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63화 (163/200)

163. 혁신의 시대 (4)

사람들이 모이면 혁신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태준은 그런 면에서 돈으로 사람을 모으고 사들이며 강제로 혁신을 주입하고, 쥐어짜는 노력으로 사실상 전 세계 시총 1위의 기업을 일궈냈으나...

"언제나 부족하다고 느끼고는 있었지...."

언제나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준이 모은 사람들의 면면을 유심히 살펴보면,

처음으로 옆에 두고 쓴 타케미치는 변호사.

타케미치의 소개로 지금까지 함께 해온 오오와다는 금융인.

이후 태준의 옆자리를 가장 오래, 그리고 앞으로는 평생을 지켜야할 민영은 망해가던 회사의 임시 경영인 출신 비서.

빵빵카폰의 사장으로 유니버스 간부들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본질은 공학자에 가까웠던 김기백.

대단한 가문을 가졌고, 대단한 스펙을 가졌지만 전문적으로 하던 일은 역시 비서였던 앤.

거기에 수많은 지원 인력들과 산업과는 거리가 먼 학자 타입의 연구원들까지.

결국 뭔가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기 보다는 본질적으로 태준의 일을 서포트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인물들이거나,

혁신을 일으키되 너무 먼 곳에서부터 그 혁신을 일으키는 인물들이었기에,

그런 이들에게 태준이 기대한 것은 혁신보다는

"그러고보면 내 주변 사람들은 전부 내가 지시한 것을 100% 이상으로 수행해줄 사람들 뿐이었지."

태준의 생각을,

태준의 전략을,

서포트 하고 실현시킬 것.

딱 이 정도를 기대하며, 일을 시켜왔고,

실제로도 그런 태준의 기대에 태준이 모은 이들은 남다른 충성심과 애사심으로 일을 성실히 수행해 온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 일을 잘해 주었다고 해도 태준으로서는 이를 순순히 다 만족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것이었다.

"하기사. 내가 뭐 특별한 게 있나. 미래를 엿본... 아니, 그저 한 번 더 살다온 범인이었을 뿐이지.

하던 가락이 있고, 살던 가락이 있으니... 결국엔 나같은 사람만 모아놓은 걸지도."

그런 와중.

태준의 비전, 아니 정확히는 미래로 부터 끌어온 흐름에 이끌려 대현의 막내 정현민과

대현의 왕회장 정영주가 태준의 품에 들어오자,

"과연.... 이게 '진짜 혁신'인건가...."

태준이 그토록 바랐으나, 가질 수 없었던 진짜 혁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게 어쩌면 진정한 사업가 마인드일지도....."

그렇게 정현상이 가져온 기획서를 한참을 훑어본 태준은...

"당연히 승인해줘야겠지. 어차피 정현상 사장이 일으키는 혁신도, 결국..."

- 승인

"내 품 안에서 이뤄지는 것들이니까."

씩 웃으며 승인의사를 담아 도장을 찍고 정현상 사장의 기획서에 몇가지 노트를 해줌과 동시에...

"조비서님."

"부르셨습니까?"

"여기 이 기획서 대로 비서실에서 검토해서 수정하고, 최민영 법무이사에게 기획서 대로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계약서 받아오세요."

"알겠습니다."

조비서를 통해 해당 기획서를 현실로 끌고 오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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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쇼호스트 김민정입니다. 본 방송은 대현홈쇼핑 채널과 유니버스넷 쇼핑플래닛/비디오플래닛을 통해 동시에 송출되는 방송입니다."

- 10년만에 다시 나타난 홈 쇼핑,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워낙에 밖으로만 돌아다니던, 그리고 홈쇼핑 쪽과는 전생에 일을 해보지 않은 태준은 잘 몰랐던 사실이지만.

원 역사에서 홈쇼핑은 생각보다 그리 먼 미래의 것이 아니었다.

아니 원 역사의 같은 시간대에서 홈쇼핑은 사실상 쇼핑의 새로운 방법으로서 이미 정착된 뒤인 시점이었다.

