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고인 황제놀음 (147)
방심하면 물리네
다음 날 아침.
몸이 무겁다.
“으으음.”
눈을 뜬 내가 둘러보니 내 양팔을 리세라와 메이호가 베고 있었다.
허리는 미리엘이 끌어안고 있고.
“…….”
합체 로봇인가?
세탄과 오르카는 안 보이는 게 먼저 일어난 모양인데.
“아.”
그 순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다섯 번째 초능력, 비전을 각성했다.
정신력에는 양과 질이 있다.
나를 정말 각별히 생각하는 경우에는 보다 질이 올라간다고 한다.
그 질 높은 정신력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다 보면 단숨에 초능력의 경지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아이들이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특효로 작용했다.
“처음인데.”
이건 내가 전생에도 체험하지 못한 경험이다.
정말 드문 성취.
나는 시험 삼아서 내 머리 위에 영상을 띄웠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떠오른다.
“……좋군.”
비전은 복잡한 작전이나 상황 설명에 딱이다.
자, 문제는…….
딸들의 잠을 깨우지 않고 일어나는 거다.
“하아아암.”
한데 메이호가 갑자기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났다.
머리를 좌우로 꺾은 메이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나를 쓱 내려다보았다.
내가 웃어 보이자 메이호도 멍하니 웃었다.
“아빠, 진짜 너무 예뻐졌다. 엄마 해도 어울릴 것 같아.”
“……아침부터 아빠 가슴에 대못을 박고 시작하는구나.”
“농담이에요. 더 잘래.”
메이호는 말하고는 내 가슴에 풀썩 쓰러졌다.
머리를 내 가슴에 쓱쓱 비비는 어리광.
내가 메이호의 등을 두드려 주는데 리세라도 눈을 떴다.
“…….”
쉿.
검지를 입술 앞에 올린 리세라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메이호는 동생이 깬 것도 모르고 칭얼거렸다.
“으응, 이러고 있으니까 진짜 좋다. 오늘 저녁에도 또 같이 자요.”
“마음이야 고맙지만 매일은 좀…….”
“옛날에는 매일 안아 줬으면서.”
아름답게 큰 딸아이가 토라져서 입술을 삐쭉이니 참…… 사랑스럽다.
메이호는 마침 생각났다는 투로 말했다.
“아빠가 황제 할 때, 매일 아침마다 인사하고, 뺨에 뽀뽀하면서 안아 주시는 게 얼마나 기뻤는데. 갑자기 말도 없이 못 만나게 하고. 엄청 걱정했잖아요.”
“으음.”
“알아요. 아빠 잘못 아닌 거. 그런데 세라는 몰래 만났네……. 나는 진짜 보고 싶어도 꾹 참았는데.”
메이호가 토라져서는 턱을 내 가슴에 대고 문질렀다.
올려다보는 빤한 시선.
“언니야 결국 어린애고, 세탄은 저 모양이니 결국 제가 자식 중에서 가장 어른이잖아요. 그래서 애들에게 양보하는 건데. 사실 저도 아빠에게 어리광 부리고 싶…….”
“…….”
말하던 메이호가 덜컥 굳었다.
입을 손으로 가리고 몸을 부들부들 떠는 리세라를 그제야 보고.
벌떡 일어나 앉은 메이호가 기겁했다.
“……뭐, 뭐야! 뭐야! 세라! 너, 너, 너, 너너너!”
“…….”
리세라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다.
나도 입술을 깨물어서 최대한 참았다.
메이호는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어쩔 줄 몰랐다.
“우, 웃지 마! 웃지 마요!”
“……아, 안 웃었다.”
내 팔에 고개를 묻은 리세라도 고개만 끄덕였다.
부들부들 떨리는 어깨.
“으, 으으으으.”
메이호가 벌떡 일어나려고 하자, 나는 손을 잡아서 막았다.
“아, 아냐. 으음. 으음. 아, 아니. 으으으음.”
“……뭐가 아닌데요, 아빠. 눈이 웃고 있거든요.”
“……아하하하하! 어, 언니! 너무 귀여워요!”
결국 리세라가 웃음을 터트렸다.
필사적으로 참던 나도 전염되어서 결국 웃어 버렸다.
“두, 둘 다 진짜!”
메이호는 부끄러워서 버럭 소리쳤지만 그렇다고 내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으으응.”
그리고 미리엘이 깨어났다.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웃음이 터진 아침이 지나고.
제국 재상 오드벨이 찾아와서는 보고했다.
“폐하가 말씀하신 대로 황도 주변의 위성도시들에 수상한 점이 있는지 조사했습니다만…….”
