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71화 (171/200)

171. 모빌리티 혁명 (2)

"이게 인산철 배터리입니까?"

내 말에 개발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예. 이번에 양산 과정 테스트에서 생산된 인산철 배터리입니다. 자체 공정을 통해 생산 수율을 130%정도 향상 시켰으며, 무게 역시 종전 생산분의 70%대까지 감량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자부심이 넘치는 그의 말을 배경으로 뒤에 선 연구진들이 뿌듯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지만...

'프로그래밍에도 손을 뗀지 꽤 되서 못 알아 듣는 판인데... 전기 화학분야를 알아 들을리가 없잖아.'

나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기에 나는 슬쩍 배터리를 들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타사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현재로서는 중국의 CATL과 BYD, 그리고 ATL을 인수한 TDK 가 발표한 인산철 배터리가 비교 대상인데...."

그렇게 뒷말을 끄는 개발팀장의 말.

그 말 뒤로 이어질 말에 나는 기대감을 품으며 그의 입에서 흘러나올 말에 집중했다.

"그 세 회사의 생산수율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무게나 에너지 밀도를 비교하면 우리 인산철 배터리가 압도적으로 뛰어납니다.

애초부터 전기차 모듈에 들어갈 것을 전제로 충전 가능한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에 들어가기도 했고요."

그 말에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각형으로 패키징 된 인산철 배터리를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기존의 리튬이온에 비해서는 어떻습니까?"

"방금 말씀드린 제품들의 경우 리튬이온대비 에너지밀도가 70%대 선에 그치는 반면, 우리 인산철 배터리의 경우 이를 87%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 이상 끌어올릴 경우 리튬이온과 마찬가지로 높은 에너지 밀도 때문에 폭발까진 아니어도 화재 위험이 있는데다, 리튬이온에 비해 저렴한 단가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마저도 사라질 우려가 있는지라...."

다시금 이어지는 전문적인 말에 나는 손을 살짝 들어보이며 그의 말을 끊어내고 다시금 현실적 효용성에 대해 물었다.

"자동차에 적용할 경우 효율은 어떻습니까?"

"끌어올린 에너지 밀도와 줄어든 무게를 감안하면, 동일한 플랫폼에서 리튬이온에 비해 약 15%정도의 주행거리 증가 효과를 보았습니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고체 배터리 (type. B)'라고 쓰여진 배터리를 집어들고는 물었다.

"다음 단계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우선 전고체의 전 단계로 겔타입 전해액을 도입하는 시도를 하는 A팀과, 아예 전해액 자체를 고체물질로 바꾼 것을 시도하는 B팀이 각각 개발중에 있는데

B팀의 경우 시제품 개발까지는 성공했으나 2번의 충방전만 가능한지라 아직 갈길이 멉니다. A팀의 경우에는 아직 시제품도 성공하지 못했고요."

그 말에 나는 속으로 '그래서 타입 A가 없었던 건가...'라고 생각하고는 말을 이었다.

"돈은 충분히 지원할테니까... 꾸준히 시도하세요. 인산철 배터리 관련해서는 양산 테스트 까지 완료했으니까 공장지을 준비 하시고요."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배터리 개발팀장이 물러나자, 나는 옆에 서있던 한민홍 교수에게 물었다.

"교수님께서 개발중이신 자율주행 쪽은 어떻습니까?"

"이번에 QULAB쪽에서 군수 납품을 위해 개발한 라이다 센서와 초음파 센서, 그리고 전방위 카메라를 탑재한 신형 오토파일럿이 자체 내부 기준 4.5단계를 돌파했네."

역시나 연구자 특유의 발화 스타일에(본인들 기준에서는 최대한 풀어서 쉽게 말한 것이지만) 나는 다시 질문을 던지는 수 밖엔 없었다.

"4.5단계면 어느 수준인겁니까?"

내 질문에 한민홍 교수와 함께 넘어온 연구원이 답을 이었다.

"대부분의 도로조건에서 시스템이 자동제어하는 단계입니다."

"대부분...? 그럼 현재 제외된 조건은 뭡니까?"

"비포장도로와 일부 규격외 도로입니다."

"선진국에서만 써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군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규격 내 도로라면 어찌되었든 주행지원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규격 외 도로라고 해도 도로 상황에 따라 2단계~3단계의 주행지원기능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의 피로도 경감이라는 측면에선 유의미합니다.

물론 말씀하신대로, 라이다 센서와 초음파 센서, 그리고 전방위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를 통제하는 차량용 반도체 통합 모듈의 가격을 생각하면.... 단가 문제 때문에라도 선진국 외의 지역에 보급이 될 수 있을거라 보진 않지만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 슬슬 양산에 들어가도 되겠군요. 공장관련해서도 동시에 준비하라고 했는데... 조비서. 어떻게 됬습니까?"

"예. 거의 완공단계입니다. 사실 하드웨어 부분은 인산철 배터리 외에는 전부 완성이 된 단계였기에... 지금 당장이라도 가동이 가능합니다만...."

