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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고인 황제놀음-49화 (49/230)

두 번 고인 황제놀음 (49)

100년 만의 귀향

천년제국의 중심.

황도 에덴시아.

내가 전생에 황제로서 군림하면서 제국을 다스리던 도시였다.

열차가 도착하고 플랫폼에 내리자마자, 아멜리아가 탄성을 질렀다.

“아, 저거 보세요. 황제 폐하의 동상이네요.”

“…….”

저런 게 언제부터 있었지?

열차에서 내린 순간, 눈에 딱 들어오는 게 10m짜리 동상이었다.

땅에 박은 칼자루를 양손으로 잡고는 전방을 주시하는 자세.

내 얼굴이지만 거울 볼 때보다 훨씬 더 미남 같다?

하인켈이 거들었다.

“저건 황제 폐하가 제국군을 창설하셨을 때를 재현한 겁니다. 방금 전까지 적이었던 병사 수십 명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부하가 되기를 간청했다는군요.”

“아, 그래서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드리는 거군요?”

아멜리아의 눈이 동그래졌다.

실제로 내 동상 앞에 사람 열댓 명이 무릎을 꿇고,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었다.

그 뒤에 쭉 줄 서 있다.

동상 주변의 헌병대원들은 인파가 몰리지 않게 관리 중이고.

나는 기가 막혀서 말했다.

“왜 줄까지 서는 거야……. 설마 저 동상에 절 안 하면 잡아가냐?”

“하하, 아닙니다. 하지만 제국민이 황제 폐하의 은총을 바라는 건 당연하잖습니까? 황도에서 도착한 순간, 앞으로 하는 일이 잘되기를 바라고 안전과 건강을 기원하면서 폐하에게 경배를 드리는 거죠.”

“…….”

이걸 뭐라고 해야 해.

아멜리아가 나를 보고는 말했다.

“그럼 도련님도 얼른 경배하세요.”

“아, 아냐. 됐어.”

“얼른 건강해지셔야죠. 예?”

아멜리아는 내 손을 꼭 잡고 끌고 가려고 했다.

내가 이번에 등짝 부상을 당한 뒤로는 이렇게 틈만 나면 손을 꼭 잡고 끌어당기는데, 난감하다.

차마 뿌리칠 수가 없어.

엄마가 집에 들렀으면 밥 먹고 가라고 식탁으로 잡아당기는데 거절하기 쉽겠냐?

“아멜리아, 지금 등이 아파서 안 돼. 나중에 하자.”

“아, 그래요? 죄송합니다.”

아멜리아는 손은 놓아주었지만 대신 내 옆에 꼭 붙었다.

자기 깃털 아래의 병아리를 지키려는 어미 닭처럼.

“……아멜리아, 리세라 좀 봐 주지 않을래?”

“예, 먼저 도련님 좀 살피고요.”

“…….”

이런 식이라면 할 말이 없지.

아멜리아를 떼어 내길 포기한 나는 다시금 10m짜리 동상을 올려다보았다.

“……저거 대체 언제 세운 거야?”

난 안 했다.

나는 국민들 굶지 않게, 문명을 발전시키는 데 바빴으니까.

황실의 예법, 권위 같은 건 나에겐 관심 밖이었고, 주로 내 신하들이 정비했다.

동상? 황도 중앙광장에 하나 세우고 끝내라고 했을 텐데.

“황제 폐하가 서거하시고 제국민들이 폐하를 기리고자 자발적으로 모금했습니다. 황도만이 아니라 제국 전역에서 모은 성금으로 각지에 폐하의 동상을 세웠습니다.”

“성금? 누가 삥땅치지 않았으면 다행이군.”

“주군.”

하인켈이 주변을 살피고는 일렀다.

“다른 곳에서도 삼가시는 게 좋겠지만 이 황도에서는 특히 폐하에 대한 말씀을 가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 왜? 황제 모욕한 것도 아닌데?”

“제국민들이 황제 폐하를 사랑하는 건 당연하지만…… 황도의 시민들은 각별합니다. 말을 잘못하면 몰매를 맞습니다.”

농담인가 싶었지만 하인켈은 진지했다.

“부산 가서 자이언츠는 우승도 못 하는 찐따라고 하는 거랑 같다는 거네.”

“아무튼 조심하셔야 합니다.”

하인켈의 말에 나는 새삼 내 동상에게 기도하는 제국민들을 보았다.

고맙고 또 미안했다.

