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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The Lord)-220화 (220/250)

220. 변화를 기다리는 이

* * *

내가 죽음의 산맥에서 나온 지 불과 두 달(게임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엄청나게 변해 있었다.

곳곳에 존재하는 몬스터 무리.

그리고 그걸 유기적으로 관리하는 준 보스급 몬스터들.

마지막으로 준 보스급 몬스터가 따르는 보스 몬스터들.

물론 그 보스 몬스터들 뒤에는 놈들…… 드래곤이 있을 것이다.

안 봐도 뻔했다.

놈들은 더 이상 소모적인 전투를 치르지 않고, 이 죽음의 산맥에서 힘을 모으고 있었다.

내가 얻은 드래곤의 전투계획서에도 함부로 죽음의 산맥 밖으로 나가 인간들을 습격하지 말라는 드래곤들의 지시가 있었다.

대신 죽음의 산맥 안으로 들어오는 인간들은 철저히 죽이라는 명령도 같이 있었다.

한 마디로 드래곤들은 몬스터들이 죽음의 산맥을 차지한 것만으로 만족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즉, 이 상태가 몇 달간 계속 유지되면 분명 인간들은 더 이상 몬스터들과의 전쟁은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몬스터 군단이라는 큰 적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유지되었던 끈끈한 단합도 깨어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영악한 드래곤들은 그걸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유저들은 아무리 그래도 한낱 몬스터에 지나지 않는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게임 속 캐릭터가 설마 그렇게까지 생각할 수 없다고 믿을 것이다.

하지만 유저들이 모르는 사실 하나.

드래곤들은 결코 게임 속의 인공지능이 아니었다.

놈들은 실제로 살아있는 존재였고, 지금은 단지 게임 속에서 활동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놈들은 이보다 더한 작전도 짤 수 있었다.

난 그것을 알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었고…….

유저들은 그걸 모르기 때문에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실제로 벌써부터 몇 달간 지속된 평화에 찌든 유저들이 더 이상 몬스터들과의 전쟁은 없다고 떠들고 다니는 중이었다.

물론 아직은 거대 연합체인 서유연과 무림맹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그러한 의견이 힘을 못 받고 있는 상태였지만, 시간이 계속 흐르면 흐를수록 그 의견에 동참하는 유저가 늘어날 건 당연한 사실이었다.

정말 세 달이면 충분했다.

그 정도면 유저들은 충분히 방심할 것이고, 그 결과 경계를 풀고 예전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같은 유저들을 견제하고 습격하는 일이 마구 일어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몬스터들이 1차 대이동 때 보다 더 많은 병력을 이끌고 유저들의 땅을 침공한다면?

충분히 준비하고, 내가 NPC들을 통해 경고를 주었던 1차 대이동 때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나마 빠른 대처로 추가 피해를 막고 몬스터들을 밀어냈지만 2차 대이동은 더 크고, 더 강할 예정이었다.

그렇기에 만약 이대로 유저들이 마냥 평화에 찌들어 나태해진다면 서대륙과 동대륙 모두 큰 위기에 빠질 것이다.

내가 프로젝트 S를 만든 건 이걸 막기 위해서였다.

2차 대이동.

드래곤의 작전계획서에 나와 있는 그걸 막기 위해 난 프로젝트 S를 만들었다.

과연 막을 수 있을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막기 위해 노력해볼 뿐이었다.

죽음의 산맥에 들어서자마자 나를 반겨준 몬스터 무리는 정말 단 5분도 쉴 틈을 주지 않고 계속해서 나타나 주었다.

전보다 더 강해진 몬스터들.

확실히 죽음의 산맥에 흐르는 괴상한 어둠의 힘은 두 달 전보다 훨씬 강해져 있었다.

덕분에 나는 모든 능력치가 -20% 되었고, 반대로 몬스터들은 모든 능력치가 +20% 되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몬스터들은 이 어둠의 힘을 받아들이며 점점 성장하는 느낌이었다.

즉, 시간이 지나면 이 +된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몬스터들에게 적용될 것 같았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었다.

가뜩이나 강력한 놈들이 더 강해진다니…… 정말 드래곤들이 작정을 하고 게임 전체를 몬스터들의 땅으로 만들려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난 일단 최대한 빠르고 은밀하게 이동했다.

