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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고인 황제놀음-201화 (마지막 회) (201/230)

두 번 고인 황제놀음 (마지막 회)

그리고 함께 좋은 날

암살여왕 이셀렌.

나와 단둘이 함께 있으면 귀엽지만, 본래 성정이 냉혹하다.

그 이셀렌이 독하게 말했다.

“오르카는 내 아들이고 다크엘프의 왕자야. 여자가 생겼다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야.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해.”

“야, 그러면 오르카 여자 친구가 도망가지.”

제국에서 제일 믿을 수 없다는 여자, 냉혹한 암살여왕 이셀렌이 시어머니라고?

거기다가 이셀렌은 영락없는 아들 바보였다.

“…….”

그 어떤 며느리도 못 버틸 것 같은데?

이셀렌이 저러는 이상 오르카는 차후에 결혼은커녕 애인도 못 사귄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이셀렌이 차디차게 쏘아보았다.

가약을 맺은 이후로 내게 이러는 건 처음이다.

지금은 연임식 중, 제국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화답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도 잊고.

여하튼 오르카가 곤란해지겠다.

리세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르카의 협조가 필요하고.

나는 상식적인 말을 꺼냈다.

“내가 오르카에게 확인할게. 그러니까 다크엘프 정보망 쓰지 마라? 그러다가 오르카에게 들키면 일 꼬여.”

“…….”

“날 믿어. 오르카도 이제 성인이고 여자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아빠인 내가 같이 낚시라도 하면서 적당히 물어볼 테니까. 나 믿고 기다려.”

“…….”

“라그리즈. 나 못 믿어?”

내가 새삼 이셀렌을 성으로 부르자 결국 표정을 풀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시선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알았어. 그럼 밤에 내 방으로 와 줘. 자세한 의논을 하고 싶어.”

“응?”

왠지 묘하게 부끄러워하는 눈치.

그리고 아까부터 다른 아내들도 이런 소리 했었지.

방으로 오라고.

……방어전 신청이었냐!

“…….”

갑자기 하늘에서 산이 떨어졌다.

유부남이 넘어야 할 높디높은 산.

말 그대로 첩첩산중.

칠전팔기?

아니, 백전백패?

“…….”

뺨을 붉힌 이셀렌이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황후들과 다르게, 이셀렌은 도도하게 서 있을 뿐 딱히 손을 흔들어 주거나 시민들에게 화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국민들은 이셀렌을 보며 열광하고, 꽃다발을 던지고 있었다.

애당초 공식 석상에 잘 등장하지 않는 여자니까.

……아, 이셀렌은 암살여왕이라는 자기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써먹기도 하지.

내가 멍하니 생각을 돌리는데 이셀렌이 나직하게 말했다.

“……싫어?”

“아, 아니. 먼저 오르카하고 이야기부터 해 보고.”

“…….”

이셀렌은 몹시 서운하고 섭섭하단 시선을 보냈다.

면사에 가려서 다들 모르겠지만 이셀렌의 연보라색 눈이 원망마저 하고 있었다.

아내가 이렇게 눈치를 줬으면 남편도 속아 줘야 하지 않냐고.

“…….”

모른다.

난 아무것도 모른다!

야근 할래!

“시릭, 믿고 기다릴게.”

이셀렌은 내 손을 잡고는 가볍게 입을 맞췄다.

우리 두 사람의 입술을 가로막는 건 면사 한 장.

그래도 부드럽고 따뜻했다.

“아!”

“아깝다!!”

제국민들의 환호성과 탄식.

좀 더 찐한 걸 보여 달라고 야단법석이었다.

“…….”

이셀렌은 그런 관중들의 반응에 부끄러워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사아악!

그러자 다시 은빛 그림자가 그녀의 몸을 덮어 버리고는 이내 자취를 감춰 버렸다.

“으으음.”

남겨진 나는 탄식했다.

아, 이셀렌이 하는 걸 보니 팔불출이다 싶고, 나도 리세라 일에 저랬구나 싶다.

“…….”

아니지!

아들하고 딸은 다르지!! 뭐가 다른지 설명하기 그렇지만 아무튼 다르지!

뭔 놈의 자기 객관화야! 우리 딸이 신경 쓰는 남자가 생겼다는데!

아빠인 내가 호랑이가 되어서 으르렁거려야지!! 무조건!!

“그래, 나는 틀리지 않았어.”

이셀렌은 야단이지만 나는 올바르다!

