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반 고흐 314화
55. 화룡점정(19)
“다시 한번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세계 최대 경매회사 크리스티의 고객 관리 최고 책임자(Client Relationship Director) 에드워드 제너가 고훈에게 인사했다.
현재 미술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고훈이 작품 경매를 맡긴 덕에 오늘 경매는 크게 주목받고 있었다.
크리스티가 자체적으로 중계하는 방송 이외에도 각국 대형 언론사가 나서서 경매 상황을 보도하였다.
에곤 실레, 줄리안 피오, 고훈 등 이번 아트 바젤 준비에 심혈을 기울인 크리스티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현상이었다.
“별말씀을요.”
고훈은 어색하게 웃었다.
“아닙니다. 작가님이 경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것쯤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으니까요.”
에드워드 제너가 싱긋 웃었다.
최근 3년간 활동하는 작가 중 고훈의 <서리 밀밭>보다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작품은 단 두 점뿐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임원직을 노리는 에드워드 제너로서는 고훈을 반드시 섭외해야 했었다.
“수익 창출에 가장 용이한 방법임에도 경매를 꺼리시는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아마 잘못 활용되어 그런 게 아닐까 싶은데. 제 생각이 맞을까요?”
“네.”
고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돈을 많이 벌 수 있기에 경매를 꺼리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고훈은 경매 시장을 통해 작품이 투기 대상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작품 구매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로 여겨지다 보니 감상보다는 희소성과 화제성에 무게가 실리게 되고, 작가도 그러한 경향을 따르게 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미술 시장은 점차 대중과 멀어지게 되었으니 고훈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누가 어떤 의도로 입찰할지를 막을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고훈이 내심 실망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 좋은 방향으로 이끌겠다던 에드워드 제너를 완전히 믿지는 않았지만, 작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다만.”
에드워드 제너가 서류를 내밀었다.
“수익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죠.”
“이게 뭐예요?”
“이번 경매 수익금 일부를 학생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보도 자료입니다. 오늘 기사화될 겁니다.”
에드워드 제너가 고훈을 설득했다.
“원하셨던 답변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완전한 선을 이루기 힘들다면 차선이라도 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익을 높이는 특성을 부정할 수도, 낙찰자의 자유를 침범할 수도 없으니 우리는 우리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죠.”
고훈이 크리스티의 입장문을 살폈다.
이번 경매 수익의 10%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술가나 고학생에게 나눈다는 내용이었다.
에곤 실레, 줄리안 피오 등이 참가한 큰 경매에서 수익의 10%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이번 일이 좋은 결과를 이끈다면 지속될지도 모르죠. 다만 이런 일은.”
“저 같은 사람이 참여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고훈이 핵심을 짚었다.
“그렇습니다.”
에드워드 제너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우리 크리스티나 소더비, 필립스 모두 일부러 이런 일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 회사니까요.”
“네.”
“하지만 예술가들이 좋은 작품을 의뢰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상생 관계죠. 작가님처럼 경매가 건강히 이뤄지길 바라는 분이 많을수록 저희도 그 목소리를 어느 정도 반영할 수밖에요.”
고훈이 에드워드 제너의 말에 공감했다.
경매회사가 굳이 수익을 나눌 이유는 없었다.
비싼 가격에 작품을 판매하는 작가들이 목소리를 내니, 그것을 명분으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어느 한쪽만 움직여서는 큰 흐름을 바꾸기 힘들겠죠. 하지만 함께한다면 조금씩이나마 움직이리라 생각합니다.”
고훈이 에드워드 제너를 바라보았다.
본인이 바라는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려는 그가 믿음직스러웠다.
‘이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어야 할 텐데.’
고훈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드려요.”
“물론이죠.”
두 사람이 악수했다.
고수열과 방태호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 * *
“57만 달러. 더 안 계십니까? 호가하겠습니다. 57만 달러. 57만 달러. 57만 달러. 낙찰되었습니다.”
경매 현장이 박수 소리로 가득했다.
오늘 경매 세 번째 작품이 57만 달러라는 고액에 낙찰된 탓이었다.
뉴욕 크리스티에서 가 218,750달러에 낙찰된 이후 줄리안 피오는 오늘만 개인 신기록을 두 번이나 달성했다.
<아침에 걷기>를 포함해 세 작품을 경매에 올린 줄리안 피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함께한 매니저와 어깨를 부딪쳤다.
‘안 좋은데.’
아르센이 심상치 않은 기류를 포착했다.
가장 큰 미술 시장이라고는 해도 유명 작가의 작품이 기존 가격보다 두 배 이상에 낙찰되었다.
현장을 찾은 사람들도 모두 재력가인데다, 입찰에 적극적이었다.
고훈의 신작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터라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 예측하기 힘들었으나 쉽지 않을 듯했다.
이례적인 낙찰액을 기록했던 <서리 밀밭>은 예외로 두더라도.
이후 고훈은 휘트니 비엔날레, 아르누보 공모전에서 준수한 성과를 냈으며.
