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 우주산업 (1)
- 스페이스 X, 기어이 성공... 발사체 1단 회수 성공. 2, 3단계 회수를 위해 단계적 개보수 작업 돌입 예정.
- 적자만 보던 스페이스 X, 드디어 성공하나.... 발사체 1단 회수 성공으로 예상되는 경제 효과는?
- 스페이스 X도 했는데.... 항우연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가.
- 스페이스 X 시험 성공으로 탄력 붙은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시스템, 전 세계를 커버하는 단일 통신망이 될 것인가.
- 유니버스 네트웍스, 이번 시험 발사에 사용된 실험 위성은 차기 통신망 구축을 위한 위성. 상용화 코앞.
태준이 무리하게 가족을까지 끌고와 직관한 팔콘 1의 성공은 곧바로 언론의 보도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발빠른 언론의 보도의 뒤에는....
"어. 내가 보내준 영상. 그거 무편집본으로 V플래닛에 올리고, 편집 영상. 바로 뿌려.
해설영상은 미국쪽 인력으로 바로 찍어서 스페이스 X명의로 올릴거니까.
보내준 영상은 푸티지 스타일로 올리고. 구경하던 사람이 올린 것 처럼.
어. 특히 착륙장면 강조하고. 억지로 꾸민 듯이 편집하지말고. 어. 그래. 수고해."
조비서가 있었다.
조비서는 태준과 가족들이 발사를 구경하는 사이에도, 데이트와 출장 둘 모두를 동시에 소화를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전화를 마친 조비서는 안비서를 보고는 말을 이었다.
"이걸로 한 동안 또 바빠지겠군."
"회장님 말씀처럼 도련님께서 진짜 부적인가보네요."
"뭐... 도련님 보다 회장님 자체가 부적에 가깝지 않을까? 그 동안 스페이스 X쪽 말고는 전부 부침없이 자연스럽게 우상향 곡선으로 쭉 회사를 성장시켜오셨으니..."
"하긴.. 그도 그렇네요."
"뭐 최이사님께서 농담조로 말씀하시는 말씀이지만.... 덕분에 우린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말이야."
조비서의 말에 안비서가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비서실 내부에서는 그런 소문도 돌던데요?"
"무슨 소문?"
"사내 복지가 미친듯이 좋은 것도 최대한 쥐어짜기 위한 거라던가?"
그 말에 조비서는 웃으며 박수치는 태준을 보고는 말을 이었다.
"뭐... 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지."
"예? 그럼 진짜...?"
"사원들이 건강하게 일 해야 업무 효율이 올라가는 건 사실이니까.
그에 더해 유니버스 안에 인재를 가둬두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고. 우리 나라야 교육법상 사립학교에 대한 규제가 심한 편이니 체감이 안되지만,
여기 미국만 해도 유니버스 사원이면 유니버스 사내에 설치된 캠퍼스에 속한 초중고등학교를 다니게 할 수도 있다고 하니... 확실히,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
물론 단순히 쥐어짠다는 표현은 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말에 안비서가 조비서를 따라 태준을 보고는 말을 이었다.
"... 그 말을 듣고보니... 도련님께서 입사하셔서 자리 잡을때 쯤이면 평생을 유니버스 그룹의 그늘 아래서 산 사람들이 생겨날 수도 있겠네요."
"이론상으론? 부모가 유니버스 사원이고, 보육원부터 대학까지 전부 유니버스의 지원하에 다니고,
유니버스 사원 아파트에서 살며 유니버스에 입사해서 다닌다면 진짜로 유니버스가 곧 자신의 세상 전부인 사람도 나올 수 있겠지?
애초에 회장님이 바라시는게 그거기도 하고."
"새삼 무섭네요."
그 말에 조비서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외려 다행이지. 유니버스 없는 세상은 상상도 안가는데. 이젠."
그렇게 조비서와 안비서가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태준은 발사 통제를 마치고 다가온 일론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일단 위성이 제대로 안착이 됬는지 보려면 며칠 더 돌려봐야 합니다만... 목표 궤도에 올려두었고 목표 속도 역시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으니 걱정은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1단 회수 축하합니다."
"별 말씀을요. 회장님의 부적이 진짜 효과가 있나봅니다."