저들은 저런 동상에게라도 앞날의 행운을 바라고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건 물에 빠진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이 물에 빠졌다면 그건 위정자의 잘못, 즉 내 잘못이었다.

그때 오르카가 다가왔다.

“이제부터 나는 따로 행동하겠다. 대신 이거 받아라.”

“뭔데?”

오르카는 내게 열쇠고리를 건네주었다.

귀여운 SD 캐릭터가 달려 있었다.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는 나, 그러니까 시릭이었다.

“황도에 오면 이걸 갖고 다녀야지. 행운의 아이템이다.”

“……아, 그래. 국책 사업이시지?”

칠죄신과의 전쟁이 끝난 직후, 제국은 만신창이였다.

돈은 필요한데 세금을 거뒀다가는 국민들이 진짜 말라 죽게 생겼고.

진퇴양난, 나는 기가 막힌 발상을 떠올렸다.

당시 거리의 잡상인들은 황제의 영험이 어린 물건이라고 가짜 아이템을 팔아서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어차피 다들 원한다면 내가 공식 인정한 아이템을 팔면 되잖아?

그래서 만든 게 저 열쇠고리, 황제의 수호 부적이다.

열쇠는 다들 갖고 다닌다.

또 그게 아니라도 부적이라니 다들 갖고 싶어 했고.

하는 김에 내 어린 시절, 내 청년 시절, 방랑 시절, 제국군 시절, 가끔은 레어 버전, 한정판…….

내놓을 때마다 없어서 못 팔았다.

그 수익은 황실 유지에도 쓰고, 국가 산업에도 쓰고.

신하들은 황제의 존엄이니 뭐니 말이 많았지만 나는 딱 잘랐다.

“국민들이 황제의 얼굴을 좋아해 준다면 좋은 일이지.”

“그래, 아버지가 그러셨지…….”

오르카는 희미하게 웃고는 리세라를 돌아보았다.

“누님, 마차와 하인을 수배해 뒀습니다. 황도에서 지내시는 데 불편한 일은 일절 없을 겁니다. 혹, 필요하신 게 있으면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앞으로 어려운 일이 많을 테니 부디 몸조심하세요, 오르카.”

손을 꼭 잡은 남매의 작별.

나는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애들끼리 저리 사이좋으니 얼마나 보기 좋아?

그나저나 랑에이는 이제 어떻게…….

“…….”

아, 신경 끄자.

나는 몸을 돌리고는 말했다.

“이만 출발하자.”

황도 외곽 구역.

웰링 백작의 별장.

전에 내가 털어서 얻어 낸 거처다.

저택 라운지.

미리 도착했던 로데릭과 알리시아, 멜리우스가 일어나서 반겨 주었다.

“몸은 좀 어떠냐. 괜찮으냐?”

로데릭은 얼른 내 양어깨를 잡고는 물었다.

걱정이 가득한 얼굴.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병원에서 간호사들하고 농담 따먹고 꼬시려다 실패하고, 아주 잘 지냈습니다.”

“이 녀석아, 농담하지 말고. 테러만 해도 큰일인데 마중 가는 것도 막고…….”

로데릭은 소식을 듣고 달려오려고 했지만 내가 말렸다.

“덕분에 여기 일을 더 빨리 진행할 수 있게 되었죠. 일단 다들 앉아서 이야기하죠.”

모두 앉자 나는 현재 상황을 정리해서 말해 주었다.

단, 제국해방군에 오크가 있다는 것만 빼고.

이건 너무 민감한 이야기라서 아직은 밝힐 때가 아니었다.

알리시아가 주먹을 꽉 쥐었다.

“감히 황제 폐하가 손수 만드신 철도를 폭파하다니! 이 무슨 참담한 일이죠!”

“나도 용서할 수 없군.”

멜리우스도 정색했다.

나는 아멜리아가 둘러 주는 담요를 덮고는 물었다.

“다들 조사했지? 황도의 반응들은 어때?”

“신문이나 호외는 날짜별로 모아 뒀다. 황도의 여론도 크게 요동은 쳤다만…… 사실 서로 엇갈린다.”

“어디 보자…….”

나는 테이블 위의 신문들을 주르륵 훑어보았다.

황제 시절에 보고서를 보던 요령.

핵심만 짚어 낸다.

내가 홱, 홱 넘기자 알리시아가 깜짝 놀랐다.

“어? 제대로 읽는 거예요?”