달리다 광장과 뷰그레넬리 쇼핑몰에서 인종 화합을 이루는 등 담론을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올해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와 카셀 도큐멘타, 스위스 아트 바젤에 이어 베니스 비엔날레까지 참여하니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한 생각은 비단 아르센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경매사님, 잠시.”
크리스티의 직원이 경매사 아담 글래드스톤에게 다가갔다.
아담이 귀를 가까이하자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시민상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고훈 작가입니다.”
오늘 세 작품을 연달아 성공적으로 낙찰한 아담 글래드스톤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 경험상 오늘 같은 날은 필시 일이 나고 말았다.
재력 있는 입찰자들이 경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작품은 훌륭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거기에 오늘 경매에서 에곤 실레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작가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서 수상까지 확정된 상황.
크리스티 감정단은 고훈의 신작 <꽃>의 적정가로 15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를 예상했지만 아담 글래드스톤은 그 이상을 노려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담 글래드스톤의 예상처럼 경매장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고훈이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서 수상한 사실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아담 글래드스톤이 다음 경매를 시작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다음 작품은 고훈 작가의 신작입니다.”
크리스티 직원 둘이 천으로 가려진 <꽃>을 단상 위로 옮겼다.
“휘트니 비엔날레와 아르누보 공모전, SNBA 살롱전 등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모두 잘 아는 내용이었지만, 다시금 각인할 필요가 있었다.
<꽃>의 가치를 끌어올리고자 아담 글래드스톤은 차분하고 진중하게 고훈을 소개했다.
“과감한 필치와 감각적인 색채감으로 사랑받는 고훈 작가는 화합과 용기를 추구합니다. 작년 여러 인종의 아이들과 함께 파리 달리다 광장에 꽃을 심었으며, 올해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최초로 두 국가의 공동 전시를 기획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또 최근에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를 통해 미술과 대중 사이를 좁히는 데 성공하였지요.”
최근 뉴스까지 언급하는 것으로 설명을 마친 아담 글래드스톤이 손을 뻗었다.
“고훈 작가의 미공개 신작 꽃을 공개합니다.”
천이 걷힌 순간.
현장 참여자 모두가 넋을 잃고 말았다.
어디까지 입찰할 수 있을지, 고훈이 얼마나 더 활동할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시민상이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바삐 계산하던 모든 요소를 잊고 화폭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프랑스 파리 달리다 광장에 꽃들이 송이송이 피어 있었다.
우아하게 피어난 국화 옆에서 개나리가 앙증맞게 조잘대고.
도도한 나팔꽃과 라일락이 어깨를 기댄 채 차분히 햇살을 즐겼다.
풍성히 피어난 수국은 작디작은 꽃잎을 다부지게 피어낸 물망초를 어여삐 여기고.
동백꽃과 목련은 나무 위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냈다.
볼이 발그스레 달아오른 튤립과.
물감을 떨어뜨린 듯 얼룩진 팬지 사이에 환히 웃는 까만 피튜니아.
달리다 광장을 수놓은 꽃들이 각자의 생김새와 빛깔을 뽐내며 어우러져 있었다.
“고훈 작가는 꽃이 달리다 광장을 상징하는 유일한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감상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고 판단한 아담 글래드스톤이 <꽃>의 가치를 전했다.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서 달리다 광장에서의 일은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또 많은 꽃을 담은 탓에 사계절이 모두 담겨 있죠. 하지만 이 의아한 장면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에 이상만은 아닌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담 글래드스톤이 현장을 둘러보았다.
“각자의 색과 생김새를 헤치지 않고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고훈 꽃. 달리다 광장에서의 행복을 상징하는 작품의 시작가는 100만 달러입니다.”
경매 참가자, 중계 나선 언론인, 갤러리 모두 두 귀와 눈을 의심했다.
최종 낙찰가도 아니고 경매 시작가가 100만 달러라는 말을 믿지 못했고, 그럼에도 과반이 번호표를 들었다는 데 기함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아르센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110만 계십니까?”
100만 달러를 불렀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번호표를 들었다.
아르센은 주변을 살펴 누가 번호표를 드는지 확인했다.
캐롤라인 스위드. 질 노턴. 재클린 스톤. 리처드 필립스.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들은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 함께한 이들과 귓속말을 나누며 언제든지 경매에 참여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배도빈은.’
아르센이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를 찾았다.
바삐 움직이는 다른 이들과 달리 태연히 앉아 <꽃>을 감상할 뿐이었다.
“200만 달러 계십니까?”
경매 시작가의 두 배에 이르자 차차 사람이 줄어들었지만, 입찰 속도는 조금도 둔해지지 않았다.
‘문제는 저들인데.’
아르센이 눈여겨보던 이들을 살폈다.
내로라하는 수집가들도 한 명씩 입찰에 뛰어들었다.
노련한 크리스티의 경매사가 그것을 놓칠 리 없었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400만 달러. 계십니까?”
번호표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의 상무이자 상속인인 캐롤라인 스위드, 미국 생화학업계 1위 기업의 대주주 질 노턴. 파인애플사 상임이사 리처드 필립스 등이 남은 상황.