"여러분의 실력이 충분했으니 얻은 성과입니다. 이젠 2단과 3단 회수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겠군요."
"그렇습니다. 물론 슬슬 이익도 내야하니....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를 유니버스 네트웍스와 구축하며 실험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 사업 들어가기 전에 제대로 된 쇼를 한 번 하고 가죠."
"쇼... 말씀이십니까?"
그렇게 태준이 일론에게 쇼에 대한 내용을 말하자 일론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제 취향이랑 딱 맞는군요. 그걸 정지궤도 상에 올리려면.... 완제 그대로 올리실 생각입니까?"
일론의 말에 태준은 팔콘 1의 수송하중을 물어보곤...
"팔콘 1의 페이로드가 얼마나 됩니까?"
"일단 이번에 성공한 P1M1C의 경우 대형 모델로 약 1톤정도 나옵니다. 뒤이어 발사할 멀린 A형이 300kg이었고, 멀린 B형이 600kg 정도 되고요."
그 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뒤 말을 이었다.
"어차피 완제일 필요는 없으니 멀린 B형으로 쏘아올릴 수 있도록 말해보도록 하죠. 다음 발사가 언제죠?"
"B형의 경우엔 약 두 달 뒤 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준비하는 것으로."
"예."
그렇게 태준이 지시한 사항을 들은 일론이 물러나고 먼 발치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조비서와 안비서는 곧장 보도에 대한 보고를 해 왔고,
그 보고를 들은 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비서에게 일론과 논의한 사항을 말했다.
그 말에 조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유니버스 원에 해당내용을 적어넣고는 태준에게서 물러나며 안비서에게 말했다.
"역시. 한동안은 또 바쁠것 같네."
"... 법률 관련 자문도 들어가야겠죠?"
"말씀하신 아이디어를 구현하려면 그렇겠지. 허가문제도 남아있고."
"... 화이팅."
-----
그렇게 태준을 비롯한 유니버스의 주요 핵심 인사들이 텍사스에서 로켓을 보던 사이.
조비서에 의해 뿌려진 보도와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팔콘 1의 홍보영상을 본 사람들까지
언론의 갑론을박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 항우연은 대체 뭐함? 나라 단위로 움직였는데 일개 개인 사업가 한테 진거임?
- 지긴 뭘 져. 애초에 로켓 발사는 적도에 가까울 수록 유리함. 항우연이 나로도 시험장에서 쏘는 거랑, 스페이스 X가 텍사스 남부에서 쏘는거랑 난이도가 같은 줄 아나보지?
- 그 말 해봐야 누워서 침 뱉기임. 그런식으로 치면 항우연은 50년대 소련도 해낸걸 못한 병신집단 되는 거니까.
- 그때는 고체연료 기반이잖아. 난이도가 다르지.
- 국뽕새끼들은 좀 알고 떠들어라. 그때도 액체연료 기반이었음.
그리고 그런 식으로 따지면 유니버스의 성공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괜한 커버치려다 망신당하지 말고 좀 닥쳐.
- 솔직히 소련 기술력은 알아줘야함. 근데 아직도 못 쫒아가는 건 좀....
- 미친놈들. 우주기술이 어디 쉬운줄 아나.... 밑바닥부터 타고 올라가는데 당연히 힘들지.
- 그 힘든 걸 유니버스는 홀로 해냅니다.
- 유니버스가 왜 홀로야. 주요 국가들도 주주로 들어가 있는데. 그 나라들에서 기술 줬을지 알게 뭐야.
- 로켓발사=ICBM인데 미쳤다고 일개 개인 사업가한테 로켓 기술을 주겠냐. 주주로 있다고 해도 쥐씨알만한 비중 쥐고 있는데.
- 이럴 바엔 항우연에서 그냥 스페이스 X로켓 사서 쏘는게 더 싸게 먹힐듯? 거긴 아직 다단로켓 회수 능력도 없잖음?
- 다음 재단 총회에서 분명 말 꺼내겠지. 그냥 넘어갈 일 아니니까.
그렇게 일반인들까지 끼어든 논쟁에...
"정부는 대체 뭘 하는 겁니까? 김회장 개인 사업체인 스페이스 X도 해낸 것을 대체 왜 항우연은..."
