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76화 (176/200)

176. 위대한 도약 (2)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 2014년 새해가 다가오기 며칠 전.

태준은 조비서가 들고온 전단지 하나를 보고 있었다.

[2014년 1월 1일 '쇼핑플래닛 1000호점 오픈 감사세일']

- 전 품목 무료배송!

- 직접 방문시 전 품목 5% 기본 할인!

- 유니코인 결제시 2% 추가 할인!

"1000호점 행사치고는 너무 조촐한 것 아닙니까? 더구나 이 1000호라는 것이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하는 건데..."

"예. 직원들이 기안을 하다보니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 아닌가 해서 회장님께 여쭤보기 위해 들고 왔습니다.

실무자 말에 의하면 코스트코와 비슷하게 직계약 제품이 많아 상시 할인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 할인을 다 더하면 사실상 10%정도 할인이라고는 하는데....

아무래도 전 세계 매장수 1000개를 달성한 시점에 이 정도 규모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너무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우리 점유율이 어느 정도 되죠?"

"온라인 주문으로만 놓고 보면 1위입니다.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고 시장을 장악중이니..."

"오프라인은요?"

"오프라인에서는 1위와 2위를 왔다갔다 합니다. 도매쪽에서는 코스트코가 끈질기게 버티고 있고, 소매쪽에서는 각 국의 토종 기업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아, 한국은 회장님 지시에 따라 '통합 멤버쉽 서비스'를 유도해 다른 유통사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조비서의 보고에 태준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여기 경품을 추가하죠. 제세공과금도 우리가 부담하고 순수하게 경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경품이라면 어떤 것을 제공하면 되겠습니까?"

"적당히... 1위는 집 전체를 유니버스 생태계로 꾸며주는 쿠폰을 주고 그 밑으로는 품목을 하나씩 빼는 것으로 하죠.

여기엔 가전뿐만 아니라 당연히 우리 전기차와 충전소 유니버스 원까지 전부 들어갑니다.

전기차도 이제 제대로 보급되기 시작했고, 대현에서는 QULAB과 협력하여 수소전지차 플랫폼 개발에 나섰으니 이제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도 장악할 차례니가요."

"알겠습니다."

"우선 그러기 위해선.. 먼저 대풍건설산업부터 정리해야겠죠? 대풍건설산업을 물적분할해서 유니버스 토목, 유니버스 건축, 유니버스 인테리어 이렇게 셋으로 쪼갠뒤에 바로 유니버스 인프라에 집어넣으세요."

"예. 그렇게 정리한 다음에 유니버스 인테리어에 이번 경품 행사 발주를 넣도록 하겠습니다."

"경품 행사 당첨자에게는 별도의 계약서를 받아서 홍보용으로 쓰겠다고도 밝히시고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홍보 진행되면 이참에 우리 호텔에도 스마트 객실 서비스 설치 진행하시고, 사원들 숙소로 쓰이는 아파트는 물론, 소속 아티스트들에게도 스마트 홈 서비스 전부 설치해주세요."

"예."

그렇게 중간 중간 발표를 해줬음에도 확실한 실적이 아직 없어 김이 새고 있는 유니버스의 신 사업,

'스페이스 X'와 '딥 마인드'의 공백을 메우고,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사람들의 일상을 장악하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태준의 전략이 얹어진 행사가 진행되었다.

...

..

.

"... 1등이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 저게 뭐예요?"

"이번에 전 세계 매장 1000개 달성 기념 및 1000호점 오픈 행사로 쇼핑플래닛에서 구매하신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구매액 만원당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 추첨권 1장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가 뭔지..."

"이번에 유니버스 인테리어에서 새롭게 내놓은 서비스입니다. 집 안 전체를 유니버스의 제품으로 인테리어를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여기 상세설명이 있습니다."

그렇게 점원의 안내와 카탈로그를 받은 고객은 가만히 카탈로그를 열어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홈시어터 패키지, 냉장고, 전등, 에어컨, 정수기까지 전부 빌트 인...? 창문을 열지 않아도 자동으로 환기가 되는 열 교환식 공조시스템....