다행히 배도빈은 입찰 상황에 크게 관심이 없는 듯했다.
“500만 달러 모시겠습니다.”
마침내 낙찰가가 500만 달러에 이르자, 아르센이 경계했던 이들만 남게 되었다.
‘B는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경매 마지막 작품이 에곤 실레이니 그쪽을 노리고 왔을 가능성이 있었다.
고훈이 사랑받고 있다지만 아직 오스트리아의 천재 화가를 넘어설 순 없었다.
‘그럼…….’
스위드, 노턴, 필립스가 3파전을 벌이며 4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까지 경쟁하고 있었다.
‘슬슬 지쳐 떨어지길 기다리겠지.’
수억에서 수십억 달러를 보유한 자산가라 할지라도 가용 가능한 자본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500만 달러면 그 수위에 근접해 있을 테고, 조금씩 초조해질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서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530만 달러 부릅니다. 530만 달러 계십니까?”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 아르센이 망설이지 않고 번호표를 들었다.
충격과 감동,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지던 현장의 이목이 아르센에게 쏠렸다.
‘제길. 저건 또 어디서 굴러먹던 놈이야.’
‘크리스티가 심어놓은 놈 아니야? 왜 하필 지금.’
‘……누구지?’
아르센의 예상대로 입찰자들이 당황하는 사이, 흐름을 파악한 경매사가 호가했다.
“600만 달러 모십니다.”
회장에 모인 이들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아무리 경매사가 호가 권한을 쥐었다고 해도 한 번에 70만 달러를 올리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 잘못했다간 유찰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담 글래드스톤은 확신했다.
고훈의 달리다 광장 일화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한 일이었다.
고훈이 고수열, 뱅크스, 아이들과 함께 그린 달리다 광장을 거래할 순 없는 노릇이니 <꽃>이야말로 유일한 상징이었다.
앞으로 그 누구도 걷지 않았던 길을 걸어갈 천재 화가의 상징적 작품이 고작 여기서 멈출 리 없었다.
미술사에 한 줄로나마 기록될 작품을 수집가들이 놓칠 리도 없었다.
그의 예측대로 입찰자 4명 모두 번호표를 들었다.
경매 현장 중계 채널의 채팅창이 터질 듯했다.
└미쳤닼ㅋㅋㅋㅋㅋㅋ
└설마 천만 달러 가나?
└아트 바젤 이름값 하네. 600만 달러 진짜 제정신이 아니넼ㅋㅋㅋ
└난 왜 앙리가 없는 게 신기하냐
└나도 ㅋㅋㅋㅋ 훈이 작품이면 눈 뒤집고 나오던 사람이 왜 없지ㅋㅋ
└와 돌았다 진짜. 900만까지 가네.
경매사가 두 개의 번호표를 보았다.
한 사람은 억만장자 캐롤라인 스위드이며 다른 한쪽은 처음 보는 노신사였다.
‘스위드 씨에게 가겠어.’
아담 글래드스톤은 내심 확실한 신분이 보증된 캐롤라인 스위드가 낙찰받길 바랐다.
노신사가 제법 부유한 티를 냈지만 1,00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할 능력은 없어 보였다.
노신사가 최대한 가격을 올려주고, 스위드가의 장녀가 <꽃>을 가져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경매사는 신중히 10만 달러씩 높여갔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경매사의 기대에 부응하듯 양쪽 모두 거침없이 번호표를 들었다.
“940만 달러 입찰하실 의향 있으십니까?”
경매사가 아르센에게 물었다.
아르센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짐짓 놀란 경매사가 다시 한번 호가했다.
“950만 달러로 모시겠습니다.”
“…….”
지금껏 싸우듯 달려들던 캐롤라인 스위드가 한 번 멈칫하고 번호표를 들었다.
크리스티에서도 뛰어난 경매사인 아담 글래드스톤이 그것을 놓칠 리 없었다.
‘이젠 한계일 텐데.’
이렇게 되면 노신사가 입찰을 포기하거나, 그만한 돈을 지불할 능력이 있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960만 달러. 어떠십니까.”
아담 글래드스톤이 진중히 물었다.
아르센은 당연히 번호표를 들었고 다음 호가를 진행하려던 차, 아담 글래드스톤은 캐롤라인 스위드의 표정을 보았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도 확연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이를 악다물고 분을 삭였다.
“965만 달러 여쭙습니다.”
아담 글래드스톤이 한 번 더 호가하자 아르센을 노려보던 캐롤라인 스위드가 고개를 돌렸다.
“960만 달러. 960만 달러 없으십니까?”
있을 리 없었다.
아담 글래드스톤 또한 절차상 물었을 뿐이지 이 이상 입찰할 사람은 없으리라 판단하고 경매봉을 들었다.
“호가하겠습니다. 960만 달러. 960만 달러.”
마지막 세 번째 호가를 입에 담으려는 순간.
알려진 바로는 경매 현장에서 가장 큰 부를 지닌 남자가 처음으로 번호표를 들었다.
“천만 달러.”
배도빈이 무심히 내뱉은 말에 스위스 아트 바젤 크리스티 경매장이 발칵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