정확히는, 95년 최초의 홈쇼핑 업체가 생겨난 이후 지지부진한 영업과 고질적인 저품질로 인해 소비자에게 외면받다,

97년 IMF와 함께 낮은 가격, 빠른 배송등을 어필하며 빠르게 성장한 산업이 홈쇼핑 사업이었다.

문제는,

현 역사에서는 원체 빠르게 진행된 인터넷 보급과 함께

비대면 쇼핑의 영역을 유니버스가 먹어치운지 오래였고,

배송과 반품 역시 유니버스가 작정하고 서포트를 해주고 있는 상태라 사람들이 홈쇼핑에 관심을 채 갖기도 전에 이미 멸종해 버렸다는 것이다.

거기다.

홈쇼핑의 성장 계기였던 IMF 역시,

태준의 금융대응으로 오지 않아 국민들의 소비여력 역시 원 역사에 비해 상당히 높았던 터라

홈쇼핑은 원 역사와 달리 95년 이후 5년도 채 유지되지 못한채 망해버렸고,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태준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기업 연합체로서 기업들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

KTJC의 수장, 태준에게 인정받아 자신의 입지를 새롭게 구축하고자 나선 정현상에 의해 홈쇼핑은 역사 속에서 나와 다시금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지금 보시는 상품은 우리들이 사랑하는 명품 브랜드, 샤넬의...."

다만, 태준이 살고온 원 역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생필품과 일반 상품들이 거래되었던 원 역사의 홈쇼핑과는 달리,

태준이 바꿔놓은 이 현 역사에서는 유일한 홈쇼핑-이커머스 채널인 대현홈쇼핑은

대현백화점이 취급하는 상품, 그 중에서도 명품 브랜드들이나, 고급 화장품을 취급하는 일종의 명품관 쇼핑 쇼가 메인으로 삼아

대현홈쇼핑의 입지는 물론이고 대현백화점 역시 고급 물건을 취급하는 곳이라는 입지를 탄탄히 쌓게 되었다.

그에 더해....

"우리 쇼핑 플래닛 판매도 늘었군요."

대현홈쇼핑이 멋진 데뷔로 새롭게 유통시장에 뛰어들자, 동시에 태준의 쇼핑플래닛 역시 다시금 주목을 받아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예. 회장님께서 제안하셨던 대현백화점의 자체 포인트, 상품권, 기타 모든 유가증권의 적립 비중을 계산해 전부 유니코인 하나로 통합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유니코인으로 대현백화점이나 대현 홈쇼핑에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적립이라는게 아무리 크다고 해봐야 10%이내니까요.

그정도로는 대현에서 취급하는 명품쇼핑은 악세사리 류 같은 자잘한 것이 아니면 어려우니... 당연히 남은 포인트가 우리 쪽으로 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조비서의 보고에 태준이 전체 매출, 그리고 유니버스가 먹을 수수료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조비서는 마저 보고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거기다 쇼호스트라 불리는 아나운서들의 상품 설명도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실시간 댓글과 리뷰를 보시면 상품은 구매하지 않더라도 아나운서의 상품 설명을 보면서 눈요기, 아이쇼핑을 하고 있다는 댓글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쇼호스트 김민정씨의 경우 팬클럽이 생겼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 보고에 태준은 씩 웃으며 조비서에게 다른 경쟁자들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대현이 이번 건으로 대박을 쳤으니 다른 백화점들도 하나 둘 홈쇼핑을 내려 할텐데요."

"예. 안 그래도 00년 이후 홈쇼핑 시장에서 마지막까지 버텼던 부경그룹 계열의 BK홈쇼핑도 최근 다시 물적 분할을 통해 법인을 세우고는 우리 쇼핑플래닛에 채널 개설을 문의해왔다고 합니다."

그 말에 태준은 보던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뻔히 대현과 관계를 알면서도 개설을 물어왔다는 건.... 우리 유니버스가 거절하지 못할 걸 알고 그렇게 나오는 것이군요. 플랫폼은 공정해야 하니까."