내가 황제고 내가 아빠니까! 아무튼 나는 팔불출이 아니야! 그냥 딸은 어쩔 수 없어!

내 딸을 울리는 놈은 죽여야지!

“그래, 아빠니까!”

나는 마음을 다지고는 계획을 세웠다.

아, 아무튼 오르카와 협조해서 리세라 일을 처리하고 또 이셀렌을 잘 달래면 된다.

그 순간 어마어마한 파공음이 들려온다.

부우우웅!!

“아!”

“랑에이 전하시다!!”

랑에이가 말도 안 되는 거리를 날아서는 마차로 떨어졌다.

나는 깜짝 놀라서는, 염동력까지 쓰면서 랑에이를 받아들었다.

랑에이의 도약력은 어마어마하지만, 그만큼 충격도 커서 놔두면 마차가 박살 난다.

타악.

밀려나지 않게 염동력까지 쓴 덕에 안착.

랑에이는 내 양팔에 안긴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 줘서 고맙다.”

“아니, 야…….”

이제까지 다른 황후들은 하시아의 비전을 통해서 나타났다.

한데 랑에이만 그냥 자기 발로 달려서는 안긴 것이다.

“우와아아!!”

일단 내려놓으려고 해도…… 제국민들의 함성이 우레와 같다.

멋지게 나타난 랑에이와 그걸 받아 낸 나, 그리고 끌어안은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 보일 테니까.

“…….”

거기다가 다시 보니 랑에이가 오늘따라 흰색을 기조로 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마치 신부처럼.

평소에는 간편한 무복 차림인 여자가 이렇다는 건, 작정했다는 거지.

나는 랑에이를 양팔로 안아 든 채로 제국민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작정했네?”

“으음, 그렇지. 불쾌한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지금 황후들의 등장은 어떤 의미로는 자존심 싸움이기도 했다.

나는 일부러 관여하지 않았지만, 서로 미묘한 알력과 경쟁심이 있었으리라.

랑에이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가 먼저 이런 의견을 냈다. 다른 이들도 지지 않겠다고 했고.”

“또 총대를 멨냐.”

나와 황후들은 이제 다시 서로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단계다.

아까 애들을 빌미 삼아서, 다시 보자는 것도 일종의 은유고.

훌쩍.

랑에이는 내 목을 끌어안은 채로 가볍게 뒤로 재주를 넘어서는 내 옆에 섰다.

서커스 같은 묘기에 제국민들은 다시금 갈채를 보냈다.

……나는 랑에이의 치맛자락이 혹시나 뒤집힐까 봐 염동력까지 썼지만.

내가 황제 치고는 막 산다고 여기저기서 타박인데, 그런 나도 랑에이만 보면 안 챙겨 줄 수가 없다.

내 옆에 선 랑에이가 말하려고 하자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만, 사과와 사죄는 이제 지겹다. 너무 판에 박혔어.”

“…….”

“적어도 오늘은 사과하지 마라. 좋은 날이니까 그냥 웃자.”

나는 웃으면서 제국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내가 또 황제 해서 또 업무에 시달리게 생겼잖아. 야근 지옥으로 들어가기 전인데, 오늘이라도 편하게 지내야지.”

“……고맙다, 시릭.”

내가 곁눈질을 하자 랑에이는 부드럽게 웃었다.

“우리들을 다시 받아 줘서.”

“아, 거. 사과하지 말라니까 참신하게 엿 먹이네?”

“으음, 그러고 보니…….”

랑에이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메이호가 너를 보고 싶어 하는데…….”

“침실에서?”

“…….”

랑에이가 입을 다물었다.

서서히 붉어지는 뺨.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아니, 요령도 없으면서 그런 핑계 대지 마. 사실 그런 핑계는 애가 좀 어려야 통하지. 바라메나 렌시엘이라면 몰라도. 메이호는 다 컸잖아…….”

“아, 아니. 메이호가 널 보고 싶어 하는 건 정말이다.”

“누가 아니래? 그래서 메이호만 보고 나면 끝?”

“…….”

“그걸로 끝? 애만 보고 그냥 내 방에 돌아가서 자면 된다…… 아야야야!?”

랑에이가 갑자기 손에 힘을 꽉 주었다.

호랑이 기운이니 손뼈가 부러질 듯이 아프다.

내가 엄살을 떨자 랑에이가 깜짝 놀랐다.

“괘, 괜찮나? 나도 모르게.”

“아, 괜찮으니까 웃어. 사람들 놀란다.”

