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 우라노스의 반격
* * *
꽝!
“크윽!”
등 뒤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어떻게 된 걸까?
난 분명 명상을 하던 도중 이상한 곳으로 이동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명상하던 그 장소로 돌아와 있었다.
“신 님!!”
크게 놀라 나에게 달려오는 린.
하지만 난 미안하게도 그런 린을 신경 쓰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명상을 하던 그 장소에 거대한 로봇, 아니 자이언트가 무릎을 꿇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닥에 그려져 있는 기묘한 마법진.
그리고 그 위에 나타난 검붉은 색의 거대한 자이언트.
드디어 난 자이언트를 불러내는데 성공했다.
[……그대가 나를 부른 건가?]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자이언트의 목소리.
“그렇다.”
난 천천히 자이언트에게 다가가며 대답했다.
[……맹약의 부름으로 이곳에 왔다. 다시 묻겠다. 그대는 나를 원하는 건가?]
“그렇다!”
똑같은 대답.
난 자이언트 앞에 서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주겠다!!]
우우우웅!
파파파파팟!
자이언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수라가 강제로 소환되었다.
철컥! 철컥!
내 몸을 뒤덮는 아수라.
[……오래전 신에게 마지막 기회를 얻으며 이름을 버렸다. 그대…… 나에게 이름을 지어주겠는가?]
자이언트의 부탁.
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머릿속에 미리 생각해둔 이름을 불러주었다.
“레드 크로우(Red Crow)…… 레드 크로우로 하겠다.”
[레드 크로우…… 좋군. 이제부터 내 이름은 레드 크로우. 내 힘이 필요하다면…… 그 이름을 외쳐라!!]
마갑 아수라에 이은 자이언트 레드 크로우.
난 드디어 자이언트를 얻었다.
“레드 크로우!”
[……고대로부터 내려온 맹약의 법칙에 의거해 나의 모든 힘을 당신에게 바칩니다.]
드드드드득!
파파파팟!
자이언트가…… 레드 크로우가 산산이 조각난다.
아니 정확히는 레드 크로우의 몸체가 열리며 그 안쪽으로 내가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철컥! 철컥!
쿠쿵!
띠링, 자이언트 레드 크로우(SS급)를 얻으셨습니다.
띠링, 모든 숨겨진 조건을 클리어하며 숨겨져 있던 메인 스토리를 진행시켰습니다.
띠링, 이제부터 전 대륙에 숨겨져 있던 우라노스의 마지막 안배가 시작됩니다.
띠링, 이 위대한 업적을 이룬 당신에게 우라노스의 마지막 축복이 내려집니다.
띠링, 타이틀 ‘우라노스의 마지막 축복’(SS급)을 얻었습니다.
띠링, 레벨이 10 올랐습니다.
띠링, 위업이 천서(天書)에 기록되며 그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100 됩니다.
갑자기 어지럽게 들려오는 시스템 메시지.
‘이게 퀘스트였어?’
가뜩이나 자이언트에 빨려 들어가며 정신이 없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제대로 확인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시스템 메시지가 끝난 게 아니었다.
띠링, 모든 유저에게 보내는 업데이트 공지입니다.
띠링, 이제부터 우라노스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띠링, 모든 마갑의 소유자들은 자동으로 자이언트를 얻을 수 있는 맹약의 부름을 받습니다.
띠링, 맹약의 부름은 일종의 히든 퀘스트입니다.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자이언트를 얻을 수 없습니다.
띠링, 이것은 태초의 고신 우라노스가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해 놓았던 반격의 한 수입니다. 우라노스가 남긴 힘을 얻어 차원의 균형을 바로 잡으세요. 그것이 바로 우라노스가 당신들에게 원하는 것입니다.
한 번도, 정말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공지는 없었다.
아마도 이 두 번째 메시지는 모든 유저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전체 공지라니……. 이건 정말 너무 어색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난 그런 두 시스템 메시지들 보다 당장의 내 상황이 더 중요했다.
