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반몬연의 몰락
* * *
퍽!
하단 발차기로 중심을 흐트러트리고.
휘릭! 퍼퍽!
중단 올려 차기로 몸을 띄운다.
그리고…….
채앵! 촤아아아!
허공을 가르는 엘레멘탈 블레이드.
“커어억!”
이미 나에게 회피 기술을 읽혀 연환권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냈던 척살조의 도적 유저는 이 일검(一劒)을 견뎌낼 수 없었다.
쿠쿠쿵!
바닥에 처박혀서 빛 가루로 변해가는 도적 유저.
이로써 20명의 척살조원을 모두 처리했다.
남은 건 이제 단 한 명.
척살조의 우두머리 기무뿐이었다.
뭐, 회의장에 있는 누군가가 기무를 도와주러 나선다면 남은 상대는 더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표정들을 보아하니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자~ 이제 어쩔 건가?”
척살조 유저들을 전부 처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10분.
혹시 기무가 지원 병력을 불렀다고 해도 아직 시간이 좀 더 있어야 도착할 것이다.
솔직히 와도 상관없었다.
이런 오합지졸들이라면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었다.
“거, 건방진…….”
기무는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었다.
“건방진 뭐? 너 이런 거 좋아하잖아. 힘으로 지배하고 힘으로 억누르는 거. 그래서 반몬연도 그렇게 이용하려고 한 거잖아.”
난 웃으며 얘기했다.
이미 이곳에 오기 전에 정보를 모아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온 나였다.
“주절주절 말이 길어지면 너나 나나 귀찮아지니까 후딱 마무리하자.”
스윽.
어차피 이제 기무와 나는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
아마도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난 기무 쪽 패거리의 공적(公敵)이 될 것이다.
그리고 좀(?) 귀찮아질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그걸 각오하고 시작한 전투였고, 누군가는 이 쓰레기들을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죽는 건 내가 아니라 너다!! 내 부름에 응하라 ‘신의 갑옷’!!”
촤아아아! 번쩍!!!
아아, 이제야 이해가 된다.
척살조가 다 쓰러진 상황에서도 기무가 믿고 있던 마지막 한 수가 있었다.
기무의 몸을 뒤덮는 하얀색 갑옷.
그것은 바로 마갑이었다.
겉모습만 봐도 상급 이상의 마갑인 것 같았다.
“A급 마갑의 위력을 보여주마!”
A급 마갑, 그건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아마도 기무는 반몬연의 운영위원장이란 자리를 이용해 저마갑을 만들었을 것이다.
A급 마갑의 가치를 굳이 다른 아이템에 비교한다면 대략 상급 레전드급 아이템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A급 마갑은 굉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어쩌면 이 마갑을 드러낸 게 처음일지 몰랐다. 아마도 척살조가 모두 쓰러지고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리지 않았으면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원래 자신이 가진 최강의 한 수 정도는 숨겨두는 게 랭커들의 특징이었기 때문에 기무 역시 이 마갑은 최강의 한 수이자 최후의 한 수로 남겨두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그 마지막 한 수도 사용해야 했기에 그는 당당히 자신의 A급 마갑 ‘신의 갑옷’을 공개했다.
여기서 나를 꺾을 수만 있다면 기무는 오히려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무적자를 쓰러트린 유저.
이 타이틀을 획득하는 순간 기무는 부와 명예, 그리고 엄청난 추종자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기무의 눈동자에서 탐욕의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파지직!
기무의 양손에 하얀 섬광이 맺혔다.
A급 마갑을 입은 하이마스터급의 최상급 유저.
20명의 척살조 유저들을 처리하는 것보다 이쪽이 더 난이도가 있어 보였다.
휘이잉! 꽈과광!
나를 향해 날아오는 주먹. 난 재빨리 퀵 블링크를 이용해 기무의 공격권에서 벗어났다.
신성 계열 강화마법인가?
어쨌든 기무가 휘두른 손은 땅바닥에 꽂혔지만 그 위력은 굉장히 강력했다.
전체적으로 기무의 모든 능력이 상승했다.
더 빠르고, 더 강력하고, 더 튼튼해졌다.
그는 마치 이미 내가 자신의 발아래 누워 있는 것 같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살짝 기분이 좋지 않다.