물론 그래도 워낙 지천에 깔린 게 몬스터인지라 계속해서 전투를 치르며 이동해야 했지만, 그나마 가장 약해 보이는 쪽을 뚫으며 빠르게 죽음의 산맥을 관통하기 시작했다.

이쯤 되자 이왕 이렇게 된 거 끊임없는 전투를 통해 새롭게 얻은 스킬들이나 전투기술 같은 것을 연습하며 레벨 역시 마음껏 올리자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전투. 이렇게라도 써먹는 게 좋아 보였다.

마음가짐을 바꿔서일까?

그 이후로는 그나마 조금이라도 덜 힘들었다.

전투 또 전투.

전투는 계속되었고 그 전투 속에서 나는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15일(게임시간)이 흘렀다.

* * *

“후우…….”

잠깐의 여유.

하지만 아마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놈들이 나타날 것이다.

“붉은 숲을 지났으니 이제 회색 바위 지역만 넘으면 되는 건가?”

죽음의 산맥은 지도가 존재하지 않는 땅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위치나 진행 방향을 오로지 경험과 감으로 예측해야 했다.

그나마 난 죽음의 산맥을 상당히 자주 와봤고, 여기서 사냥을 하며 오랫동안 지내도 봤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이곳의 지리를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예측하기론 도보로 이동한다면 대략 삼일 정도만 더 강행군을 계속하면 죽음의 산맥을 빠져나가 동대륙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5일 동안 이어진 강행군으로 이미 몸과 정신은 무척이나 피곤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여기서 속도를 늦췄다간 더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었다.

뚜둑. 뚜둑.

가볍게 몸을 푼 나는 현재 상태를 점검했다.

생명력과 마력은 90% 이상 회복되어 있고, 모든 장비도 아무 이상 없는 상태.

단지 수치로 표시가 되지 않는 것 중 하나인 정신적인 피로도가 좀 높은 게 문제였지만 어차피 전투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곳에서 그것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그저 참고 버티는 방법밖에 없었다.

“자 그럼…… 다시 달려볼까?”

회색 바위 지역은 붉은 숲과 달리 지형지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속도로 돌파하는 게 가장 좋았다.

그렇기에 당연히 난 다른 죽음의 산맥 지역처럼 도보로 이동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에겐 이런 지역에 딱 어울리는 좋은 동료가 하나 있었다.

바로 묵.

난 그 녀석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물론 묵을 타고 이동한다고 해서 전투를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회색 바위 지역에 있을 몬스터들. 난 정면으로 그놈들을 제거하며 돌파할 생각이었다.

스킬 발동, 고대의 비밀, 묵(墨)!! 제물[거인의 학살도끼(유니크).]

붉은 숲처럼 장애물이 많은 지역이라면 묵을 사용하는 게 좀 힘들었지만 회색 바위 지역 같은 곳은 묵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묵을 이용하면 화끈한 강행돌파(强行突破)가 가능했다.

물론 제물로 사용되는 거인의 학살도끼가 보통의 유저들한테 팔았을 경우 최소 2,500골드는 받을 수 있는 고가의 아이템이라는 점이 아까울 수도 있었지만 자고로 이런 데 돈을 아끼면 안 되는 것이었다.

[크어어엉!]

소환된 묵은 길게 울부짖었다.

고대의 비밀들을 흡수한 후 그 자체로 굉장한 힘을 지니게 된 묵. 하지만 묵의 진정한 힘은 나의 마운트가 되었을 때 나타났다.

한계치까지 오른 동화율은 내가 묵을 다룰 때 마치 내 몸의 일부분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들어 주었고 마운트일 때 묵이 가지는 몇 가지 특수 능력은 모두 나에게 딱 알맞은 그런 능력들이었다.

바로 지금과 같은 능력.

마운트 스킬 발동 전력질주!!

[크아앙!]

파파파파파팟!

빠르게 땅을 박차고 튀어 나가는 묵.

난 경매장에서 5만 골드라는 굉장한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한 엘리트 등급의 창인 ‘홀리 세인트(Holy Saint)’를 꼬나 쥐고 곧장 회색 바위 지역으로 들어섰다.

