하 고 있던 이가의 무사,산검이 입을 열었다.

“이곳은 이가가 가지고 있는 1급 안가 중 하나다. 가문의 큰어른분들 밖에 모르는 장소에,공간도 꽤 넓 고 미사일 폭격을 받아도 뚫지 못할 물리적,주술적 방어 시스템이 갖춰 져 있지.”

“나름 귀한 몸 취급이라는 겁니 까?”

“…그래. 너는 지금 이가의 약점이 나 다를 바 없으니 우리로서도 최선 을 다해 지킬 생각이다. 다시 인사 하지. 나는 산검(山劍). 이가의 수호 십검중 하나다.”

거기까지 말했을 때 흑 하고 주변 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겉보기에는 달라진 게 전혀 없지만,거품이 꺼 지고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와장창! 푹! 퍼격!

“커억?!”

“컥!”

기다렸다는 듯 창문을 깨부수며 대 여섯 개의 창이 차 안을 휘젓는다. 차 안에 타고 있던 이들도 영능을 수련한 능력자였던 만큼 방어 자세 에 들어갔지만 이미 작정하고 준비 한 일격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큭! 어째서 여기에 적이!!”

일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회피에 성 공한 산검이 신음하며 좌석 아래에 놓여 있던 검을 뽑아 들었지만,이 미 그 순간 다음 창격이 내찔러 오 고 있다. 심지어,이번의 창격은 조

금 전의 것과 차원이 다르다.

콰드득!!

온갖 방어 마법으로 떡칠된 세단의 전면부가 통째로 박살 나며 산검의 몸이 배트에 얻어맞은 공처럼 날아 간다. 그는 부지불식간의 기습에도 반응할 정도의 고수였지만,상대방 은 그 이상의 강자였던 것이다.

“그래그래.”

비명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유일 하게 공격받지 않던 나는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럴 줄 알았어. 내가.”

반쯤 부서진 문을 억지로 비틀고

나갈 때 이미 상황은 다 끝나 있는 상태였다. 나를 지키겠다고 찾아온 무사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고 멀 찍이 날아가 벽에 충돌한 산검은 양 팔이 부러진 상태.

그리고 나의 클래스메이트,짝꿍 이선애 양은.

“하악… 하악… 이게 대체 무 스..w

쿵.

쓰러지더니 그대로 혼절한다. 나는 황당해하며 말했다.

“아니,팔을 찔렸는데 왜 기절해?”

“왜긴. 혼수(昏睦)가 핏속을 돌기

시작했기 때문이지.”

검을 든 산검을 방어째로 벽까지 날려 버린 사내가 날이 시퍼렇게 서 있는 창을 휘릭휘릭 돌리며 내 쪽으 로 다가온다.

“음?”

그런데 낯이 익다. 아니 이쪽 세계 사람이 낯이 익을 리가 없는데?

[흑월회]

[9 레벨]

[창술 전문가 마곤]

“아! 전에 나 습격했던 그 사람이 죠?”

“오〜 기억력 좋군. 이 상황에도 활 기차고.”

나로서는 아주 오래전의 기억이다. 우주로 나가 온갖 일을 다 겪기 직 전,보람이 내게 어머니가 대마녀의 재능을 타고난 비범한 존재라는 것 을 알려줬을 때 나를 습격했던 이면 세계의 존재들이 있었다.

그들은 용병들이었다. 돈을 따라 움직이는 이면 세계의 하이에나들. 다만 그들은 의뢰를 성공하지 못했 었는데-

“아! 이제 와서는 소용없어진 일이 지만 혹시 알려줄 수 없어? 그때 우리를 방해했던 그 이상한 괴물들 은 뭐였냐? 안드로이드? 아니면 골 렘?”

그 이유는 세레스티아를 죽이기 위 해 지구로 파견된 살육 병기들이 나 타났기 때문이다. 즉 나를 습격한 녀석들과 세레스티아를 습격한 녀석 들이 서로 충돌해 둘 다 목적을 이 루지 못했던 것이다.

“굳이 말하면 안드로이드이지.”

“오! 너 역시 아는구나! 안드로이 드면 역시 미국인가! 너 미국 갔었 구나! 이 자식! 내가 그때 얼마나

난감했는지 알아! 우리 흑월회는 의 뢰 성공률이 100%였는데 그때 그 일 때문에 완전 체면 구겨 버렸어! 진짜 황당하더라고. 땅으로 꺼졌는 지 하늘로 날았는지 추적의 달인에 마법사들까지 동원해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더라니까?”

