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80화 (180/200)

180. 위대한 도약 (6)

브루나이에 도착한 나는 성대한 환영행사와 함께 곧장 왕궁으로 들어갔고,

겸사겸사 가족여행 겸 해서 따라온 민영과 원이 역시 그 놀라울 정도의 환영행사를 마치 유원지 퍼레이드를 감상하듯 구경하며 나와 함께 왕궁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왕궁에 도착해서도...

"오.. 나의 형제여."

과한 제스쳐와 인사를 하며 나를 끌어안는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술탄의 모습에서 나와 동행한 많은 직원들은 물론...

"와...."

그 모습을 구경하던 원이까지 할 말을 잃은 채 입만 벌리고 있었다.

그렇게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아버지로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 나는 만족감을 품은 채 볼키아 국왕 내외와 가족식사를 마치고 곧장 볼키아 국왕과의 독대에 들어갔다.

"언제고 찾아올 것 처럼 굴더니 이제야 온건가?"

"한동안 일이 바빴으니까요. 해서 늦게 온 김에 겸사겸사 가족들도 인사시킬 겸 해서 같이 왔습니다."

"잘 했네. 그 원이라고 했던가, 자네 아들이? 올해로 몇 살이나 된 건가?"

"올해 2001년 생이니 만으로 열 셋입니다."

"슬슬 자네도 고생할 때가 되었군. 아이들은 언제 어떤식으로 클지 모르니... 늘 아껴주게."

그렇게 서로 인사치레를 마친 우리 두 사람은 곧 이어 바로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번에 온 건 역시 이번에 발효된 우리쪽 법안 때문인가?"

"아뇨."

"아니다?"

"예. 어차피 브루나이야 술탄의 국가인데... 법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술탄께 득이 될 일만 가져다 드리면 되는 것을."

"하하핫... 여전히 듣기 좋은 말을 잘 하는군."

"감사합니다."

"그래. 그래서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나를 찾아온 진짜 이유는 뭔가?"

볼키아의 말에 나는 웃으며 KTJC 협정 관련 문건을 건네며 가볍게 협정에 대한 설명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아마 국제적인 협정이 될겁니다."

"자네가 진출한 국가 전부에 제안할 생각이라 했으니 그렇겠지."

"초안이야 KTJC 협정이라 쓰여져 있지만, 한국의 정치인들이 아마 이름을 바꿀겁니다. 그리고 그 협정을 빌미로 브루나이에서도 이 협정을 인용하겠다 발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 말에 볼키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사업에는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인데.... 역시 너무 커져서 견제가 심해진 건가?"

"예. 주요 선진국들이 제제할 낌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득권 놈들은 언제나 그렇지. 저들은 전부 쥐고 흔들면서 새로운 새싹이 자라나 저들의 자리까지 오는 건 못견뎌하는 못된 습성이 있달까.

자네의 사업을 지키는 것이 곧 브루나이 경제를 지키는 것이기도 하니 내 협력하지. 솔직히 우리로서는 이 협약이 체결되기만 해도 이득이기도 하고."

그 말에 나는 속으로 '술탄께서도 기득권 중 하나이십니다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애써 그 생각을 지우며 감사인사와 함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것은 KTJC 진출국의 왕족들에 제안을 드릴 내용인데... 술탄께 먼저 제안을 드리는 것입니다."

또 다른 제안을 건네기 위한 운을 띄웠다.

"말해보게."

그렇게 볼키아가 찻잔을 들어 올리며 습 하고 커피를 마시고는 손짓하며 허락하자 나는 미리 준비해온 제안을 건넸다.

"이미 재산을 꽤 많이 저희 KTJC 우선주로 옮기셨더군요."

"주주명부를 보고 알았군."

"예. 그리고 영국은 물론 현존하는 모든 독립국 군주들 역시 비슷하게 자금을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배당을 꽤 많이 주니 말이지. 거기다 업종도 다종 다양하고. 손만 댔다 하면 자네와 자네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돈을 벌어오니 당연한 것 아니겠나."