역시나 등장하는 한 무리의 몬스터들.

흉포한 마수의 혈랑(血狼)의 무리였다.

스킬 융합, 악가창법(岳家槍法) 멸창식(滅槍式) + 유성창법(流星槍法) 북두칠성(北斗七星) + 황실근위창술 사방 휩쓸기 + 상급 뇌전마법(雷電魔法)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ning).

천지충격파(天地衝擊波)!!

파지지지지직! 콰과과과광!

홀리 세인트가 사방을 휩쓸며 강력한 뇌전의 폭풍을 만들었다.

그 뇌전의 폭풍은 접근하던 한 무리의 혈랑을 집어삼키며 폭발했고, 그 결과 내가 지나온 자리엔 무수히 많은 몬스터의 시체가 남아 있었다.

몬스터들이 떨어뜨린 아이템을 주울 시간도 없었다.

내 목적은 최대한 빨리 이 지역을 돌파하는 것.

당연히 싸구려 아이템 따위 때문에 시간을 헛되이 소모할 수는 없었다.

지이잉!

한 무리의 혈랑들을 해치웠을 뿐인데 벌써부터 몸에 각종 축복과 회복 마법이 걸렸다.

이건 바로 엘리트 아이템인 홀리 세인트의 효과였다.

강력한 공격력과 함께 공격 시 높은 확률로 각종 축복과 회복 마법을 걸어주는 옵션을 지니고 있던 홀리 세인트.

그 옵션 때문이라도 이런 난전(亂戰)에선 굉장히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아이템이었다.

어쨌든 당연히 내 피해는 전무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몬스터 무리.

애초에 강행돌파를 마음먹었으니 이 정도 무리를 상대하는 건 당연했다.

‘더 빠르게!’

동화율이 한계까지 오른 후부터는 묵과 정신적으로 교감(交感)을 나눌 수 있기에 단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묵을 조종할 수 있었다.

마운트 스킬 발동 속력증폭(速力增幅)!!

꽝!

묵의 네 발에 강력한 마력의 힘이 주입되며 속도가 거의 두 배 이상 증가되었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한 묵.

난 마치 고속도로를 최고 속도로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탑승한 것처럼 굉장한 압력을 느꼈다.

사실 마운트 탑승과 조종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갑과 자이언트를 다룰 줄 아는 이들을 소울나이트라 부르는 것처럼 마운트를 다룰 줄 아는 이들을 마운트 라이더라고 불렀다.

비록 소울나이트보단 좀 더 쉬웠지만 그래도 마운트 라이더 역시 비교적 얻기 어려운 능력 중 하나였다.

특히 묵과 같은 SS급 마운트를 다루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능력이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탑승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억지로라도 탑승을 한다고 해도 이런 고속 이동을 버텨낼 수가 없었다.

평소의 몇 배로 느껴지는 중력.

이것이 바로 SS급 마운트 묵을 탑승했을 때 감내해야 하는 일종의 페널티였다.

난 그 중력의 압박을 오로지 내 힘만으로 이겨내며 다시 홀리 세인트를 휘둘렀다.

꽈과과광!

다시 한번 폭발하는 홀리 세인트!

기존의 힘에 고속으로 이동하는 묵의 이동 에너지까지 합쳐지자 단순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키에에엑!]

[크악!!]

나가떨어지는 몬스터들.

특별히 변수(준 보스급이나 보스급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이대로 끝까지 돌파할 생각이었다.

달려드는 모든 존재를 박살 내며 이렇게 미친 듯이 달린다면 대략 12시간 안에 동대륙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 *

백호성(白虎城).

현재 동대륙의 수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은 유저가 활동하고 있는 그곳은 무림맹이란 거대 연합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서대륙의 미녹성 그리고 서유연과 더불어 현재 ‘One’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있는 백호성과 무림맹.

동대륙의 유저라면 누구나 무림맹을 자랑스러워했고 능력이 된다면 그곳에 입맹(入盟)하고 싶어 했다.

어느새 무림의 성지(聖地)가 되어버린 백호성.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그 누구도 막지 못하는 건가?

그곳에도 결국 변화의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고 있었다.

