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46화 (146/200)

146. 스마트폰 (4)

"때가 된 것 같군요."

김성주, 손재겸, 김문규.

전생 한국 게임업계의 신성을 불러 앞에 세운 나는 이 세 사람에게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때라고 하시면..."

"두 분. 자립하셔야죠."

내 말에 유니버스 초기부터 지금까지 내 약속 하나만을 믿고 달려온 김성주와 손재겸은 놀란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럼..."

"예. 투자부터 유통까지 전부 우리 유니버스에서 지원하겠습니다. 스튜디오 내세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분은 여기 모인 이들과 1:1:1:1. 즉 25%씩 나눠서 가질 겁니다. 비용은 전부 제가 대지만요.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유니버스의 관계사 쯤 되는 방식이 될겁니다."

그렇게 내가 지분 구조에 대한 설명을 하자 영문을 모르고 끌려와 나와 김성주, 손재겸의 이야기를 듣던 김문규가 말을 이었다.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본사로 불려온 것도 그렇고... 여기 이 두 분은..."

"아. 그러고 보니 제가 소개를 건너 뛰었군요. 여기 김성주, 손재겸 '사장'은 QULAB초기부터 함께한 동료입니다."

"아... 선배님이시군요."

내가 김문규의 의문을 해소해 주기 위해 김성주와 손재겸을 소개하자 김성주와 손재겸이 머쓱한지 어색하게 말을 이었다.

"선배는 무슨... QULAB나와서 파견 나가있던게 언제적인데요."

"맞습니다. 나가면 아저씨죠. 거기다 나이대도 얼추 비슷한 거 같은데요."

그런 김성주와 손재겸의 반응에 나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두 사람은 대학생 시절부터 QULAB에서 활동했습니다. 처음 올 때부터 독립을 염두해두고 있었는데, 워낙에 실력들이 출중해서 제가 갖은 감언이설로 묶어놓은 인재들입니다."

"아... 그러시구나... 그런데 왜... 저까지....?"

그렇게 김문규가 내 설명을 들으며 의문을 제기하자 김성주와 손재겸 역시 나를 보고는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 말에 나는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까도 말했지만...이제 때가 됬으니까요."

"""때요?"""

"예. 여기 두 사람이 독립할 때. 그리고...."

그렇게 내가 말끝을 늘이자...

-꿀꺽.

세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침을 삼키고 내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리며 내 입을 빤히 바라보았다.

"게임 시장을 접수할 때가 왔으니까요. 김문규씨는 거기에 필요한 인재라서 내가 데려온 겁니다."

"게임 시장이라니.... 하하. 회장님. 그게 그렇게..."

그렇게 내 말에 김성주가 손사레를 치며 내 말을 반박하자 나는 빤히 김성주를 보며 말을 이었다.

"게임 시장을 먹을 생각이 없습니까?"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현실이...."

"현실? 현실이 뭐요?"

내 되물음에 김성주가 살짝 질려버린 표정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이제 막 신생 스튜디오가 어떻게 게임시장 씩이나 접수를 합니까. 전 세계 게임 스튜디오가 얼마나 많은데... 거기다 이미 대단한 IP가 얼마나 많구요."

"으음.... 그래서요?"

그렇게 내가 연신 되묻기만 하자 김성주가 반박하던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그런 김성주를 보며 말을 이었다.

"제가 사업을 시작해서 여기까지 온 것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서이기도 합니다.

그 정도 포부가 없이는 사업을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지요. 생판 모르는 남까지도 가족처럼 끌어안고 가야 하는 일이 사업이니까."

내 진지한 말에 김성주를 비롯한 세사람이 입을 다물자.

나는 이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준비가 아직 안된 모양이군요."

"아... 아닙니다."

"준비된 게 맞습니까?"

"예....! 아..아직 그 정도의 포부는 역시 제게는 무리지만... 가져보겠습니다."

"흐음..."

그렇게 내가 빤히 김성주를 바라보다...

"좋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 게임 시장을 먹어치워 들어갈지. 그 전략부터 설명하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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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 세 사람은 뭐에 홀린 듯이 태준의 사무실을 빠져나와....

