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쓸어담는 재벌가 서자-120화 (120/200)

120. 남북정상회담 (10)

120.

한국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기사가 기사를 낳는 지경에 이르렀다.

- 한국, 탈냉전의 시대로.

- 코리안 디스카운트 해소되나, 남북정상회담 확정

- 정영주는 방북에서 무엇을 했나... 금강산부터, 개성공단까지.

....

...

..

그렇게 폭발하듯 쏟아지는 기사 속에서 태준의 이름은 없었지만...

"태준이 성공했나보군.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보니."

"뭘 줬을지가 문제네요."

"뭘 주기나 줬을까? 태준. 그 친구는 은근히 실속은 다 챙기는 친구라서 말이지."

"그런데도 밉지 않은 걸 보면... 역시 사람은 잘생기고 봐야 한다니까요."

"나 처럼 말인가?"

"얼굴 값하는 남자는 별로지만. 태준은 아니니까요."

미국에 있는 클린턴, 힐러리 부부는 물론,

"정영주 회장을 얼굴마담으로 세우고 김회장이 협상을 했군.

이렇게 일 처리를 빠르게 할 수 있는 자는 그자 뿐이지. 매번 느끼지만 참으로 대단한 자 아닌가.

우리 일본 돈을 털어갈 때도 티 한 번 안내고 은근슬쩍 아무도 모르게 털어가더니...."

"..."

"자네보고 뭐라고 하는 게 아닐세. 버블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득을 보는 건 당연하니까.

그리고 그 자가 거져 가져간게 아니지 않은가."

"이득을 나눌 줄 아시는 분이죠."

"그 말 대로야. 어쩔때 보면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을 잘 아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 그런 자로부터 버림 받지 않아야 하는데.... 저 아베가 문제로군."

일본에 있는 다케시타 노보루도,

"흠... 남북정상회담이라. 기어코 성사시킨 것을 보면 결국 태준이 해낸 모양이군.

무슨 거래를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 나도 속도를 높여야겠어."

러시아의 푸틴 역시 기사에 태준의 이름이 없어도 이 모든 일을 태준이 벌였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거기다 거래의 당사자인 김일천 또한 자신이 태준의 세치혀에 놀아났음을 알고도

나름대로 이득을 보았다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정도 어깃장을 부릴 생각이었는데... 여우에 홀린 것도 아니고, 어영부영 회담을 확정지어버렸군.

김태준... 그거 아주 물건은 물건이구만. 내 속 마음을 빤히 보고 있는 사람처럼 어떻게 그렇게 딱딱 원하는 말만 하고 실속은 다 챙겨가는지...

하여간 머리 좋은 놈이 말빨도 좋아서리. 토생전의 토끼같은 놈 따로 없구만."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차라리 그 놈을 이용해 공화국을 발전시키는 방법이 좋지 않겠습네까?"

"그야 그래야지. 어차피 남한에서도 개성공단에 금강산 관광으로 우리한테 돈을 가져다 바치기로 했고,

태준이 고 토끼같은 놈도 희토류인지 뭐시깽인지를 캐간다 했으니 그 값을 받으면 주체 핵 개발에 도움이 될게 아닌가.

게다가... 그 놈이 한 말이 틀린 것도 하나 없지 않나. 머리가 비상해서 그런지 나와 통하는 면이 있다 이 말이야.

우리 안에도 반공화국 책동을 속으로 생각하는 천인공노할 개잡종들이 아직도 숨 쉬고 있을게 뻔한데... 그를 쳐낼 방법으로 성은이를 이용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앓던 속, 시원히 뚫어준게 남조선놈이라는게 퍽 답답스럽지만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이 조선천지에 내 맘을 알아주는 놈이 남쪽에라도 한 놈이 있다는게 참으로 다행이지 않네?"

그렇게 한-미-일-러-북 이 4개국 1개 단체의 지도자들에게 태준은

그 능력만으로도, 언론에 조차 나오지 않았어도 불현듯 그들의 머릿 속에서 튀어나오는 낭중지추와도 같은 존재가 되어있었다.

