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위대한 도약 (1)
그로부터 몇 달 뒤.
유니버스 101이 정식으로 판매되기 시작함과 동시에....
엄청난 파란이 일기 시작했다.
- 유니버스 101, 품귀현상... 생산능력 부족한가?
- UMG, '유니버스 101'은 어디까지나 레퍼런스 카... 핵심 생산은 대현에서 맡게 될 것
- 전기차는 시기상조, 충전소 부족으로 난항... 현재는 제주도에서만 사용 가능
- UMG, 충전소 설치 확대 중, 수도권과 광역시 뿐만 아니라 대도시 특례 적용 받는 17개 도시에 동시에 설치 예정... 설치 장소는 '관공서, 호텔, 아파트 등등'
유니버스 101의 수요 부족을 논하는 기사부터, 제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논리 등등 갖가지 공격성 기사는 물론,
- 유니버스 101, 국내 1호 오너는... 사성의 이진휘 회장...? 화해의 제스쳐인가...
- 유니버스 101을 손에 넣은 리뷰어들... 극찬
- 정숙성, 편의성 모두 합격... 유니버스 원과 아이폰을 쓰고 있다면 버전에 관계 없이 차 키로도 쓸 수 있어... 최대 5명에게 까지 공유 가능한 신개념 차키
- 유니버스 101 차키, 경찰청-유니버스넷이 만든 모바일 면허증과 연동... 유니버스의 큰 그림은 어디까지 인가.
- 유니버스 101, 자율주행 소문은 사실이었다.....! 자동차 리뷰어 '차량만세'가 찾아낸 '자율주행 테스트 모드'
- 완성차 업체 대현의 힘은 건재했다.... 유니버스가 보여주는 마감에 세계인 경악... 단차조차 없는 깔끔한 모양새
유니버스 101의 품질과 기술을 극찬하는 찬양성 기사까지.
온 세상이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있었다.
"이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판단해서... 디트로이트 공장 외에도 저희 대현 공장 라인에서도 유니버스 101 플랫폼을 사용한 그랜듀어를 생산하려고 합니다."
"좋은 전략이네요."
"예. 어차피 핵심 플랫폼은 그대로 유지한채 내장만 그 위에 얹는거라 한 달이면 시승용 차량을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대현의 막내 정현민은 곧바로 태준의 승인을 얻어 울산 공장을 쥐어짜 그랜듀어 전기차 버전인 '그랜듀어 EV-UMG'를 내놓았다.
- UMG, 대현자동차 사옥에서 시승식 개최... 대상 차량은 '그랜듀어 EV-UMG'
- 유니버스 101 플랫폼으로 만든 고급 세단, '그랜듀어 EV-UMG'
- 메르세데스-AMG를 연상시키는 대현의 네이밍 전략
- 시승식 첫날에만 관객 1만명, 대현의 반전 신화....'유니버스에 올라탄게 신의 한수'
그렇게 온 세상이 유니버스의 차에 집중되어 있던 그 때, 태준은 곧이어 비대면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소식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저희 유니버스 그룹을 사랑해주시는 소비자와 주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희 유니버스는 카폰을 시작으로 전자사업에 진출해, 통신, 인터넷 사업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며, 세상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왔습니다.
그 혁신을 통해 저희는 성장했고, 그 성장을 통해 여러분들이 주신 사랑과 관심을 삶의 편리함으로 갚아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유니버스 101을 통해 여러분들의 삶을 바꿀 새로운 혁신을 보인 이 시점에, UMG의 새로운 사업을 소개해 드릴 수 있어 영광입니다.
UMG의 새로운 사업을 지금 공개합니다. 스페이스 X입니다."
태준의 소개와 함께 등장한 스페이스 X의 로고와 일론 머스크의 등장에 사람들의 반응은....
- 누구임?
- 일론 머스크...? 그게 누구야?
- 찾아보니까 전 페이팔 창업주라는데?
- 페이팔이 뭔데?
- 전에 반짝 유행했던 송금 시스템 있음. 유니코인 때문에 망한.
- 김회장은 왜 그런 사람을.....
뜨뜨미지근할 수 밖에 없었다.
전생과는 달리 현생의 일론은 그저 사업하다 망한 1인에 불과했고, 그의 진가 역시 태준만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반응을 모를리 없었던 일론은 스튜디오 한 쪽 실시간 반응을 보여주는 TV에서 시선을 떼며 자신의 발표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UMG 산하 스페이스 X의 사장 일론 머스크입니다."
그렇게 자기 소개와 함께 시작된 일론 머스크의 발표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로켓을 쏘겠다는 거지?
- 정확히는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을 쏜다는 거지.
