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컨퍼런스 (2)
- 유니버스, CSR내역 공개.... 재단 중심 CSR개편을 위한 초기 자료로 사용.
- 유니버스, 재단 아니었어도 이미 주요국에 CSR집행자금 1위... 재단 중심 CSR 개편으로 집행자금 현행의 3배가까이 오를 예정...
- 유니버스 이미 충분했던 CSR... 재단을 통해 늘려간 이유, "시장 단위 락인 효과 노렸나..." [경제연구원 리포트 #4231]
태준의 지시대로 자연스럽게 외부에 알려진 그간의 유니버스 그룹 CSR내역은 사람들의 마음 속 구부정한 물음표를 곧게 펴 느낌표로 만들었다.
- 그래서 재단에서는 그런 굵직한 방향으로 CSR계획이 나왔던 거구만...?
- 어쩐지. CSR하겠다고 자기 주식 싹 털어서 재단 만든 사람이 너무 실효성 없는 것만 한다 했는데.... 이미 하고 있는 거에 더해서 CSR을 하겠다는 거였네.
- 시답잖은 짓거리 한다고 욕하던 놈들 또 입꾹닫ㅋㅋㅋㅋㅋ 어제 나불거리던 175.223. 오늘은 여기 안오나?
- ㅋㅋㅋㅋㅋ 통피가 싸지른 글에 분노조절 못하누... 느그 팬덤 수장은 머리가 그렇게 좋은데 니들은 통피도 구분 못하고있냐 ㅋㅋㅋㅋ
- 어제까지만 해도 반응 험악하기 그지 없었는데 바로 태세전환 하는 것 보소... 이러니 대중을 개돼지취급하지.
- 개돼지라서가 아니라 정보격차 때문에 그랬던 거다. 이젠 그게 해소되서 칭찬하는 거고. 어줍잖은 지식으로 반골 성향 드러내지 말고 좀 꺼져라.
- ㅉㅉㅉㅉ 논쟁해서 뭐하누. KTJC 우선주 주가만 잘 오르면 그 뿐인 것을...
- 그러고 보니 요새 상승세 좀 꺾였더라? 재단이랑 CSR확대는 호재 아니었음?
- 호재로 보고 싶은 인간들이 많은거지. 호재는 아님. 기업 입장에선 돈만 쓰는 일이니까.
- 뭔 멍청한 소리를 하고 있어. 호재지 당연히. 원글 링크 못봄? 경제연구원에서 말하는 'SLIE(Social Lock in Effect)'를 봐도 모르겠냐?
CSR진행하면서 모든 사업을 전부 유니버스 제품과 서비스로 진행할텐데 그 혜택을 본 사람들이 유니버스 안쓰겠냐?
애플빠들 애플이 유니버스에 먹힌 뒤에도 아직도 유니버스 원 대신 꾸역꾸역 아이폰 쓰고, 맥 쓰는거 보면 감 안잡힘?
- 멀리 갈거 뭐있어. 군대서 주는 면도기, 군납 담배 피워본 놈들은 알거 아냐. ㅋㅋㅋㅋ 그걸 시장단위 전체로 확대하는 것 뿐임.
- 그러고 보면 김회장 난 사람은 난 사람이네. 모든 걸 전부 자기네 제품으로 해결가능하게 만들었으니...
재단 전환 이후에는 K머니를 비롯한 진출 10개국 NFC결제 업체들하고 협약 맺어서 기어이 교통카드 사업까지 진출했음.
이젠 진짜로 유니버스 제품으로만 모든 생활이 가능한 거임.
그리고 그 느낌표 속에서 다시 한 번 그간 태준이 해온 일들에 대한 일들까지 재조명 받으며 첫 총회에서의 발표 역시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 유니버스 홀로그램 기술로 본 디스플레이의 미래.
- TFC 서울 이후 발표된 유니버스 2020 퓨쳐 로드맵...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넘어선 혼합현실 시대를 열겠다. "선결과제는 무선 통신 망... 3GPP2 계열로 통합된 4세대 이동통신망인 CDMA-LTE를 한 단계 올릴 필요 있어...."
-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부터 5세대 이동통신 NRN(New Radio Networks)까지... TFC 뒤에 숨겨져있던 유니버스의 기술 혁명.
