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72화 (172/200)

172. 모빌리티 혁명 (3)

태준은 일론이 망한 것에 충격을 받았지만, 딱히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다.

생각해보면, 태준이 벌인 사업들은...

원 역사의 구글과 야후의 사업들,

(인터넷 검색, 인터넷 포털, 이메일, 지도 등)

프로 및 아마추어 영상 배급 사업,

(UCC, OTT 사업)

각종 SNS 사업,

(블로그와 V로그, 채팅 등)

아마존과 각종 배달 앱의 쇼핑 사업,

그리고 핀테크 사업까지

이 모든 것을 전부 한번에 빠르게 만들어 시장선점을 하는 방식이었고,

경쟁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부분의 사업에서 이익을 공유하거나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는 행동을 벌였으니...

자연히 일론 머스크가 처음 큰 돈을 만지게 되는 지역정보 제공 사업자 Zip2 Corporation부터 태준의 손에 의해 무너지는 것은 필연이었다.

그에 더해, Zip2 Corporation의 실패 이후 일론 머스크가 심기일전하여 재도전한 X.com과 페이팔 역시 유니버스의 압도적인 자본력과 이용자 수에 밀려 (태준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무너지게 되었으니,

제 아무리 사업 실패에 관대하고 다음 기회를 주는 미국의 기업가 정신 문화가 있다 한들 개인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설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태준이 놀란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참... 성격은 이상해도 능력은 있는 사람이었는데... 집안도 부유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살고 있다니... 거 참."

그가 알고 있는 머스크는 유년시절을 상당히 부유하게 보낸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태준의 의문에 조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예. 남아공에 사는 일론의 아버지 애런은 여전히 부유한 상태입니다.

다만... 애런은 자신의 의붓딸과 아이를 가지기도 하는 등 괴팍하고 범죄적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라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에는 완전히 의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당방위를 받기도 했지만 사람도 쏴 죽이는 등.... 조금 많이 위험한 인물이지요.

그래서인지 캐나다로 건너온 이후에는 아버지와 완전히 절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말에 태준은 흥미롭다는 듯 다시 서류를 보며 생각했다.

'전생의 일론이야 본인이 성공한 기업가이니 완전히 절연하고도 아쉽지 않게 살 수 있었겠지만...

완전히 망해버린 현생에도... 굶고 처참한 삶을 살 지언정 아버지와 절연하고 살겠다는 결심을 하다니.

배고픔과 가난보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신경쓸 수도 있었을텐데.... 자존심과 양심을 선택했다라...

데려와 쓰면 잘 써먹을 수 있겠어. 거기다 전생의 그 성격이 어디 간게 아니라면... 나 대신 사람들에게 어그로 끌어주기도 좋을 거고.'

그렇게 생각을 마친 태준은 서류를 덮으며 말을 이었다.

"우선 일론부터 만나러 가죠. 망하긴 했어도 능력은 있는 사람이니... 한 번 만나봐야겠습니다."

"예.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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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일론을 만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향한 나는 캘리포니아의 한 공원에서 신문지를 덮고 누워있는 일론을 볼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가 확실히 사람 살기는 좋은 모양이군요. 저렇게 부실하게 지내도 어떻게 버티는 것을 보면."

"기후가 온화하니까요. 미국 노년층들의 은퇴후 거주지 1순위로 꼽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죠."

"일단, 조비서는 멀리서 지켜만 보시죠.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비서를 멀찍이 떼놓은 나는 미리 준비해온 샌드위치를 내밀며 말을 이었다.

"드시겠습니까?"

"주는거요? 파는 거요?"

"드리는 겁니다."

"꽤나 공손하게 말을 하는군. 준다니 잘 먹겠소."

그렇게 샌드위치를 먹는 일론을 보며 나는 슬쩍 말을 이었다.

"여기서 지내신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글세.... 사업이 망하고 난 뒤부터니까 벌써 꽤 되었지...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오."

"제가 찾는 사람인가 싶어서요."

"사람을 찾소?"

"예."

그 말에 남은 샌드위치를 한 입에 먹어치운 일론은 잠시 우물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그냥 샌드위치도 아니고.... 힐튼 호텔의 샌드위치를 먹었으니 먹은 값은 해야겠지. 누굴 찾는지 말이나 해보시오.

내가 여기서 꽤 오래 지내서 여기 상주하며 지내는 홈리스들 대부분은 잘 아니까."