정전시 모든 서비스를 3시간 이상 사용 가능한 가정용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 system; 무정전 전원 장치)

방안 어디서든 터지는 무선 인터넷 망 자체 구축에.. 보안 카메라 1대에.. 금고... 거기다.. 가족 수 만큼의 침대까지?

거기다 가족 수 만큼의 최신형 유니버스 기기(원, 프라임, 엘리트, 핏, 워치)를 전부 준다고? 거기다 차까지? 충전기까지 추가로 설치?

제세공과금도 전부 부담...!? 무주택자의 경우 이 모든 것이 설치된 유니버스 사옥에 2년간 무상 거주!?"

그렇게 놀란 표정으로 카탈로그를 읽어나간 고객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이 행사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도...

- [계산] 유니버스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를 별도 구매해 구성할 경우의 가격. txt

- 전부 다 해서 1억 8천이네. 미친... 그럼 이번에 1등하면 2억 받는셈이네? 설치비 포함하면?

- 집 있으면 2억 받는 거고, 집 없으면 유니버스 사옥 2년간 무상 입주.

- 일단 차 값이 6천정도니까. 집 없어도 완전 손해는 안나네.

- 집 없어도 이득이지. 전세자금 묶일 일 없고, 월세도 안나가니까.

- 만원에 추첨권 1장이랬나? 복권 산다 생각하고 이번에 사면 좋겠네

- 복권은 그냥 종이고, 이건 물건 사고 받는 거니까 손해는 절대 아니지.

- 이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에 AI들어가는거 아님?

- 그 벽돌깨기 하던 걔?

- 걔 까진 아니어도 단순 AI정도는 넣지 않을까? 모든 걸 전자동으로 할 필요는 없으니.... 단순 AI정도는 넣겠지.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태준이 벌인 행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태준이 일으킨 돌풍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 덕분에...

- 쇼핑플래닛, 사상 최대 매출에 이은 흑자 전환, 온오프라인 쇼핑몰 점유율 1위!

- 쇼핑플래닛, 마케팅 한 방에 겹경사 연이어 터져

쇼핑플래닛은 사상 최대매출 달성을 넘어 점유율 1위 달성, 흑자전환까지 달성할 수 있었고,

- 유니버스 그룹이 내건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 당첨자 김은숙씨 인터뷰

- [당첨자 리뷰]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의 모든 것

- 유니버스 그룹의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전기-전자-통신-인터넷-보안까지 누리는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

태준이 애초부터 노리던 '오프라인 플랫폼' 전략 역시 성공적으로 세상에 소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 스페이스 X, 텍사스 USXL 센터에서 진행된 1차 발사 시험 실패.... 원인은?

태준이 노리지도 않았던, 일론 머스크의 발사 시험 실패까지 가려지는 부수입을 얻었다.

이런 수입들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이번에 내놓은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에 대한 문의가 미친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의 공급계약은 물론이고, 이미 지어져 사람이 살고 있는 구축 아파트들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진행중인 호텔 개보수 작업을 본 메리어트, 하야트, 힐튼 등의 세계 유명 호텔 체인에서도 상업용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는 언제부터 공급가능하냐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돈이 되는 대규모의 공급계약이었다.

태준이 내놓은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에 대한 문의를 정리해 보고를 하는 조비서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 역시 이 때문이었다.

그렇게 조비서의 보고를 들은 태준은 가만히 생각을 정리한 뒤 우선순위를 정해 정리를 해주기 시작했다.

"공급 부족이 또 일어나겠군요. 우선은 우리 호텔이 끝난 다음에 다른 호텔 체인에서 들어온 문의 순으로 처리해 나가도록 하죠.

바로 아파트에 공급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공급 자체가 힘들어질 확룰도 크고... 무엇보다 인테리어나 가전은 핸드폰과 달리 교체주기가 상당히 긴 편이니 우선은 상업용 시설에 먼저 공급하고,

주거용 판매 문의는 호텔 쪽이 마무리 되는 대로 받는 것으로 하죠."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태준의 교통정리를 곧바로 유니버스 원에 받아 적은 조비서는 뒤이어 일론의 실험 실패에 대해서도 보고를 하기 시작했고,

그 보고를 들은 태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어떻게 단번에 성공하겠습니까? 하물며 한국도 아직 자력으로 로켓 발사를 못하지 않았습니까?