- 전혀 새로울 것 없지 않나? 챌린저나 디스커버리도 계속 재사용하잖아.
- 쟤가 말하는건 우주왕복선이 아니라 1단 로켓임. 우주 왕복선이야 재진입만 성공적으로 하면 재사용 가능하지.
근데 추진 로켓은 아니거든. 그건 1회용이니까. 그걸 지금 재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거임.
일론이 전생에도 구현해냈던 발사체 재활용 기술, 그리고 그에 따라오는 수직 이착륙 기술까지 소개되자 사람들의 마음은 들썩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들썩이는 사람들의 마음에...
"그렇게 기술이 무르익게 되면... 향후에는 ISS도킹과 함께 월면 개발, 나아가 화성으로의 이주까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까지 마쳐지면, 저희 스페이스 X는 UMG 산하 기업으로서의 미션, 즉 모빌리티 혁명을 완수하고,
새롭게, 우주개발회사로 독립하여 인류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일론이 허풍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전생에서처럼 공수표에 가까운 공약을 내밀며 불을 지폈고... 이 발표 이후 일론은 한 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 역시 유니버스... 허풍은 대단하다니까. 이젠 회장 대신에 사장급이 허풍을...
- 놀랍게도 유니버스가 말한 허풍 대부분은 전부 실현되었음. 이것도 그럴지도 모르지.
- 이럴 시간에 KTJC우 시리즈나 하나 더 주워담아라.
- 지금 팔고 다시 저점에 사야지 뭔 소리야.
- 주알못 티 오지게 내네. KTJC우 저점은 지금이야. 단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는데 무슨....
- 그럼 이번에 저점 오겠지. 저 스페이스 X 사장이란 놈은 약간 약빤 사기꾼 느낌 나는데... 김회장도 물렸을지 어케아누
그리고 이런 반응을 무대 뒤편 대기실에서 보고 있던 태준이 만족스럽게 웃고 있던 그때, 발표를 마친 일론이 태준을 향해 다가와 인사하고는 바로 옆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성공적인 데뷔 축하합니다. 다들 갑론을박으로 시끄럽군요."
"악담이 반이던데요."
"악담도 관심이니까요. 관심이 없는 사업만큼 무용한 것이 없지요. 그런 면에서 첫 발은 잘 떼신겁니다."
그렇게 자리에 앉은 일론에게 태준이 축하인사를 건네자, 일론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회장님 덕분에 새롭게 재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뭐... 일론, 당신이 성공적인 발표를 한 것은 축하할 만한 일인데... 다음 주자가 곤란해지겠군요."
"다음 주자라면...."
태준의 말에 일론이 슬쩍 무대를 보여주는 화면을 보며 되묻자 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예. 이번엔 영국팀입니다."
"아... 그 AI연구를 하던..."
"딥 마인드 연구소의 발표가 아직 남았으니까요. 너무 힘을 줬어요 일론."
"이 정도는 해야 관심들을 가질테니까요. 유니버스의 후광만으로 사업을 일으킬 생각은 없습니다."
마치 자기 사업이라도 되는 듯이 말하는 일론의 말에 태준의 옆에 시립한채 선 조비서가 눈썹을 꿈틀거렸으나 태준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자기 사업도 아닌데 자기 사업처럼 굴러준다면 나야 좋지. 우수한 사원을 뽑았군.'
"미국이었다면... 당연히 일론의 말이 정답이었겠지만, 우리 발표대상은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국가의 주주들도 보고 있지요.
그리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자력으로 ISS는 커녕 인공위성도 못올리는게 현실이고요. 그런 사람들에게 재사용 로켓 정도야 현실성 있어보이는 사업일 수 있으나.....
ISS도킹이라던가, 월면 개발, 화성 이주 같은 이야기는 공상처럼 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 하지만."
"예. 사실은 로켓 재사용이 핵심이지요. 그게 제일 어려울 것이고. 뒤에 제시한 이야기들은 기술적 문제도 문제지만 돈이 문제인 사업들이니까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걸 모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자신들이 아는 방식으로 이해하기 마련이죠.
그렇게 오해가 생기고, 일론의 발언은 허풍이 되는 겁니다."
태준의 진지한 조언에 일론이 잠시 고개를 떨구고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 죄송합니다."
다시 의기소침해진 일론의 모습에 태준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사업가로서는 잘 한 선택이었습니다. 허풍이라도 떨줄 아는 사람이 사업을 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일론이 의도한 게 아니라 그저 미래 계획을 말했을 뿐이라는 것을 아는 입장에서는 얻어걸린 느낌이 있지만... 결과가 좋으니 괜찮습니다."
태준의 말에 위로를 받은 것인지 일론은 다시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고, 그런 일론을 본 태준은 다시 시선을 무대를 비추는 화면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일론이 이렇게 띄워놓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영국팀 말씀이십니까?"