“그런데?”
“제칼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환락도시 제칼.
황도 근방의 위성도시로 온갖 도박, 유흥으로 번창하는 도시다.
“거긴 돈에 꼬이는 양아치들도 많잖아. 원래 범죄율이 높지 않았냐?”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엘프들이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치안이 좋은 편입니다.”
“아, 엘프 마피아분들.”
“……일단은 패밀리입니다.”
내 말에 오드벨은 헛기침을 했다.
일단 이놈도 엘프라서 동족 의식이 있다.
오드벨이 간결하게 설명했다.
“엘프들은 제국 초기부터 제칼을 그늘에서 장악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스텔라와 조커즈 패밀리가 양분해서 갈라 먹고 있었습니다만…… 그 양쪽의 간부들이 매일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매일?”
“예. 핑거부터, 핸드, 마우스, 브레인까지요.”
“브레인이면…… 분명히 두목에게 조언하는 원로였지?”
“예. 그래서 지금 제칼의 분위기가 흉흉합니다.”
말이 패밀리지, 범죄도 불사하는 놈들이다.
일반 시민들이야 범죄자들이 죽어 나가면 대환영이겠지.
하지만 난 황제고, 그 사실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 혼돈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도박과 유흥을 둘러싼 범죄 조직의 항쟁이라고? 그놈들도 머리가 있으면 지금 시국에서 훅 갈 수 있다는 거 알 텐데?”
황도에서 연일 난리가 나고, 중앙군이 이리저리 활동하는 중이다.
엘프들이 강하다지만, 결국 공권력에는 상대가 안 된다.
오드벨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보통은 그래서 알아서 잠잠해집니다만. 이게…… 문제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죽어 나가는 간부들이 초장거리 저격에 당했습니다.”
“저격?”
카라카스의 원거리 무기는 활과 화살이다.
저격이라는 표현을 쓸 무기가 아니지만, 예외가 있다.
“엘프의 정령마술, 적도 엘프라고?”
“예. 바람의 정령마술을 쓰는 이가 틀림없습니다. 문제는 그 솜씨가…… 황당합니다. 소문에 따르면 2km 밖에서 세 명을 연달아 사살한 것 같습니다.”
“…….”
괴물이네?
나는 턱을 문지르면서 말했다.
“2km 밖에서 쏴 버리고, 정령마술이면 마력방어도 못 하겠네. 속수무책인데?”
“예, 벌써 양쪽 합쳐서 열두 명을 잡았으니 초일류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엘프 중에서도 이 정도 실력자는 없습니다.”
오드벨이 무거운 목소리로 설명했다.
“바람의 정령마술이 극한에 이르렀다고 해도, 900m가 한계입니다. 그런데 적은 어림잡아 2배 이상이고, 죄다 죽이고 있습니다.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그럼 사도네.”
“……예, 엘프의 정령마술을 쓸 수 있는 사도가 지금 제칼에서 엘프들을 마구잡이로 죽이고 있는 겁니다.”
칠죄신의 사도, 12가문의 일원이었던 키릭도 정령마술을 썼지.
내가 생각하는데 오드벨이 말했다.
“하지만 사도의 짓이라는 걸 모르는 두 패밀리는 서로의 짓이라고 오해하고 충돌하고 있습니다. 제칼은 너무 위험한 상태입니다. 이번에는 직접 가지 마시고 애들을 보내시죠.”
“아니, 아니야. 오히려 피해를 줄이려면 내가 가야지.”
정령마술은 마력방어도 뚫지만, 나는 염동결계로 막을 수 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거 대놓고 공식적으로 가면 문제가 귀찮아지겠네. 피 좀 많이 봐야겠는데.”
“……잠행하시게요?”
“위치헬과는 이야기가 달라. 제칼은 병사들을 끌고 들어가 봐야 시민들이 야유나 퍼부을 거야.”
제칼은 환락도시.
제국 각지에서 돈 쓰고 놀겠다고 모인 이들이다.
경찰이나 군 병력을 끌고 들어가면 민심이 돌아설 것이다.
“양쪽 엘프들을 쓸어버리는 걸로 봐서는…… 사도는 어느 쪽에 소속된 것도 아니라고 봐야 해. 그렇다고 누가 사도를 돈으로 고용했다? 불가능하지. 사도는 그냥 엘프들을 싹 쓸어버리면서 내가 오길 기다리고 있는 거야.”
“……폐하가 간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겁니까?”
“적의 브레인이 엔라잖아. 내가 이럴 것쯤은 파악하고 있어.”
