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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고인 황제놀음-85화 (84/230)

두 번 고인 황제놀음 (85)

둘 다

제국은 칼로 세워진 나라다.

나와 나를 따르는 이들, 제국군이 하나로 똘똘 뭉쳐 싸워서 칠죄신을 추방했다.

당연히 군부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다.

또 제국은 초대 황제 이후에 변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역사적으로 잦았지?

그래서 나는 훗날을 대비해서 쿠데타를 막는 여러 방책을 세워 놨는데…….

대장군이라는 놈이 아주 해맑게 말하네?

혹시 레릭이 사전에 전부 봉쇄했나 싶어서 나는 미심쩍게 물어보았다.

“쿠데타를 일으키겠다고? 누가?”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오.”

나는 그냥 냅다 의자를 던져 버렸다.

쾅!

벽에 부딪히는 소리에 머리를 박고 있는 레릭과 아르센이 움찔한다.

“대장군이라는 새끼가 확인 중? 뭘 확인하는데? 네 지능지수? 내 참을성?”

“……죄, 죄송합니다.”

“지금 이걸 왜 밝은 목소리로 말하셨어? 쿠데타 일어난다니까 막 두근거리고 신나?”

“……아, 그게, 말씀하시는 게 꼭 폐하 같아서요. 아니, 폐하 맞습니다만.”

“주인님 현관에 서 있으니 일단 꼬리 흔들고 보는 강아지셨다? 그동안 집 안 소파란 소파는 죄다 뜯어 먹어 놓고?”

“전 늑대인데…….”

퍽!

아르센이 몸통 박치기로 레릭을 쳤다.

레릭은 이 와중에 성질을 냈다.

“아, 왜! 폐하가 잊어버리셨나 해서 말씀 올리는데!”

“이 멍청한 늑대야. 지금 그게 중요해?”

“중요하지! 내가 너보고 보라색 마족이라고 하면 좋겠냐?”

“쉿, 쉿……. 폐하 더 화내신다.”

나는 둘을 한참 노려보다가 물었다.

“아르센, 저 말을 어떻게 생각하냐?”

“……곧 정황을 파악하고 보고 올리겠습니다.”

“지금부터 파악하겠다? 내가 너희들 왜 만들었는지 까먹었냐?”

쿠데타가 일어날 경우, 제국군을 막는 제어장치 중 하나가 바로 철도헌병대였다.

대장군이라는 놈은 쿠데타 조짐을 확인 중이라 하고, 헌병대장은 파악해 보겠다고 하네?

나라 꼴 봐라.

“우리 그냥 같이 제국 망하는 거 구경할까? 응? 여기서 노가리나 까고 귤이나 까먹고 너희 둘 머리나 까고?”

“……폐, 폐하. 고정하시옵소서.”

“내가 고정하게 생겼냐? 황제 때려치우고 싶었던 기억들이 갑자기 팍팍 몰려오시는데?”

내가 으르렁거리자 레릭이 외쳤다.

“이, 이유가 있습니다!”

“…….”

그래, 레릭은 정치적인 안목이 없는 거지, 진짜 무능한 놈은 아니다.

뭔가 연유가 있겠지.

내가 좀 마음을 다스리는데 레릭이 일어나서는 눈치를 보았다.

“폐하, 일어나서 보고드려도 되겠습니까?”

“이미 일어났네.”

나는 투덜거리면서도 아르센에게 말했다.

“야, 아르센. 너도 일어나.”

“……괘, 괜찮습니다.”

“닥치고 안 일어나면 머리 다 밀어 버린다.”

아르센도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둘 다 계속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어서 이마가 벌게진 상태였다.

마뜩지 않게 둘을 보던 나는 레릭에게 말했다.

“쿠데타를 짐작하면서 정리 못 한 이유가 뭔데?”

“아무래도 인간이 다수인 것 같습니다.”

“근데?”

“군 내부의 인간들이 저를 잘 믿지 않습니다.”

내가 눈살을 찌푸리는데 아르센이 나섰다.

“폐하, 노여움을 잠시 거둬 주시옵소서. 제가 보충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말해 봐.”

“사실 이게 군대, 헌병대만이 아니라 제국 조직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입니다.”

아르센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인간과 다른 종족, 둘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왜?”

“……지금 오대장군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네 옆에 중앙대장군 있으시잖아.”

“나머지 넷도 인간이 아닙니다.”

아르센이 더듬거리면서 말했다.