"예."
"아까부터 걱정하시던데... 성과가 좋지 않은 겁니까?"
"성과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외려 이제 막 시작단계에 들어선 스페이스 X보다 성과는 더 확실하죠. 하지만..."
"하지만?"
그렇게 되묻는 일론의 말에 태준은 말없이 등장하는 '딥 마인드'의 세 사람을 보았다.
"보시다시피. 저 세 사람은 순수하거든요. 아마 발표도 순진하게 학회발표처럼 준비해왔을 겁니다."
"등장부터.... 어색하군요."
"해서 나름 우리쪽에서도 흥미를 끌 만한 재료들을 준비했는데... 먹힐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태준의 걱정과 우려 속에 주주총회(를 빙자한 사업설명회)의 마지막 발표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
.
태준이 우려한 바와 달리.
그 발표 이후 세상은 폭발하기 시작했다.
- 어제 유니버스 온라인 주총 봤냐?
- 우주 산업까지만 봄.
- ㅉㅉㅉㅉ... 마지막이 찐이었는데 그걸 놓치나...
- 뭔일 남?
- 유니버스 온라인 주총에서 AI발표함. 놀랍게도 스스로 학습하는 AI임. 지금은 바둑을 가르치고 있는데 초기 모델은 구동 보니까 개 쩔더라
- 초기 모델은 뭘 가르쳤는데?
- 아타리 벽돌깨기.
- 그 공으로 블록 부수는 게임?
- ㅇㅇ. 1회차엔 움직이는 것도 잘 못하고 그러는데 두 시간쯤 지나니까 정석대로 움직여 깨고, 네시간 지나선 우연히 터널 뚫어서 천장 반사를 습득하더니 이후에는 쌉 고수됨.
- ㅋㅋㅋㅋㅋㅋ 귀엽네.
- 난 무섭던데? 게임도 습득하고, 지금은 바둑 가르친다는데 바둑까지 정복되면 뭔들 못하겠냐.
- 바둑은 체스랑은 격이 다르다. 체스와 바둑은 2인 제로섬유한확정정보게임이라는 점 뿐임. 체스는 경우의 수가 얼마 안되는데 바둑 경우의 수는 반쯤 무한이라고 봐도 무방함. 절대 AI가 정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님.
- 지랄. 너 바둑빠지? 체스도 경우의 수만 따지면 천만조개가 넘음.
체스는 체계적인 연구 역사가 길어서 최적 오프닝이 있어서 정복된거고 바둑은 그 최적 오프닝이랄게 없이 시대별로 트렌드가 갈려서 그런 것 뿐이다.
- 별 의미없는 쌈박질이나 하기는... 유니버스 101 보면 모르냐? 저거 그냥 쑈야. 이미 유니버스는 AI개발 완료했을지도 모른다. 자율주행도 AI영역임.
- 그나저나 우주산업 쪽은 별로 였냐?
- 그건 그냥 선언같은거라고 봐야지. 뭐 하나 성공한 실적이 없잖아. AI는 실적이 있고.
- 솔직히 발표만 놓고 보면 AI보다는 일론인지 엘론인지 하는 놈이 한 발표가 더 가슴 떨리는 뭔가가 있긴 했지. AI쪽은 연구원들이 직접 나와서 발표했더만.
정리된 '딥 마인드' 팀의 발표반응을 본 태준은 유니버스 원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이거 완전히 예상을 빗나갔네요."
"예. 생각보다 사람들이 현실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가지더군요. AI가 만들어지면 뭐가 바뀐다 어떻다.. 말들이 많았습니다."
"IT 붐 시절 마케팅조로 이름 붙이던 AI와는 격이 다르다는 걸 바로 알아챈 모양이군요."
"예. 외려 스페이스 X에 대해서는 사업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시선이 더 컸습니다."
그 말에 태준은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사업성이 보이지 않는다라..."
"아무래도 일반인 기준에선... 특히 항공우주산업 쪽 기반이 전무한 우리나라에선 일론의 발표가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기에..."
"사람들이 가치를 몰라도 한 번에 이해시키는게 사업가의 일입니다. 조만간 작게 추가 발표를 해야겠군요."
"말씀해주시면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조비서의 말에 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더를 내렸고, 그 오더에 따라 나온 발표는 일론의 발표에서 빠진 부분을 충족시켜주기 충분했다.
- 유니버스 네트웍스, '스페이스 X'와 손잡고 통신 위성사업 시작....!
- 유니버스의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지구 전체를 커버하는 거대한 도약.
그렇게 미세조정 한 번으로 불안을 불식시킨 태준은 저 멀리 나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