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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고인 황제놀음-182화 (181/230)

두 번 고인 황제놀음 (182)

백 년 대계

그리고 어둠.

하시아는 끝도 없는 어둠 속에 있었다.

이어지는 빛.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광경.

1황후의 궁에서 그림을 바라보는 나, 시릭 카라카스의 모습이었다.

혼잣말하면서 아주 섧게도 우는…….

“야, 그만해.”

나는 하시아의 비전을 덮어 버렸다.

놀이동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영상으로.

본래 비전은 머릿속의 상념을 입체 영상으로 보여 주는 거다.

보통 사람은 못 막지만 초능력자인 나는 겹쳐서 덮어 버릴 수 있었다.

서큐버스 하시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여기부터는 다 알던가?”

“그래, 타락한 게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도 알겠어.”

하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이 아니다. 결국 칠죄신은 가짜 신, 압도적인 파괴 능력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창조적인 능력은 없고, 육체가 없으면 정신체 로만 존재하지. 그리고 칠성칠요는…… 그 정신체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칠죄신은 곧 육체 없이 돌아오지. 이제 내가 그놈의 목을 베어 버리면 끝이라고?”

“놈의 가루 하나 남기지 않고 소멸시킬 생각을 해야지. 만약 재생 능력이 있다면 억눌러야 하고. 아, 그리고 추가로…….”

하시아는 덧붙였다.

“이건 안 좋은 소식인데, 칠죄신은 추방당했다가 돌아오면서 새로운 능력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말을 안 하느니만 못한 소리네.”

“하나 더.”

하시아는 무릎 위에 올린 손을 꼼지락거렸다.

“이건 엔라도 몰랐지. 아니, 나도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정말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말해 두는 게 낫겠어. 바라메.”

“으음?”

“너는 시릭이 영원한 윤회전생의 굴레에 갇혀 버렸다는 걸 알지? 시대가 원하면 다시 재림하게 된다는 것도.”

바라메는 놀란 얼굴이었다.

“흐음, 그대도 확실히 다른 차원에 대한 지식이 높아져…… 아니, 잠깐만.”

“나와 칠죄신이 동전의 앞뒷면이 되었다고?”

내 말에 다들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

하시아도 놀라서 물었다.

“……알고 있었구나?”

“열반이라는 걸 한 번 거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나는 말을 고르다가 말했다.

“하시아, 네가 한 봉인이 불완전한 게 나 때문이냐?”

“…….”

“세상이 혼란해지면 내가 각성하는 것처럼, 내가 있으면 칠죄신이 돌아오는 구조냐?”

하시아는 남하고 사사건건 부딪치고, 생활력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런 커다란 그림을 허투루 그릴 여자는 아니다.

하시아는 탄식했다.

“맞아. 나도 계획이 있었고, 칠죄신도 계획이 있었지만…….”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지.”

내가 돌아오면서, 양측의 계획은 전부 다 무용지물이 되었다.

나는 추가로 확인했다.

“그러면 칠죄신이 저 차원의 벽을 찢고 언제 돌아올지가 불분명한 것도?”

“……음, 아마 네가 다가갈수록 빨라질 거야.”

“이게 알려지면 나보고 인류와 제국을 위해서 자살해 달라는 사람 쏟아지겠네?”

그 순간, 이셀렌이 정색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삼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면서 긴장하는 얼굴.

나는 손사래를 쳤다.

“앉아. 안 죽어.”

“……시릭.”

“앉으라니까.”

이셀렌은 마지못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는 턱을 괴고는 차분하게 말했다.

“날 죽일 만한 녀석도 없고, 자살해 줄 용의도 없다. 그랬다가 애들은 어쩌고? 그리고 내가 죽으면 상황만 더 나빠질 뿐이야.”

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칠죄신의 봉인은 결국 완전한 것도 아니야. 저놈이 세상을 어지럽히면 내가 환생하고, 내가 활약하면 저놈이 돌아오는 구조다. 설사 내가 지금 죽어도 저 봉인은 머지않아 깨진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제국의 전력은 지금이 최강이다.”

“…….”

“우리 모두 한자리에 모였고, 우리를 따르는 제국군이 있다. 이게 인류에게는 마지막 기회다.”

이번 결전에서 패배한다면?