갑자기 어두워진 시야.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태는 오래가지 않았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시야를 제한했던 어둠이 사라지며 주변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의 감각들도 자연스럽게 다시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게…… 이게…… 자이언트라는 건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놀랍게도 난 자이언트와 한 몸이 되었다.
마치 내가 자이언트의 몸을 얻은 것처럼 모든 감각이 느껴졌다.
쿵! 쿵!
거대한 두 다리.
철컥! 철컥!
커다란 두 팔.
정말 모든 게 진짜 내 몸과 같았다.
쾅!
난 손을 들어 살짝 머리를 쳐보았다.
“큭!”
심지어 약간의 통증까지 느껴졌다.
이건 정말 마치 새로운 육체를 얻은 느낌이었다.
“신 님…… 도대체 이게 무슨…….”
린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포커페이스의 대명사인 그녀의 표정이 저렇게까지 변한 건 나도 처음 보았다.
그만큼 놀라운 모습이라는 뜻이었다.
“자이언트…… 이게 바로 내가 말했던 자이언트다.”
내가 말하자 자이언트가 동시에 말했다.
아니 그냥 내가 자이언트였기에 평소와 똑같이 말할 수 있었다.
“자이언트…… 그럼 방금 갑자기 들려온 업데이트 공지가…….”
“그래, 방금 내가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업데이트를 발동시켰어.”
“으음……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분명 제 옆에서 명상 수련을 하고 계셨잖아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 린.
“그게…… 뭐라 설명하기가 좀 힘든데…….”
막상 린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자니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명상 수련을 통해 내 상상 속에서 퀘스트를 받고 해결했어.”
겨우 말한다는 게 이 정도였다.
“그게…… 가능한 건가요?”
“그러게…… 가능하네.”
사실은 이 세상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딱 미친놈 취급당하기 쉬운 말이었기에 일단 참았다.
“……대단하네요.”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인정하는 린.
그녀는 내가 명상 수련의 달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충 믿어주는 것 같았다.
“어쨌든 린도 마갑을 소유하고 있으니 맹약의 부름을 받을 수 있겠네.”
“네, 그런데…… 그거 무슨 느낌이에요?”
린에겐 아무래도 처음 본 자이언트가 가장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 신기하고 흥미로운데 그녀는 오죽하겠는가.
“이거? 글쎄…… 몸이 커졌다고 해야 하나? 정확히는 자이언트라는 새로운 몸을 얻은 느낌이라고 말해야겠네. 그러니까 내 영혼이 이 자이언트에 깃든 느낌. 딱 그런 느낌이야.”
“아…….”
고개를 끄덕이는 린.
“근데 이거 적응을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는걸.”
일단 몸의 크기가 달라졌다.
그리고 내가 낼 수 있는 힘과 속도가 달라졌다.
그렇다는 건 곧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뜻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제대로 힘을 내려면 적응이 필요했다. 또 재미있는 건 내 시야 왼쪽에 보이는 몇 줄의 글자였다.
구동 마력 100,000/1,000,000[구동 가능 시간: 30분]
영혼 동화 상태 70/100[지연 시간: 4초]
무장 현황 0/16[미등록 장비 슬롯 16개]
자이언트 상태 100%/100%[모든 부위 이상 없음]
영혼 가속 불가능[영혼 동화 수치, 구동 마력 부족.]
마나소울(SS) 비활성화[활성화를 위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자이언트의 상태를 나타내는 수치인 것 같았다. 구동마력은 자이언트를 움직이는 에너지인 것 같았다.
뒤에 수치로 유추해보면 레드 크로우의 최대 기동 시간은 5시간 정도인 것 같았다.
그리고 영혼 동화 상태, 이건 아무래도 마운트를 탑승할 때 적용되는 동화율과 비슷한 것 같았다.
지연 시간이라는 건, 지금 내가 자이언트를 움직이면 느끼는 이상한 괴리감을 발생시키는 원인인 듯했다.
무장 현황과 자이언트 상태는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았고, 가장 모르겠는 건 마지막에 있는 영혼 가속이었다.