오드벨이 나직하게 말했다.
“실은 그것 말입니다만. 황성에 의미 불명의 투서가 들어왔습니다. 제국군 22호 암호 방식으로 풀어 본 결과……‘조각은 환락에 있다’라는군요.”
“22호 암호라면 잠깐 쓰다가 폐기한 거잖아. 엔라가 파군의 조각을 가진 사도가 제칼에 있다고 알려 준 거군.”
“……4황후를 믿으시는 겁니까?”
“당연히 안 믿어. 하지만 사도를 잡을 기회가 있는 건 사실이야. 그리고 내가 사도를 잡으면 황도도 안전해지지. 아직도 6계위인데 얼른 7계위로 올라가야 하고.”
“폐하, 그래도…….”
“아, 걱정하지 마. 이번에는 나 혼자 안 간다.”
오드벨이 좀 안도한 얼굴이었다.
“알겠습니다. 아르센과 레릭보고 당장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그 덩치 둘을 데리고 가면 눈에 퍽도 안 띄겠다. 이번에는 아들 둘을 데리고 갈 거야.”
“예? 세탄 님과 오르카 님을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탄은 제국군으로 오래 복무해 왔고, 오르카도 정보 요원으로서 오래 활동해 왔다. 이번 기회에 애들 싸움 공부도 시키고, 부자간에 우애도 쌓으려고.”
“그래도 만에 하나…….”
“걱정하지 마라. 다크엘프 요원들하고 몇 명 더 데리고 갈 거야. 나도 변장할 거고.”
나는 결론을 내렸다.
“제칼에 들어가서 양쪽 마피아 두목을 쥐어박은 다음에, 사도를 잡는 데 전폭적으로 협력시킨다. 그리고 사도를 처리하고 파군의 조각을 회수한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도 나름 알아본 게 있으니 곧 준비하겠습니다.”
“뭘 준비했는데?”
“제칼의 문제를 보다 수월하게 끝내는 방법을 준비해 뒀습니다. 곧 보여 드리겠습니다.”
오드벨은 고개를 숙여 보였다.
어전회의장.
내가 황제 시절에 제국을 통치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비었다.
그리고 주인 없는 황좌에는 네 개의 검들이 교차해서 꽂혀 있었다.
칠성칠요.
“폐하, 오셨습니까?”
카미르가 고개를 정중하게 숙이고는 내게 양손으로 검을 바쳤다.
박살 나서 따로 보관해 놨던 파군.
내가 엔라에게 받은 조각을 써서 유하가 새로 벼렸다.
검신의 3분의 1이 돌아왔다.
“복원에 감사드립니다.”
“아직 파군의 빛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너졌던 칠성의 균형에 회복이 빨라지는 건 사실입니다.”
“만약 내가 서둘러서 파군을 복원한다면, 칠죄신이 돌아오는 길이 막히는 겁니까?”
카미르는 오래 산 마녀, 각종 비술과 지식에도 조예가 깊었다.
칠성칠요를 이용해서 칠죄신을 추방한다는 계획의 큰 얼개를 제시한 것도 그녀였다.
물론 칠죄신의 추방은 엘프와 용족, 마족들도 협력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지만.
카미르는 망설이다가 말했다.
“그럼 정말로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폐하. 칠죄신은 사실 이 카라카스의 주민입니다.”
“……주민이라고요?”
“예, 물이 흐르고 흐르다가 바다로 흘러가는 것처럼 여기에 있는 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존재라는 겁니다.”
“그거 정말로 끔찍하네요.”
카미르는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정말 끔찍하지요. 폐하가 몰아내 주시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그자가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칠죄신은 카라카스에 있는 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존재입니다. 나무에 매달린 사과가 지면에 떨어지는 것처럼.”
“하지만 칠성의 빛으로 칠죄신의 귀환을 막았잖습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애당초 영원히 막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본래라면 6만 년 뒤에는 돌아올 거라고 예상했지요.”
6만 년.
인간인 나로서는 전혀 상상도 안 가는 시간이다.
카미르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파군이 부서진 순간, 칠죄신이 돌아오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습니다. 저번에는 이미 양팔이 돌아왔다고 했죠? 제가 혼자서 계산을 잠시 해 봤습니다만…… 약 3개월 안에는 칠죄신이 돌아올 겁니다.”
“그 전에 파군의 칼날을 다 모아서 복원시킨다면요?”
“……그러면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 칠죄신이 특별한 방비를 하지 않았다는 전제입니다.”
