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스티브 잡스 (2)
"우리 태극 전사들이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16강이 이곳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이뤄졌습니다."
"히딩크 감독으로서도 참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을텐데요. 비기는 게임은 하지 않겠다던 히딩크 감독의 투지가!
스승의 투지를 받아 온 열정을 쏟아낸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대한민국을 D조 1위로 16강에 올려놓았습니다!
6월 14일! 역사속에 기록될...."
태준으로 인해 바뀐 역사와 바뀌지 않은 역사가 있었는데.... 히딩크호의 선전은 다행히 바뀌지 않은 역사에 해당했다.
태준이 손을 댄 것이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었지만.
사건이라는 것이 어디서 어떻게 튈지 모르는 것인 만큼 태준으로서는 월드컵 역사가 바뀌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한편, 바뀐 역사도 있었으니.
- 16강!!!!
- 지금 광화문 상황.JPG
- 실검 순위 캡쳐 ㅋㅋㅋㅋ 1-30위까지 전부 월드컵 관련 실검 ㅋㅋㅋㅋ
바로 로그북이라는 SNS와 앤서블로 인한 사회상 그 자체였다.
이 부분은 확실히 태준의 공로였다.
해방이후
정치, 경제, 사회의 근대화와 현대화를 아주 빠르게 겪은 한국인들의 기질과 특질과
태준이 돈을 쏟아부어 만든 인프라가 만들어낸 사회변화.
그것이 지금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행사를 맞아 거대한 꽃봉우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기존에 QULAB에서 운영하던 데이터 센터가 확실히 연구원들이 유지보수를 하는 만큼 효율성은 좋지만... 이제는 별도의 데이터 센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니 사실 좀 늦었죠. 인터넷 서비스의 운영을 맡고 있는 유니버스 네트웍스도 자체 데이터 센터를 가지고 있고, 또 운영을 하고 있지만...
그때 그때 필요한 서버를 증설하는 것으로는 이제 대응이 어려울 지경입니다. 선제적 대응을 한다고 해도.... 대응 공급을 수요가 금세 뛰어넘어버리니..."
그리고 그 거대한 꽃봉우리는 너무 거대해서 태준이 운영하는 유니버스넷의 엔지니어들을 고민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회장님께서는 따로 말씀이 없으신 겁니까?"
"애초에 회장님께서 이번 일까지 전부 처리하실만큼 한가한 분은 아니시지요.
우리 유니버스 그룹이 아닌 다른 그룹의 사례로 보면 여지껏 모든 일을 회장님께서 봐주신게 이상한 일입니다. 규모가 작지도 않은데 말이죠.
아무리 시대를 초월한 초인에 가까운 분이라고 해도 모든 일을 직접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야 그렇지만... IT분야에 한해서 만큼은 사실상 아직까지 전권을 회장님께서 쥐고 계시다고 봐야 하니 그렇지요."
"일단 회장님께서 쓰신 '중장기 데이터 산업 전략'이라는 기획서에 따르면... 지금 시점이 중앙데이터 센터를 확충할 시점이긴 합니다."
"그럼 부지는 어디로..."
"국가 보안법 문제도 있고 하니 기껏 해봐야 강원도가 되겠지요. 통일이 되었다면 북한 개마고원등지에 박아넣고 아예 낮은 기온을 이용한 쿨링시스템 비용 절약을 노려보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게 아니니..."
"그럼 일단 기안해서 상신해보도록 하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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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여진 엔지니어들의 기안서를 본 태준은 가만히 보다가 말을 이었다.
"강원도에 유니버스 통합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괜찮네요.
다만... 그렇게 되면 이곳에 만일의 사태가 생기면 불안하니 우리가 진출한 모든 국가에 하나씩 통합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지역별로 지어진 각 서버들은 데이터 요구량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관하는 미러링 서버로 전환해서 운영하는 방안으로 진행하도록 하죠.
아 각국 중앙 서버는 실시간으로 데이터 연동이 되게 설계하라 지시하시고요.
