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고인 황제놀음 (46)
Blooming Villain
난입자와의 결전.
내내 침묵을 지키던 상대가 불쑥 말했다.
“다치고 지쳤군. 너는 물러나도 해치지 않겠다.”
걸걸한 목소리인데 억양이 묘하다.
상대에게 검을 겨눈 나는 캐물었다.
“목소리가 인간이 아닌데? 아니, 너 뭐야?”
“…….”
상대가 푹 눌러쓴 후드를 뒤로 넘겼다.
녹색 피부.
비쭉 튀어나온 어금니.
“……오, 오크!”
오르카가 경악했다.
나도 내색은 안 해도 상당히 놀랐다.
천년제국은 인간과 일곱 이종족이 모여서 만든 인류 국가다.
이 제국을 세우기 위해서 물리친 칠죄신과 그를 따르는 종복들.
오크는 칠죄신의 종복 중 하나였다.
“…….”
하지만 최종 결전에서 오크들은 다 죽었을 텐데?
상대는 묵묵부답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물러나면 봐주겠다고.
“오크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지. 차라리 혀를 잘라 버리지.”
“아는가. 그렇다.”
“그럼 널 사로잡아서 모두 다 털어놓게 해야겠군.”
대체 천년제국의 한복판에서 어떻게 오크가 활동하는지.
제국해방군이라는 놈들과는 무슨 관계인지.
전부 이기면 알 일이다.
“…….”
오크는 조용히 대형 도끼를 들어 올렸다.
그에 맞춰 내가 무게중심을 옮기자 상처가 벌어진다.
후드득.
떨어지는 피, 오래 끌수록 내가 불리하다.
그러면…….
바닥을 살핀 나는 몸을 던지면서 검을 뿌렸다.
4계위 마력검.
단숨에 승부를 건다!
오크 역시도 도끼에 마력을 실으면서 받아쳤다.
하지만 검이 부딪친 직후에, 나는 일부러 다리에서 힘을 빼면서 슬라이딩으로 쭉 미끄러졌다.
보통 이런 기교를 부리면 검을 놓치고 도끼에 머리가 날아간다.
하지만 나는 염동력으로 근력을 보강하고, 또 자세 제어를 응용했다.
“음?”
내가 힘이 부족해서 무너진다고 착각한 오크는 손에 더 힘을 주었다가 당황했다.
내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버텼으니까.
그 틈에 상대의 하반신으로 파고든 나는 바닥에 등을 붙이고 회전하면서 검을 그었다.
푸악!
피가 튀는 소리, 하지만 감촉이 얕다.
오크가 훌쩍 뒤로 뛰어서는 발목이 날아가는 걸 피했다.
“…….”
오크는 크게 놀란 얼굴로 나를 보았다.
브레이크 댄스 추면서 상대 다리 날려 버리는 건 완전히 서커스, 곡예로만 보일 테니까.
“아, 젠장. 이게 사네.”
나는 바닥을 짚고 일어나려다가 신음을 흘렸다.
이미 쪼개진 등을 바닥에 대고 문질렀으니 자해한 셈이지.
내가 바닥을 짚고 헉헉거려도 오크는 장승처럼 지켜보고 서 있었다.
못 일어나는 척해서 공격을 유도하고 카운터 날리려던 걸 눈치챘나?
오크가 불쑥 물었다.
“인간, 어째서 대항하지?”
“뭐?”
“제국해방군은 널 환영할 거다. 동료가 되지 않겠나?”
“네가 지금 자살하면 생각해 보마.”
앞으로 한두 번인가.
마력은 충분하지만 초능력을 쓸 정신력이 부족하다.
그리고 피를 흘려서 체력도 떨어졌고.
“아쉽군, 인간. 이름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뒤의 오르카를 살폈다.
그리고 오르카 주변, 다크엘프들이 흘린 것들에도 시선을 주었고.
아들과 오가는 시선.
나는 오르카가 내 의도를 눈치챘기를 바라면서 대꾸했다.
“리젠 리브라타다. 보다시피 나는 오래 못 간다. 끝장내고 싶으면 네가 들어오시지?”
“그래, 리젠. 널 기억하겠다!”
도끼를 길게 잡은 오크가 내 목을 노리고는 휘둘렀다.
강맹한 횡 베기.
막아도 몸이 날아갈 파워다.
피하면서 파고들기? 이미 당해서 잔뜩 경계하고 있는 게 보인다.
나는 왼손의 검을 휘둘러서 도끼를 받아 내면서…….
“검!”
다시 외쳤다.
내가 미리 깔아 뒀던 복선.
내가 검이라고 말하면 바로 줘라, 오르카!
“받아!”
