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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고인 황제놀음-66화 (66/230)

두 번 고인 황제놀음 (66)

난 그런 의도가 아닌데

중앙경찰청장 비요른과 결투 성립.

하지만 밥 먹고 해야지.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우리는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에 둘러앉았다.

전채요리는 햄과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

고소하게 구워진 두툼한 빵을 콱 베어 물면, 햄의 짠맛과 매콤한 소스가 확 퍼진다.

그 직후에 고깃덩이가 꽉 씹히면서, 얼른 먹으라고 재촉한다.

“빵 끄트머리를 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군요.”

하인켈의 말대로 소스에 찍어 보는데 메인 디시가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고기, 일단 급한 대로 나온 거다.

나, 하인켈, 가룰은 성인 남성이니 잘 먹는다.

거기다가 랑에이도 엄청 잘 먹고.

“내가 사는 거니 다들 잘 먹어라. 먹어야 잘 싸우지.”

“예! 도련님!”

가룰은 진짜 딱 그 말만 하고 계속 입과 손만 움직이고 있었다.

이 집, 요리 잘하네.

하인켈도 만족스러운 눈치고.

어째 랑에이는 별로 입맛이 없어 보이지만.

“거, 팍팍 좀 먹어라.”

“……으음.”

내가 볶은 돼지고기 접시를 밀어 주자 랑에이는 머뭇거리면서 손을 가져갔다.

수프에 빵을 찍은 하인켈이 말했다.

“그나저나 이거 엄청난 일이 되었군요. 경찰청장과 헌병대장의 자리를 건 결투라니.”

“잘됐지. 하인켈, 이거 다크엘프들 쪽으로 소문 좀 흘려라.”

“예? 그럼 도련님을 방해하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하인켈은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랬는지 모르지만, 이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내가 해 온 걸 쭉 봐 왔으니까.

“시간이 너무 짧으니까 그러지도 못해.”

저녁 먹고 싸우자고 했으니까, 앞으로 2시간도 안 남았다.

다크엘프의 정보 전달 속도가 빠르다지만 이 시간 안에 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인켈이 이해를 못 하자 내가 설명했다.

“그냥 떡밥이야. 움직이면 좋고, 아니면 말고.”

암살여왕 이셀렌.

나를 죽이려다가 랑에이에게 막혀서 돌아갔지만 포기할 여자가 아니다.

반드시 다음 기회를 노릴 거다.

그러면 내가 짠 판에 뛰어들게 유도하는 게 낫다.

제대로 준비 못 하고 덤비면 카운터 치기 수월하니까.

다들 정신없이 먹는데 추가 닭고기가 나왔다.

나는 닭다리를 뜯어서는 랑에이의 접시에 덜어 주었다.

“……어.”

가룰이 아쉬워하는 얼굴이자 나는 남은 다리를 찢어서 주었다.

“그래, 너 먹어.”

“……아, 아닙니다. 도련님이 드셔야죠.”

“됐어. 모자라면 또 시키면 되지.”

나는 그리 말하고는 랑에이를 보았다.

랑에이는 이제야 모자를 벗었는데 내가 말할 때마다 머리 위의 호랑이 귀가 살짝살짝 움직였다.

몹시 망설이는 거다.

표정에 안 드러내려고 하셔 봐야 귀에 다 보인다.

“오늘 아침부터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본데. 그냥 물어봐. 대답해 줄게.”

“으으음.”

랑에이는 긴 탄식을 하더니만 겨우 고개를 들었다.

“리젠 리브라타, 너는 시릭 카라카스의 전인인가?”

“……음?”

하인켈의 신음.

가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는 반사적으로 옆 테이블이 들었나 확인했다.

거리도 있고, 다들 자기 이야기에 바빠서 못 들은 눈치다.

“흠.”

랑에이가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면, 내가 어떻게 싸우는지 보거나 들었다면?

염동력을 쓴다는 걸 알았을 거다.

내 바로 옆에서 싸운 적도 많으니까.

나는 주스를 마시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그래.”

“……어.”

하인켈이 덜덜 떨었다.

가룰도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부릅떴고.

“야, 가룰. 닭다리 떨어진다. 얼른 씹어.”

우적우적.

눈은 여전히 부릅뜬 채로 입만 움직이는 것도 놀라운 재주로군.

하인켈은 뒤늦게 주변을 둘러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 어떻게 된 겁니까, 주군?”