그 말에 나는 슬쩍 웃으며 말을 이었다.

"대가를 바라고 드린 것은 아닌데요."

"미국에선 빚을 지는 건 위험하거든. 그게 한낱 샌드위치라고 해도 말이지. 뭐... 나야 이미 충분히 위험해져 있는 상태라 샌드위치가 더해지든 말든 상관 없지만."

그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도움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래. 그래서 찾는 사람이 누구요."

"사업가(Entrepreneur)입니다."

"사업가라... 그래서 아까 놀랐던 거구만. 계속 해 보시오."

그 말에 나는 짐짓 모르는 척 연기를 하며 전생의 일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줄줄 읊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인터넷 사업.... 그 중에서도 온라인 은행과 송금서비스를 했었습니다. 본래 그 곳에 관심을 두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인데... 시류를 잘 보던 사람이었죠.

아마 그가 관심을 두던 것은 우주 산업 분야. 그리고 환경 분야 였지요.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좋아했었으니까요.

뭐... 누군들 아시모프의 작품을 싫어하겠냐마는... 그는 좀 유별나게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내 말이 이어지자 일론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지만 나는 그를 무시하고 말을 계속 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지금쯤 우주 산업 분야까지는 아니어도 환경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안 보이더군요.

해서 그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을 마치자 일론이 토할듯이 불편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이내 억지로 말을 쥐어 짜기 시작했다.

"누군지 알 듯도 한데... 속이 좀 더부룩 하군. 콜라 한 잔만 사다주시겠소?"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러죠."

그렇게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콜라를 사러가자...

유니버스 원으로 연락이 왔다.

- 회장님. 일론이 도망치고 있습니다.

그 말에 나는...

- 계속 따라 붙으세요. 저는 콜라를 사야해서.

- 알겠습니다.

가볍게 일론의 위치를 파악해놓으라 지시하고는 유유히 근처 상점에 들어가 콜라를 사 나왔다.

그렇게 콜라를 사는 사이 일론의 위치를 전송받은 나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일론에게 찾아가 콜라를 내밀며 말을 이었다.

"여기 원하시던 콜라입니다. 일론."

내 등장에 소스라치게 놀란 일론은 나를 보더니 이내 낡은 수트 안 주머니에서 폴딩 나이프를 꺼내 내게 내밀며 말을 이었다.

"다...당신 누구야! 그 놈들이 보낸건가?!"

"그 놈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 의사로 찾아온 겁니다."

"나...나를 왜 찾아!"

"데려갈 곳이 있어서요."

"역시... 놈들이 보낸 거였군...! 죽어!!!"

그렇게 칼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일론의 모습에 나는 쓴 웃음을 짓고는 일론의 칼든 손을 민영에게 배운 태권도 뒤돌려차기로 차버리고는 말을 이었다.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인생을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리려고 하시는 겁니까. 일론."

"이미 내 인생은 당신네들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졌어! 이 빌어먹을 사채업자 갱스터 새끼들...! 니들만 아니었어도....!"

그 말에 나는 어깨를 들썩이고는 말을 이었다.

"빚이 많습니까?"

"알면서 뭘 묻는 거지? 아. 당신은 모르나. 그저 날 데려오라 명령 받은 것 뿐이라?"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제 의사로 당신을 찾아온겁니다. 누구한테 지시 받을 입장은 전혀 아니라서요.

그러니 진정하고 제 말 들어보세요. 만약 당신을 강제로 데려가려 했으면 아까 당신이 먹은 샌드위치에 약을 탔겠지요. 그런데 멀쩡하지 않습니까?"

"그 빌어먹을 샌드위치는 전부 토했으니까 약빨이 안 드는 건 당연하지!"

여전히 제 할 말만 하는 모습에 나는 더 이상의 대화는 어렵겠다는 생각에 손을 들어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일론의 신형이 무너지며 조비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위험했습니다. 회장님."

"영양상태부터 모든게 부실한 사람인데요."

"그래도 칼을 들었지 않습니까."

"총이 아니라 다행이었죠."

그렇게 쓰러진 일론을 사이에 두고 조비서와 대화를 나눈 나는 슬쩍 일론을 보며 말을 이었다.

"우선... 사람 꼴로 만들어놔야 겠네요."

"싹 씻기고 옷도 갈아입혀 오겠습니다."