그렇게 긴 농사를 마치고 한차례 수확을 마친 빈 터에 농부가 보리싹을 뿌리는 것과 같이
태준이 뿌린 수많은 떡밥들이 마침내 물음표 모양의 발아과정을 거쳐 느낌표 모양으로 자라나기 시작한 그 시각....
"... 해서 우선 로켓의 자세 제어 장치를 교정해 지금 제작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 제어장치가 들어간 로켓은 A형이고, 가장 최근 실패한 B형은 현재 테스트 중에 있고....
사흘 뒤 발사에 쓸 것은 직전 발사전 까지 모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C형 제어장치가 들어가 있습니다."
태준은 텍사스에 위차한 스페이스 X 발사연구 시험장에 와 있었다.
"잘 하고 있군요."
"응원해주신 만큼 성과가 없어서 문제지요."
"애초에 성과가 단번에 나는 것은 없지 않습니까. 이대로만 하면 되지요. 최종적으로는 3단 발사체까지 전부 회수하는 것이 목표지요?"
"그렇습니다. 회수 부품이 늘어날 수록 그만큼 발사 단가가 내려가니까요. 그렇게 내려간 단가로 발사관련 사업을 수주하는 식으로 사업을 안정시키고,
향후에는 ISS와는 별도로 독립된 정거장을 세우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짜고 있습니다."
일론의 말에 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룹 로드맵 발표는 봤습니까?"
"예. 생각하지 못했던 게 들어있더군요."
"우주쓰레기 회수 관련 사업. 가능하겠지요?"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는 입장이니 당연히 그 방향으로도 사업이 나아갈 것이라 생각하고 이미 연구팀을 꾸려두고는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침묵하던 일론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진짜로 하실 생각입니까?"
"물론입니다."
"그 기술의 또 다른 이름을 생각해보셨습니까?"
그 말에 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쓰레기 회수 기술은 곧 인공위성 무력화 기술과 같은 기술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일론?"
"예. 그리고 그 기술을 확보하게 되는 순간... 적어도 지금과 같은 평화로운 회담자리는 더 이상 없을 겁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가만히 있지 않을테니까요."
"다른 나라들은 안중에도 없군요. 다른 나라들도 주주로 참여중인데."
"다른 나라들이 전부 다 힘을 합쳐도 그 둘을 막아설 수 없을테니까요. 지금의 UN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주요 상임이사국들의 헛기침 한 번이면 날아가는 것이 국제관계죠."
그 말에 태준은 허허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마치 파운데이션을 UN처럼 보는 말이군요. 그 말은."
"사실이 그렇지요. 실제로 이번 총회에 주요 국가들의 정상들이 참여했습니다. 회장님께선 그 자리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일종의 사무총장과 같은 직위를 얻으신 셈이되었고요.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개별회의를 요구하고 저들끼리 회의에 들어갔죠.
각국 대변인들은 어디까지나 유니버스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했을 뿐이라 일축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죠."
"예. 그게 전부는 아닐겁니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유니버스의 기술을 어떻게 저들끼리 독점하면서 우릴 통해 패권을 차지할지를 고민하고 있겠지요.
현재의 패권국가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때의 패권국가 영국은 새로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져버린 경쟁국가 러시아는 다시 도전권을 얻기 위해.
더 파운데이션을 이용할 생각에 싱글벙글이겠지요."
그의 성향 만큼이나 높게 날아오르는 일론의 상상에 태준은 마치 귀엽다는 듯 웃어보이고는 말을 이었다.
"제가 그렇게 두겠습니까?"
"그렇게 두지 않으시겠지만... 우려가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 만약에라도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유니버스 제품들을 이용해 단번에 각국 정부에 대한 공격에 들어갈 겁니다.
고도로 정보화 된 세계는 그런 면에서 취약하죠."
"예?"
"뭐... 어디까지나 농담입니다. 그런 상황이 오지도 않게 하는게 우선이겠지요.
각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 우리 재단을 이용하려 들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할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일론의 꿈이 하루라도 빨리 실현되어야 겠지요."
"예?"
"유니버스 사내 네트워크에 올린 마스 테라포밍 플랜 봤습니다. 장난이라기엔 너무 진지한 글이더군요.