데이터 센터 센터는 친환경 설계를 최대한 반영하라 전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태준이 또 다시 돈 지랄로 지금의 IT세계 장악을 준비하던 그 무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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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역시 이를 갈며 왕좌를 차지한 태준을 밀어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태준은 가전시장에도 발을 담그고 있지. 분명 어떻게든 스마트폰과 가전을 엮으려 들거야."
"그렇겠지요. 이미 일전에 미국시장에서도 가전기기의 정보를 분석하여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알음알음 팬들을 모았으니까요."
"그러니 우리는 생산성을 중심으로 한 맥과의 연계를 최대치로 올려야해. 그런 면에서 이 iOS로는 안 돼."
"하지만... 요구성능이 거기까지는 되지 않습니다. 구조적으로... 차라리 태준의 원 OS를 사다가..."
"그건 절대 안돼. 원 OS를 사서 쓰는 순간...."
스티브 잡스가 말 끝을 흐리며 말을 삼켰지만, 그 뒤에 이어질 말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분명 유니버스넷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겠지. 더구나 우리는 자체 웹 브라우저도 이미 가지고 있는데 원 OS를 쓰는 순간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도 완전히 밀려버린다.
안 그래도 김태준 회장이 최근 데이터센터 영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래서는...'
그리고 이런 모두의 생각은 애플을 실패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타게 하기 충분했다.
"일단... 수정본을 만들라고 지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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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스티브 잡스가 죽을 쑤며 헛발질을 하고 있는 사이.
월드컵 4강 신화의 후유증에 빠져있던 대한민국에 새로운 충격을 줄 무언가가 유니버스 공식 사이트에 발표되었다.
[공지] 유니버스 원 2002 로드맵
- 2002. 6.25 (완료) : 유니버스 링크 업데이트
- 2002. 8 (예정) : 원 OS 메이저 업데이트 : 중요 보안 업데이트
- 2002. 10 (예정) : 앤서블 메이저 업데이트 : 사진 전송, 인터넷 전화 기능 추가
- 2002. 11 (예정) : 로그북 메이저 업데이트 : 셀럽로그 기능 추가
- 2002. 12 (예정) : 유니버스 프라임 발매
그리고 이 발표를 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 미친...뒤늦게 발표 보고 링크 업데이트 해봤는데 냉장고 안에 공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또 냉장고가 열렸는지 닫혔는지도 이제 알림이 오더라.
- 신형 유니버스 냉장고 사면 문 닫기도 자동으로 할 수 있음.
- 에어컨, TV도 조절이 되던데?
- 살다 살다 이미 산 핸드폰이 점점 업그레이드 되는 건 처음이다 진짜.
- 차기작 나오는 것 봐라. 코드네임만 나왔는데 벌써부터 유니버스 쇼핑 판매자들 중에 예약판매 시작하는 인간들도 있더라.
- 월드컵 끝나자 마자 바로 축제 분위기네. 거 참....
- 축제도 이런 축제가 없지. 문제는 돈이 든다는 거지만. ㅋㅋㅋㅋㅋㅋ 돈만 있었으면 나도 이번에 전부 유니버스 제품으로 바꿨다.
- 셀럽로그는 뭐임? 연예인들 로그 볼 수 있다는 건가?
- RTFM(Read The Fucking Manual)
- RTFM이라고 하지말고 좀 알려나 줘봐.
- 연예인 계정 인증 해주고 그걸로 유료모델 만든대. 돈 주고 연예인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볼 수 있는거지.
- 로그북이랑 앤서블 둘이 연동되지 않음? 직접 말 걸 수도 있겠네?
- 연예인이 대답을 해주겠냐? 한놈 해주면 죄다 몰려올텐데.
발매한지 한달도 안되어 계속해서 진화하는 핸드폰을 본 사람들은 유니버스 원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렇게 유니버스의 입지가 강해지고 강해져....
- 유니버스 원 프라임, 베일을 벗다. 눈이 편한 가장 좋은 크기. 10.3인치의 스마트 태블릿! 키보드, 마우스도 연결할 수 있어...