"예. 거기다 영세한 쇼핑플래닛 입점 점주들도 부활한 홈쇼핑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빠르게 비디오플래닛에 자신들 상품으로 쇼호스트를 따라하는 영상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비디오플래닛에서 유명세를 떨친 상품 리뷰 전문 VPer(원 역사로 치면 너튜버)들에게 쇼호스팅을 맡기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대응...이요? 아, 저희쪽에 채널 개설을 요청하는 홈쇼핑에 대해서는..."

"아니. 다른 홈쇼핑에는 '아직 실험적인 서비스일 뿐'이라 답하고 서비스가 안정화 되는 대로 본격적인 입점 허가를 내겠다고 처리하죠.

제가 묻는건 일반 입점 점주들에 대한 대응입니다."

"그 부분 역시 별도의 지원은 없이 그저 자연스럽게..."

조비서의 말에 태준은 손을 들고 조비서의 말을 막은 뒤

'역시... 일만 잘하는 사람들이라 어쩔 수 없나.'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던지며 말을 이었다.

"막지 말고. 지원하세요."

"예?"

"이미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대현에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해도 완전히 새로운 것도 아니기도 하고.

대현측에서 나름대로 상생하겠다고 일반 상품은 다루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지만, 그렇다고해서 플랫폼인 우리가 공정한 경쟁을 막는 인상을 줘선 안됩니다.

적어도 시스템적으로는 동등한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쇼핑플래닛 판매페이지에 동영상을 첨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더불어 해당 스토어 페이지에서 라이브를 진행하면 해당 페이지을 즐겨찾기 해놓은 고객들에게 자동으로 알림이 가는 시스템도 구축해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세요."

"대현의 반발이 있을텐데요..."

"어차피 대현은 명품관 위주로 홈쇼핑을 굴리고 있습니다. 애초에 포지션이 달라요.

그런 상황에서 반발할 만큼 대현백화점 사장 정현상도 바보는 아닙니다.

거기다 사업 아이디어는 저작권이 있는 것도 아니라 보호의 대상도 아니지 않습니까.

설사 반발한다고 해도, 불쾌감 정도의 표현일 뿐일 것이고.

설사 더한 반발을 한다고 해도 우리로서는 공정하다는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태준의 쇼핑플래닛에도 큰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 홈 쇼핑하면 잭필드 3종 세트만 생각했는데... 명품이라니.

- 솔직히 이번 일은 대현이라 가능했다. 대현백화점 MD들 수준이 높긴 함.

- 그러나 결국 배송부터 방송 송출까지 전부 유니버스 산하에서 하잖아.

그리고 그마저도 실험적인 서비스라는 말이 나온지 한 달 만에 다른 홈쇼핑 회사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고. 죄다 유니버스 페이지 하나씩 받지 않았음?

그렇게 보면 결국 승자는 또 유니버스네.

- 하지만 다른 곳들은 대현하곤 급이 다르지. 저질 상품도 막 떼다 그냥 팔아치우던데.

- 요즘 세상에도 그런 짓을 하는 놈들이 바보 아님? 막말로 컴퓨터... 아니 유니버스 원으로 바로 다른 회사랑 비교 가능한 시대에 그런 짓을 하는게 말이 돼?

- 그래도 개인 셀러보단 나음. 유니버스에 오픈해준 SV플래닛서비스로 유사 홈쇼핑 개인방송 수시로 송출하는데 이놈들은 진짜 품질이 극과 극임

- 뽑기머신이 따로 없구만. ㅋㅋㅋㅋㅋ

- 애초에 그런 뽑기 머신 거르라고 구독, 좋아요 하라는 거임. 그거랑 리뷰로 유니버스에서 점수 매기더라. 혹시라도 피해보면 유니버스에서 책임지고 보상해주고, 이후 피해에 대한 구상권 청구하는데 그렇게 보호해주고도 당하면 그건 소비자 문제지.

- 음...? 진짜? 전부 보상해줌?