상당한 칭찬에 나는 예의상 슬쩍 고개를 숙여 다시금 인사를 한 뒤 말을 이었다.

"해서 말씀인데. 브루나이의 국영기업들... 그리고 민영화 된... 정확히는 술탄께서 가지고 계신 기업들까지 제가 인수하고 그 대가로 KTJC 일반주를 드리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내 파격적인 제안에 볼키아는 눈이 동그래져 나를 빤히 쳐다보았고, 나 역시 희미하게 웃음지으며 볼키아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렇게 우리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얽히고 섥히며 만들어내는 침묵에 우리의 시중을 들던 궁인들이 불편감을 느낄 때 쯤....

볼키아 국왕이 먼저 입을 뗐다.

"자네가 나와 적대하려고 그런 제안을 하는 것은 아닐테고... 제안의 배경부터 들어볼까?"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리 준비한 자료를 꺼내들었다.

"이건 경제 성장과 민주화에 관련된 지표입니다. 경제가 성장할 수록 국민들의 교육수준은 높아지고 민주화 열망은 강해집니다.

그 말인 즉, 왕정과 신정에 가까운 브루나이의 현행 체제는 위태로워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체제의 불안은 결국 왕실의 불안으로 다가오겠지요.

물론 무슬림이 대부분인 브루나이의 경우 그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여기 영구 이주인구가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는 점은 브루나이 역시 '노동하는 중산층의 증가는 민주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이론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저희 유니버스 그룹이 진출해 대규모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고 난 이후에 더더욱 그런 경향성이 보이기 시작했고요."

내 설명에 볼키아 국왕은 슬쩍 인상을 풀며 말을 이었다.

".... 해서?"

"그렇기에 그렇게 되기 전에. 그리고 기왕이면, 사람들이 눈치 채고 반대를 하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쳐 전부 저희 그룹에서 인수하고,

술탄께서는 저희 그룹을 통해 브루나이의 경제를 쥐고 계신다면, 현재 뒤집어 쓰고 계신 독재자라는 선진국들의 말도 안되는 비판 역시 일정 부분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기에 드린 제안이었습니다."

"그건 석유회사를 포함하는 제안인가?"

예상대로의 반응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물론 석유 자체는 브루나이의 국가자산이기 때문에 당연히 거래 대상이 아니고, 이를 채굴하는 회사만 인수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영기업의 경우 매각 후 대가로 받을 KTJC 주식의 보유 주체가 브루나이 정부가 될 것인 만큼 복지를 위한 세수 역시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겁니다.

거기다 KTJC 협약에 따라 자체적인 재단을 운영해 추가 복지가 지원될 것이니... 지금보다 좋아지면 좋아지지 나빠질 일은 없을 겁니다."

"확실히... 자네의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것 만으로도 돈은 충분히 벌겠지. 시대가 그런시대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네가 벌인 사업 대부분에서 성공을 논하는게 의미가 없을 만큼 강력한 성장을 보였으니 받아들이지 않으면 바보겠지.

다만, 내 입장에서는 기존의 권력을 내려놓는 느낌이 강해서 말이지..."

그 말에 나는 브루나이 국왕이 거의 다 넘어왔음을 느끼면서도 마지막 남은 관문을 뚫기 위해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브루나이의 고질병은 석유지. 석유로 당장은 절대권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이후는 장담할 수 없으니까.

더구나 나 때문에 석유는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연료의 지위를 잃고 화공제품의 원자재로 전락중이기도 하고.... 그 마저도 슬슬 불기 시작한 친환경 붐에 밀려날 분위기기도 하니....

내 제안이 합리적인 것은 이해하고 있을 터다. 문제는... 역시 그놈의 권력인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나는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권력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권력을 얻는 것으로 봐도 되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권력?"

"예. 제가 설명드린 KTJC 협약에 보면 재단에 주식을 양도하는 대가로 재단을 통해 그룹 전체를 경영을 한다고 되어있지요.