오르카는 몸을 날리면서…… 이미 죽은 다크엘프들이 썼던 검을 내 손을 향해 던져 주었다.
검이 빨려들듯이 손에 잡힌다.
“합!”
왼손의 검이 도끼를 막아 냈지만 발끝이 부웅 뜬다.
하지만 나는 애써 버티려고 하지 않고 순응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제압한다고 하던가?
상대의 힘에 저항하지 않고, 물 흐르듯이.
마치 깃털처럼 떠밀리면서도 염동력으로 자세를 제어하고, 중력을 꼬아서…….
상대에게 오른손의 검을 던진다!
“뭐……!”
공격의 성공을 확신했던 오크는 마력으로 방어하지 않고 몸을 확 틀었다.
내가 던진 검에는 마력이 휘감겨 있었으니까.
오직 시릭 카라카스만이 할 수 있는 재주!
아까는 일반 검이라서 안 됐지만 이건 마력을 담게 설계된 검, 한 번은 가능하다!
푸우욱!
가슴을 노린 일격이었는데 어깨에 박혔다.
하지만 그 순간 오르카가 적을 향해 몸을 날렸다.
“오르카!”
나는 막으려고 불렀지만 오르카는 멈추지 않았다.
지금이 승기, 기회라는 걸 내 아들도 알고 있다.
“으으음!”
발목이 베이고 어깨에 칼을 맞아서 둔해진 오크는 그냥 손을 휘둘러서 오르카를 후려쳤다.
“컥!”
하지만 오르카는 피를 토하고 물러나면서도 검을 뿌렸다.
오크의 팔뚝에 피가 튄다.
“저 개새끼가!”
아들이 피를 토하는 걸 본 순간, 나는 순간 모든 정신력과 마력을 동원했다.
염동력으로 자세를 바로하면서 발끝에 있는 대로 힘을 모아서…….
바람처럼 달린다.
“으아아아!”
마력질주!
비틀거리는 오크를 향해서 파고든 나는 그대로 염동장으로 놈의 가슴을 후려쳐서는 뒤로 몰아냈다.
동시에 바닥에 굴러다니는 검을 발끝으로 걷어 올리고.
공중에서 잡아채면서 놈의 가슴에 다시금 푹 쑤셔 넣었다.
“컥!”
가슴팍에 검이 꽂힌 오크가 뒤로 비틀비틀 물러났다.
하지만 쓰러지지 않고 서서 버틴다.
인간이었다면 즉사하고도 남았을 상처. 하지만 오크는 원래 생명력이 질기다.
한편 무리한 나도 꼴이 말이 아니었다.
출혈은 심하고 정신력도 끝났다.
“으음.”
놈을 마무리하고 싶긴 한데 자칫하면 내가 당한다.
“……나는 토구로다. 기억하고 있어라, 리젠 리브라타.”
“…….”
이름을 밝힌 오크는 폭발로 날아가 버린 차량 뒤쪽을 향해서 뛰어내렸다.
철로를 구르는 오크의 몸뚱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상대와 거리가 벌어진다.
“헉, 허어억.”
그제야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아, 젠장. 역시 리젠의 몸은 허약해서 좀 싸우기만 해도 이렇게 못 버틴다니까.
내가 황제 시절에는 팔 하나 날아갔어도 오크 이백 마리는 잡았는데.
“괜찮냐, 오르카?”
“……그래. 너는?”
오르카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중상이긴 하지만 죽을 상처는 아닌 모양이다.
나는 안도하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럭저럭 살았다.”
“……정말 대단했다. 리젠, 어떻게 그렇게 싸우지?”
“깡이지. 인마.”
의식이 가물가물해진다.
하지만…… 오르카에게 흘러나오는 녹색의 아우라.
나는 손가락을 움직여서 조심스럽게 흡수했다.
일단 염동력으로 출혈을 좀 틀어막으면 더 버틸 수 있다.
“이 지경이 됐으니까 누가 살피러 올 거다. 그때…… 전부 네가 처리한 거로 해라.”
“뭐? 무슨 소리야?”
“그래야 해. 알겠냐? 다크엘프고 네 엄마고 절대 나에 대해서 보고하지 말라고.”
제국 철도 폭파만으로도 정신이 나갔는데 오크까지 나타났다.
제국이 대체 어디부터 맛이 간 건지, 저런 놈이 어디서 숨어 있었는지 전혀 모르겠다.
싹 파헤쳐야 하고, 그러려면 일단 나를 숨기는 게 낫다.
상대가 나를 모를수록 나는 유리해질 테니까.
오르카는 석연치 않은 얼굴이지만 수긍했다.