“사실입니까, 도련님?”

“사실이다.”

대답한 건 내가 아니라 랑에이였다.

내내 쩔쩔매던 랑에이가 숙연하게 말했다.

“시릭의 전투 방식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자신이 강하고 경험도 많았지만, 굉장히 남다른 힘이 있었지. 자세한 건 말할 수 없지만…… 리젠 리브라타가 그걸 물려받은 것 같다.”

“우와아아!”

“가룰,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하인켈이 매섭게 말했다.

“만약 당신이 이걸 외부에 발설한다면, 죄송하지만 제가 당신을 죽일 겁니다.”

“……!”

“아, 거. 먹는 자리에서 살벌한 소리 하지 마.”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차피 말해 봐야 잘 믿지 않을걸.”

“하지만 주군, 지금 랑에이 전하께서 보증해 주셨습니다. 만약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주군의 편을 드는 자가 많겠지만 그 적이 되는 자는 훨씬 더 많을 겁니다.”

하인켈은 정색했다.

“당장 암살여왕, 아니 황후 전하들이 어떻게 나올지 모릅니다. 귀족원이나 다른 12가문들은요?”

“호들갑 떨지 말라니까.”

내가 재차 이르자 하인켈은 겨우 좀 진정했다.

요원인 이놈은 지금 이 사실이 알려질까 봐 걱정 백배였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두르지 마라. 난 하나하나 차근차근히 해 나갈 생각이다.”

“……예. 명심, 명심하겠습니다.”

하인켈은 마른침을 삼켰다.

사실 그럴 만하다.

지금 객관적으로는 초대형 사건이었다.

황제의 능력을 물려받은 이, 그것도 황후가 보증했다.

거기다가 12가문 출신이라고?

이게 알려지면 나를 2대 황제로 추대해야 한다는 여론들이 생겨나겠지.

“보나 마나 뻔하지.”

반대로 내가 등극하면 안 된다고, 또 내 정체를 의심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자칫하면 결과는 양자의 충돌, 피바람이고.

그래서는 안 된다.

제국민은 다 내 백성인데 어찌 환란을 일으킬까?

차근차근 순리대로 푼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없는 사이에 망가진 제국의 시스템을 보완하고 보수할 생각이다.

죄지은 놈이 있으면 벌주고, 비요른처럼 썩어 버린 놈이 있다면 도려내고.

하인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사실을 지금 누가 알고 있습니까? 혹 실수할지도 모르니 알아 두고 싶습니다.”

“로데릭 형님이나 아버지도, 다른 누구도 모른다. 지금은 이 자리의 사람들만 알아.”

리세라와 아르센이야 알지만 경우가 다르고.

나는 테이블을 두드려서 정리했다.

“그냥 당분간 입 다물고 있어라. 때가 되면 내가 밝힐 거고 다 순리대로 될 거다.”

“예.”

하인켈이 진지하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가룰도 입에 닭다리를 문 채로 끄덕끄덕했고.

웃어 버린 나는 정면의 랑에이를 보았다.

“애들 입맛 달아났잖아요. 뭐 더 물어볼 거 있으면 그냥 해요.”

“시릭은…….”

랑에이가 짜내는 목소리로 물었다.

간절하게.

“시릭은?”

“…….”

가룰이 닭다리를 문 채로 벌떡 일어났다.

하인켈의 팔을 잡고.

“으? 응? 가룰?”

“한 바퀴 돌고 오겠습니다.”

가룰의 손에 하인켈은 어리둥절하게 끌려갔다.

의외로 이런 눈치는 좋네.

둘이 가 버리자 나는 나이프를 내려놓았다.

나중에 쟤네 따로 밥 사 줘야겠네.

“대체 뭘 묻고 싶으세요?”

랑에이는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아니다. 됐어.”

묻고 싶은 게 너무나 많지만 대답을 듣기 두렵다는 어조.

그녀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됐다. 확인했으니 됐어. 앞으로 내가 모든 힘을 다해서 너를 도울 것이다. 안심해라.”

“이번에는 필요 없습니다. 필요하면 내가 따로 말할 테고.”

나는 딱 잘랐다.

랑에이는 시릭의 전인인 리젠에게 잘해 줘서 지난 감정을 씻으려는 것이겠지.

하지만 나는 시릭 본인이다.

그게 아니라고 해도…….

“랑에이 전하.”

“……듣고 있다.”