“제국군 안에서 장군, 그러니까 별 단 애들 중에서 인간은 극히 적습니다. 저희 헌병대 수뇌부 회의에 한 번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거기서도 인간은 매우 적습니다. 있어 봐야 삼령이었고요.”

“무슨 말을…….”

말하던 나는 이마를 눌렀다.

아르센이 뭘 말하려는지 감이 왔다.

“예, 수명 문제입니다. 제국군만이 아니라, 도처에서 인간과 다른 종족 사이에 차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직의 수장, 상급자들은 이미 100년 이상 근무한 이들이 태반인데…… 인간은 그렇게 못 사니까요.”

“…….”

지금 내 눈앞의 둘.

레릭과 아르센은 내가 칠죄신과 싸우던 시절에 함께하던 전우였다.

하지만 인간 전우들은 어찌 되었나?

나와 함께 먹고 마시면서 싸워 주었던 인간 영웅들, 눈부신 이들은 나이를 먹고 사라졌다.

내가 황제 하던 시절에 알던 인간들, 100년 뒤인 지금은 아무도 없다.

아르센이 말했다.

“인간이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아닙니다. 저도 칠죄신과 싸울 때, 많은 뛰어난 인간 동료들을 보았으니까요. 제 전임자는 인간이었고 또 폐하도 인간이시잖습니까? 괜한 말씀 같지만 저는 결코 인간을 차별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인간은 너희들에 비해서 일찍 죽는다. 칠죄신과 싸우던 동료들은 다 사라졌지.”

“……예. 그리고 그 자리를 다음 사람이 채워야 합니다.”

내가 다스리던 시절.

칠죄신과의 싸움이 끝나고 20년이 지났을 무렵에는 아직 현역인 이들이 많았다.

인간들도 제국군의 장군이었고, 각종 조직의 관리직,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은퇴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그 자리를 후임이 메운다.

오래 조직에 봉사해 온 후임들.

이종족들이.

“그래서 지금 제국군 장군 중에는 인간들이 없다?”

“……예. 각 조직 내부에서 괴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변명이 될 것 같아서 말씀을 안 드리려고 했는데 폐하도 보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희 헌병대원들이 철도 현장에서 상당히 무례한 짓을 한다는 거.”

“…….”

“제가 그걸 알아도 무작정 억누를 수 없습니다. 현장의 하급직은 인간들이 다수라서요…….”

이해한 나는 정리했다.

“그러니까 같은 조직 안에서, 인간은 잡일꾼이 되었고 오랜 경험을 쌓은 종족들이 관리직을 꿰차고 고위직을 독점한다. 그래서 내부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제국군은 특히 더 심합니다. 군인의 출세 기회는 전쟁인데…… 그게 없으니까요.”

아르센의 설명에 레릭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턱을 만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듣고 보니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내가 다스리던 시절에는 저런 문제가 없었다.

1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생긴 것이다.

“폐하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는 미레이만 하더라도 80년 넘게 근무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집단 안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 결국 조직에 대한 공헌도, 충성도를 오래 보여 준 쪽을 우선해서 승진시키게 된다.”

그러면…… 인간은 제국 조직 내에서 출세할 길이 없어진다.

행정고시 통과했다고 의기양양하게 제국 정부에 들어갔다?

들어간 순간, 근속 100년이 넘는 인재들이 자기 머리 위에 산처럼 버티고 있을 것이다.

“100년이 넘게 근무했으니까 업무 처리 능력은 물론이고 각종 인맥, 평가도 남다르겠지. 인간은 승진 기회를 바랄 수가 없다. 정말 극소수만이 출세한다.”

“예…….”

“그렇다고 인간을 억지로 밀어주는 것도 차별이지. 결국 인간은 바닥에 깔리고, 오래 해 온 고인 물들이 조직의 상급자들이 된다.”

나는 혀를 찼다.

“테러범 놈들의 주의 주장이 이거였군. 이종족들이 제국을 지배한다고.”

제국해방군, 테러범들도 나름의 근거는 있었다.

전후에 태어난 인간의 눈으로 보면, 자기들이 성공하고 출세할 기회를 이종족들이 가로막는다고 보겠지.

“그래서 레릭, 너는 지금 중앙군의 인간 부하들이 쿠데타를 준비해도 파악 못 하고 있다 이거냐?”

“어느 정도 심증은 있습니다만 확증은 없습니다. 무작정 건드렸다가 터지기라도 할까 봐 고민 중이었습니다. 사실 동부 시찰에 나섰던 것도 그래서고요.”

