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47화 (147/200)

147. 스마트폰 (5)

-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워 지는 가운데, 이번 월드컵 개막식 참가를 위해 북한의 김일천 국방위원장이 서울에 방문했습니다. 6.25 사변 이후 최초의 북한 수뇌부의 방문에....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02년 4월.

한국은 다가오는 월드컵에 축제분위기로 들떠있었다.

- 우리 태극전사들은...

- 히딩크 호의 출격....

모든 뉴스가 섹션에 관계 없이 월드컵에 관련된, 관련이 없어도 어떻게든 연관성을 찾아 엮어서라도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고...

"이야... 벌써부터 이런데..... 열리는 순간 장난 아니겠네."

"붉은 악마 티 샀냐?"

"아니. 무슨 티 한 장에 3만원이나 부르는데 어떻게 사냐?"

"쯧쯧.. 그 가격에라도 샀어야지. 막상 때 되면 물량 없어서 못산다던데."

사람들 역시 모이기만 하면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바쁜 와중에....

[유니버스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준비한 선물을 공개합니다.]

- 월드컵 공식 파트너 유니버스-

- 2002. 04. 30 COMING SOON

태준은 조용히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사 글자만 박힌 광고를 싣고는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지?"

"글세... 또 뭔가 하나본데?"

"김태준 회장이 하는 건데... 보통 일은 아니겠고..."

그렇게 태준의 광고에 사람들이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한 2002년 4월 30일.

"유니버스가 출시하는 새로운 시대의 휴대폰을 공개합니다."

태준은 유니버스의 새 휴대폰 공개 행사를 열었다.

사전에 예고된 대로 정확히 월드컵 개막식 한 달 전에 치러진 이 행사는...

태준이 살림집처럼 쓰고 있는 더 플러스 호텔 1층 컨퍼런스 홀에서 개최되어

태준이 돈을 쏟아부어 만든 종합기획사 UEP의 카메라로 영상으로 만들어져

태준이 영향력 행사를 위해 돈만 대주며 개입하지 않았던 종합편성채널과

이제는 전 세계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포털사이트 유니버스넷을 통해

전세계에 송출되기 시작했다.

어두운 단상 위에 홀로 큐카드를 든 채 미소짓는 태준의 모습이 등장하자.

TV로 보고 있던 어느 가정집에서도...

"... 꺄!!!! 회장오빠!!"

"시끄럽다. 뉴스보는데 정신사납게 소리치지 좀 마라."

"아빠! 이게 그냥 뉴스가 아니야! 그냥 뉴스가. 무려 우리 회장오빠가..."

"오빠는 무슨. 애까지 있는 40대 아저씨를. 이 아빠랑 나이 차도 별로 안난다 이놈아."

".... 나이 차이는 안나는데 얼굴차이는 왜...."

"시끄러."

유니버스넷 실시간 스트리밍의 채팅창에서도...

- 이야... 어떻게 양복에 조끼만 딱 입고 나왔는데 저런 테가 나오냐... 저게 무슨 기업인이야. 배우지.

- 딱딱해 보일까봐 롤업 한거 봐라. 패션 센스 부터가 남달라.

- 모델 출신인데 당연하지.

- 또 회장빠들 난리 나겠구만. 팔 근육이 어쩌고...

- 김회장이 찬 시계 저거 뭐냐? 좀 튀는데...? 전자시계인가?

- 글세... 확실히 평소 찍힌 사진에 나온 건 아닌데... 신제품인가?

- 전자시계를 신제품으로 내놓으면 주가... 아. 어차피 비상장이라 아무 상관 없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그렇게 전 세계의 반응의 폭풍과는 대조되는

태준의 얼굴만이 나오는 고요하고 심심한 영상이 한 30초쯤 되었을까.

태준의 은은한 미소와 함께.

"세계인이 휴대하는 전자기기."

이 행사의 시작을 알릴.

그리고 훗날 '스마트폰의 시작'이라며 각종 영상매체와 보도에 매번 재소환되어 틀어줄.

태준의 나레이션이 시작되었다.

- 세계인이 휴대하는 전자기기

휴대폰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휴대용 게임기

- 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유니버스넷 브라우저

앤서블

- 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인터넷 서비스

유니버스넷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왜 손에 세 개가 넘는 전자기기를 들고 다녀야 하지?