유저들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늘 뭔가 자신을 즐겁게 할 일을 찾아 헤맨다. 그렇기에 몬스터들이 더 이상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자 새로운 재미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변화의 바람, 그 시작은 바로 백호성에 생긴 사설 투기장이었다.

원래부터 투기장 문화가 발달했던 동대륙.

대이동 이후 몬스터와의 전쟁 때문에 대부분의 투기장이 사실상 문을 닫았었다.

하지만 유저들은 그 투기장의 재미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잠깐의 평화가 찾아오자 당연하다는 듯이 투기장 컨텐츠를 부활시켰다.

시작이 어려운 것일까?

일단 작게라도 투기장이 만들어지자 그 인기는 굉장했다.

연일 계속되는 만원 관중.

덕분에 투기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갔다.

무림맹에선 그런 투기장의 발전이 유저들의 단합을 깨고 자칫 몬스터들과의 전쟁에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해 더 이상 투기장이 발전하는 걸 막으려 했지만 이미 유저들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투기장 컨텐츠가 얼마나 재미있는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결국 무림맹도 그러한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억지로 막으려 했다간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었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즐기기 위해서 게임을 할 것이다. 심지어 게임을 직업으로 삼은 다크게이머들도 근본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마인드가 밑바탕으로 깔려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안정과 평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늘 신나는 모험이 있어야 하고, 늘 뭔가를 쟁취하고 싶은 곳. 그곳이 바로 ‘One’의 세상이었다.

가상현실 게임이란, 아니 아주 오래전부터 모든 종류의 온라인 게임이란 늘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며 발전하게 되어 있었다.

그것에 익숙해진 유저들…….

그들은 마치 게임의 흘러가는 물처럼 계속해서 끊임없이 또 다른 재미를 향해 움직였다.

그것이 바로 유저들이 변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였다.

‘테르코나.’

죽음의 산맥에 존재하는 산 중 가장 높은 산이자 고대어로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을 지닌 말.

이 산은 분명 죽음의 산맥에 존재했지만 그 누구도 이 산을 보지는 못했다.

이 산 전체에 걸려 있는 인식 장애 마법.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이 산 전체에 그 마법이 걸려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이 산을 볼 수 있는 건 선택받은 몇몇 존재들뿐이었다.

선택받은 몇몇 존재.

그들은 바로 드래곤들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세상에서 모종의 준비를 해온 그들.

그들이야말로 모든 악(惡)의 근원이었다.

태초의 고신 가이아와 우라노스가 중간계를 조율하기 위해 만들었던 두 종족이 있었으니 그것들은 바로 드래곤과 타이탄이었다.

가이아가 만든 드래곤.

그리고 우라노스가 만든 타이탄.

아주 오래전, 세상이 이렇게 엉망이 되기 전에는 두 종족 모두 초월의 능력을 지닌 중간계의 절대자였다.

하지만 세상의 균형이 무너지고 ‘전이(轉移)’라는 무지막지한 존재가 나타나자 모든 것이 변했다.

타이탄 일족과 드래곤 일족은 자신들을 만든 태초의 고신들을 버리고 새로운 주인을 받아들였다.

물론 나중엔 타이탄 일족이 버림받고 오로지 드래곤 일족만 남게 되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전이’는 훌륭한 손과 발을 얻었다.

그리고 그 손과 발을 이용해 자신의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세상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힘.

그 힘의 계약자로서 실질적으로 세상을, 차원을 바꿔나가고 있는 일족.

그들이 바로 드래곤이었다.

그런 드래곤들이 대규모 인식장애마법까지 사용하며 숨긴 이 ‘테르코나’는 이름 그대로 진짜 세상의 중심이었다.

차원의 융합에 관련된 모든 중요한 것들이 모여 있는 곳.

그렇기에 드래곤 로드인 칼슈타인은 이곳에서 긴 잠을 잔 것이었고, 나머지 드래곤들은 몬스터들을 광범위하게 풀어 이곳에 유저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였다.

비밀의 땅 ‘테르코나’.

지금 그곳의 정상에는 대륙 전체에서 일어나는 이 이상한 변화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는 붉은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있었다.

변화를 기다리는 그 남자.

그의 이름은 바로 칼슈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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