한편, 각 국의 지도자들 사이에서 동업자 내지는 친구정도의 위상을 갖게 된 태준은 정작 자기 집안에 난 불을 끄기 위해,

아니, 어쩌면 자신의 마음에 붙어버린 불을 끄기 위해, 황급히 고양시에 위치한 사법연수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단한 입지를 가지게 된 태준이었지만... 아니, 그런 입지를 가졌기에 태준은 자신의 마음을 돌보러 가는 와중에도 일에서 해방될 수 없었다.

고양시로 향하는 길목에서도 태준은 끊임없이 이곳 저곳 전화를 걸어가며,

한 쪽에는 노트북 두 대를 번갈아 놓고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에나 나올법한 성공한 비즈니스 맨의 표본과도 같았지만,

정작 그 일을 하고 있는 태준에게는 그가 쥐게 된 입지 만큼이나 무거운 것이었다.

"앤. 합동공연 준비는 잘 되가고 있습니까?"

"태준 없는 사이에 일단 문광부에 협조 구해서 1차로 추려두었어요. 다만, 이제 아무래도 북한으로 간다는 그 위험성 때문인지 소속 연예인들이 꺼려하는 분위기가 좀 있네요."

"안전문제는 확실히 보장한다고 해도 그런 분위기인가요?"

"예. 아무래도 그간 반공기조가 계속 이어져 왔고, 그런 기조에서 교육받고 자란 인물들이다보니...."

"그럼 일단 추려진 인원들로 해서 나중에 제가 직접 설득하는 방향으로 가죠. 자리 준비해주세요."

그렇게 앤에게 연락해 남북정상회담에 곁다리로 끼워넣을 합동공연 준비를 확인하고,

"오오와다 사장."

"예. 회장님."

"러시아쪽 진행상황은 어떻습니까?"

"김기백 사장이 잘 해주고 있는데다, 러시아에서도 상당히 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어서 별 다른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다만...."

"다만?"

"최근 러시아의 재벌들이 돌연사하거나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KOTEC 미국 지사의 요원들을 통해 따로 정보를 취합하는 중입니다."

"... 벌써 움직인건가. 푸틴이."

"예?"

"아닙니다. 러시아 동향에 계속 주시하면서 오오와다 사장은 미국에 끼기 시작한 버블에 대한 계산에 좀 더 초점을 맞춰주세요....

아, 그러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보죠. 더 플로어 동원해서 러시아 연방보안국장에게 정치자금 지원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오오와다에게는 러시아의 동향 파악과 다시 끼기 시작한 닷컴 버블의 동향을 알아보라 지시하는 것 등등.

여러가지로 일을 처리하느라 태준은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른 감정적 동요조차 잊어버리는 지경에 와 있었다.

그나마 태준에게 다행인 점은 스스로 운전할 일이 없었기에 그 감정적 동요를 잠시 잊을지언정 잃어버릴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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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준 만큼이나 청와대 역시 곧바로 이어질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데 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유니버스측에서 인원 편성 아직 안들어왔어?"

"아직입니다. 아무래도 연예인들이 북한에 가기를 꺼려하는 면이 있어서... 거기다 북한쪽에서 거슬리지 않을 장르의 연예인들을 뽑기가 쉽지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그 쪽 애들이 말하는 '자본주의 춤바람'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우리 체제가 승리했음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게 참... 말만 쉽지 뜨시지만 찬것을 구하는 수준이라..."

"거 참. 아무리 정치적인 이유라지만 이딴 것 까지 북한애들 눈치를 봐야 한다는게 말이나 되나?"

"어쩝니까. 위에서 까라는데."

실무자들은 실무자들대로 웃전이 원하는 그 오묘한 명령들을 실행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들을 굴려대며 답을 찾아 나섰고,

"북한이 언제 마음을 바꾸기 전에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합니다."

"야당이 문제지요. 야당이. 벌써부터 빨갱이 소리가 나오고 있는데다... 또 그 치들이 집권하고 있을 때 제대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전쟁 위험까지 있었으니...

정치 논리적으로도, 정치 공학적으로도 이번 일을 하려거든 우리가 내어줘야 하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거기다 항모 도입으로 인한 지지율도 서서히 빠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기껏 국방력을 강화했다고 칭찬해줬더니 북한에 돈이나 가져다 바친다고 욕하는 우파 세력이 강성한 상황이라...."