떠벌떠벌 웃으며 말을 건다. 사람 몸에 푹푹 창을 꽂아 넣은 주제에 상당히 쾌활한 태도였다. 실제 나이 는 어떨지 몰라도 30대 초중반의 외모에 2미터짜리 창을 제외하기만 한다면 평범한 회사원으로 보일 정 도로 흔한 양복에 넥타이 차림.

"뭐 아무래도 그랬겠죠. 멀리 갔었

으니까.”

“오! 미국보다 멀어?”

"훨씬 더.”

마곤을 비롯한 사내들이 다가와 주 위의 포진하기 시작한다. 다만 나를 공격할 분위기는 아니다. 하긴 내 짐작대로라면,그들이 나를 죽이려 들 이유가 없다. 아니,오히려 내가 죽으면 큰일이 날 것이다.

“크윽… 대체. 대체 어떻게 네놈들 이 이가의 안가에 들어와 있는 거 냐!”

양팔이 부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입 은 멀쩡한 산검이 버럭 소리를 치며

중단세를 취한다.

우웅!

외침과 함께 그의 내공이 발현되며 주변 공기가 파르르 떨린다. 꽤나 강렬한 기세지만 흑월회의 무사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 부러 진 양팔로 전투 태세를 취한 용맹은 감탄이 나오지만 단지 그뿐,들려진 검 끝은 쉴 새 없이 떨리고 있다. 불시의 기습으로 심각한 내외상을 입고 만 그는 더 이상 전투를 수행 할 만한 상태가 아니다.

“어떻게는 뭔 어떻게야? 저거 혹시 모자란 놈 아니야?”

“설마 우리가 너희를 추격해서 따

라왔을까.”

“네,네놈들! 나를 속이려고 해도 소용 없.”

깡!

떠들던 산검의 검을 창대가 후려친 다. 그야말로 찰나에 이어진 공격이 었기에 그는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 고 검을 놓쳤다.

“크윽,네놈.”

“알 만한 분이 왜 이러실까. 죽일 생각은 없으니 곱게 항복해. 우리가 맘먹었으면 첫 기습 때 다 죽여 버 릴 수도 있었다는 걸 알잖아?”

마곤의 말에 산검의 표정이 일그러

진다. 마곤의 말에 담긴 의미를 눈 치챘기 때문이리라.

“그럴… 수가. 정말로,정말로 큰어 른들 중에 배신자가 있다고? 이가의 명운이 달린 이 중대한 상황에?”

“그게 아니면 여기에서 우리가 어 떻게 기다리겠어?”

“웃기지 마라! 우리 이가의 구성원 이! 이 씨 성을 달고 그런 짓을 저 지를 리 없어!”

“저기요. 대화 중에 죄송하지만.”

가만히 듣고 있던 나였지만 참견하 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완용도 이 씨인데.”

순간 죽음과도 같은 적막이 내려앉 는다. 산검이 황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고 습격자인 흑월회의 무사들조차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다.

“푸,푸하하하하!! 와 이거 진짜 대박이다! 식룡검마의 동생이라더니 기개가 장난이 아니구나! 그래,맞 아! 이완용도 이 씨지! 크하핫!”

뭐가 그렇게 웃긴지 배를 잡고 포 복절도한다. 그리고 그런 그를 따라

그의 수하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크핫! 저거 미친놈 아냐?”

“푸하하! 와! 일 많이 해봤지만 이 런 또라이는 또 처음이네!”

“아 미칠 거 같아! 크하하! 헬조선 의 진리를 단박에 깨친 녀석이로구 먼!”

나는 박장대소하고 있는 흑월회의 무사들을 둘러보았다. 숫자는 정확 히 열 명. 바닥을 살펴보니 쓰러진 호위무사들도 다 살아 있다. 다들 결코 가볍지 않은 부상을 입은 상태 라고는 하나 죽일 생각이 없다는 마 곤의 말은 사실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러던 중 마곤의 웃음이 그친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흑월회의 무사들 역시 단번에 웃음 을 멈춘다.

그리고 이제,웃음기 하나 없는 얼 굴로 마곤이 말했다.

“뭘 가만히 있어? 꿇려.”

“네,회주님!”

흑월회의 무사 중 하나가 나를 향 해 달려온다. 심지어 부하 중에서는 가장 높은 레벨의 소유자. 당연하지 만 나를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 니고 마곤의 심기가 뒤틀리기 전에

신속하게 상황을 처리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할 수 있을까?’

정신을 집중하자 동시에 육체가 [전투 태세]에 들어간다. 심장이 무 지막지한 속도로 뛰기 시작하고 그 것만으로 내가 인지하는 시간이 급 격히 느려졌다.

쐐엑!