“필요한 정보만 취합하는 거야. 그러니까 열차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알려졌고. 그걸 오르카가 처리했다고 되어 있네? 혹은 오르카나 다크엘프의 자작극이라고 은근히 주장하고 싶어 하는 파벌도 있고.”

“……진짜 다 읽고 있네요?”

알리시아는 날 무슨 괴물 보듯 했다.

이게 뭐 어렵다고.

요결만 빼먹는 건 하다 보면 몸에 붙는다.

나는 아멜리아가 건네주는 차를 마시고는 정리했다.

“정부에서 여론 통제는 포기한 건가?”

“다크엘프가 관련되었으니 숨기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리세라의 말.

알리시아가 거들었다.

“언론통제야 사실 공공연히 벌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담당한다면 다크엘프가 하게 될 텐데…….”

“하지만 오르카가 그 다크엘프의 중심인물이지? 다들 중구난방이고 엉망진창이네.”

제국에는 단체, 세력들이 많았다.

이번 사건의 이해관계를 따지면서 움직이고 있고.

내가 생각에 잠겨 있자 로데릭이 말했다.

“나도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 알아봤다만 뾰족하게 나오는 게 없다. 앞으로 어째야겠냐?”

“…….”

다들 나를 본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방침을 내려 주기를 기다리는 얼굴.

황제 시절에 매일 봤던 광경.

그때는 지겹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 끝난 다음에 이들과 떠들썩하게 웃고 마실 테니까.

일이 힘들어도 보람차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나는 입을 열었다.

“로데릭 형님, 칼비나…… 그러니까 누님이 제국군에 근무한다고 했죠?”

칼비나 리브라타.

로데릭의 여동생이자 리젠 리브라타의 누나다.

“그래, 여기 황도 중앙군에 소속되어 있지. 원래 휴가를 내서 우리를 맞으려고 했지만 철도 테러 소식을 듣고 부대로 복귀했다.”

“…….”

휴가가 잘리다니.

나는 얼굴도 모르는 누나의 명복을 빌고는 말했다.

“휴가는 잘렸어도 면회나 다른 방법으로 접촉할 수는 없습니까?”

“어렵지 않을까? 제국군에서도 내부 정보 단속을 하려고 할 거야.”

로데릭은 내 생각을 눈치챘다.

테러범들이 쓰던 폭탄은 제국군의 물자를 빼돌렸을 확률이 높다.

칼비나를 통해서 제국군 정보를 좀 알아보려고 했는데.

나는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내부 단속도 평생 묶어 둘 수는 없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잠시 외출 정도는 가능할 거고요. 형님이 잠깐이라도 슬쩍 만나서 정보를 교환해 보시죠.”

“알겠다. 해 보마.”

나는 하인켈을 돌아보았다.

“하인켈, 네가 형님 좀 옆에서 도와 드려. 형님은 저런 비밀 접선이나 미행 경험이 없으실 거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가룰, 너 우리 기사단 에이스지? 황도의 기사단 좀 돌아다녀라. 견학한다고 하면 별문제 없이 받아 줄 거다.”

가룰이 갸웃거렸다.

“견학은 보통 그 기사단에 들어가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황도에 왔으니 이제 사표 쓰겠다고? 섭섭하다.”

“아닙니다! 전 도련님의 호위로 쭉 있을 겁니다!”

가룰이 정색하자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나도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다니면서 분위기 좀 살펴봐라. 뭐 수상한 놈은 없나. 그 정도면 된다.”

제국해방군은 인간이 대다수로 보인다.

인간의 무력이라면 곧 기사고.

여러 기사단을 파헤치면 실마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나는 이어서 지시했다.

“멜리우스는 수도의 엘프들 모임에 접촉해 봐. 리세라는 거기에 멜리우스를 추천해 주고. 그리고 알리시아는 귀족원의 동정 좀 살펴 줘.”

“아, 귀족원 말인데요. 지금 리브라타 말고 다른 12가문들도 하나하나 황도에 모이고 있어요. 그쪽의 동향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그래, 그거 괜찮네.”

알리시아의 의견,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짚고 있었다.

각자 할 일이 정해지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최종 정리를 했다.

“그리고 나는…….”

“쉬어라.”

“쉬세요.”

“집에서 쉬셔야죠.”

“어딜 가려고 하십니까?”

갑자기 한 무더기가 날아오네?

로데릭부터 가룰까지, 이구동성이었다.

……왠지 강압적이다?

“아니, 지금 사태가 비상시국이잖아? 나는 앞으로…….”