왜 유니버스넷을, 왜 앤서블을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쓸 수 있는거지?

이 당연한 물음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원점에서 생각했습니다.

그 원점에서.

우리는 당연한 답을 찾아냈습니다.

"하나로 합치자."

손에 들린 이 전자기기들을 하나로 합치자.

언제 어디서고

- 소중한 사람과 대화할 수 있게.

- 우리들의 무한한 꿈을 언제든지 세상에 선보일 수 있도록.

- 친구들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계속될 수 있도록.

"그렇게 우리는 온전히 비어있는 원점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계를 이끄는 연구원들이 모인 QULAB의 열정으로.

세계를 이끄는 기술자들이 모인 유니버스의 기술로.

세계 최초. 전무후무한 새로운 개념의 핸드폰을.

세계를 이끌고 있는 기성세대 여러분과

세계를 이끌어 갈 미래세대 여러분께 선보입니다."

그렇게 태준의 얼굴로 줌 인 되었던 카메라가 휙하고 돌아가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했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유명한 악곡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음악과 함께.

누가봐도 매끄러운 검은 단색의 작은 판하나가 등장하자.

- 뭐야.... 저건? 버튼이 없는데?

- 지금부터 오프닝이겠지. 스페이스 오디세이 모르냐? 거기 나온 모노리스가 저거임.

- 역시... UEP에서 이번 김회장 발표 연출을 맡았다더니... 시네필 냄새 확 나네.

- 영상미 보소... 나레이션 부터 아주 작정을 했네.

- 저게 어떻게 핸드폰이 된다는거지??

채팅창은 다시 한 번 미친 듯한 반응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반응 속에서 작은 판에....

- 팅.

하는 효과음과 함께 빨간 점이 떠오르자.

- ㅋㅋㅋㅋㅋㅋ ㄹㅇ 스탠리 큐브릭이네... 오마주 퀄 보소...

- HAL9000이다!!!

- HAL9000!!!!

시네필들의 환호성이 한차례 더해졌다.

그렇게 완전히 부팅이 된 스마트폰이 영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태준이 나래이션의 마지막 대사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니버스 원.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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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태준의 발표 이후.

한국은 물론 전 세계는 '유니버스 원'을 구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벌써요?"

"네. 이미 발표시점부터 '붉은악마' 한정판, 월드컵 기념 모델은 다 소진되었구요...일반 유니버스 원도... 구매예약 하셔야 살 수 있어요."

"그 구매예약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유니버스 반납기변 혜택은...."

"반납기변 혜택은 그대로 드립니다. 유니버스 측에서도 생산 물량 예측 실패로 라인 증설중이라니까... 곧 해결될 겁니다.

여기 구매예약 신청페이지구요. 지금 신청하시면... 한 달 이내로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한 달?!"

유니버스의 본사가 위치해있는 한국의 경우는 꽤 온건한 편이었지만...

"내가 먼저 잡았어!"

"You're a Fucking Liar!! 내가 먼저 잡았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품귀현상을 넘어 사회현상으로까지 치닫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혼란은....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월드컵차 방문한 해외 각국의 선수단 관계자들과 정부 인사들에게 한정판 모델이 선물로 지급되었다는 소식에 더욱 가중되기 시작했다.

"유니버스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물량을 이렇게 밖에 안찍은거야!"

"내 말이... 대체..."

그리고 이런 사회분위기 속에서 애플로 복귀한지 이제 5년이 지난 스티브 잡스는...

"... 미친... 제품도 미쳤는데.. OS부터... UI까지 전부 자체적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이런 사용성이라니....

이대로라면 맥 OS도 위험할지도 모르겠어... 서드파티가 약하다고 해도.. 이 정도면 곧 따라올 것이기도 하고...."

자신이 상상으로만 생각하던 물건을 구현해낸 유니버스 원을 손에 들고는 헛웃음을 지어보이고 있었고,

"... PDA를 완전히 물먹였다고 신나하고 있겠군. 김태준 회장... 우리 마이크로소프트 진영에만 머물러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이야....

거기다... OS는 무료 공개 예정....? 하. 미쳤군.... 아니, 내가 미치겠군. 미치겠어....!"

태준의 PC사업과 깊은 연관이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역시 난데 없는 소식에 황망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얼이 빠진채 태준의 유니버스 원을 들고 있었다.