인류는 더 뛰어난 전력을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내가 3번째 환생을 해도 그때는 이미 많은 전우들이 사라졌을 테고.

아니, 그때면 이미 칠죄신이 세상을 다시 지배하겠지.

“그러니 자살 안 해.”

“했잖아.”

이셀렌이 불쑥 말했다.

내가 의아하게 보는데 랑에이가 갑자기 헛기침을 했다.

“흠, 흠, 잠깐. 그 이야기는…….”

“아니, 마침 좋은 기회니까 그냥 말해 버리죠? 저도 사실 입이 근질근질했답니다?”

황후들이 묘한 소리를 주고받는다.

하시아가 의아하게 물었다.

“……설마 시릭이 자살했어?”

“그, 그게…….”

“다른 자리에서 말할게요, 언니.”

유하가 나를 흘끔거리면서 쩔쩔맸다.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지자 나는 더 의아해졌다.

“아니, 뭔데? 어차피 곧 결전인데 여기서 뭘 더 숨길 게 있어?”

“……딸 치다가 죽었잖아요.”

렌시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얼어붙었다.

일단 렌시엘이 그런 속된 표현을 쓴다는 것에 기가 막혔고, 다음은 그 내용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되물을 정도다.

“뭐?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괘, 괜찮습니다. 시릭. 저는 잘 몰랐지만 남자는, 남자는 혼자서 해결하고 싶어질 때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 그래요. 당시에는 우리들이 곁에 없었으니까.”

“아니, 왜 갑자기 포용력 넘치는 누나처럼 구는데? 뭔 헛소리들을 하는 거야?”

“그만해, 시릭…….”

이셀렌이 나를 측은하게 보았다.

마치 내 마음을 다 안다는 것처럼.

엔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았을 때 굉장히 놀라기는 했지만…… 남자니까. 뭐.”

“아니, 야. 니들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왜 내가 딸 치다가 죽은 놈이 된 건데?”

“그, 그런 망측하고 상스러운 표현은 그만 쓰세요! 비밀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하자고요.”

자기가 먼저 말했던 렌시엘이 새삼 민망해했다.

단체로 짜고 사람을 모함하는 분위기다.

“아니, 진짜 뭔 착각들을 하는 거야?”

“시릭, 네가 사관에게 남긴 마지막 말 아니었나.”

랑에이의 말에 나는 멈칫했다.

내 마지막 말?

사관에게 뭐라고 했더라?

“아.”

……기억났다.

딸 칠 테니까 밖으로 꺼지라고 했지.

그때 귀찮아서 될 대로 되라고 말했는데.

잠깐.

“……설마 그게 내 공식 유언이었어? 니들 그걸 진심으로 믿었어?!”

“진심이고 뭐고…….”

“……그때 네 죽음의 자초지종을 밝혀야 했으니까.”

“하, 하지만 대체 어떻게 그런 망측한 이야기를 발표하나요. 그래서 덮기로 했습니다.”

렌시엘은 부끄러워하며 내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나비린이 웃으면서 덧붙였다.

“사관을 협박해서 기록을 지워 버렸답니다. 덕분에 우리들은 존엄하신 황제 폐하의 죽음에 수상한 수작을 부렸다는 오해까지 받게 되었답니다.”

“……아.”

황후들이 나를 죽였다는 의혹.

그렇게 된 이유가…… 내 유언 아닌 유언 때문에?

내가 기가 막혀서 이마를 누르는데 랑에이가 대표로 말했다.

“괜찮다. 시릭. 다들 놀라고 당황했지만 이해한다.”

“아니, 조용히 좀 해 봐. 지금 미칠 것 같거든? 아니, 니들 미쳤어!? 니들 남편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기가 막혀서 포효까지 써가면서 항의했다.

세상에.

내가 딸 치다가 죽은 거로 되어있었어!?

내 부인들은 그걸 감추겠다고 하다가 더 오해까지 샀고?

엔라가 손사래를 쳤다.

“네가 괜찮아도 우리들의 체면 문제도 있지. 생각해 봐. 아무리 서로 왕래가 없다지만 황제가 그런 일을 하다가 죽어 버렸다면 우리들은 도저히 고개를 들고 살 수 없었을 거야. 황후들은 뭘 했냐고 손가락질받기 충분하지.”