“쥐새끼처럼 도망만 다닐 거냐?”
기무의 외침.
자신감이 하늘을 꿰뚫고 우주까지 뻗어나갈 기세였다.
“마갑이라…….”
난 기무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갑의 힘을 이용하면 날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내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무적의 뜻…… 그걸 잊지 마.”
특수 능력, 용마인(龍魔人)!
특수 스킬, 무적의 포효!!
특수 스킬, 천무신공(天武神功)!!
특수 스킬, 지존수호공(至尊守護功)!!
퍼퍼펑!
강력한 마력의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와 함께 온몸에 미증유의 거력(巨力)이 퍼져나갔다.
동시에 변화하는 몸.
용마의 힘을 얻은 내 몸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었다. 피부는 은은하게 검 붉은색으로 변했고 온몸의 근육은 평소보다 훨씬 부풀어 올랐다.
마갑의 도움이 없어도 난 충분히 강하다.
그리고 그 증거가 바로 이 몸이었다.
사실 무적의 포효 하나만으로도 지금의 기무를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그에게 단순한 패배가 아닌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좌절감과 상실감을 선물할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난 네 가지의 절대적인 힘을 모두 개방했다.
츠츠츳!
그 순간 동시에 세 방향에서 강력한 빛줄기가 나를 향해 날아왔다.
“장비 1번.”
꽝! 꽝!
오른쪽과 왼쪽, 양쪽에서 오는 두 줄기의 빛은 양손에 든 방패로 쳐냈다.
그리고 정면에서 날아온 빛은…….
“으아아아!”
내가 순간적으로 내지른 포효는 충격파가 되어 앞쪽의 빛줄기와 충돌했다.
퍼퍼펑!
이게 바로 용마인의 특수 스킬인 충격의 포효였다. 음성에 마력을 담아 충격파를 만드는 기술.
매우 특이하지만 활용도가 높은 스킬이었다.
기무는 내가 너무나 쉽게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자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계속 다음 공격을 멈추지는 않았다.
치치칙!
기무에 손에서 길쭉하게 하얀색 섬광이 뻗어 나왔다.
정확한 기술의 명칭은 모르지만 아마도 신성력을 이용해 만든 칼날 같았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기무의 직업은 홀리 워리어였다.
일종의 성기사였는데, 보통의 성기사들보단 훨씬 더 공격적인 신성마법을 사용하는 직업이었다.
그런데 난 거기에 한 가지 사실을 더 알고 있었다.
예전에 마가레타와 클테타에게 통합 랭킹 500위권 안의 랭커들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파악해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 500명 중 약 300명가량의 랭커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었었다.
기무도 그 300명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홀리 워리어인 동시에 블레이드 마스터였다.
두 가지 직업을 동시에 지닌 더블 클래스 유저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주로 대외적으로는 홀리 워리어의 능력만 보여주었다.
블레이드 마스터의 능력은 정말 가끔 위기 상황에나 사용했기 때문에 최측근이 아니라면 그가 더블 클래스라는 것도 잘 몰랐다.
기무는 그만큼 음흉한 놈이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철저하게 숨겼다.
어쩌면 통합 랭킹 순위가 꾸준히 20을 유지하는 것도 10위권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걸 방지하기 위함일지도 몰랐다.
어쨌든 블레이드 마스터란 직업도 가지고 있는 기무였기에 신성력으로 만든 칼날을 매우 능숙하게 다뤘다.
한 번에 다섯 개의 환영을 만드는 그의 검술은 적어도 상급 이상의 검술인 것으로 보였다.
파파파팟!
동시에 다섯 군데를 노리는 하얀빛의 칼날.
하지만 난 능숙하게 다섯 개의 칼날 모두를 방패로 막아냈다.
쩌저정!
기무의 검술은 생각 이상으로 뛰어났지만 그래도 결국은 내 시야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이익!”
자꾸 자신의 공격이 막히자 조바심이라도 난 것일까?
기무의 공격패턴이 더 화려해졌다.
그가 들고 있던 하얀빛의 칼날은 더 크고 더 강하게 빛났고, 그가 만들어낸 칼날의 환영은 무려 10개까지 늘었다.