나로도우주센터가 개장하고 러시아와 협력해 1, 2차 발사를 모두 했어도 전부 실패했고요.

국가도 못한 걸 기업이 한 번에 해내면 그게 이상한 것 아닙니까?"

태준의 말에 조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태준을 빤히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

".... 그야 그렇습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생각해보면 회장님이 하신 사업중에 실패한 첫 번째가 아닐까 싶어서요. 적어도 제가 본 바로는..."

"왜 실패가 없습니까. 판교 개발 사업은 초장부터 실패했었는데."

"그건 약간 궤가 다르지 않습니까? 거기다 어찌되었든 수익은 얻으셨고요.

하물며 회장님께서 제안하신 '튜브트레인'도 이번에 URC(유니버스 레일웨이 크래프츠, 구 한국철도차량)에서 1차 실험에 성공했는데...

로켓은 실패를 했으니 실망하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조비서의 말에 태준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단번에 되는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내가 제안한 사업들, 아이디어들. 보기엔 단번에 된 것으로 보이지만...

뒤에서는 얼마나 많은 연구진들이 실패를 거듭하며 갈려나갔겠습니까? 그걸 모를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바보라니요... 당치도..."

"바보라는 말이 좀 그러면, 오만하지 않다 정도로 바꾸죠. 여하튼. 일론이 꽤 침울해 있겠군요."

"예. 보고서를 송신하고 잘 받았는지 확인차 제게 연락을 주었는데... 표정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이번 시험발사가 기간과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 행사일자가 겹치면서 큰 주목을 받지 않았고, 주가에도 이상이 없었기에

저도 나름대로 위로를 건넸습니다만... 한 번은 전화라도 주시는 편이 좋을 듯 싶습니다."

조비서의 말에 태준이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뭐... 주가야 방어하면 좋지만, 사실 어차피 시중에 풀린 주식은 전부 우선주니 회사입장에선 별 의미는 없지요.

떨어진다고 뭐,... 크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그저 돈 잃은 주주들의 욕을 받아먹는 것 밖에 더 있습니까?

그래도 주가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하니... 아직 사람들이 우리 유니버스의 비전을 믿어주기는 하는 모양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시간 나는 대로 일론에게 위로전화 한 번 하기로 하고... 그만 나가 일 보세요."

"예."

그렇게 조비서에게 모든 보고를 받은 태준은 이내 유니버스 원을 꺼내 메모를 열고는 뭔가를 뚫어져라 보기 시작했다.

- 대체 불가 브랜드로의 입지 구축

- 스페이스 X의 성공 + 알파고 1단계 완성

- 후계 승계 준비

태준의 시선 끝에 걸린 이 세 줄의 메모.

그 메모를 한참을 보던 태준은 후 하고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대체 불가 브랜드로의 입지구축.... 이건 이번 스마트 라이프 패키지로 서서히 달성하고 있고.... 스페이스 X와 알파고....이게 문제로군.

기왕이면 빨리 진행시키고 싶지만... 아는게 있어야 힌트라도 주지. 알파고 쪽은 대충 제로 학습 기법을 알려줬지만... 스페이스 X는.... 영...

결국 이건 원 역사처럼 흘러가길 기다리는 수 밖엔 없는 건가. 아니지... 스페이스 X는 출발이 늦었으니... 못해도 2년은 더 기다려야겠네.

그렇다면....."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던 태준은 이윽고 깜박이는 커서에 손가락을 대 살짝 줄을 옮기고는 '- 스페이스 X의 성공 + 알파고 1단계 완성'이라 쓰여진 줄 위에 한가지 목표를 더 추가했다.

- KTJC 진출국 버전의 '살트셰바덴 협약' 체결

그것은 태준 나름의 후계 승계 준비이자....

'너무 커져버려 언제고 각국의 공격으로 와해될 수도 있는 유니버스를 유지하는 방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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