비서실이 보이는 회장실 앞 로비에 마련된 작은 소파에

- 털썩...

주저앉았다.

"진짜... 저런 분들만 사업을 하는건가....?"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슬쩍 다시 회장실 문을 바라보았다가 한숨을 푹 내쉰 손재겸이었다.

손재겸의 말에 김성주 역시 완전히 혼이 나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건 아니겠지.... 실리콘 앤 시냅스 사장은 창업주인데도 너드였다고."

".... 그건 게임프리크도 마찬가지였지..."

그렇게 두 사람이 혼이 빠져나간 표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천장을 바라보며 한탄하듯 내뱉자 가만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문규는 놀란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 두 분.... 실리콘 앤 시냅스... 게임프리크에도 계셨습니까?"

"계셨다...기 보다는 그 두 회사도 회장님꺼야. 우린 QULAB소속 연구원으로 파견 나간거고..."

"그렇지... 덕분에 가서 많이 배우긴 배웠는데..."

그렇게 김문규의 질문에 답을 해준 두 사람은 이내 손에 들린 작은 나무토막 크기의 휴대폰...

"스마트폰이라고 했나..."

"어. 펫네임은 유니버스 원..."

"게임사에서 배운 경험을 여기 써먹을 수 있겠느냐... 그게 문제지."

아니,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게임을 만들기도 전에 콘솔을 만든 셈... 아니, 그것도 아니지... 포터블 콘솔에 전화기를 때려박은 거라고 봐야하나?"

손재겸이 내뱉은 날 것의 분석에 김성주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냥 들고 다니는 컴퓨터라고 해.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아까 회장님 말씀 못들었어? 온라인 모드도 지원하는 게임을 만들라시잖아. 그러려면 당연히 네트워크 환경도 고려해야지. 그리고 네트워크...."

"야. 골 울린다.... 그만 말해. 별 쓸데 없는 걸로... 넌 매번 그런 지엽적인 것만 보더라. 회장님 말씀 기억 안나?

이게 모든 사람들 손에 들리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라고 하신 말씀.

전화도 되고, 인터넷도 되고, 동영상도 보고, 음악도 듣을 수 있는데, 거기다 게임까지 돼.

그런데... 이렇게 가벼워. 이 자체로 혁신이라고 혁신. 그리고 그 혁신에 우리는 올라타는거고. 그것도 제일 처음으로.

아마 최초의 컴퓨터 온라인 RPG인 울티마 온라인을 만든 리처드 개리엇과 같은 위상을 갖게 될거다 이 말이야.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게임 개발자가 되는 거라고! 그런데 그런 지엽적인 걸 봐서 뭐해!

얼마나 이 게임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를....!"

말의 끝에 가서는 먼저 말을 꺼낸 손재겸보다 더 흥분해 소리치는 김성주를 본 김문규는 그 말이 채 다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에 가까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아가.... 콘솔이 종말을 고하는 시대가 오겠지요."

"응?"

"토머스 쿤이 그랬지 않습니까? 패러다임의 변화는 새로운 정상과학을 만든다.

여기에 완전히 부합되는 말은 아니지만... 기존의 컴퓨터 게임이나 콘솔게임 제작자들보다는 확실히 우리가 우위에 있게 되겠지요.

우린 완전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을테니....

기존의 컴퓨터 게임 개발자들은 스마트폰의 문법도, 사용성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테니까요.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진입을 하려고 해도...

이 스마트폰이라는 '어노말리(anomaly; 이상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애드 혹(ad hoc; 이상현상만을 반박하기 위한 가설, 임시방편)들을 가져다 붙이는 방식으로 진입해 들어오겠지요.

그렇게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게임 개발 문법은 컴퓨터에도, 콘솔에도 영향을 줄겁니다."

누가 연구원 아니랄까봐 온갖 학술적 용어로 떡칠한 말을 내뱉는 김문규였지만, 이 자리에 그런 그의 어려운 말투를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었다.

"... 새로운 시대인가."