홀리 워리어와 블레이드 마스터의 능력을 극성으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확실히 A급 마갑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기무는 유저의 한계를 뛰어넘어 힘을 사용하는 중이었다. 그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마력의 정도는 어지간한 보스급 몬스터의 그것과 비슷했다.
콰지직!
왼쪽 팔에 차고 있던 유니크 방패의 내구도가 순식간에 0이 되어버렸다.
강력한 공격을 몇 번 막은 것만으로 이렇게 되었다.
“쳇!”
순식간에 방패 하나를 잃었다.
홀리 워리워와 블레이드 마스터, 두 직업 모두 공격적인 직업이라 그런지 기무의 몰아치기는 생각보다 더 사나웠다.
스킬 융합 백스텝(Back Step) + 윈드 워크(Wind Walk) + 패스트 워크(Fast Walk) + 바람의 술.
고속이탈(高速離脫)!!
주르륵!
마치 누가 뒤에서 강하게 잡아당긴 것처럼 빠르게 미끄러지며 물러났다.
순간 타깃을 놓친 기무는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보법을 밟으며 나를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절대 거리와 기세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하지만 그건 기무의 의지일 뿐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스킬 융합 유령보법(幽靈步法) + 쉐도우 스텝(Shadow Step) + 그림자 류 비기(秘技) 섀도우 리콜(Shadow Recall)
그림자 바꾸기!!
스팟!
오래전 투기장에서 싸웠던 묘월이 가지고 있던 그림자류 스킬 삼대암류(三代暗流)라 불리며 도적계열 유저들이 최고로 얻고 싶어 하는 스킬 중 하나인 이 스킬은 내가 불과 몇 주 전에 얻은 스킬이다.
최상급 보스몬스터인 발록이 나에게 선물한(?) 아이템들 중 하나인 그림자류 비기(秘技) 섀도우 리콜.
난 이것을 이용해 더 완벽한 그림자 스킬을 하나 만들어냈다.
그것은 바로 그림자 바꾸기!
뒤로 빠르게 물러나며 거리를 벌린 나.
그리고 그런 나를 향해 빠르게 돌진한 기무.
하지만 그 순간 그림자 바꾸기가 발동하며 난 기무의 그림자 위에 나타났다.
그림자 바꾸기는 내 위치와 기무의 그림자 위치를 서로 바꾸는 기술이었다.
서로 마주 본 상태로 거리가 10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었지만 그 제약만 극복하면 최고의 기습 스킬이 될 수 있었다.
“허억!”
갑자기 내가 사라지자 당황하는 기무.
그렇지만 진짜 당황스러운 건 지금부터일 것이다.
화르륵!
이미 그림자 바꾸기를 사용하기 전부터 준비해 두었던 마수(魔獸)가 오른손에 빠르게 생성되었다.
섬전(閃電)의 발전형 스킬 염뇌(炎雷).
화기(火氣)와 뇌기(雷氣)를 동시에 지닌 그 지옥의 마수가 기무의 오른쪽 옆구리에 적중되었다.
꽈과광!
기무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물어뜯는 염뇌!
강력한 화염의 기운과 뇌전의 기운이 기무의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크아악!!”
오로지 공격에만 집중했던 기무인지라 등 뒤에서의 공격에는 너무나 허무하게 당했다.
그나마 상급 마갑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기본 능력 중 하나인 ‘치명타 적중 방지 확률 대폭 증가(패시브)’ 덕분에 치명타 데미지가 터지지는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하지만 치명타가 아니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조합 스킬인 염뇌였기 때문에 기무가 입은 데미지는 상당히 컸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른손에 염뇌를 준비할 때 동시에 왼손에도 또 하나의 조합 스킬을 준비했다.
분심공이 극성으로 발휘되었기에 난 큰 무리 없이 동시에 몇 가지 일을 할 수 있었다.
스킬 융합, 강권(强拳) + 피스트 버스터(Fist Buster) + 결점포착 + 칠성권(七星拳)
폭렬칠성권(爆裂七星拳)!!
꽝! 꽈광! 꽈과광!
왼손이 7개로 늘어난 것처럼 거의 동시에 일곱 번의 주먹질이 단 한 군데에 집중되었다.
이번엔 기무의 왼쪽 옆구리.
그 왼쪽 옆구리의 한 점에 집중된 일곱 번의 주먹질.
콰드득!