실무자들이 말하는 웃전인 정치인들은 정치인들 대로 이번 사건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번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치러야 할 정치적 대가들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정무적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모든 소란의 중심에 놓인 김태충은 이내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세창 총재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지어야 쓰겠네. 내 직접 담판을 짓고 이번 일을 성공적으로 마쳐 보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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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조던. 그렇게 하는 것으로 하고 이만... 조비서. 도착했습니까?"

"예. 회장님."

그렇게 바쁜 일을 하나하나 쳐내는 사이 사법연수원에 도착한 나는 전생의 추억을 떠올리며 문 밖에서 민영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원래 사법연수원이 이 맘때 여기 있었나... 서초동에 있었던 것 같은데... 묘한 곳에서 역사가 휙 바뀌어버렸네.

뭐... 나도 민영씨 때문에 놀라서 곧장 장항동으로 가자고 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 아니지.

연수생 시절에 따로 사람을 만날 수 있을리가 없잖아...?! 후... 이건 좀 민폐인데. 민영씨한테.'

사법연수원의 삶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만나기 쉽지 않을 줄 알면서도 무작정 찾아온 것에서 나는 내 실수를 깨달았지만, 그 뿐이었다.

"가서 손님 왔다고 알려야 합니다. 연수원 내에 기숙사가 있어 어지간해선 연수생이 나올 일이 없으니까요.

저기 연수생 기숙사 동에 가서 최민영 이사에 대한 면회 신청부터 넣고 오세요."

마치 살아본 사람처럼 말하는 내 말에 잠시 당황한 얼굴을 보인 조 비서는 이내 민영을 떠올리게 하는 평온한 얼굴로 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예.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조비서를 통해 연수원에 면담신청을 넣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꾀죄죄한 몰골의 민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장님. 귀국 하셨네요. 한참 바쁘게 돌아다니셔서 좀 더 걸릴 줄 알았는데요."

그 모습에 나는 슬쩍 민영에게 휴직계를 도로 건네며 말을 이었다.

"여기 휴직계입니다."

"이걸 왜.... 일을 안하니까 당연히 휴직처리는 되어야 맞는데요."

"안 돌아올 작정입니까? 휴직이 아니라 장기 유급휴가로 돌려놓을테니 연수원 마치자마자 곧장 비서실로 복귀하세요."

내 말에 민영이 슬쩍 고개를 돌리고는 말을 이었다.

"일단은 차였으니까요.... 그리고..."

"... 고백에 대해서라면 신경쓰지 않아도...."

"제가 신경이 쓰여서 그래요. 제가. 일부러 도망갈 구멍 하나 만들어두고 고백한 거였는데... 그 쥐구멍에까지 찾아오시면 저더러 어쩌라고요. 앤이 말해줬나요?"

"조 비서가 보고했습니다."

그 말에 민영이 슬쩍 조비서를 째려보았다.

자신의 직속 상사가 째려보니 잔뜩 움츠러 든 모습을 보였지만, 나는 그런 조비서에게 슬쩍 손짓하며 차 안으로 들어가 있으라 전한뒤 말을 이었다.

"조비서를 너무 책망하진 마시죠. 상사인 제게 보고하는 건 당연한 거니까."

"개인 사정이라고 분명히 써놓았는데 촐싹대고 그대로 보고하는 건 상사와 부하관계 이전에 인간적으로 너무 눈치 없는 행동이잖아요."

그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비서는 조금 눈치 없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제가 민영씨를 더 좋아했던 것이기도 하고요."

"... 욕하는 건가요? 지금?"

"순수한 칭찬입니다."

그렇게 내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하자 민영이 말을 이었다.

"그렇게 웃지 마세요."

"웃는 것도 제 마음대로 못합니까? 당분간 일 안한다고 너무 막나가는 것 아닙니까?"

"... 진짜..."

그렇게 이젠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묘한 얼굴이 되어버린 민영에게 나는 슬쩍 앞주머니에서 만년필을 빼 민영에게 주며 말을 이었다.

"일단... 너무 바빠서 사법고시 통과한 것도 모르고 계속 부려먹어서 미안합니다.

일로도 바빴을텐데... 그 사이 틈틈히 공부도 하고.... 대단하네요.