“……알겠다. 그게 네 의향이라면 그렇게 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날 구해 줬던 일, 내 고마움은 사라지는 게 아니다. 내가 널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
“현장 요원이 그딴 소리 해도 돼? 그러다가 숙청당한다.”
“나는 요원 이전에 아버지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날 수치와 은혜를 모르는 사람으로 키우지 않으셨고.”
오르카가 정연하게 말하자 나는 한숨을 쉬었다.
몸은 아파 죽겠지만 나도 모르게 웃고 만다.
내 아들이지만…… 잘 컸어.
힘과 능력이 부족한 건 계속 키워 나가면 돼. 하지만 마음이 비뚤어진다면…… 되돌릴 수가 없지.
휘리리릭.
그때 바람을 가르는 소리.
쿠우웅!
날아가 버린 천장을 통해서 뭔가가 날렵하게 떨어졌다.
착지의 충격도 없단 듯이 곧장 허리를 펴고 선 상대.
머리에 솟아 있는 호랑이 귀.
엉덩이까지 기른 백발의 군데군데에 섞인 검은빛.
금색 눈동자, 마름모꼴의 홍채.
호랑이 수인, 그것도 백호(白虎)였다.
“하.”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풍만한 유방, 아로새겨져 있는 복근과 탄탄한 허벅지.
건강하면서도 생기가 넘치는 몸.
늠름한 기상이 어린 아름다운 미모.
허리띠에 찬 표주박에 곰방대까지.
내 기억과 똑같았다.
“……두, 둘째어머니?”
오르카가 소스라치게 놀라서는 불렀다.
나는 어이없어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초대 황제 시릭 카라카스의 둘째 부인, 호선랑 랑에이.”
“그래, 그게 나다.”
랑에이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수긍한다.
그녀는 나를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정체를 밝히는 자객은 없을 테니 더 이상의 대화는 무용하군. 그러면 바로…….”
“아, 아닙니다! 그 남자는 내 은인입니다!”
오르카가 급히 말했다.
그래도 랑에이는 나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지만.
나는 기가 막혀서 쏘아붙였다.
“장난하냐? 이제야 자식새끼 지키는 어미 흉내를 내?”
“…….”
랑에이는 대꾸하지 않는다.
하지만 흐려진 얼굴, 일말의 양심은 남았나 보다.
“아, 진짜.”
나는 황제였지만 혼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잠을 잤다.
내 아내들의 머리카락도 안 보고 10년을 지냈다.
시간이 흐르면 분노도 다 사라지리라고 여겼는데.
아니었다.
“지금 애를 미끼 삼았네?”
아들이 듣는 앞에서 따질 이야기가 아니다.
출혈 중인데 혈압이 올라서 머리가 핑 돌고.
하지만 실망감과 분노가 너무 컸다.
제국 철도의 폭파, 이어지는 오크 난입.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랑에이가 나타났다.
왜? 서로 데이트 약속이라도 해서?
“니들 처음부터 죄다 알고 있었지? 철도 폭파에 이어서 자객이 나타날 것도 파악했지? 그리고 오르카 실력으로는 못 당할 것도 계산했지? 그런데 애를 확 미끼로 던졌네?”
“…….”
“네가 옆에 있었으면 적이 몸을 사렸을 테니까.”
이것들은…… 적들의 목적이 오르카라는 걸 알면서도 눈을 감은 것이다.
적이 움직이는 순간, 그 덜미를 붙잡기 위해서!
아, 정말 현명한 계책이다.
너무 현명하고 합리적이라서 진저리가 나.
“그래, 오르카는 다크엘프고 사실 약하지? 그러니까 적에게 먹음직스러운 미끼로 내던진 거야. 너희들이 철도를 폭파하는 김에 이놈도 노려보지 않겠냐고. 아니, 적들의 선택을 제한했지!”
“…….”
이래서 아내들 얼굴 보기 싫었다.
애가 보는 데서 이런 소리가 나오게 될 걸 알았으니까.
그 순간 오르카가 말했다.
“그만해, 리젠.”
“뭘 그만해? 이걸 참아?”
“……나도 다 알고 한 일이야. 이미 설명했잖아?”
오르카가 천천히 말했다.
“나하고 누님이 여기에 있으면 적들이 노릴 거라고.”
“야, 그게…….”
어떻게 같냐?
같은 병사라도 모병과 징병은 다른 이야기다.
자기 의지로 싸우는 것과 미끼로 이용당하는 건 다르다.
하지만 오르카는 나를 설득했다.
“내가 자원한 일이야.”
“…….”
거짓말이다.
그랬다면 오크의 난입을 보고 크게 놀랐을 리 없다.
하지만 오르카는 그리 말하고 있었다.