아무리 마갑이 튼튼하다지만 오러의 힘을 가득 담은 주먹이 동일한 한 점을 일곱 번 내려치자 견뎌내지 못했다.
움푹 들어가는 마갑.
당연히 마갑이 그렇게 되었으니 마갑을 입고 있는 유저가 입은 데미지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커어억!”
아직 오른쪽 옆구리에 입은 데미지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했는데 곧이어 왼쪽 옆구리에도 큰 충격을 입었다.
이쯤 되면 마갑의 존재 유무를 떠나 기무의 정신이 온전하기도 힘들어졌다.
강력한 충격이 이어지며 기무는 살짝 스턴 상태에 빠졌다. 물론 아직 생명력이 절반 이상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이 스턴 상태는 대략 2초 후면 자동으로 풀릴 것이다.
매우 짧은 시간.
하지만 찰나의 타이밍을 재는 고수들의 전투에선 그 짧은 시간이 더할 나위 없는 큰 기회가 되곤 했다.
스킬 조합, 폭풍난무(暴風亂舞) + 염화난무(炎火亂舞) + 검기난무(劍氣亂舞)
연계 발동, 극(極) 유수행(流水行)!!
완성! 파멸난무(破滅亂舞)!!
오른쪽 옆구리에 염뇌를, 왼쪽 옆구리에 폭렬칠성권을 꽂아 넣은 후 곧장 본능적으로 발이 먼저 움직였다.
유수행의 원리로 움직이는 신형, 그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아공간에서 엘레멘탈 블레이드가 뽑혀 나왔다.
채챙!
그리고 곧장 발동되는 파멸난무!
파멸난무의 발동과 동시에 기무는 스턴 상태에서 빠져나왔지만 이미 파멸난무 스킬은 스턴 상태에서 적중된 것으로 판정을 받았다.
스턴 상태에서 기술에 적중되면 모든 공격이 무조건 치명타로 적중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 번 적중 되면 최후의 일검까지 모두 연속해서 적중되는 파멸난무 스킬은 스턴 상태에서 펼쳤을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기술이었다.
일단 걸려든 이상 피할 수는 없다.
그것이 파멸난무 스킬의 특징. 당연히 기무 역시 이 미친 검의 춤사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위로, 아래로, 그리고 다시 옆으로.
파팟! 파파파팟!
기무의 몸 이곳저곳을 가르고 지나가는 날카로운 검날들.
윈드, 플레임, 아이스, 어스.
엘레멘탈 블레이드에서 뽑혀 나온 네 자루의 칼들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기무의 몸을 휩쓸었다.
그 네 종류의 검들은 교묘하게 마갑의 방어가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가르고 또 갈랐다.
기무를 휘감는 검은 그림자의 잔상들.
그 검은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기무의 몸 이곳저곳에선 하얀빛 가루가 뿜어져 나왔다.
좀 더 개량된 파멸난무의 발동시간은 약 1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중요한 건 그사이 기무의 몸엔 천 개가 넘는 상처가 생겨났다.
휘리릭, 철컥. 철컥.
네 개로 분리되었던 엘레멘탈 블레이드가 다시 한 개의 양손검으로 합쳐졌다.
그리고 난 제자리에 멈춰 섰다.
기무와 나는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상태였다.
스으으으.
아주 잠깐 회의장에 정적이 찾아왔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완벽한 침묵.
회의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두 눈을 크게 뜨고 나와 기무를 바라보았다.
“썅…… 빌어먹을…….”
정적을 깬 건 기무였다.
파아아아아앗!
그 순간 기무의 몸에서 엄청난 양의 하얀빛 가루가 동시에 뿜어져 나왔다.
쿠쿵!
허물어지는 기무의 신형.
위더스 레이드팀의 팀장이자 반몬연을 주도적으로 이끌던 최상급 유저 기무.
그의 죽음은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썩을 대로 썩은 반몬연은 사라져야 한다.
개인적인 욕심?
이들은 지금 상황이 어떤지 모르기에 이런 장난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세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
현실이 가상현실에 먹힌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여기서 욕심을 내며 자기 배를 채우고 있을 것인가?
물론 유저들에게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내 힘으로 유저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는 있다.
그들이 나에게 붙여진 이 ‘무적자’라는 호칭.
난 처음으로 이 호칭을 이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