불가능이란 말로 봐서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스킬 같았는데, 정확히 뭔지는 알 수 없었다.
마나 소울의 경우는 아마도 최초 나와 얘기를 나눈 레드 크로우의 영혼을 말하는 것 같았다.
무엇이 활성화 조건인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활성화만 시킬 수 있다면 그 영혼과 대화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휴~ 어렵군. 어려워.”
쉬울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생소한 존재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었다.
확실히 우라노스의 마지막 안배다웠다.
“이거 소환 해제는 어떻게…….”
우웅!
철컥! 철컥!
자이언트를 소환해제 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순간.
정확히는 소환해제를 생각한 순간, 내 몸을 유지하고 있던 검붉은 색 장갑들이 떨어져 나가며 아공간으로 사라졌다.
갑자기 느껴지는 박탈감.
쿠쿵!
모든 장갑이 사라지고 아수라를 입고 있는 나만 남아 바닥에 착지했을 땐 마치 몸의 일부분을 잃은 것 같은 상실감이 느껴졌다.
“으음……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네.”
“괜찮으세요?”
린이 다가오며 물었다.
“아~ 괜찮아. 그나저나 너도 빨리 자이언트를 얻는 게 좋을 것 같다. 이거 다른 아이템들처럼 단순히 얻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야. 얻고 나서부터가 진짜 시작인 것 같아.”
자이언트.
이젠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건 단순한 아이템이 아니었다. 우라노스는 우리들에게 정말 신의 힘이 담긴 무구(武具)를 남겼다.
신의 무구!!
이 건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었다.
“……하긴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것이겠지.”
아무나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게 과연 신의 무구일까?
신의 무구이기에 자신을 사용할 주인을 가리는 것 아닐까?
자이언트, 아마도 지금쯤 전 대륙은 난리가 났을 것이다.
마갑의 등장 때 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이 ‘One’의 모든 유저를 휩쓸게 분명했다.
“그건 그거고…… 난 오늘부터 특훈이다!”
파장이 전 대륙을, 온 세상을 휩쓸거나 말거나 난 일단 레드 크로우를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것에만 집중할 생각이었다.
* * *
예상대로 난리가 났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업데이트.
우라노스의 반격이라는 이름을 달고 시작된 이번 업데이트의 중심은 단연 마갑과 자이언트였다.
마갑을 미리 소유하고 있던 유저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마갑을 소유하지 못했던 유저들은 강한 반발을 보여주었다.
마갑이란 게 일반 유저들은 꿈도 못 꾸는 아이템인데 그것을 중심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건 형평성에 너무 어긋난다는 주장이었다.
물론 백날 그들이 떠들고 반발하고 불만을 표시해도 바뀌는 건 없다.
DH 소프트?
내가 볼 땐 그들은 조만간 아예 이 게임을 멈추고 싶어 할 것이다.
통제권은 완전히 그들 손을 떠났다.
이미 그들은 그저 허수아비 같은 존재가 된 지 오래였다.
어쨌든 이래저래 엄청난 반응을 가져온 이번 업데이트는 사실상 ‘One’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진 업데이트였다.
그 최초의 전체 공지도 그랬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마계의 등장, 네파루의 등장, 이 모든 것들도 정식으로 업데이트라는 수식어가 붙지는 않았다.
심지어 그 대단했던 ‘대이동’도 업데이트가 아닌 이벤트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정식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더욱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하이퍼넷엔 거의 실시간으로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소식이 올라왔다.
그리고 실제로 자이언트를 얻은 유저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글보다 그보다 더 많이 보이는 글이 있었으니, 바로 마갑을 소유하고 있어 맹약의 부름을 받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퀘스트를 클리어하지 못해 자이언트를 얻지 못했다는 유저들의 눈물 어린 절규 글이었다.
맹약의 부름에 이어 이어지는 히든 퀘스트의 난이도가 예상보다도 더 높다는 소문은 이미 마갑을 가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소유하려고 하는 유저들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히든 퀘스트였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거의 열의 아홉은 퀘스트를 클리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퀘스트에 실패하면 또다시 언제 맹약의 부름이 찾아올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렇기에 많은 유저가 최초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기 위해 활발히 정보 교류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각각 개인마다 모두 히든 퀘스트의 내용이 달랐기 때문에 정보 공개는 의미가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역량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었다.