레릭이 이마를 문지르면서 대답했다.

“일단 우렌 사지타리, 다르갈 사지타리를 데려가서 물어보고 확인할 작정이었습니다. 군대 내부에서는 둘을 군사법정에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고요.”

“안 돼.”

“……그러면 불평이 더 커질 겁니다만.”

레릭은 내가 시릭인지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나는 놈을 노려보았다.

“그런 걱정을 하는 놈이 대놓고 황후 욕을 하셨어?”

“……예?”

“박자.”

아르센은 레릭의 옆구리를 치더니 알아서 머리를 박았다.

레릭은 긴가민가하면서도 다시 머리를 박았다.

나는 두 놈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좋겠다? 100년 동안 내 와이프 욕을 신나게 하고 다녀서? 재미있었냐?”

“……아, 아닙니다. 안 했습니다!”

“아니, 할 수 있지. 할 수야 있어. 나 없는 데서 내 욕도 할 수 있지.”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러느니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어 버리겠습니다! 폐하!”

레릭은 벌떡 고개를 들려다가 턱을 바닥에 부딪쳤다.

아플 텐데도 놈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나를 보며 외쳤다.

“제가 어찌 폐하에게 감히 흉측한 마음을 품겠습니까! 차라리 가슴을 갈라 버리겠습니다!”

“내 아내에게는 품어도 되고?”

“그, 그건…….”

“하라니까? 숨어서 나 욕하던 것처럼 내 아내랑 자식, 욕하고 다녀, 새끼야. 널 부하라고 믿고 살았던 게 다 후회가 되려고 한다.”

레릭이 울먹거렸다.

“자,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하겠습니다, 폐하. 그러니까…….”

“너 그러다가 턱 날아간다.”

늑대 수인이 튼튼하다지만 턱에다가 체중을 싣고 억지로 말하다니.

내가 신기하게 보는데 레릭이 결연하게 외쳤다.

“죽겠습니다! 폐하가 제 충성을 믿지 못하시겠다면 제 목을 치시죠!”

“충성스럽게 머리 제대로 박아.”

“…….”

레릭은 자세를 고치고는 다시 머리를 박았다.

나는 이마를 누르고는 말했다.

“우렌과 다르갈은 못 넘겨준다. 레릭, 넌 그렇게 중앙군에 알리고 딱히 뭘 더 하지 마라.”

“예? 그러면…….”

“쿠데타 이야기가 수면 위아래를 오르내릴 정도면 그냥 쓸어버려야겠다. 어지간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레릭이 제국군, 중앙군을 꽉 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수명의 차이로 조직 내부에서 괴리가 생겼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나는 정리했다.

“병사들까지 다 쓸어버릴 순 없어. 애들이 무슨 죄냐. 수상한 놈 리스트 추려서 올려 봐. 아, 인간으로 한정하지 마. 이종족들도 협력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쿠데타는 별 단 놈이어야 저지를 텐데.”

“……예.”

“쿠데타를 일으킨다면 보통 의회 해산, 언론 장악, 신정부 수립인데…….”

나는 잠깐 생각해 보고는 말했다.

“황궁에는 5황후가 있지. 아마 그녀를 잡으려고 할 거다. 상징성이 있으니까. 그리고 또…….”

내가 말하는데 발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라고 단단히 일러뒀는데?

검고도 하얀 머리를 휘날리면서 휴게실로 들어온 수인 미녀.

랑에이였다.

“…….”

랑에이는 나, 그리고 머리를 박고 있는 아르센과 레릭을 보았다.

그녀는 얼른 레릭의 옆으로 가더니 머리를 박는다.

“랑에이, 뭐 하냐?”

“……나도 잘못했어.”

“…….”

경찰청에 있을 랑에이가 전후 사정을 알고 달려온 거겠지.

와서는 돌아가는 눈치를 보고 나보고 기분 풀라고 이러는 거다.

황도의 경찰, 헌병대, 군대를 지휘하는 세 사람이 나란히 머리를 박고 있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내가 혀를 차는데 레릭이 랑에이에게 급하게 말했다.

“아, 아닙니다. 호선랑님이 무슨 허물이 있으시다고…….”

“누구는 호선랑님이시고 누구는 암살 년이네? 호칭이 자유로우셔?”

“그, 그게…… 호, 호선랑님에게 어찌 감히…….”