“…….”

랑에이는 저어하다가 내 손이 아니라 소맷자락을 잡았다.

붉어진 얼굴.

랑에이가 아주 작게 말했다.

제국민들의 환성이 너무 커서 의식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 들릴 정도로.

“……그렇게 돌아가면 싫다.”

“…….”

내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랑에이는 소맷자락을 놓아 버렸다.

그러고는 다시금 훌쩍 뛰어내려 버린다.

워낙 어마어마한 도약이라서 나는 얼른 염동결계를 넓게 펼쳐서 마차의 전복을 방지했다.

“후우우우…….”

내가 한숨을 돌리는데 제국민들이 나를 쭉 바라보았다.

다들 기대의 시선.

“하시아 전하는?”

“하시아 전하!”

“하시아! 전하님!”

“마녀왕!!”

제국민의 기대 어린 목소리들.

죽은 줄 알았다던 하시아가 돌아와서는 칠죄신을 끝장내는 싸움에 앞섰다.

이미 그런 풍문이 퍼져 있었다.

성원의 울림이 커져서는 이내 함성이 된다.

파라라라락!

내 옆에서 검은 공간이 열리더니 하시아가 나타났다.

“하시아 전하!”

“우와아아아!!”

나와 나란히 선 하시아를 향해서 함성이 쏟아졌다.

특히 하시아를 알아본 이종족들의 성원이 열광적이었다.

하시아는 나와 함께 제국군 창설 시기부터 함께 한 여자, 그만큼 많은 종족들에게 잘 알려졌고 이런저런 교류가 있었다.

나는 하시아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예전의 내 기억처럼 마녀 특유의 로브와 삼각뿔 모자를 쓰고 있었다.

“완전히 돌아온 거예요?”

“아니, 흑마력을 보다 능란하게 다루면서 위상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거다.”

대답하는 하시아의 금색 눈동자의 동채가 갑자기 세모꼴이 되었다.

마녀와 서큐버스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데 하시아는 살포시 웃었다.

“나도 잘 모르지만 서큐버스는 남자에게 특히 더 즐거운 밤을 줄 수 있다는데, 이제 실습해 보자.”

“갑자기 학교 선생님처럼 말하는데 그렇게 말할 화제가 아니거든? 그리고 지금 사람들이 다 보는데요?”

내가 나직하게 쏘아붙이자 하시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걸 잊지 않는다.

“흐으음, 아, 설마 다른 애들이 말을 안 했나? 하여간 다들 부끄러움을 타는군.”

“…….”

뭐야.

나는 저어하다가 말했다.

“설마 나 가지고 무슨 내기라도 했어요?”

“짐작하고 있으면서. 물어보지 마라. 100년 만이라서 나도 부끄럽고 난처하구나.”

“…….”

갑자기 내 아내들이 아이들을 핑계로 찾아오라고 말하던 이유.

하시아가 선동한 일이다.

내가 흘겨보자 하시아가 웃음을 터트렸다.

“너무 화내지 말고. 다들 머뭇거려서 내가 등을 밀어 준 것뿐이니까.”

“…….”

“다시 환생한 시릭이니 첫날밤이 되고, 누가 가장 먼저 할지 흥미진진하지. 그러니 철벽도 적당히 쳐라.”

나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말라죽습니다. 그리고 나 피곤해요.”

“설마 피곤하니 씻고 자겠다고? 아니면 우리가 제비라도 뽑아서 찾아가길 바라나?”

“……아, 거.”

내가 얼버무리려고 하자 하시아는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

“시릭,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라. 너와 아내들은 잠시 어긋났다지만 결국 서로 깊이 사랑하는 사이 아닌가? 시간과 육체의 굴레를 넘어서 다시 함께하겠다는데 뭐가 그리 부끄럽다고 망설이지?”

“제정신이니까 망설이지, 이 여자야.”

아오.

진짜 스승만 아니었으면 몇 번이고 쥐어박았다.

아니, 사실 이미 몇 번 했지.

제국민들이 하시아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환성을 지르고 있지만 않으면 그랬을 거다.

내가 눈총을 주자 하시아는 눈웃음을 쳤다.

“이런 건 순서를 정하고 하는 게 아니지. 그리고 다들 망설이면 내가 가장 먼저 해 버리겠다고 선언해 버렸는걸? 환생한 다음에 못했을 테니까 많이 외로웠을 거라는 말까지 덧붙이니 다들 얼굴이 달라지더군.”