나에게서 랑에이를 감싸기 위해서.
가족을 지키려고.
“…….”
아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러는지 안 순간, 나는 정말 할 말이 없었다.
“됐다. 더 말해서 뭘 하겠냐.”
나는 몸을 돌렸다.
10년, 아니 100년이 넘어서 다시 본 랑에이가 창백한 얼굴로 바닥만 내려다보는 게.
호랑이 귀가 애처롭게 처져 있는 게 눈에 밟혔지만.
우리 사이에 더는 할 말이 없었다.
내가 막 다음 차량으로 건너가자 발소리가 들렸다.
오르카였다.
“리젠!”
“나 피곤해.”
나는 몸을 돌렸다.
그래도 아들이 부르는데 모른 척은 못 하지.
오르카가 고심하는 기색이자 나는 쓰게 웃었다.
“내가 괜한 이야기를 했다. 넌 얼른 치료받아라.”
“아니, 나야말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나도 아직 상황은 모르겠지만…….”
“어디 가서 말 안 해. 됐냐?”
오르카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랑에이 어머니는 나쁜 분은 아니다. 방금 네 지적에도 그냥 아무 말씀도 안 하고 들으셨잖아? 이번 일도 사정이 있으셨을 거야. 그분은 이리 복잡한 계략, 계책을 쓰는 분이 결코 아니다. 분명히 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래, 그럼 다행이고.”
“안 믿는군……. 하지만 네가 쏘아붙여도 아무 말씀도 않으셨잖아?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 보면 서로 오해를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제대로 소개해 드릴 테니까…….”
“됐다. 그거보단.”
오르카가 열성적으로 설득하려고 들자 나는 팔을 뻗었다.
내 보물이다.
“어?”
오르카를 양팔로 안은 나는 한숨을 길게 쉬었다.
어려서도 작았던 놈이 커서도 여전히 작네.
하지만 심지가 굳고.
든든하고 대견하고, 남을 헤아릴 줄 아는.
믿음직한 사나이가 되었다.
나는 포옹을 풀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하고 싶은 말은 다 알겠다. 알겠다,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대답해 주마.”
“……어, 음. 언제?”
“글쎄다. 가능하면 당겨 보마.”
리젠이 아니라 시릭으로서 대답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오르카가 얼떨떨한 얼굴이자 나는 놈의 뺨을 꼬집었다.
“정신 차려, 이놈아. 뒷수습해야지. 난 이만 돌아가서 쉴 테니까 너도 열심히 해라.”
“으음.”
오르카의 어깨를 툭 친 나는 몸을 돌렸다.
아들을 안고 마음을 식혀 보려고 했지만…….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한다.
“엿 같네.”
황후들에게 맡겨 둔 게 잘못이었다.
아니, 사실은 전혀~ 전혀~ 믿지 않았다.
내가 시릭이라는 걸 안 밝힌 이유?
황후들이 합심해서 내 등에 칼을 박을 수도 있으니까.
그럴 리가 있냐고? 다들 칼 맞기 전에는 그런 생각 해.
지금 황후들은 대리라는 명목으로 천년제국을 지배하고 있다.
100년 동안 세상을 지배했는데 내가 돌아왔다고 순순히 물러날까?
나한테 울면서 빌 수도 있지만, 또 모르지.
약해진 날 죽이고 그 권력을 영원히 차지하려고 할지도.
사람 속은 모른다.
그리고 그녀들이 뭘 했는지 난 기억한다.
“아, 이래서 가능한 한 생각 안 하려고 했어.”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내가 그냥 젊은 시절에 실수한 거라고.
이제 시간도 많이 흘렀고,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는 말로 적당히 웃어넘기려 했다.
나는 이제 리젠이고, 그녀들도 100년 사이에 변했을 거고.
다 끝난 일이라고.
“애가 죽건 말건 상관없다 이거지.”
멜리우스에게 들은 내 유언, 누구 수작인지 몰랐을까?
사실 바로 알았지.
누가 제일 이득 봤는지 따져 보면 답이 나오잖아?
그래, 내 유언을 날조했어? 2대 황제? 12가문?
니들끼리 지지고 볶아라.
니들이 탐내던 그 권력! 얻었으니 니들 마음대로 해라!
난 은퇴했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그런데 딸아이는 눈이 멀었고, 아들은 죽을 뻔했다.
그리고 제국은 부패하고 쪼개지고 있었다.
“봐주려고 해도 봐줄 수가 없네.”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를 따르는 세력이 필요하다.
자식을 안전하게 지키고, 내가 세운 나라가 망하지 않게 할 힘이.
제어장치를 발동할 때가 왔다.
내 사람, 내 권력을 찾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