그 말인 즉, 재단은... 제 입으로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하지만. 세계 1위 기업의 총수를 임명할 권한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이 재단의 이사는 누가 될까요? KTJC 일반주를 가진 주주가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이야 역사 자체가 짧은 편이고 창업주인 제가 활동중이니 별 의미가 없어보이겠지만,

시간이 지나 훗날 재단이 총수를 임명하게 되는 날. 스윙보트(Swing Vote)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 스윙보터로서의 지위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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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됬어요?"

뒤이어 도착한 앤과 오오와다, 그리고 그 둘의 딸 마코와 놀고 있는 원이를 보던 민영은 내게 질문했고, 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답했다.

"어떻게 되기는. 하기로 했지. 이번에도 증자분이라 50%의 지분은 유지하고 말이지."

"그렇게 되면.... 지분 구조가 크게 변동하진 않겠군요. 군식구만 조금 늘어날 뿐."

그렇게 이야기를 들으며 볼키아와의 거래 이후 변동할 지분 구조를 계산한 오오와다가 내민 냅킨에는 KTJC의 지분구조가 쓰여있었다.

"여기서 회장님의 보유 지분 중 2%가 하사날 볼키아 국왕의 개인 사업체를 전부 인수하는 대가로 나가는 것이고... 나머지 1%가 브루나이 정부쪽으로 나가게 되는 셈이군요.

회장님께선 다시 그룹에 그 회사들의 지분을 모두 팔고 돈을 회수하고요."

오오와다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예. 그리고 이 조건을 토대로 우선 미국, 러시아, 일본, 베트남, 태국, 네덜란드, 아일랜드, 영국에 제안을 할 예정입니다. 브루나이까지 하면 총 9개국이네요.

3%씩 준다고 해도 27%가 나가는 것인데... 베트남의 경우엔 3%까지 가져갈 여력이 되지 않을 테고.

일본도 추가로 매입을 해야하는 입장이니 섣불리 나서지 않을 걸 생각하면 딱 맞습니다."

"영국에도요? 어차피 네덜란드와 아일랜드가 있으니 딱히 필요없지 않습니까? 같은 EU공동체로 묶여있기도 하고."

그 말에 나는 속으로...

'2년 후면 브렉시트로 영국이 EU를 탈퇴하겠다 난리칠테니... 대비는 해둬야지.'

라고 생각하며 미래 지식 대신 또 다른 이유를 들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KTJC를 일종의 거대한 사교의 장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이익을 공유하는 사교의 장. 그러려면 영국 로열 하우스도 소속되는 편이 좋으니까요.

물론 받을지 확답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아마도 받을 겁니다.

돈도 벌고, 왕위 승계에 실패한 왕족들에게 적당한 자리도 마련해주면서,

동시에 KTJC 협약에 따라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그 푸른피가 주는 명예로 먹고사는 이들이 거부할 리가 없으니까요.

미국도 자국의 컨트롤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을 받을테니 결코 거부하지 않을테고요.

그렇게만 되면... 10개국... 뭐 이중 셋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만.

10개국의 비호를 받으니 더는 해체 압박이나 갖은 공격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말에 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오브라이언 가문이 그런 왕족들과 같은 입장에 서게 된다니... 만족스럽네요."

"사회적으로야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KTJC 재단 내에서는 더 우위에 있죠. 어찌 되었든 주식 수에 비례해서 발언권을 둘 생각이니..."

"물론 그 위에 태준. 당신이 있게 되겠지만요."

그렇게 앤이 다음 후계자인 마코를 보며 뿌듯하게 웃으며 말을 마치자 마자 오오와다가 말을 이었다.

"그럼 예정된 모든 거래를 마치고 남는 주식은 전처럼 순환 출자 지분으로 돌리실 생각이십니까?"

"그렇게 해도 좋겠지만... 이번에는 우리 창업 멤버들에게 팔 생각입니다. 물론 이건 개인적 거래인 만큼 제 값을 받고 팔겠지만...."

"꼭 사야하는 주식이라는 말씀이군요."

"예. 굴러온 돌이 박힌돌 빼게 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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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태준이 가족 여행 겸 해외출장으로 9개국 순방을 한 결과....