“……아니, 해명하라는 게 아니거든? 나 안 했거든!!”

“아.”

갑자기 하시아가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나는 흠칫하고는 하시아를 돌아보았다.

하시아는 입을 얼른 다물고는 황후들에게 애써 웃어 보였다.

“……어, 알아요?”

“하시아 씨는 시릭이 그랬던 거 아세요?”

“알긴 뭘 알아!! 야! 바라메! 넌 내가 그렇게 죽은 게 아닌 거 알잖아!!”

나는 포효를 써서 끊어 버리고는 바라메에게 윽박질렀다.

차원의 경계를 수호한다는 용공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차원의 틈을 벌리고 음란물을 보다가 너무 흥분해서 실수한 거 아니었느냐?”

“……너에게 물어본 내가 등신이다.”

야동 하나 보겠다고 차원의 틈까지 벌릴까?

나는 질색하고는 항의했다.

“야,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되냐! 나 황제였거든? 제국의 미녀들은 아무나 내 침소로 부를 수 있었거든?”

“안 불렀잖아.”

“…….”

이셀렌이 쌀쌀맞게 끊어 버렸다.

……사실 그랬지?

그때는 넌더리가 나기도 했고.

엔라가 다시 말을 보탰다.

“나도 은밀히 알아봤는데 남자는 연인이 있어도 혼자 해결하는 경우가 있다던데. 손맛이 다르다더군.”

“돌겠네, 진짜.”

나는 이마를 누르고는 진저리를 쳤다.

“그래, 니들 마음대로 해라. 세상에. 아, 짜증 나. 다들 꺼져. 나 딸 치고 잘 거야.”

“안, 안 돼요! 우리들이 있는데 어, 어떻게 그러려고 하는 거죠? 이젠 그러지 마세요!”

“으으음, 그렇죠. 그거 많이 하면 뼈가 삭는답니다?”

렌시엘이 간곡하게, 나비린이 머뭇거리면서 만류했다.

“하하하.”

맑은 웃음소리.

서큐버스 하시아가 어깨를 떨면서도 밝게 웃고 있었다.

비록 마녀에서 서큐버스로 외모가 달라졌다고 하지만.

저렇게 티 없이, 맑게도 웃는 모습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내 시선에, 하시아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이래야지. 곧 목숨이 오가는 결전인데도 이런 시답잖은 농담이나 주고받고 있으니까…… 정말 그때와 달라진 게 없구나.”

“뭘 웃고 있어요. 스승님도 나가요. 나 딸 친다니까?”

역정을 부린 나는 무심코 예전처럼 불러 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하시아는 나를 그윽하게 보기만 했다.

“그러면 다들 최종 결전을 준비하지.”

랑에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만 내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갑자기 내 어깨를 누르고 고개를 기울여서 입을 맞췄다.

“…….”

너무 기습적인 키스라서 반응할 사이도 없었다.

내가 올려다보자 랑에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남자, 시릭.”

“……어, 음.”

랑에이가 내 어깨를 두드리고 물러났다.

그러자 그 뒤에 서 있던 이셀렌이 내게 다가와서는 고개를 기울였다.

“야, 잠깐.”

하지만 이셀렌은 내가 뭐라고 하건, 무릎으로 허벅지를 눌러서 못 움직이게 하더니만 강제적으로 입을 맞췄다.

이셀렌이 눈을 감기 전에 보인 시선.

하시아를 의식하는 의미에 나는 저항하려다가 관두었다.

달콤한 입술이 떨어지고, 이셀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해, 시릭.”

“그래.”

보통 둘만 있는 자리가 아니면 어리광을 안 부리는 이셀렌까지 이러다니.

그러면 사전에 황후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이야기가 오간 것이다.

예상대로 4황후, 엔라가 내게 다가왔다.

쪽.

그녀는 가타부타 않고, 정말 입술만 살짝 댔다가 떨어졌다.

내가 올려다보자 그녀는 나직하게 말했다.

“지은 일이 많아서 더 하기는 좀 그래서.”

“내일 잘 싸워라.”

나는 이제 손까지 흔들어 주었다.

그리고 렌시엘이 수줍어하면서 내게 다가왔다.

나는 이제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조심하세요, 당신.”

“너도 조심하고.”