- 식음료처럼 먹어 없어지는게 아닌 이상 거의 보상은 100%된다고 보면 됨. 반품도 개 빠르던데...?

그렇게 대현자동차에 이어 대현백화점이 일으킨 대규모 혁신을 본 언론에서는...

- 디지털 전환, 대세를 입증하다. 대현백화점, 영업 이익 최대 규모... 온오프라인 모두 성장!

- [특집기사]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결국 유니버스넷? 유니버스와 손잡은 기업과 유니버스와 적대한 기업의 명과 암. 대현vs사성.

화두로 '디지털 전환'을 들고 나와 사람들을 흔들기 시작했고 자연히...

"증시 소식 알려드립니다. 최근 화두인 디지털 전환을 두고 투자자들의 투심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유니버스와 사실상 한 지붕으로 묶인 구 대현 그룹의 그룹사들이 일제히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유니버스넷의 모회사인 KTJC의 우선주들 역시 차례로 상승하기 시작해, 현재는 매물대가 없는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다시 주목받으며 부활한 홈쇼핑 업계 역시 유니버스넷에서의 판매 및 송출을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리고 있습니다.

유니버스 입성에 성공한 대현백화점은 물론, 부경그룹의 BK홈쇼핑은 신고가를 기록하였지만, 여타 다른 기업의 홈쇼핑 업체들은 연신 고배를 마시고 있습니다.

특히, 유니버스와의 악연으로 독립적인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선언했던 사성의 경우, 전자를 중심으로 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시장은 태준이 보여준 그간의 실적과 태준과 새롭게 손잡은 대현그룹이 보여준 실적,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 가치를 선반영하는 것을 너머 미래 전망까지 선반영해 돈을 전부 유니버스와 관련있는 쪽으로 몰아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몰림세에....

- 우대증권, UDS UNIVERSE 고배당 ETN 6종 출시!

- 인베스코, KIT(KOREA IT) ETF 3종 출시. 티커는 KQQQ, KQLD(x2), KTQQ(x3)

....

...

..

.

각국의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들을 내놓기 시작한데 이어...

- KTJC 시리즈, 각종 주요 지수 편입... 우선주만으로 이뤄낸 쾌거...!

- KTJC 나스닥 100, MSCI, S&P500, 다우존스 전부 편입.... 미국 내에서도 화제

- 지수 편입된 KTJC로 몰리는 돈.... KTJC 우선주 천정부지로 치솟아... 액분은 언제?

미국을 중심으로 신평사에서 지수편입까지 해버리며 세계적 규모의 "BUY UNIVERSE" 기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성공에...

"... 하핫... 미친... 이게 말이 돼...? 대현그룹 역사상 신고가 달성의 이유가 유니버스라니... 하핫..."

"그러니까 빨리 형도 그냥 넘어오라니까. 회장님이 보통 분이 아닌 건 이미 너무 잘 알면서 뭘 그렇게 버티고 있는거야?

이번 홈쇼핑도 회장님한테 잘 보이려고 가져온거 아니었어? 실제로도 지금 들어오면 형 입지는 확실히 보장 받을 수 있을텐데 뭘 더 망설여.

다른 형들도 설득해서 데려와야 할 판에."

태준에게 완전히 귀부한 정씨 형제는 신이 나 대현과 유니버스의 관계를 엮을 생각을 하고 있었고...

태준은....

"음... 이 참에 생태계에 빈 곳을 몰리는 돈을 이용해서 채워 넣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기왕이면 추가로 정씨 형제들 같은 사람들도 끌어들이고. 조비서. 들어오세요."

"찾으셨습니까?"

기업과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자금 투하를 준비중이었다.

"예. 우선주 B를 추가 발행하고, 몰리는 돈을 끌어모은 다음... 여기 쓰인 기업들 살 수 있으면 사들이세요.

특히... 일본의 소재기업들은 적대적 M&A를 통해서 사들여도 좋습니다. 일본 정부의 반발은 제가 막아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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