그래서 더 특별해 보이는 자이언트를 얻은 유저들.
확실히 자이언트를 얻은 유저들은 대부분 실력이 뛰어난 랭커들이었다.
일명 G 라이더라고 불리기 시작한 그 유저들. 소울 나이트 혹은 영혼기사라는 정식 명칭이 있었지만 유저들은 그 명칭을 무시하고 G 라이더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G 라이더 유저들은 자이언트를 탑승한 경험담을 하이퍼넷에 올려주었는데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똑같은 말을 했다.
‘어렵다!!’
‘힘들다!!’
‘난해하다!!’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G 라이더 유저는 자이언트를 얻었지만 자신은 겨우 최대 30분까지 기동이 가능하다고 한탄했다. 그런데 그나마 그 30분도 영혼 동화율이 50%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지연 시간이 10초가 넘어가 실제로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건 15분 정도뿐이라고 얘기했다.
물론 그 유저는 계속 꾸준히 탑승하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희망적인 말로 글을 마무리하긴 했지만, 하이퍼넷에서는 그의 말처럼 자이언트를 다루는 건 굉장히 난이도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금까지 하이퍼넷에서 가장 자이언트를 잘 이해하고 잘 다루는 걸로 알려진 유저는 서대륙의 랭커 중 한 명인 란슬롯이었다.
그는 비교적 일찍 자이언트를 얻어 이제는 거의 한 시간 정도의 최대 기동 시간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그의 영혼동화율은 최대 80%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고, 평균적으로 60% 대의 동화율을 유지한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그가 밝힌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자신이 사용하는 장비를 자이언트에 등록시키면 장비가 소울 임팩트 효과를 얻으며 자이언트도 사용할 수 있는 장비가 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란슬롯은 그렇게 2가지 장비를 모두 장착하고, 사용하는 중이라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속속 놀라운 사실이 공개되는 자이언트.
모든 유저는 그 자이언트를 얻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일단 마갑을 먼저 얻어야 했다.
물론 당연히 마갑을 얻는다고 해서 자이언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자이언트를 얻은 유저.
즉, G 라이더들은 모든 유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이제 ‘One’의 세상엔 갑자기 계급이 생겨버렸다.
일반 유저 - 마갑 유저 - 자이언트 유저.
완벽하게 나뉘는 세 종류의 유저들.
많은 유저들이 대다수의 일반 유저들을 우롱하는 DH 소프트의 어처구니없는 업데이트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지만, 유저들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절대 바뀌는 것이 없는 ‘The One’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거의 모든 유저가 포기한 상태였다.
또 그렇다고 일반 유저들이 불만을 가지고 게임을 그만두는 건 아니었다.
이미 이 ‘One’의 세상에 한 번 중독된 이들은 절대 게임을 포기하지 못했다.
한 연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중독성이 강한 약물을 한꺼번에 모아놔도 ‘The One’의 중독성을 능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쯤 되면 정부 차원에서 제재가 들어오는 게 정상이었지만 그러기엔 이 세상이 너무 커버린 상태였다.
변하는 건 없다.
그렇기에 부럽다면 쟁취하는 수밖에 없었다.
뜨겁게 달궈지는 ‘One’의 세상.
유저들의 불만은 극에 다다르고, 정부의 견제도 커져만 갔지만 웃기게도 신규 유저의 유입은 더욱 늘어났다.
더 커지고, 더 많아지고, 더 뜨거워지는 ‘The One’.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을까?
지금 자신들이 즐기는 이 ‘The One’이 세상을 멸망시킬 파멸의 도구라는 걸…….
그리고 그 도구가 점점 완성되어 간다는 걸…….
프로젝트 S의 히든 퀘스트 공략까지 남은 시간 64일.
점점 거짓 평화가 깨어질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