“…….”

천지신명…… 아니, 그거 내 검이잖아.

아무튼 하시아가 날 완전히 말려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하시아는 제국민에게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시릭, 말로 할 일이 있고 몸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너희들은 서로 말을 충분히 나눴으니까 이제 몸으로 풀 때가 되었을 텐데? 자꾸 망설이고 저어할수록 일이 복잡해지고 괜히 헛돌게 된다. 이만 다른 아내들을 용서해 주고, 다독여 주고, 회포를 풀어 주어라.”

“새삼스럽게 스승님인 척 가르치는데, 내가 당신을 용서했단 소리는 안 했는데?”

“……응?”

하시아가 눈을 깜빡거리자 나는 한숨을 쉬었다.

“우리 아이는? 왜 이름도 안 지어 줬어?”

“……으음, 그거야 너랑 논의를 하려고.”

“…….”

세상에.

하지만 하시아는 정색하고는 말했다.

“그 아이도 사정을 듣고 납득했다. 아빠인 네게 지어 달라고 하겠다고.”

“그게 납득을 한 거야? 어쩔 수 없이 체념한 거지. 엄마라는 사람이 자기에게 이름도 안 지어 주고 있으면 애가 무슨 생각을 품겠어?”

“무슨 생각?”

“…….”

하시아는 날 약 올리려는 게 아니라 진짜 모르겠단 얼굴이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튼 됐어. 애 찾으러 가야해.”

“아, 그게…….”

“지금 설명하지 마. 울화통 터질 것 같으니까. 보나 마나 당신이 카라카스에서 멀쩡하게 활동하는 대가로 무슨 리스크를 짊어졌다거나. 혹은 찾으러 가기 어렵다거나 그런 거겠지?”

“…….”

하시아가 깜짝 놀란 얼굴이자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게 아니라면 진작 데려왔을 테니까. 또 찾으러 갈 방법 있지? 바라메와 의논해서 구체적인 방법 마련하고 나한테 보고 올려.”

“……하하하하.”

하시아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이래야 시릭이지. 여전하구나.”

“당신하고 같이 지내다 보니 속이 터져서 이렇게 된 거야. 아오, 좀 스승이면 체통 좀 지켜.”

내가 밉살맞게 말해도 하시아는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밤에는 누구 방에 찾아가려고?”

“일할 겁니다.”

“내 방에 와 줬으면 하는데? 그 아이를 찾으러 갈 방법도 논의할 겸.”

하시아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전에 없이 진지한 기색.

“……다른 황후들은 내가 너에게 아주 큰 존재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지만 사실 나도 은근히 초조하거든. 그다지 여유가 없어서.”

“…….”

다른 황후들이 하시아를 남다르게 여기지만, 정작 하시아도 이래저래 복잡한 모양이었다.

나는 한숨을 쉬고는 하시아의 손을 잡았다.

“알았으니까 다음부터 이러지 맙시다. 나 말라죽어. 그리고 이렇게 깔아 두면 누구 방에도 못 가지. 핑계를 대서라도 야근해야지.”

“정말로?”

“뒷감당을 어떻게…….”

말하려던 내 뺨을 잡고 하시아가 돌아보게 했다.

입술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

입맞춤.

나는 반사적으로 하시아를 끌어안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운 감촉, 동시에 온갖 감정이 떠올랐다.

길었다.

마음의 등불이었던 하시아를 잃고, 제국을 위해서 일했으나 왜곡된 진실을 알고는 황후들을 멀리하던 시릭 카라카스의 인생.

그 굴곡진 삶을 끝내고, 다시 환생해서 온갖 투쟁을 거치고…… 마침내 여기까지 왔다.

“와아아아!!”

“폐하!! 행복하세요!!”

눈을 감고 입을 맞추고 있자 온갖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백 만의 목소리, 아니 그걸 넘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아내의 행복을 빌어 주고 있었다.

“……후우.”

입술이 떨어지자 하시아는 눈을 수줍게도 내리깔았다.

“……나도 꽤 불안하거든.”

“한 번 더 하면 괜찮겠지.”

“……어?”

나는 무시하고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는 다시 입을 맞췄다.

정말로 길었다.

싸움의 끝에 거머쥔 행복.

“폐하! 만수무강하소서!”

“시릭 카라카스 폐하 만세!!”

“제국 만세!!”

다시 되찾은 행복.

앞으로 소중하게 가꿔 나가자.

오래오래.

행복하게.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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