"회장님은 대체... 어디까지 보고 계신거지...?"

"그러고 보면... CDMA 개발, 반도체 회사들에 대한 적대적 인수, 거기에 인터넷... 미디어... 거기에... 채팅프로그램까지... 전부 이걸 위해서 한 것 처럼 보일 정도인데...?"

"그리고 이제 게임도 들어가겠지. 우리가 있으니까."

"이제가 아니라 이미. 들어가있지. 회장님, 게임 회사도 두 개나 가지고 계시니까."

그렇게 세 사람은 오소소 돋는 소름에 동시에 자신들의 팔을 쓱쓱 쓸어 내리고는 슬쩍 회장실을 보더니 말을 이었다.

"일단... 본사에 자리 내주신댔지?"

"어... 빨리 법인설립부터 하고 오라셨어. 임대차 계약서 써야한다고."

"일단 가자. SDK받아서 만져는 봐야 유니버스 원 출시시기에 맞춰 공개하지.

젠장 이렇게 넋놓고 있을 때가 아니었네... 최종 빌드까지 1년 2개월밖에 안남았잖아!

문규 너도 빨리 가서 랩실 나간다고 랩장한테 말하고 오고....!

아, 간 김에 QULAB에서 사람 좀 빼와라. 우리가 사무실 준비하고 다시 연락할테니까, 너도 인수인계하면서 데려올 놈들 슬쩍 구슬러봐.

똘똘한 놈들 말고, 약간 나사 빠진 놈들로. 그런 놈들이 게임은 잘 만들거든. 딱 너같은 놈으로 데려오면 돼.

너 전에 네이밍 공모에서 HAL9000썼다며. 그런 놈으로 데려와!"

"예.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재겸이 너는 가서 아는 아트팀 경력자들 소개받아서 데려와."

"응? 아트는 여기 문규가 하는거 아냐?"

"문규가 왜 아트를 해. UI잘한다고 아트하냐. 원화는 어쩔거고. QULAB출신 인재한테 도트 찍게 할 거야? 우리가 동네 구멍가게 차리는 게 아니잖아.

회장님이 빵빵하게 밀어주신다니까 우리는 셋 다 각 파트별 디렉봐야지. 뭔 소릴 하고 있어....!"

"아이고.... 오자마자 바로 전화돌려서 아쉬운 소리 하게 생겼네...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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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서 간만에 새롭게 연구원을 뽑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게임업체 '넥스트 게임즈'의 설립 보고와 함께 넥스트 게임즈에서 벌인 '만행'에 대해 보고를 들은 나는...

"하하하하하...."

한껏 박장대소하며 눈물까지 보이고 있었다.

"회장...님?"

"아... 아닙니다. 그럴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하긴 했는데... 기어이... 기어이 일을 친 것을 막상 보게 되니 너무 재미있어서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넥스트 게임즈 사장들에게 말을 해야..."

"됐습니다. 어차피 말 몇마디에 연구소에서 나갈 사람들이라면 그러는 편이 좋습니다. 다른 꿈이 있다는 말이니까요.

거기다 내 품을 완전히 벗어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 그럼 이대로 진행을..."

"예. 새로 연구원 모집하시고... 대학 설립 인가 나는 대로 기존 연구원들 중에 교수로 보낼 사람 있는지도 알아봐주세요. 땅은 구했죠?"

"예. 분당신도시 아래쪽에 대장동이라는 빈 터가 있어 한국 캠퍼스는 거기로 정했고, 일본은 사이타마, 미국은 실리콘 밸리와 뉴욕,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톡과 모스크바로 구했습니다."

"잘 했네요. 땅 덩이가 넓은 두 나라는 아예 캠퍼스도 따로 차려버리는 편이 낫지요."

그렇게 보고를 마치고 내 앞에 자신의 보고에 대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 두 개를 내려놓고 가는 조비서에게 손을 흔들어준 나는 다시 보고서에 시선을 보내곤 씩 웃어보였다.

"1년 2개월 뒤가 기다려지네. 얼마나 대단한 걸 만들어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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