별건 아니고 이건 축하 선물입니다."

그렇게 내가 만년필을 민영의 손에 쥐어주자 민영이 슬쩍 펜을 받아들고는 후 하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푹 숙이고는 말을 이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아끼시던 만년필을 선물로 주시고... 공부하는 동안 잘 쓸게요."

그렇게 민영이 고개를 들고 나와 눈을 마주친 그때,

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담긴 물건을 쥐었다 놓으며 민영에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네?"

"밥은 잘 먹고 다닙니까? 연수원 밥 그리 맛있지 않을텐데."

입에서 맴돌던 알 수 없는 말을 내리고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은 그저 그런 안부를 묻는 일이었다.

".... 밥이요?"

"네. 밥이요."

그렇게 묘한 분위기 속에서 밥이라는 시답잖은 주제로 나의 눈이 그리고 민영의 눈이 흔들렸다.

아니, 민영의 눈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내 눈이 흔들리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밥이라는 주제로 한참을 서로 망설이듯 바라보길 수 분.

민영이 입을 열었다.

"다행히 맛은 있어요. 평소보다 더 잘 먹고 있다고 봐도 될껄요. 적어도 매 끼니를 챙겨먹긴 하니까."

내가 그러했듯.

민영 역시 말을 돌리며 슬쩍 이 궤도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그리고 그런 민영의 모습에 내 입은 나도 모르게 척수에만 머물러 있던 말을 어벙하게 흘리기 시작했다.

"... 저녁 안먹었으면. 아니, 뒤에 약속... 아니, 혹시 모임같은 거 없으면 같이 식사하죠."

"....예?"

그리고 그런 어벙한 내 말에 민영이 반사적으로 되묻고는...

"지금이요?"

이내 다시 내게 물어왔고.

나는 나도 몰래 흘려버린 말을 주워담지 않은 채, 그저 머리와 심장이 이어지는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내뱉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오늘 메뉴 선정 봐서요."

두 번째 인생.

처음으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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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태준의 안팎으로 몰아치던 소용돌이가 잦아들기 시작한 것은 귀국 후 몇 달여가 지난 1999년 9월 무렵이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 다 끝났습니다. 북쪽에 갈 공연단도 확정 되었고... 희토류 관련 기술자들도 러시아 지사를 통해 확보했구요.

정부에서도 길일을 택일하기만 하면 된다고 하니 이제 진짜 끝이네요. 저로서 운이 좋은 때를 고른다는게 영 이해는 안가지만...."

앤의 보고에 태준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주술적 문화라고 배척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것도 나름의 합리성에 기반한 결정인데."

"예?"

"오죽 불안하면 그러겠냐 이 말입니다. 레이건 대통령도 낸시 여사를 통해 조앤 퀴글리라는 점성술사에게 길일을 받아 행사 일정을 짜지 않았습니까.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겠지요. 단순히 무당의 결정만으로 국정을 이끌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공식적으로 드러내지만 않는다면... 그 정도 선이야 인간적으로 이해할만 하지 않습니까?

기계가 정치하는 것도 아닌데."

태준의 말에 할말이 궁해진 앤이 어색하게 웃자, 태준이 말을 이었다.

"이번 사업이 민간교류의 신호탄이 될테고 외신들도 많이 집중할테니까 신경 바짝 써야할 겁니다."

"예. 물론이죠."

"그렇게 단순한 사안은 아닙니다. 현재 동남아시아, 그리고 일본, 굳이 치면 러시아까지.

겨우 이 정도에만 국한되어 있는 우리 유니버스넷의 위상을 올릴 절호의 기회라는 뜻입니다.

북에서 하는 무대 녹화 및 송출에 각별히 신경써달라는 뜻입니다."

".... 알겠습니다."

그렇게 태준이 힘든 일을 다 마치고 풀어진 앤을 다잡은 그 때.

"회장님. 청와대입니다."

민영이 손수 단련시킨, 그리고 민영이 복귀하는 날 눈칫밥을 먹게될 조비서가 황급히 태준의 방으로 들어오며 보고를 해왔다.

그 보고에 나는 앤에게 씽긋 웃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날짜가 정해졌나보네요? 긴장 풀지 말고 확실하게 터뜨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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