"아. 가능하면 병원도 데려갔다 오세요. 몸 상태가 엉망일테니 기본적인 검사와 케어는 전부 다 해주시고. 그리고 유니버스 원도 하나 손에 쥐어주시고요. 그렇게 전부 마무리 되면 그대로 UDDC로 데려갑니다."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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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잠에서 깬 일론은 전과는 상당히 다른 낮선 풍경에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런 일론의 모습에 태준은 손에 술잔을 든채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깼습니까?"

"여긴..."

"비행기 안입니다. 개인용 비행기는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당신을 데려가야 해서... 전세로 빌렸습니다."

"날 어디로 끌고 가는거지? 뉴욕?"

"그 전에 한 잔 하시죠."

그렇게 들고 있던 술잔을 내민 태준은 옆에 놓인 다른 술잔에 위스키를 따르며 말을 이었다.

"우선... 다행히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더군요. 저기 앉아있는 조비서가 UCSF 메디컬 센터에서 정밀 검사를 다 해봤는데... 기생충 문제 빼고는 별 다른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태준의 말에 일론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 덜덜덜...

손을 떨었고, 태준은 그런 그의 반응을 봤음에도 딱히 신경조차 쓰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입고 있는 옷과 구두는 모두 톰 포드입니다. 씻기고 옷을 입혀준 것도. 당신의 머리를 잘라준 것도 전부 저기 앉아있는 조비서가 수고해줬습니다. 인사라도 해주시지요."

태준의 말에 홀린 듯이 고개를 돌려 뒤에 앉은 조비서를 본 일론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그의 인사에 조비서 역시 (일부러 그러는 듯한) 굳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 인사를 받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사가 끝나자 태준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품 안에는 유니버스 원 최신 모델, 그리고 당신의 사회보장카드가 든 지갑을 넣어놨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지갑에서 쓸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더군요. 나머지는 전부 만료된 카드라 버렸습니다.

그리고... 여기."

그렇게 말을 마친 태준은 한켠에 놓인 상자를 내밀었고, 일론은 이제 두려움을 너머 이해 불가능한 것을 보는 듯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는 어색하게 그 상자를 받아들었다.

그렇게 일론이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일론이 가지고 있던 폴딩 나이프와 지갑이 들어있었다.

"나름대로 정비를 한다고는 했는데. 너무 낡아버려서 그게 한계였습니다."

그렇게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전부 자신이 기절한 사이 정비를 한 태준을 본 일론은 상자를 받느라 잠시 내려놓았던 술잔을 집어들고는 술 잔 안에 든 위스키를 한번에 들이켰다.

일론의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위스키의 싸한 기운에 정신을 차린 일론은 술 기운을 빌어 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대체 뭡니까....?"

"사흘 전에도 말했지만. 당신을 데려가기 위해서 한 일입니다."

"사흘...!? 내가 사흘이나 정신을 잃고 있었단 말인가?!"

"정확히는 사흘간 잠을 주무시고 계셨지요. 칼로 저를 위협하지 않았습니까?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니 재워드린 겁니다.

안심하세요. 마취는 최소한으로 UCSF 메디컬 센터의 전문가 손길을 빌려서 진행했으니까요."

태준의 말에 일론은 이제는 완전히 체념한 얼굴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후... 이렇게까지 해준 것을 보면 진짜로 나쁜 맘을 먹고 나를 데려가는 것은 아니겠군."

"그건 만나자마자 말씀드렸을텐데요."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요?"

"그 전에 물어볼 말이 있을텐데요. 왜 당신을 찾았는지. 그거부터 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 말에 일론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을 이었다.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보이거든.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이유를 묻는다 한들 제대로 답해줄리도 없고...

답을 듣는다 한들 내게 선택지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지."

일론이 모든 것을 포기한 것 같은 말을 내뱉자 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습니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시면 외려 저로써는 실망인데요."

"... 실망?"

"저는 로봇이나 인형을 원하는게 아니라서요. 제가 원하는 건...."

그렇게 뜸을 들이던 태준이 위스키 잔에 담긴 술을 털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제 우주(My Universe)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사업가, 일론 머스크를 원하는 것이라서요."

그 말에 일론은 그제야 태준이 누구인지 깨닫고는....

"... 설마... 당신은."

경악에 찬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고, 그런 일론의 말에 태준은 빙긋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아셨으면. 이제 슬슬 정신차리세요. 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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