내 말에 조비서가 답변하다 말고 슬쩍 한민홍 교수를 보자, 한민홍 교수가 아쉽다는 듯 말을 이었다.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진짜 한 걸음... 아니 이제 한 발 앞까지 왔는데..."

그 말에 나는 한민홍 교수를 달래기 위한 말을 던지며....

"세상 모든 제품을 완벽하게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이 참에 출시를 해 데이터를 모아서 최종적인 조건들을 채워나가는 편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 놓은 것이 있으니, 가능한 시점에 제가 따로 교수님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데미스 허사비스랑 일론 머스크를 한 번 찾아봐야겠네.'

그렇게 한민홍 교수를 달랜 나는 나와 함께 동행한 실무자들에게 지시사항을 내리고는,

"우선 미국에 자율주행 관련 테스트를 신청하고. 오프로드 주행을 시험한 뒤 직접 판매에 들어가는 것으로 하죠."

"당연히 전기차로 만드실 생각이시죠?"

"예. 그러기 위해선 충전소 설치부터 할게 많을 겁니다. 아, 그리고 통신 모듈을 탑재해 상시 우리 서버와 연결되게 하는 것 잊지 마시고요.

판매자들에게는 동의서 받고 매일 매일 주행 데이터 받아내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된 시운전 모델을 보러가죠."

바로 UDDC(유니버스 드라이빙 센터)로 향했다.

UDDC로 향하는 도중 나는 문득 전생에 전기차로 대표되던 한 인물을 떠올렸다.

'원 역사 대로라면 지금쯤 당연히 전기차 시장에 테슬라가 나와있어야 하는데... 뭘 하고 있는거지?'

그리고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조비서에게 일론 머스크에 대해 알아볼 것을 지시하게 만들었다.

"조비서."

"예. 회장님."

"혹시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이 뭘 하고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겠습니까?"

"일론 머스크... 미국인입니까?"

"예. 2000년대 페이팔이라는 기업을 만든 사람입니다."

"알아보고 바로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데미스 허사비스. 이 사람도 찾아주세요. 영국인이고... 인공지능과 뇌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입니다."

"그럼 찾는 즉시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QULAB-디트로이트 연구소에서 나온 나는 UDDC에 가자마자 곧바로 준비된 차량에 몸을 싣고 연구원들이 자랑스럽게 말하던 기능들을 하나씩 살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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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태준이 개선된 공정과 구조로 만들어진 유니버스만의 인산철 배터리를 확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 제주도, 미국 디트로이트, 일본 홋카이도, 브루나이 전역, 태국 방콕에 공사판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유니버스에서 제주도에 뭘 계속 설치하고 다니던데 그거 뭐임?

- 전기차 충전기라던데?

- 전기차? 유니버스에서 차도 만든대?

- 여기 주알못들 많네. 전에 사성 스파이가 유출했다는 찌라시도 못봄? 거기 전기차 계획 있었잖어.

- 그거 중장기 계획이라서 한참은 있어야 된다고 들었었는데.... 그게 벌써 나와?

- 나오니까 전기차 충전기를 막설치하고 있는거겠지.

그리고 이런 공사판을 시작으로... 곧 이어...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유니버스 101'이라는 이름으로 차량이 공개되었고,

- 유니버스 101... 101이라는 숫자의 의미처럼 전기차의 교과서가 될 수 있을까?

- 각국에서 시험운행 들어간 유니버스 101.... 소리없이 조용한 차

- [포토] 유니버스 101이 이상하다? 조수석에만 사람이 앉아있는데 차가 움직인다?

공개된 유니버스 101은 각국에서 엄청난 파란을 일으키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니버스 101이 정식 출시 전 파란을 일으키던 그 무렵,

시장 한 구석에서는 다른 의미로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 KTJC, 유니버스 모빌리티 컴퍼니 설립.... 새로운 중간 지주사의 출현...? 대현차는 어쩌나.

- 대현차, "유니버스 그룹에서 벗어난 것 아니다. 여전히 공고한 관계." 주주들 달래기 나선 정현민 대현차 사장.

- 유니버스의 침묵이 길어질 수록 요동치는 대현차 주주들....

- [주식 칼럼] UMG, KTJC가 보유중인 대현차 지분 전부 인수.... 대현차 KTJC 직속에서 손자회사로 격하되나? 그럴리 없다.

- UMG의 M에 주목하라... 모터가 아니라 모빌리티인 이유.

태준이 유니버스 101과 함께 설립을 마친 유니버스 모빌리티 그룹의 등장에 평론가들을 시작으로 주식시장에 속한 대부분의 주주들이 경기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시장 반응에 태준은....

"... 가능하겠습니까?"

"맡겨만 주시면 성심껏 하겠습니다."

- UMG의 수장자리 정해졌다.... UMG 사장직 겸임하던 김태준 회장 설립 3주만에 내려와... 후임은 누구?

- 김태준 회장의 놀라운 인선! UMG 사장직에 대현차 사장, 정현민 발탁.

- UMG 사장에 정현민 전 대현차 사장 임명, 놀랍지 않은 결과... 대현은 사실상 유니버스와 한 몸 된지 오래.