“저택에서 지내도 됩니다. 대신 애들 잘 봐 줘요.”

리세라와 미리엘.

리세라야 이미 내가 시릭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뭐 여자니까 아버지에게 상담하기 어려운 것도 있겠지.

또 미리엘은 지금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일 거다.

두 사람에게는 어머니가 필요하다.

아빠인 내가 노력해도 메울 수 없는 부분을 해결해 주는 엄마가.

경호 문제도 있고.

이래저래 랑에이는 데리고 있는 게 낫다.

“암살여왕보단 당신이 낫겠지.”

애들 봐 주는 면에서는.

랑에이는 굳은 채로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돌렸다.

“비요른에 대해서 뭐 아는 거 있습니까?”

“5계위일 거다. 하지만 계위 능력은 사용 못 한다고 들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머리에 전투밖에 없어.

비요른이 뭘 믿고 랑에이에게 저리 들이대나 싶은데.

재혼? 천년제국이 유지되는 이상 불가능하다.

그러면 혹시 랑에이를 탐내서 테러범들에게 협력하지 않았을까?

경찰청장이 부정한 색욕 때문에 나라를 파탄 내다니, 말도 안 되지만.

비요른은 척 봐도 소인배,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나는 이걸 랑에이에게 의논해 보려다가 머뭇거렸다.

비요른이 노골적으로 랑에이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어서…… 왠지 랑에이에게 물어보는 게 망설여진다.

별거하던 연인, 부부가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 먹으면서 그간 다른 이성과의 만남은 없었냐고 탐색전 벌이는 거 같잖아!

난 그런 의도가 아닌데.

“그, 시릭을…….”

아니, 내가 뭘 물어보는 거야.

랑에이가 비요른을 어찌 생각하는지 탐색하는 것 같아서 묻는 게 망설여진다?

그러면 사별(?)한 시릭과의 관계를 먼저 확인해 두면 문제없지!

근데 내가 시릭이네?

내가 얼른 말을 삼키는데 랑에이가 바로 대답했다.

“사랑한다.”

“…….”

그간 내 앞에서 전전긍긍하던 게 거짓말처럼.

일절 망설임 없이.

놀란 내 시선에 랑에이는 부연했다.

“너, 너를 사랑한다는 게 아니다만.”

“……아, 압니다.”

“나는 시릭을 잊지 못하고, 잊을 생각 따위는 결코 없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황후가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었을 리가 없다.

하지만 랑에이는 그저 열심이었다.

자기가 시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느라.

“나는 그에게 갚을 게 너무 많은데, 아니 평생을 바쳐도 갚을 수 없을 텐데, 그가 먼저 가 버렸다.”

“음, 알았으니까…….”

내가 막으려고 하자 랑에이가 시무룩해졌다.

모처럼 시릭과의 연결 고리를 찾았는데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걸 안 내가 머뭇거리자 랑에이가 얼른 말했다.

“나와 시릭의 첫 만남부터 이야기해 주겠다. 우리들이 처음 만난 곳은…….”

“식당이었지. 우리 셋 다 배고파하고 있었고.”

“으응?”

“…….”

아, 실수했다.

랑에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말했다.

“시릭의 위인전을 읽은 건가?”

“……뭐, 그렇죠?”

나는 안도하면서 얼른 닭고기를 랑에이의 접시에 덜어 주었다.

“먹어요. 먹어야 힘내지.”

“으음.”

랑에이는 석연치 않은 얼굴로 먹기 시작했다.

상황, 지난 감정은 어쨌건, 잘 먹고 있는 걸 보면 편하다.

보고 있는 내 마음도 풀린다.

“그래, 이럼 됐지.”

알고 싶으면 물어보고, 물어보기 어려우면 행동하면 된다.

“시합 시작하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요. 판은 내가 알아서 짤 테니까.”

“음, 그리하겠다.”

랑에이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좋아, 일단 비요른 대가리부터 깬다.

* * *

중앙경찰청.

청장실.

중앙경찰청장 비요른은 실내를 정신없이 오가고 있었다.

“어쩌지, 어쩌지…….”

말도 안 되는 경기가 잡혀 버렸다.

앞으로 1시간 뒤.

리젠 리브라타와 결투하게 생겼다.

소문대로라면 리젠은 4계위.

비요른은 5계위다.

계위 차이가 나면 승산은 희박하다.

보통 비요른의 우세, 승리를 점치겠지만…….

“……나는 5계위 능력을 사용하지 못해.”