그게 실현되면 굳이 각국의 패권놀음에 놀아날 필요 없이 화성에 가면 그만이니까요. 우주로의 도피...? 랄까요? 하핫."
그렇게 태준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고는 일론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사무실 밖으로 나가자 일론은 벙찐 표정으로 혼잣말을 내뱉었다.
"... 농담이라곤 하셨지만.. 소름돋는군.... 하드웨어부터 OS까지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것이 유니버스이니 하려면 할 수 있다는게 공포스러울 정도야...
심지어 재단 설립 이후 미 국방부 클라우드 프로젝트까지 따냈지.... 그걸 생각하면... 어후...."
그렇게 혼잣말을 내뱉은 일론은 화성의 사진이 걸린 포스터를 보고는 말을 이었다.
"진짜로 화성에 가는게 세계 평화엔 최선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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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진지한 논의와 허황된 농담, 그 사이에 놓인 대화를 마친 내가 방을 나서자 조비서가 문서 하나를 전송하며 말을 이었다.
"말씀하신대로 CSR이관을 명분으로 흘린 정보를 문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기사를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반응은요?"
"아주 좋습니다. 그간 우리가 해온 장학금 사업부터, 홈리스 케어, 의료 소외지 병원 설립, 병원선 운영등이 특히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런 일들을 남 모르게 해왔다는 것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유니버스넷 빅데이터 마이닝 분석 결과 95%이상의 긍정반응과 5%의 의문반응이 나왔습니다."
그 말에 나는 내 폰으로 넘어온 문서를 보며 말을 이었다.
"의문반응은 왜 남모르게 했느냐는 반응이군요."
"예. 사실상 긍정반응이라 봐야하는 반응이지요.
다만, 그 5%의 의문 반응에는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 보다는 일종의 독점유지 전략으로서의 투자라는 판단이 섞여 있는 것이라 순수한 긍정표현만은 아닙니다."
그 말에 나는 훑던 문서를 닫고 유니버스 원에 뜬 시계화면을 보고는 말을 이었다.
"역시 세상사가 이래서 어려운 법이죠."
"예?"
"언제나 눈 부릅뜨고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 5%처럼. 분석이 틀렸다면 모를까. 실제로도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요."
그 말에 조비서가 쓰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뭐... 아무런 의도 없는 선의는 없는 법이니까요. 하다못해 개인의 선의 역시 봉사를 통한 자신의 만족감이라는 보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 말에 나는 푸근하게 웃어보이며 조비서에게 말을 이었다.
"발사는 사흘 뒤라고 했지요?"
"예. 이번에는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그건 지난번 발사때도 마찬가지였어서요. 큰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편이..."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기대라기 보다는... 갑자기 원이가 생각나서요."
"도련...님이요?"
"예. 로켓 발사를 직접 보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좋은 구경인데 이번에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그 말에 조비서가 슬쩍 웃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 도련님을 모셔오도록 할까요?"
"원이가 원한다면요. 아, 그리고 오는 김에, 각국 유니버스 캠퍼스 소속 연구원들과 학생들도 초청하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연구원들은 원하는 사람들 모두를, 학생들은 추첨으로 해서 견학하는 것으로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조비서의 말에 태준은 슬쩍 볼을 긁적이고는 말을 이었다.
"내 변덕에 조비서만 고생이군요."
"이 정도 변덕은 부리셔도 됩니다. 그리고 덕분에 저도 데이트를 할 수 있으니까요."
"하하... 하긴. 원이가 오게 되면 안비서도 민영이도 와야겠군요. 어쩐지...."
내 장난스런 말에 조비서는 허허 웃고는 말을 이었다.
"그럼 저는 잠시 스페이스 X측에 이번 발사 견학 관련 협조를 얻으러 가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비서가 떠나가고 덩그러니 복도에 남겨진 나는 연료를 먹으며 서리를 흩뿌리는 로켓을 보았다.
"이번엔 성공하자."
그렇게 내 혼잣말과 함께 대량의 얼음 덩어리가 바람에 흩날리며 로켓 표면에 새겨진 이름이 드러났다.
Universe-Space X : Falcon 1 - Merlin Engine 1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