정현민을 불러다 UMG의 사장직에 앉히는 것으로 답했다.

- 정현민 UMG 사장, "UMG는 자동차에 국한된 것 아니야.... 자동차 사업은 대현차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

그렇게 정현민을 통해 위아래로 들썩이며 춤을 추는 주식시장을 가라앉힌 태준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근 UMG와 관련한 논란이 많아 정리해드리고자 합니다. 몇몇 기자분들께서는 이미 맞추셨는데...

UMG는 단순히 대현차 위에서 추가로 돈을 빼먹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대현차를 중심으로 UMG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환경을 지키는' 새로운 모빌리티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초석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UMG 산하에는 대현차 외에 추가적으로 유니버스 드론 컴퍼니, 유니버스 로보틱스 등의 회사를 설립하여 둘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로드맵을 밝히며 대현차를 팽했다는 소문을 완전히 분쇄한 뒤...

새로운 폭탄을 던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계와 재계에서 불고 있는 국가 기간 산업 효율화 정책에 따라 대현-우대-한섬의 통합 철도 사업자인 한국철도차량 역시 UMG산하로 인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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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김태준 회장... 먹성 어디 안가네. 한국철도차량 국가가 인수하네 어쩌네하면서 빙빙 돌던건데... 그걸 덥석 먹네.

- 돈이 많으니 뭔 짓을 못할까.

-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저런 기업을 그냥 사진 않지. 로드맵 보니까 이해 가는 인수 계획이더만.

- 너희 눈에는 그거만 보이냐 ㅋㅋㅋㅋ 이건 백프로 정부에서 짬처리 하는거다. 돈 존나 버는 만큼 책임질 건 책임지라는 거지.

전에 대민행정 민영화때도 유니버스한테 짬때렸잖아. 그걸로 김태준 회장도 뿔 나서 성질부렸었고.

이번 것도 같은 맥락임. 원래 기간 산업 쪽은 움직이는 단위만 크지 돈은 안되잖어.

- 그거 다 쇼임. 정부 따위가 유니버스를 뭔 수로 건드리냐. 사실상 유니버스는 이제 제 2의 정부임.

금융, 통신, 문화, 심지어 행정까지 유니버스가 만들어놓은 판 위에서 굴러가는데.

거기다 그룹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그룹사 취급 받고 있는 대풍건설산업도 있으니... 여기에 교통까지 장악하면 이제 진짜 나라 세울 수 있음.

- 나도 KTJC 주주지만 넌 좀 너무 나간듯. 아무리 유니버스가 대단해도 국가를 뭔 수로 넘냐.

그렇게 내가 던진 폭탄에 여러가지 의견을 주고받는 네티즌들의 댓글을 확인한 나는 유니버스 원을 책상에 내려두고는 기지개를 켜며 혼잣말을 했다.

"음모론 취급이긴 해도 반은 맞는 말이긴 하니... 거 참... 이대로 가다가는 나중에 진짜 스탠다드 오일(록펠러가 만든 석유회사, 전세계 석유시장을 독점했고, 그 독점을 이유로 34개 회사로 쪼개졌다.) 꼴 나는 거 아냐?"

그렇게 내가 혼잣말을 내뱉자 보고를 위해 노크 후 들어온 조비서는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쪼개지게 된다면 회장님의 부는 더욱 거대해지겠지요. 그건 역사가 증명하지 않습니까?"

"석유랑 플랫폼은 다르니까요. 플랫폼이 쪼개지면 힘을 못쓰지요. 플랫폼의 힘은 사용자 독점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문제는.. 이제는 너무 커져서 진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내 대에는 몰라도 원이 대에는 어떤 식으로든 공격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점이 문제지만요."

"아직 한창 현역이신데요. 원 도련님께서도 아직 초등학생이고요."

조비서의 말을 듣던 나는 조비서가 들고 온 파일을 보며 말을 이었다.

"보고 서류입니까?"

"예. 말씀하셨던 두 사람의 정보입니다. 민감한 사안이라 하드카피로 가져왔습니다."

"주세요."

그렇게 조비서에게 파일을 건네받은 나는 파일에 있는 사진과 서류들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 데미스 허사비스 (36세) : 현 딥마인드 CEO.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 챔피언.

'다행히 데미스는 제대로 찾았고... 일론은?'

그렇게 데미스에 대한 정보를 본 나는 곧장 일론에 대한 정보를 폈고...

그렇게 쓰여진 정보를 본 나는 깜짝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일론 머스크 (41세) : 전 Paypal CEO. 현재 무직.

- Paypal : 미국 간편결제 서비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터넷 은행 X.com이 버블 직전 Confinity라는 회사와 50:50 합병하여 세워진 회사로 유니코인과의 경쟁에서 패배해 부도 폐업함.

그렇게 쓰여진 정보와 함께 첨부된 사진에는 노숙자 꼴로 캘리포니아의 한 공원에서 무료급식을 받아먹는 일론 머스크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나 때문에 망했다고....? 그래서 테슬라도 스페이스 X도 없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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