창이 쏘아진다. 엄청난 속도였지만 가속된 내 인식을 벗어날 속도는 아 니다.

‘왼쪽!’

단박에 자세를 낮추며 왼팔을 들어

올린다. 그러나 그 순간!

아찔한 고통에 황급히 스텝을 밟아 뒤로 빠진다. 오른쪽 관자놀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아오 아파!!”

"오호? 이것 봐라?”

나에게 창을 휘둘렀던 무사가 놀랍 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틀림 없이 일격을 적중시켰음에도 멀쩡히 서 있는 내 모습이 의외였나 보다.

"뭘 놀라! 저 녀석이 생체력에 입 문했다는 정보는 이미 들었으면서!”

“하지면 형,아니,회주님. 고작 며 칠 되지도 않았잖아요?”

“형 놈처럼 천재인가 보지! 무시 말고 얼른 꿇려!”

“네!”

대답과 동시에 다시 달려든다. 나 는 다시 자세를 낮췄다.

“와 깜짝 놀랐네. 그게 변초라는 거 맞죠? 분명 왼쪽이었는데. 아 하 는 순간 오른쪽을 치네.”

“넌 좀 맞아야 진지해지겠구나!”

핑!

아까보다 훨씬 더 은밀한 소리와 함께 창이 쏘아진다. 나는 가속된

감각 속에서 창끝을 똑바로 바라보 았다.

‘왼쪽!’

오히려 덤벼들며 왼손을 휘두른다. 전문적으로 무술을 배운 적은 없지 만 요새 몸을 단련하며 나름 깔끔하 게 정리된 동선.

그러나 그 순간.

팟!

창끝이 흐릿해지더니 시야에서 사 라진다. 의식이 더더욱 가속한다.

‘오른쪽!’

아까와 달리 창끝의 움직임을 가속 한다. 나를 죽이려 하는 게 아닌 만

큼 내 머리를 노리는 것은 창날이 아닌 면 부분.

‘좋아,막……!’

빡!

그러나 그 순간 다시 휘청거리며 뒤로 밀려난다. 정수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파손된 육신이 회복되 는 과정이다.

“아파!!”

뒤로 물러나 신음을 지른다. 머리 가 욍욍 울린다.

“야! 봐주지 말라니까?”

“안 봐줬어. 형! 이 자식 엄청 튼 튼하다고! 생체력이란 게 며칠 사이

에 이렇게까지 단련되나? 아니,내 공으로 강화를 해도 정신을 안 잃는 게 말이나 돼?!”

기막혀하는 사내를 보며 아직도 얼 얼한 정수리를 주무른다.

“에이.”

마지막까지 창끝을 봤는데도 맞아 버렸다. 상대의 기기묘묘(奇奇妙妙) 한 초식에 당해 버린 것. 내가 단련 한 건 그저 육신일 뿐 전투 경험을 쌓지 않았기에 벌어진 패착이었다.

“나름 열심히 했는데.”

“뭐 열심? 네놈 무학을 너무 무시 하는 거 아니냐? 삼십 년을 매일같

이 수련한 내 공격을 고작 며칠 열 심히 수련한 네놈이 막으려 해?”

“맞는 말이에요. 너무 건방졌어요.”

물론 나는 정령술도 있고 오오라도 사용할 줄 안다. 그러나 내 오오라 는 제작을 위한 영능학이고 정령술 은 너무나 이질적인 방식으로 정립 되어 버렸다. 사실상 본신 전투 능 력을 위한 능력은 생체력뿐인 것.

“뭐 그래도 잡혀갈 수는 없으니.”

챠라락!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검은 광택이 흐르는 근사한 디자인의 메 탈 워치가 권총의 형태로 변한다.

“너… 뭐냐,그거?”

“허? 총? 지금 저놈 총 꺼낸 건 가?”

“하! 어이가 없어서.”

“아니,근데 좀 신기하긴 하네요. 시계가 총으로 변하다니. 마력 반응 도 없었는데 무슨 기계장치 같은 걸 까요?”

총을 들거나 말거나 전혀 긴장하는 기색 없이 자기들끼리 떠드는 무사 들을 보며 헛웃음 짓는다. 몸싸움하 다가 총 꺼낸 내 비겁함을 욕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무식한 귀신이 부적을 몰라본다더니 무도가의 세계

에 비겁하고 폭력적인 병기를 꺼내 든 나를 아무도 규탄하지 않는 것이 다.

“아,부끄럽다.”

이런 원시인들한테 제4문명의 결정 체를 써야 하다니.

내심 속으로 탄식하며.

철컥.

방아쇠를 당겼다.

다음 화에 계속...

還F .

못+

의건 퓨전 &타지 소설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