- [단독] 애플, 드디어 iPhone 공개한다! 유니버스 원 게섯거라!
- 유니버스 원 2003년 버전 시제품 공개. 군 납품을 위한 생존 관련 기능이 대거 추가.
- 유니버스 원 2003년 버전 시제품... 통신이 끊겨도 통신을 할 수 있다?! 유니버스 이머전시 토크 선보여
2002년 12월 애플이 아이폰을 공개했음에도 그 누구도 관심조차 주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차기작에 대한 수요 역시 대단합니다. 특히 최근 가전 교체를 앞둔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고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합니다."
그리고 이런 보고를 들은 태준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애플의 근황에 대해 물었다.
"좋은 현상이네요. 애플은 어떻습니까?"
"한국 시장 뿐만 아니고 미국 시장에서도 이제 고전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애플의 팬보이들 마저 이번 아이폰의 완성도에 실망해 우리 회사 제품으로 갈아타고 있고,
최근 발표한 유니버스 원 프라임의 경우 사전 구매 예약시 무선 마우스와 무선 키보드를 줘서 그런지 미국내 판매량에서도 애플의 맥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격에서도 우위가 있기도 하고요. 거기다...."
그렇게 보고를 하다 말고 서류를 뒤적이던 조비서는 빠르게 태준의 앞에 서류를 내밀며 말을 이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아이폰의 iOS를 우리 원 OS로 바꾸는 작업이 유행중이라고 합니다. 애플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라이트한 애플 팬보이들이 주축이 되어 작업을 하는 중인데...
아무래도 하드웨어 구조가 같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말에 태준은 악동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음.... 그렇단 말이죠?"
그렇게 보고를 받은 태준은 신이난 표정으로 조비서에게 마저 말을 이었다.
"맥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 QEMU(QEmulator; 애플이 부트캠프를 내놓기 이전 사용하던 윈도우 구동을 위한 에뮬레이터)를 써서 윈도우를 쓰는 사람들이 있죠?"
"... 저는 잘... 저는 평생 윈도우만 써봐서요."
조비서의 무지한 말에 태준은 답답해 할 법도 했지만, 한국 시장의 특성, 그리고 이러한 혁신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던 태준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는 말을 이었다.
"이 참에 우리도 다음 세대에 이런 멀티부팅 서비스를 만들어보죠. iOS의 생태계까지 완전히 잡아먹어버리는 겁니다."
태준의 충격적인 전략에 놀랄법도 했지만...
"QULAB에 주문 넣겠습니다."
조비서는 놀라지 않고 그저 태준의 말을 이제는 자신의 수첩이 되어버린 유니버스 원에 적으며 답했다.
그 태도에 태준은 이번 전략을 조비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상세한 설명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단. 절대로 iOS를 돌릴 수 있다고 홍보해서는 안됩니다. 타 플랫폼...
그래 적당히 팜 OS, 심비안, 블랙베리 OS, 윈도우 모바일을 구동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했다고 둘러댈 수 있게 준비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멀티부팅이 아닌 원 OS 상에서 네이티브로 팜, 심비안, 블랙베리, 윈도우 모바일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게 만들도록 지시하시고요."
"개발 기한은..."
"사실상 모바일 OS가 구동되는 하드웨어의 핵심 구조는 전부 유사하거나 같은 만큼 짧게 잡아도 될 겁니다. 한... 1년? 차기작 유니버스 원에 달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팜, 심비안, 블랙베리, 윈도우의 모든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게 원 OS를 업데이트 하는 작업은 2년 반 정도면 충분하겠지요.
이후에 하드웨어의 성능이 올라감에 따라 윈도우와 맥도 잡아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하시고요."
그렇게 태준의 말이 끝나자 조비서는 QULAB에 주문하기 위해 자리를 떴고, 다시 홀로 남은 사무실에 서 태준은 씩 웃으며 혼잣말을 이었다.
"하드웨어에서 이미 우리가 이긴 이상 백날 천날 OS갈아봐야 결국 내 밥이 될 뿐이지. 스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