“리젠 도련님은 집에서 쉬셔야죠.”

아멜리아는 내 앞에 조각 케이크를 올려놓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목소리는 조곤조곤한데…… 어째 대꾸를 못 하겠다?

그러자 로데릭이 일어났다.

“그럼 각자 맡은바 임무를 시작하지. 리젠은 쉬어라. 돌아와서 검사한다.”

“도련님, 푹 쉬고 계세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리젠, 어디 나가지 말고 여기 계세요.”

다들 나한테 한마디씩 하고는 나가 버렸다.

남은 건 리세라와 아멜리아뿐이었다.

“어, 음……. 뭐지?”

“다들 많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리세라가 조용하게 말했다.

“당신을 너무 무리시켰다고, 이러다 큰일 나겠다고 염려하고 있습니다. 리젠.”

“안 죽고 살아 있으면 됐지. 뭐 이게 다쳤다고.”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리세라가 나를 보면서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글프게.

“사람은 언제 떠날지 모르는 법입니다. 그러니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 주세요. 듣는 쪽이 가슴이 아픕니다.”

“아니, 뭘 그렇게까지…….”

“제가 가슴이 아픕니다.”

리세라가 하소연했다.

내가 멈칫하자 리세라는 간곡하게 말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소중한 분을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아요.”

“……알겠습니다.”

리세라가 너무 절절해서 나도 그냥 수긍했다.

그러고 보니 전생의 나는 진짜 갑자기 죽었지.

최소한 애들에게 인사라도 했어야 했는데.

리세라가 말을 돌렸다.

“제 언니 되시는 3황녀 전하께서 마침 황도에 머무신다는군요. 한번 연락해 볼까요?”

“예.”

셋째 딸, 미리엘.

리세라의 뒤에 숨어서 나를 훔쳐보던 딸.

부끄러움을 많이 탔었지.

만나는 게 기대된다.

“그럼 저도 물러가 보겠습니다. 부디 편하게 쉬어 주세요.”

리세라는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혼자 남은 나는 머리를 긁었다.

“으음.”

어째 리세라의 태도가 묘한데?

아니, 다들 변했다.

내가 무슨 신줏단지도 아니고 뭐 이리 과보호야.

모처럼 황도에 돌아왔으니까 여기저기 둘러보고 싶은데.

“…….”

몰래 빠져나가면 그만이겠지만.

아멜리아가 옆에 서 있었다.

10분이 지나도 계속 가만히 서 있는 중이다.

“……아멜리아? 저택 청소하러 안 가?”

“이미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당분간 도련님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려고요.”

“나 애 아닌데?”

“다치고 돌아와서 주변 사람을 걱정시키면 애입니다.”

아멜리아는 정색하고는 딱 잘랐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니, 그래도 이번에는 기절 안 했잖아? 그냥 돌아와서 잠깐 입원하고…….”

“떽!”

“아니, 그냥 등짝 좀 긁힌…….”

“떽!”

무적기 그만 써.

내가 입을 다물자 아멜리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냥 집에서 편하게 쉬어 주세요.”

“아니, 외출이라도 좀…….”

“몸도 아직 다 안 나으셨잖아요. 나으셔도 앞으로는 다른 분들이 옆에 붙어 다니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

나 없는 자리에서 이야기 다 끝났네?

아멜리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집에만 계셔도 지루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오후에는 도련님의 손님이 오실 테니까요.”

“누가 오는데?”

“요즘 매일 찾아오시는 아가씨입니다. 도련님을 꼭 뵙고 싶어 하시더군요.”

아멜리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도련님이 드디어 불건전한 만남을 청산하시다니……. 백작님께 편지 드려야겠습니다. 저처럼 매우 놀라고 감동하실 겁니다.”

“아니, 누가 오는데? 여자야?”

“철도헌병대의 미레이 이관님이십니다.”

“그거 여자 아니야.”

“……예?”

미레이는 철도헌병대의 답변을 가져왔겠지.

하지만 내가 철도헌병대를 접수하러 간다면…… 아멜리아가 걱정하겠지?

혹은 다른 애들이 따라붙을 테고.

그러면 안 되지.

시릭으로서 해 뒀던 안배를 써야 하니까.

나는 정정했다.

“아니, 생각해 보니 여자가 맞네.”

아멜리아나 다른 애들을 따돌리고 철도헌병대로 혼자 간다.

가서 내가 누군지 보여 주고.

꿇으라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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