마력을 높이고 다음 계위로 넘어간다고 해서 바로 가능한 게 아니다.

마력을 다루는 타이밍과 깨달음, 자기 몸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비요른은 5계위이면서도 그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4계위보다는 낫겠지만…….

“만에 하나 지기라도 하면?”

잃는 게 너무 많다.

그가 어떻게 이 자리에 올라왔는가!

경찰의 꽃, 사실상 톱인 중앙경찰청장이 반푼이 5계위라는 건 웃음거리다.

물론 경찰이 주먹싸움을 잘하는 순으로 자리 주는 건 아니지.

하지만 초대 황제, 시릭 카라카스는 제국 최강이었고 칼로 제국을 이룩했다.

그러니 무력 단체들도 수뇌부의 무력을 이래저래 따졌다.

당장 동부경찰청장만 해도 제대로 된 5계위, 북부경찰청장은 6계위다.

무력이 부족한 비요른은 처세와 사무 능력, 줄을 잘 타서 승진했다.

부끄러울 거 없다. 처세술 또한 능력 아닌가!

“으으으…….”

하지만 만에 하나 4계위인 리젠에게 진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밀린다면 그의 평가가 급락한다.

“안 돼! 이기는 건 당연하고 압도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내 자리가, 또 랑에이를 얻으려면…….”

똑똑.

노크 소리.

부하인 여우 수인이 들어와서 보고했다.

“연습장에 아르센 헌병대장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별말은 없냐?”

“무척 기분이 좋아 보이더군요. 시합을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청장님 앞으로 긴급 편지가 왔습니다.”

“그래.”

비요른이 편지를 받아 들자 부하는 물러갔다.

문이 닫혔다.

“아니, 아르센 이놈이 미쳤나!”

비요른은 기가 막혀서 펄펄 뛰었다.

만약 리젠이 진다면 아르센도 헌병대장을 관둬야 할 텐데?

뭘 그리 좋아해!

“후우우, 후우우우…….”

옷깃을 푼 비요른은 재차 생각했다.

내가 대체 왜 이렇게 되었나?

아, 랑에이 때문이었다.

원래는 이 말도 안 되는 결투, 수락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랑에이가 겁쟁이, 라고 한 순간 참을 수가 없었다.

보여 줘야 했다.

내가 그녀의 새 남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그래, 그거야. 질 수 없어. 절대로.”

어떻게든 이기면 된다.

리젠을 박살 내면 아르센도 물러나게 되고, 그의 평가는 하늘을 찌를 것이다.

그리고 내친김에, 랑에이를 반드시 손에 넣는 것이다.

“그래, 이기면 돼. 이기기만 하면 다 얻잖아? 황제도 그랬지.”

주워섬기던 비요른은 뒤늦게 편지에 생각이 미쳤다.

긴급 편지라면 그 말고는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다.

한데 비요른이 편지를 살펴보니 보낸 이의 이름이 없다.

“……이건 불가능할 텐데?”

비요른이 편지를 내려놓고 찬찬히 살펴보았다.

긴급 편지에 찍히는 밀랍인장, 황가의 문양의 외곽선이 교묘하게 달랐다.

“가짜군. 누가?”

비요른이 편지를 열어 보니 내용은 간단했다.

「이기고 싶다면 증거품 보관실의 마력약을.」

“……마력약? 설마 그거 말인가?”

마력약.

루크 케드릭의 거처를 압수수색했을 때 들어온 증거품이다.

아직 분석 중이지만 1급 마력약 이상인 것 같다는 보고가 들어왔는데.

그렇다면 특급 마력약.

정말 귀한 물건, 보물 중의 보물이다.

복용한다면 무조건 1계위가 올라간다고 하니까.

분석팀에서 드래곤에게 연락해 보겠다고 했는데…….

“……아직 증거품 보관실에 있지.”

비요른의 눈이 번쩍였다.

아니, 꼭 먹겠다는 건 아니다.

테러범이 남긴 증거품이잖은가.

수사하려면 훼손해서는 안 되지.

“……그냥 보험이다. 보험.”

어차피 그가 이기긴 하겠지만.

중앙경찰의 톱인 비요른이 밀리면 경찰 전체의 망신 아닌가?

시간을 확인한 비요른은 몸을 돌렸다.

증거품 보관실을 향해서.

리젠과 비요른의 대결.

조직 수장의 사임을 건 결투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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