카미르는 우리 둘만 있는데도 새삼스럽게 목소리를 낮추었다.
“폐하도 아시겠지만 칠죄신은 일단 집요할 때는 터무니없이 집요합니다. 폐하에게 일단 관심을 품자 온갖 치가 떨리는 흉계를 꾸미지 않습니까? 칠죄신은 어쩌면 자신의 귀환에 대비해서 여러 방책을 꾸며 놓았을지 모릅니다.”
“예, 애당초 하시아를 타락시키고 파군을 파괴했고. 또 토구로 같은 사도들을 통해서 활동한 걸 보면…… 놈은 나름 많은 준비를 해 놓았더군요.”
나는 천천히 황좌로 걸어갔다.
“그러니까 그 전에 다 끝장내 버리면 되는 겁니다.”
꽂혀 있는 검.
그중에서 유달리 가늘고 긴 검을 잡은 나는 힘을 주었다.
황좌에 꽂힌 이후로 누구도 뽑지 못했다는 검이건만.
쓰으으윽.
내 손에 너무나 쉽게 뽑혀 나왔다.
수검 녹존(水劍 祿存).
“……돌아왔군요.”
카미르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녹존을 고쳐 잡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파군이 고쳐지면서 이 녀석도 점차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세 번째 검도 쓸 수 있게 됐군요.”
―무리는 금물이다.
“짜식, 갑자기 말하니까 엄청 반가워지잖아.”
“오오오오! 폐하! 오오오오!”
그때 어전회의장에 들어온 오드벨이 촐싹맞은 감탄을 흘렸다.
내가 검을 뽑은 걸 보고 저러는 것 같은데…….
어이없어하던 나는 오드벨을 따라온 엘프를 보고는 더 어이가 없었다.
헌병대 제복.
미레이였다.
“……아니, 걘 또 왜 데려와?”
“아, 폐하의 이번 작전에 큰 도움이 될 아가씨입니다.”
“예? 재상님? 뭐가요?”
두리번거리던 미레이는 의아하게 물었다.
내가 오드벨을 의심스럽게 보자 놈이 힘차게 말했다.
“실은 이 아가씨가 조커즈의 헤드인 토르랑의 따님 되십니다!”
“……마피아 두목 딸이었다고?”
“하하하, 무슨 소리십니까, 폐하. 엘프는 원래 다 마피아입니다!”
오드벨은 천연덕스럽게 그런 소리를 했다.
수상한 웃음.
저놈이 저렇게 웃으면 꼭 이상한 짓을 하는데.
내가 의심스럽게 보는데 오드벨이 힘차게 말했다.
“즉, 이 아가씨를 이용하면 조커즈와 바로 접선해서 쉽게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안 되는데요? 저랑 아빠는 절연했어요. 제가 헌병대 들어가겠다고 하니까 연 끊자고 하시더라고요.”
미레이가 고개를 가로저어도 오드벨은 물러나지 않았다.
“무슨 소립니까, 토르랑의 딸, 미레이. 원래 집에 돌아가면 다 가족인 법입니다.”
“아니, 그래서 요점이 뭔데? 미레이도 안 된다잖아?”
“하하하, 그거야 멋진 사윗감을 데리고 돌아오면 아버지가 맨발로 뛰어나와서 환영해 주지 않겠습니까?”
“……너랑 미레이가?”
내가 측은하게 바라보자 오드벨은 정색했다.
“무슨 소리십니까? 당연히 폐하가 하셔야죠.”
“뭐?”
이놈이 미쳤나.
하지만 오드벨은 태연했다.
“원래 엘프들은 폐쇄적이고 패밀리들은 더 심합니다. 거기다가 지금은 간부들이 죽어 나가서 전쟁 돌입 상태, 폐하가 직접 가셔도 바로 믿지 않고 협조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래서?”
“하지만 위대한 폐하께서 헤드의 따님을 데려가겠다면 패밀리고 뭐고 감동에 젖어서 온갖 정보를 풀 오픈 해 주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나보고 마피아 두목에게 가서 댁 딸하고 결혼하고 싶으니 협력 좀 하라고 말해라?
“네 머리통을 풀 오픈 해 주고 싶은 작전이다. 집어치워.”
“정말 결혼하시라는 게 아니라 그냥 정보와 협력만 얻어 내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이미 보냈습니다.”
“……뭘?”
오드벨은 고개를 숙여 보였다.
“조커즈 헤드에게 폐하가 사윗감으로 간다고 연락을 마쳤습니다.”
“…….”
이놈은 진짜 뱀이야.
머리는 좋은데 툭하면 날 물려고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