"전부 회장님 예상대로군요."

태국의 왕실에서 브루나이와 유사한 조건으로 2%,

태국 정부에서 0.5% 정도의 KTJC 주식을 사갔고,

네덜란드, 영국의 경우는 역으로 왕실에서 왕실 사업 몇 개를 넘겨주는 대가로 1%를 사가고, 각국의 연기금에서 현찰 박치기로 2%씩을 인수해갔으며,

미국, 러시아, 일본, 아일랜드의 경우엔 누가 부자나라 아니랄까봐 (물론 러시아는 예외였지만) 바로 3%씩을 현찰로 인수해갔다.

그리고 베트남의 경우에는...

"베트남의 경우에는 고작... 0.3% 인수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우리가 들어가며 경제 성장 속도가 꽤 올라간 것으로 알았는데 돈을 어디에다 쓴 것인지 전혀 모르겠더군요."

고작 0.3%를 인수해가는 것으로 끝이었다.

그렇게 약 한 달에 걸친 9개국 순방길 겸 가족 여행의 결과를 받아든 태준은 남은 주식을 계산하고는 말을 이었다.

"그럼 남은 주식은... 1.2% 인겁니까?"

"예. 그리고 이 소식이 한국에도 들어가서 한국 연기금도 기대 중이라... 못해도 1%~2%는 한국 연기금에 팔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비서의 말에 태준은 잠시 고민하고는 말을 이었다.

"그럼 한국에는 내 지분으로 3%를 파는 것으로 하고, 남은 1.2% 중 1%는 우리 사주에 넣는 것으로 하죠."

"우리 사주 말씀이십니까?"

"예. 어차피 정치권에 넘긴 KTJC 협정에 보면 노동자 대표를 재단 이사로 불러와야 하는데 우리사주도 있어야 발언권이 생길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오오와다 재무이사님께 전달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지시를 마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조비서를 내보내려던 태준은 별 것 아니라는 듯,

"아, 전달 하는 김에 0.2% 주식은 조비서에게 증여하는 것으로 처리하죠. 증여세까지 전부 제가 물테니까. 그리고 주식 전달받는 대로 총무이사(CAO)로 발령내겠습니다.

오브라이언 가문, 타케미치 의원, 손의정 사장 그리고 김기백 사장에게는... 제 개인 주식 1%를 똑같이 나눠 파는 것으로 정리하죠.

내 우군들이 힘이 약해져선 안되니까."

조비서에게 승진과 주식 증여에 대한 건을 전달했다.

난데 없이 엄청난 이야기를 들은 조비서는 놀란 눈을 하고는,

"감사합니다!"

전에 없이 큰 목소리로 태준을 향해 고개숙여 인사했고, 태준은 그런 조비서에게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렇게 조비서가 물러나자 태준은 조비서가 전달한 내용을 반영해 지분 구조를 수정하고는...

김태준 - 46%

각국 KTJC간 순환출자 지분율 - 10.285%

정영주 - 6.165%

오브라이언 재단 - 4%

미국/일본/러시아/아일랜드/한국 연기금 - 각 3%

태국/브루나이 왕실 - 각 2%

네덜란드/영국 연기금 - 각 2%

정민현 - 1.5%

우리사주 - 1%

네덜란드/영국 왕실 - 각 1%

브루나이 정부 - 1%

타케미치/김기백/손의정 - 각 0.92%

최민영 - 0.67%

JMG - 0.62%

태국 국유자산 관리국 - 0.5%

베트남 연기금 - 0.3%

조태민 - 0.2%

리스트를 가득 메운 이해 당사자들을 보며 히죽 웃어보이고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제 큐 사인만 내려주면 더 이상 유니버스 그룹을 건드릴 사람은 나오지 않겠어.... 내 지분이 줄긴 했지만... 어차피 절대 서로 붙어 먹을 수 없는 존재들이기도 하니.... 안심해도 좋겠지.

그럼 남은 돈으로는 용돈 벌이 겸 KTJC 우선주나 미친 듯이 사모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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