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92화 (192/200)

192. 우주산업 (2)

스페이스 X의 입지는 전생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전생에는 미국 정부 일감을 따내며 성장했기에 미국의 비호 아래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었던데다,

일론이 이끌던 테슬라의 경우에는 중국 정부가 바라마지 않던 대규모의 테슬라 공장을 지어줌으로써 그 어떤 견제도 받지 않았지만,

현생의 스페이스 X는 (일부 권위주의 정부가 섞여있긴 했지만) 자유진영 정부들의 연합할 구실을 만들어준 더 파운데이션 소속인데다,

미국의 회사라기 보다는 김태준 개인의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한 탓에 그 어느 정부에서도 '협력'을 요청하며 우호적으로 지내려 하기만 뿐 적극적으로 비호를 해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그나마 후진타오에 선을 대고 있고, 또 후진타오가 실각하지 않도록 계속 자금 지원을 한 덕분에 중국의 국가항천국에서 협력이라는 이름을 쓴 모양입니다."

"말이 좋아 협력 요청이지... 사실상 자국에도 자회사와 발사장을 지으라는 협박에 가깝지 않습니까?"

"예.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 이번엔 미국과 러시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거 참. 이제 내 대에서는 할 일을 다 마쳤다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군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직 환갑도 안되셨는데요."

조비서의 말에 태준은 허허 웃으며 말을 이었다.

"미친듯이 달려온 만큼 빨리 안정시키고 쉬고 싶어서요. 혹시 파이어족이라고 아십니까?"

"파이어...족?"

"예. 빠른 은퇴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보통 그들이 노리는 목표는 40대 은퇴죠."

".... 이미 늦지 않으셨습니까?"

'늦어도 많이 늦었죠. 전생까지 거진 100년을 살고 있으니.'

그 말에 속을 답을 한 태준은 웃음지으며 말했다.

"늦은 김에 더 일하라는 겁니까?"

"아니... 그건 아니지만... 너무 급작스러워서요. 내내 일만 하시던 분이 일을 그만두길 꿈꾸시니..."

"상상의 범위를 넘어섰달까요... 통신부터 시작해서... 반도체, 플랫폼, 전기차, 거기에 스마트 시티 사업도 일단은 미시적인 규모로 시작했고... 철도에, 유통까지 하는데 여기서 뭘 더 하겠습니까? 한다고 하면...."

'헬스케어, 의약 쪽이긴 한데... 헬스케어는 이미 워치랑 밴드로 들어가 있고... 의약은... 처음 들어가면 스페이스 X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지도 모르지.'

그렇게 태준이 말을 뭉개자 조비서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지금도 새로운 분야 생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게 보였습니까?"

"모신게 몇 년인데요.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죠. 아직 은퇴하시긴 이르다는 걸."

그 말에 태준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뭐. 일단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거죠. 돈이 아쉽지도 않으니 이젠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 아니겠습니까?"

"물론 그 전에 중국에 대한 문제는 해결하셔야겠지만요. 항모 도입 건 외에는 철저하게 중국과 거리를 둬오신 만큼 해결에 쓸 카드도 마땅찮아 회장님의 결단이 필수적입니다."

그 말에 태준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러시아는 중국이 끼어드는 것을 막아줄 생각이 없고, 다른 나라는 막아줄 능력이 없다.

미국은 반반. 아마도 막아줄 생각이 없는 쪽에 가깝겠지.

이번 스페이스 X의 성공으로 우리 경쟁사이자 같은 백인 회사인 버진 갤럭틱과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을 밀어주려고 하겠지.

나사와 협약을 맺은 것은 어디까지나 현재 상황에 따른 협조일 뿐이고.

이렇게 되면 사실상 내가 스스로 막아내야 하는 것인데.... 다행인 점은 시진핑과는 달리 후진타오는 아직까지 화평굴기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인데....

언제 공산당의 정권이 어떻게 뒤집힐지 모르는 판국이니 잘못 손대기도 애매하군. 시진핑을 완전히 쳐낸 것을 성공했다고는 하는데... 그 말을 믿을 수 있어야지.'

그렇게 현재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던 태준은 뭔가 떠올리고는 말을 이었다.

"중국 국가항천국에서 지금 별도로 하고 있는 사업이 있습니까?"

"현재 톈궁(天宮)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톈궁(天宮)? 그건 이미 올라가 있지 않습니까?"

"그건 2011년에 올린 톈궁(天宮) 1호인데.

그 톈궁(天宮) 1호의 경우 지속적으로 고도가 떨어지고 있어, 이를 대체할 톈궁(天宮) 2호를 쏘아올릴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발사 예정일은.... 올해 9월이군요."

그 말에 태준은 무슨 일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어쩌면 진짜 말 그대로 협력 요청일 수 있겠네요."

"예?"

"톈궁(天宮) 1호가 추락중이라면서요?"

"중국 정부에서는 고도가 떨어지고 있다고만 했습니다. 오차 범위 밖으로 벗어나면 지상통제로 올리겠다고...."

"그렇게 발표했다니 더욱 확실해지는군요. 아마 통제력을 잃었을 겁니다. 그리고 협력요청이라는 것은..."

그렇게 뜸을 들인 태준은 씩 웃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일전에 발표한 우주 쓰레기 청소에 대한 건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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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중국 국가항천국(CNSA)에서는....

"연락은?"

"아직 없습니다. 주석께서 김회장과 특별한 관계라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을 했는데... 이래서는...."

"협력 요청을 했는데 미국에서 막는 것인가...."

"아무래도 더 파운데이션에 속한 나라들 대부분이 미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보니... 김회장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거기다 우주기술이라는게... 애초에 어느 나라든 최중요기술이지 않습니까. 아무리 중립지대인 기업이라고 해도... 도움을 줄 리가...."