레릭은 늑대 수인, 수인 사이에서도 으뜸가는 랑에이를 존중하는 게 당연했다.

같은 황후 사이에서도 서열 세우고 있네.

내가 이걸 굉장히 경계했는데.

아르센이 앓는 소리를 냈다.

“……폐하, 제가 레릭을 철저하게 교육하겠습니다. 다시는 황후 전하에게 몹쓸 말을 하지 못하게.”

“나도 잘못했어, 시릭.”

랑에이의 머리카락이 바닥에 깔린 걸 보니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손을 저었다.

“다들 일어나.”

아르센이 얼른 일어나고, 랑에이도 일어났다.

한데 레릭은 여전히 머리를 박고 있었다.

“……저는 좀 더 이러고 있겠습니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

나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러면 내 기분이 풀어질까 봐? 집 안 소파 다 찢어 놓고 눈치 보냐?”

“……아, 아닙니다. 제가 너무 경우 없는 짓을 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냥 쭉 이러고 있겠습니다.”

“일어나.”

“…….”

“일어나라니까. 황명이다.”

내가 거듭 말해도 레릭이 머뭇거리기만 했다.

보다 못한 아르센이 팔을 잡고는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나는 레릭에게 간단하게 말했다.

“다음부터 내가 이러지 않게 해라. 알았냐?”

“예! 며, 명심하겠습니다. 입조심하겠습니다.”

“생각도 조심해라.”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랑에이나 이셀렌이나 같은 황후, 다 같은 내 부인이다. 자기랑 같은 종족이라고 더 믿고, 다른 종족이라고 괄시하면 뭐하자는 거냐? 대장군이라는 놈이 그러면 제국군 전체가 그 꼴이 나는 거 모르냐? 네 아래 애들이 너 보고 안 따라 하겠냐?”

“생각도 고치겠습니다!”

레릭이 크게 외쳤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랑에이를 돌아보았다.

“랑에이, 쿠데타를 좀 막아야겠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

“일단 어떤 놈들이 꾸미는지 확인부터 해야지.”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아르센을 돌아보았다.

“아르센, 이제까지 제국군에서 우렌, 다르갈과 접촉하지 않았지?”

“예. 싹 다 돌려보냈습니다.”

“둘 다 바보는 아니다. 그리고 제국군도 바보는 아니고. 여긴 민간 병원이니까 아마 온갖 수단을 다해서 접촉해 올 텐데 모른 척해.”

“공식적인 접촉은 막고 간호사나 의사를 통해 전달하는 비공식은 눈감으라는 겁니까?”

아르센은 그나마 눈치는 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었다.

“레릭, 그래서 후보가 누구냐? 설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

“제국군 안에 인간들이 상당히 많이 복무하고 있습니다. 특히 12가문 안에서도 유력한 가문의 자제들은 복무하는 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내가 제국군과 함께했으니까.”

2대 황제를 노린다면 군 복무 경험, 제국군의 인정도 필요하다고 여기겠지.

“그 12가문의 인간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뉩니다. 폐하도 아시는 사지타리 공작 가문, 그리고 나머지 둘입니다.”

“사지타리는 아니야.”

우렌과 다르갈은 이용당한 거다.

레릭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지타리야 복무하는 인간들의 머릿수가 많지만 나머지 둘이 좀 문제입니다. 12가문에서 4위 안에 들어가는 가문들입니다. 아시겠지만…….”

“12가문의 서열은 호사가들이 말하는 것, 영지의 크기와 거느린 병사들과 기사, 또 자본금을 통틀어서 적당히 잡는 거지.”

올해에는 누가 황제 후보로 유력한가?

거리의 인기 있는 가십이었다.

“100년 내내 꼴찌는 리브라타, 케드릭은 올해 8위, 그리고 사지타리는 5위였다. 4대 공왕가의 하나라고?”

100년 동안 12가문에서 1~4위는 내부에서 순위가 바뀔 뿐이었다.

5위 이하의 가문들이 올라간 적은 없었다.

호사가들이 4대 공왕가라는 비공식 호칭으로 일컫는 이들.

12가문 안에서도 특별한 강자들이다.

레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중 둘이 의심스럽습니다. 하지만 각자 거느린 파벌들이 많아서 함부로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그럼 쳐 내야지.”

“예? 어느 쪽이 쿠데타를 모의하는지 아직…….”

“둘 다.”

군인이 파벌놀이 하면 쫓아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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