"항우연의 우주센터가 위치한 나로도발사장의 경우 스페이스 X의 것보다 훨씬 더 불리한 입지를...."
"입지 문제보다 돈 문제겠지요. 여기 감사자료를 보니 그간 항우연의 프로젝트 비용을 지속적으로 깎아왔는데... 이게 될 리가 있겠습니까?
여당은 이에 대해 반성할 생각이 없습니까? 국민들께 사죄하세요!"
정치권까지 가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민간에서부터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팔콘 1의 성공을 둘러싼 공허한 논쟁은 무려 한 달 넘게 지속되었고....
- 유니버스가 어느정도 교통정리 해야하는 거 아님? 너무 시끄러운데...?
"유니버스 측에 협조공문을 보내 항우연과의 공동연구 MOU체결을...."
그런 논쟁의 끝에는 결국 또 다시 유니버스가 놓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유니버스는 물론이고 이번 개발을 주도한 자회사 스페이스 X, 심지어 재단까지 이러한 발언과 요구에 침묵을 지키며...
- 팔콘 1, 또 다시 발사 성공... 1단 회수는 이제 안정화 단계로... 다음은 2단 추진체 회수가 목표.
- 팔콘 시리즈 중 남은 것은 600kg 짜리 하나 뿐..... 성공할 수 있을까?
- 소형부터 중형 발사체까지 전부 스페이스 X, 10톤 이상급 대형 페이로드 로켓 '드라코' 시리즈 발표.
묵묵히 제 할 일만 하고 있었다.
그렇게 또 다시 한달이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 역시 서서히 실망과 함께 걷혀가던 무렵.
- 팔콘 시리즈의 최종 시험. 팰컨 1 600kg급. 3일뒤 발사. 이번에 실린 것은.... 유니버스 101?!
유니버스 측에서 뿌린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사방팔방 뿌려진 기사가 다시금 사람들의 시선을 스페이스 X로 모아오기 시작했다.
- ㅋㅋㅋㅋㅋ 미친. 유니버스 101에 우주복 입힌 마네킹 태워서 쏜단다.
- 마네킹도 그냥 마네킹이 아니라 김태준 회장을 본따 만든 마네킹이라며.
- 김회장 덕질 제대로 하네.
- 덕질 겸 마케팅이지.
- 기사 보면 단순 마케팅은 아님. 모양만 유니버스 101이지 그 안에 장착된 것들 보면 이건 사실상 통신 위성이자 관측위성임.
- 실제로 이번 위성은 궤도에 안 올리고 보이저 처럼 멀리 쏠거라며.
- 그러기 위해선 일단 스윙바이부터 노릴테지. 아마 지구 한 바퀴는 돌고 멀리 날아가기 시작할껄?
- 안 그래도 천체 망원경 있으면 발사 이후 초반에는 볼 수 있다고 했었음.
그리고 그렇게 모인 시선을 이용해 태준은 길게 지키던 침묵을 깨고 말을 이었다.
"....하여, 스페이스 X 지사를 각국에 만들어 개인 및 단체는 물론이고 국가의 위성 발사 수요에 맞춰 공급하고자 합니다."
늘상 하던 비대면 온라인 주주총회를 통해 발표된 이 내용에 사람들은...
- 역시 그냥 두지 않는 구나 저것도.
- 당연하겠지. 저게 얼마짜리 사업인데.
- 사업 문제도 있지만, 미, 러를 뺀 다른 나라들에서 찡찡대니까 하는 느낌도 있지. 솔직히 위성 못 올리는 나라들 입장에선 언제든 돈만주면 올려주는 사기업이라도 자국에 있어야...
- 그러면 한국에도 스페이스 X들어오는거임?
- 자체 발사장을 짓지 않을까?
- 그것 보다는 항우연이 발주하면 대신 쏴주는 형태가 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이번에 나사랑 연구협약 맺었다며. 우리도 그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스페이스 X의 운영 방안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며 다시 한번 저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런 반응들을 집에서 유니버스 원으로 보고있던 태준은...
"일단 다른 나라들까지 잘 달래뒀으니 이제 내 대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한 셈인가...."
개운한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렇게 혼잣말을 내뱉은 그 순간. 태준의 손에 있던 유니버스 원이 울렸다.
"중국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