렌시엘은 살짝 입술을 맞대고는 상당히 오래 있었다.

툭툭.

기다리다 못한 나비린이 등을 찔렀다.

“혼자서 유달리 길답니다? 적당히 하세요.”

“대신 네가 짧게 하면 되겠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네요.”

“죄, 죄송합니다.”

렌시엘은 얼른 고개를 수그리고는 몸을 돌려서 빠져나갔다.

나비린은 나를 보며 눈을 감았다.

그래서 나는 이마에 가볍게 해 주었다.

“……장난하시지 말고요.”

“아, 알았다. 뺨에 해 줘?”

“이이익!!”

나비린이 발끈하고는 내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나는 평소와 달리 피하지 않았고, 그녀와 내 턱이 충돌했다.

덩달아서 입술도 약간.

“자, 이걸로 했다 치자.”

“아, 아까부터 자꾸 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네요! 계속 그러시면…….”

나는 다시 한 번 나비린에게 키스했다.

짧게.

“자, 너도 조심해라.”

“흐흐흥. 무, 물론이랍니다.”

나비린은 가슴을 쭉 펴고는 발랄한 걸음걸이로 나가 버렸다.

바라메가 나를 보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몸은 생략하도록 하지. 하면 입맞춤만으로는 안 끝날 것 같으니까.”

“그래? 그러면…….”

나는 바라메의 손등을 끌어와서는 입을 맞췄다.

움찔.

그 순간 바라메는 내 턱을 잡고는 자기 쪽으로 당겼다.

용족이니만큼 강력한 힘.

반사적으로 내가 발에 힘을 줘서 막으려고 하자 바라메는 자기 쪽에서 고개를 기울였다.

농밀한 입맞춤.

“……후우우.”

얼굴이 상기된 바라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입맞춤 한 번으로 참는 건 너무 힘겨우니라.”

“다음 기회에.”

마지막까지 남은 황후.

유하는 정숙한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폐하.”

쪽.

예의 바르게 양해를 구한 유하는 내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내가 시선으로 확인하자 유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이걸로 되었습니다.”

“날 의식할 거 없다.”

앉아 있던 하시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유하가 조용히 말했다.

“아뇨, 언니에게 지고 싶지 않다고 너무 힘껏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이분의 마음을 약간이라도 달래드렸다면 그걸로 됐습니다.”

“내가 더 달래 줬으면 한다면?”

내가 농담을 던지자 유하는 상기된 뺨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달칵.

나가는 유하의 발걸음.

황후들이 전부 나갔다.

아니, 자리를 피해 준 거다.

나하고 하시아만 남으라고.

나는 하시아를 돌아보았다.

“내가 오기 전에 여자들끼리 이야기 끝냈나 보네?”

“나도 구체적인 건 몰랐다. 기분 좋았으면 다행이지.”

“기분이 좋긴 하네.”

아내들이 나를 이렇게 생각해 준다는 게.

정말 오랜만에 만난 나와 하시아를 위해서 알아서 자리를 마련해 주는 마음씨가.

하지만.

“하시아, 이야기가 길었는데 말 안 한 게 있지 않아?”

아직 짚고 넘어갈 게 있었다.

“먼저, 정신 오염으로 칠죄신을 끝장낼 수 있어?”

“다른 방법이 있다.”

하시아가 조용히 말했다.

“네가 쓰는 검, 칠성칠요는 카라카스에 흩어져 있던 7자루의 칼이지. 한데 서로 너무 긴밀하게 연결이 되어있다. 하나가 부서지면 다른 여섯 자루까지 영향을 미치지.”

“…….”

실제로 파군이 박살 나니 100년이나 잠들었지.

하시아는 밝혔다.

“내가 괜히 파군을 부러트린 게 아니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고, 나 자신도 당시에 제정신이 아니기는 했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이 있었지.”

“그게 뭡니까?”

나도 모르게 예전에 하시아를 대하는 태도로 돌아갔다.

하시아가 말했다.

“칠성칠요의 진실, 그 정체를 알아내려고 했다. 지금은 일곱 자루이나 까마득하게 오래전에는 본래 한 자루의 칼이었지.”

“…….”

“신검 천지신명(神劍 天地神明).”

범상치 않은 이름.

내 시선에 하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신도 죽일 수 있는 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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