국장 장커첸과 부국장 우화옌이 타들어가는 속을 부여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톈궁(天宮) 1호의 재진입 시점이 언제지?"

장커첸은 의도적으로 '추락'이라는 불길한 표현 대신 재진입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물었지만...

그의 표정에서 보이는 숨길 수 없는 불안이 사태가 그만큼 심각함을 알려주고 있었다.

"일단 예상일은 2018년 5월... 빠르면 그 보다 한 두달 정도 더 이르게 떨어질 예정입니다."

"... 정확한 계산도 나오지 않은 것인가?"

"계산의 오차범위를 포함하여 말씀드린 겁니다."

"오차범위가 늘었군."

장커첸의 말에 우화옌은 답을 하고서도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애초에 ICBM도 대기권 재진입이 쉽지 않은 만큼... 추락시 대기권상 소멸이 예상되지만..."

"밀도와 질량이 있는데 그게 쉽겠나? 잔해가 남아 육지에 떨어지면 그 자체로도 대재앙이지만, 이후 벌어질 일은.... 상상하기도 싫군."

"... 하지만 지난 미션에서 자세 제어 불능 판정이 나온 이상 대기권상 소멸을 기대하는 수 밖에는.... 그리고 확률상 바다에 떨어질 확률이 훨씬 높으니..."

그렇게 우화옌이 변명아닌 변명을 하며 장커첸의 말에 답을 하던 그 때.

국가항천국과 중난하이와 직통으로 연결된 전화가 걸려왔다.

- 뚜루루루...

그 전화벨 소리에 우화옌이 놀리던 입을 꾹 다물고, 숨을 죽이자.

장커첸이 숨을 한 번 고르고는 수화기를 들어 말을 이었다.

"예. 전화 받았습니다."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수화기를 들고 이야기를 들은 장커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준비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앞에서 숨 죽인채 대기하던 우화옌에게 말을 이었다.

"부국장."

"예."

"김회장이 지금 바로 이곳으로 온다는군. 차 대기시키게."

그 말에 우화옌은 희망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방 밖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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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강의 사정을 알아챈 나는 내 예측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베이징에 위치한 국가항천국 베이징 본부로 향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김회장님."

그렇게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내리자마자 미리 준비된 차를 타고 곧바로 국가항천국으로 들어간 나는 저간의 상황을 듣고는...

'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예상이 맞아 떨어진 것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설명을 듣고 있었다.

"... 해서 당장 발사가 가능한 유인우주선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설명을 듣고 있던 차에 자신을 중국 국가항천국 국장이라 소개한 장커첸의 말에 나는 슬쩍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잠깐.... 도킹해서 직접 수리를 할 계획입니까?"

"예. 회장님께서 하신 로드맵 발표를 보았습니다만.

주요 우주기구들도 아직 우주쓰레기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인 만큼... 일반 사기업의 발표를 믿고 일을 진행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니 우주선을 대기권 밖으로 밀어낼... 다시 말해 발사체만 빌리고 싶은 겁니다. 그 분야에서는 확실히 스페이스 X가 우위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에 나는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쉽게 되었군. 우주쓰레기 청소 프로젝트로 갔다면 중국 돈과 기술을 편취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러나 아쉬움은 그 뿐.

결과적으로 국가단위 프로젝트. 그것도 보통 프로젝트가 아닌 긴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것은

스페이스 X는 물론이고 나아가 유니버스, 더 파운데이션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는 것이었기에 나는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우주선은 준비되어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선저우가 있으니까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 그 선저우를 미국으로 옮기면 되겠군요."

"예?"

"현재 운용중인 저희 우주기지는 텍사스 기지 한 곳이니까요."

내 말에 장커첸은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말을 이었다.

"저희의 요청은 어디까지나 추진체를 빌려달라는 것입니다. 비용도 모두 지불할 생각이구요."

"예. 그러니까요. 즉 쏘아올릴 화물이 선저우라는 것 아닙니까? 그럼 선저우를 텍사스 기지로 옮겨야하지 않겠습니까? 중량 차이가 어마어마한 팔콘을 옮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하는 척.

실상은 억지 떼쓰기에 지나지 않은 말을 내뱉는 내 말에 장커첸은 뭐라 할 말을 잃고는 당혹스러운 표정만을 지어보였다.

'어차피 유인 우주선 개발도 진행중이다. 이참에 선저우를 들고가 장착전 정비를 빌미로 기술을 빼낸다.'

그리고 그런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며 나는 느긋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장커첸의 말을 기다렸다.

그렇게 무언의 눈치 싸움이 몇 분간 오가곤 장커첸이 말을 이었다.

"그건 어렵습니다. 차라리 비용이 얼마가 들던 우리쪽에서 로켓을 구매하여..."

그 말에 나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장커첸의 말을 끊어내고는 말을 이었다.

"... 이거 참. 너무하는 군요. 추진체 회수 기술을 빼내려고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아니. 우리는 결코...!"

"후진타오 주석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이렇게 연락을 받자마자 한 달음에 달려왔는데..."

"우리는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한 적 없소!"

"그럼 어째서 선자오를 미국으로 옮길 수 없다 하십니까?"

"그건... 우리 측 기밀인지라.."

그 말에 나는 피식 웃음 지으며 말을 이었다.

"기밀일 것도 많습니다. 선자오는 중국 독자설계라곤 해도 기본 설계는 소유즈의 것이지 않습니까? 기밀이라고 해도 주요 우주기구들은 다 확보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그렇게 장커첸의 말에 반박한 나는 마지막 쐐기를

"그리고 우리도 그 정도는 확보하고 건조 중에 있고요. 모두가 공유하는 기술인데 뭐가 기밀이란 말입니까?"

거짓으로 만들어 내 박아넣고는 웃음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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