물론 이런 혼란 속에서도 웃고 있는 자들은 있었으니....

"서버 동접 10만 돌파!"

"성공이야...! 대 성공이라고!!!"

"유료결제 액도 25억 달성했어!!! 공개 이틀만에...!"

"우린 이제 부자야! 부자라고...! 으하핫....! 하하하하하!!!"

"바람의 제국 만세!!!"

유니버스 원을 위한 게임을 만들었던 "넥스트 게임즈" 3인방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렇게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기뻐하고, 난감해하고, 답답해 하고 있을 무렵.

태준은....

"거 참... 엄청난 사고를 또 쳤더군."

"... 사고... 까지는 아니죠. 그리고 대통령님께선 이미 아셨을텐데요. 전파인증 받으려고 국립전파연구원에..."

"이 사람아. 내가 그걸 어찌 다 신경쓰고 앉아있겠나. 지난번 월드컵 기념 회담도 아직 뒤처리 중이고...

곧 월드컵도 신경써야하는데 자네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겠나?

차라리 감시를 하고 앉아있었으면 하고 후회할 때가 한두번이 아냐. 이 정도 일을 칠 줄 알았으면 당연히 신경 쓰고 있었을테고.

같이 보조 맞춰서 뭘 해보자고 먼저 제안을 했을테니까."

또 다시 김태충에게 불려와 한 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이번에는 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자네를 직접 끌고 갈 생각이니 잔말 말고 와."

"어딜 말입니까?"

"월드컵 개막식이지 어디긴 어디야. 자네가 이번에 내놓은 그 유니버스 원. 그게 어디 보통 물건인가?

거기다 노린듯이 나온 로그북(태준이 만든 SNS)이란 서비스도 가히 폭발적이지.

당장 자네를 위인취급하기 시작한 이들도 나타난 마당에 자네를 초정하지 않았다가는 내가 갈려나가게 생겼어.

자네가 내 옆에서 개막식 폭죽터질때 같이 손이라도 흔들어줘야지 겨우 진정될 분위기다 이 말이야.

자네가 싫다고 한 건 아는데 그래도 이번만큼은...."

김태충의 볼멘 소리에 태준은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잘...."

"그런다고 진화될 여론 같았으면 내 따로 부르지도 않았지. 이 사람아. 어휴... 안 그래도 월드컵이 코앞인데... 한 번에 모든 관심을 싹 빼먹어버리나 그래."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정해진 출시 일정이 있는지라..."

"누가 그걸 모르나. 다만 월드컵이 국가적 행사인 만큼 조금 뒤로 미루던가 했었으면 어땠나 하고 아쉬워 하는거지. 기왕 이렇게 된거 자네도 협조 좀 해주게."

김태충의 말에 태준은 허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기껏 따낸 월드컵 월드와이드 스폰서 자리 아닙니까... 한정판 장사를 하려면..."

"스폰서...? 그러고 보니 유니버스 로고를 홍보물에서 보긴 봤네만..."

"예. 전자, 통신, 결제 세 분야 스폰서 따내는데 거의 2억 달러 가까이 썼습니다."

"그런데도 빠질 생각을 한단 말인가?"

"그야... 유치에 나선 것도 아닌데 돈 댔다고 염치 없이 공로자랍시고 낄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니.... 스폰서는 광고목적이 큰 거니.. 효과만 보면 되니까요."

태준의 말에 김태충은 후.. 하고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내가 이렇게 부탁함세. 아니, 그래 뭘 원하나. 원하는게 있나? 자네 참석을 위해서라면 내 뭐든 주지."

"... 예?"

"그래. 이건 어떤가? 자네 공식 스폰서잖아? 그 스폰서 지위에 더해서 우리 한국의 기술력으로서 스마트폰을 개막식에 소개하는건?"

김태충의 제안에 태준은 턱을 괴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 흐음... 그건... 구미가 당기네요."

그런 태준의 반응에 김태충이 활짝 웃자. 태준은 말을 이었다.

"그럼 거기에 더해, 스마트폰 조달사업까지 주시면..."

".... 자네... 지금..."

"싫으시면...."

"아닐세. 아니야. 해줘야지. 신기술을 도입하고 지원하는건 나랏 일이기도 하니까."

김태충의 대답에 만족한 미소를 지어보인 태준은 김태충에게 공손히 인사하며 말을 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개막식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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