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 변화하는 세상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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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The Lord)’
: 정점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길. 하지만 작은 실수 몇 번만으로도 끝없이 추락할 수 있는 길. 당신이 가려는 길은 그런 길이다. 명심하라! 당신은 지금 최고와 최악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음을 명심하라. 노력하라! 최고에서 최악으로 떨어지지 않게 부단히 노력하라. 부디 당신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
기본 능력: 모든 스킬(무공)에 상성이 사라집니다. 당신은 모든 스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최고의 자질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더 이상 스킬의 충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이 사항: 레벨을 올리기 위한 필요 경험치가 남들에 비해 30% 증가합니다. 죽음에 대한 페널티가 강화됩니다. 사망 시 보통 유저들보다 경험치와 스킬 숙련도가 두 배 더 하락합니다. 접속 제한 시간이 3일에서 6일로 늘어납니다.
총 사망횟수가 네 번이 되면 캐릭터의 모든 것이 초기화 됩니다. (사망횟수 : 1)
특수 능력: ‘스킬 융합(融合)[모든 유저가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스킬 조합’의 발전형 능력. 최대 네 가지의 기술을 한 가지 기술로 합칠 수 있다. 단, 마력(내공)소모는 그 네 가지 기술들의 마력 소모량을 모두 합한 수치의 1.7배가 된다.]’
특수기술: **양팔을 용마수(龍魔手)로 변형 시킬 수 있다[게임시간으로 하루에 세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용마수로 변형된 팔로 스킬(무공)을 활성화시키거나 일반 공격을 할 경우 근력, 민첩 +100%의 효과를 발휘한다. 그리고 손을 방어에 사용할 경우에는 방어력 +200%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용마섬<龍魔閃>[CT(쿨타임): 4분]이란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두 눈을 용마안(龍魔眼)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게임 시간으로 하루에 세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용마안으로 변형된 눈은 반경 10m 안에서는 100% 은신을 감지해 내고 100m 안에서는 50%의 확률로 은신을 감지해 낸다. 또한 최대 시야도 2배로 증가된다. 그리고 안력의 증가로 공격의 회피 확률과 반격 성공확률도 20% 상승한다.)
+(용마혼<龍魔魂>[CT(쿨타임): 1시간]이란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온몸의 피를 용마혈(龍魔血)로 변형시킬 수 있다[게임 시간으로 하루에 한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용마혈로 변형된 피는 생명력을 1분에 1%씩, 마력을 2분에 1%씩 회복시킨다.)
**모든 용마(龍魔)의 기운을 폭발시켜 용마인(龍魔人)으로 변신한다[게임 시간으로 하루에 한 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 사용 시 모든 용마의 기술은 재사용하기까지 2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용마인이 되면 모든 능력치가 30% 그리고 공격력이 40% 상승하고 방어력이 두 배가 된다. 또한 모든 용마의 기술들이 가지는 효과를 발휘한다.)
+(충격(衝擊)의 포효[CT(쿨타임): 4분]이란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 상태: 5차 전직 완료.
이게 현재 내 직업의 상태였다.
난 5차 전직을 하며 하루에 한 번 용마인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온몸에 붉은색 비늘이 생겨나며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덩치마저 조금 커질 뿐만 아니라 눈빛까지 변하는 용마인.
난 이 용마인의 위력을 정확하게 체크하기 위해 천령산맥을 빠져나올 때 한 번 변신을 해보았다.
한 시간 동안의 변신.
순수 능력만 보았을 땐 SS급 스킬인 무적의 포효보단 떨어지는 위력이었지만, 그건 워낙 무적의 포효가 사기 스킬이어서 그랬던 것일 뿐이었다.
이 용마인 변신 또한 아슬아슬하게 SS급은 될 만한 굉장한 능력이었다.
난 천령산맥부터 열대우림지역까지 깔끔하게 한 방에 쓸어버리며 동대륙 남부지역을 통과했다.
한 시간 동안의 질주.
중간에 만난 작은 몬스터 무리들만 거의 10개 정도 되었다. 아마도 대이동의 여파로 만들어진 몬스터 무리 같았는데 당연히 아주 박살을 내버렸다.
“이게 그랜드 마스터의 힘인가?”
지금까지 4번의 전직을 했었지만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얻은 적은 없었다.
아마도 5번째 전직이 힘든 이유는 이 힘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랜드 마스터라는 경지.
초월의 경지라 불리는 그 경지는 게임 속이라고 해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그런 것 같았다.
“어쨌든 좋아. 아주 좋아.”
난 기분 좋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됐건 강해진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특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자칫 현실과 섞여버릴 수도 있는 지금의 상황에선 조금이라도 힘을 더 얻어 두는 것이 좋아 보였다.
“근데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5차 전직을 끝낸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대박 보상을 얻은 것까지는 정말 다 좋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문제가 하나 생겨버렸다.
바로 내가 서대륙에서 동대륙으로 넘어온 것이었다. 그것도 동대륙 최남단의 외딴곳…… 몬스터들의 대이동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나에겐 상당히 좋지 않은 일이었다.
“일단 서대륙으로 넘어가야 하나?”
서대륙으로만 넘어가면 ‘바람의 이동’ 스킬을 이용해 빠르게 다른 대이동 대응 세력과 합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서대륙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동대륙을 횡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동대륙의 포탈은 활성화시키지 못한 곳이 많았고 거기다가 ‘대이동’의 여파로 포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많았다. 덕분에 오로지 몸으로 뚫고 가로지르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서대륙보단 동대륙의 상황이 낫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만약 서대륙이었다면 대륙 관통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게임 속에서의 시간은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미녹성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는 건가?”
일단 그것부터 확인해야 했다.
동대륙은 애초에 무난히 몬스터들을 물리칠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서대륙은 그렇지 않았다.
비록 내가 선봉에 서서 몬스터 무리를 반으로 가르며 유저들 쪽에 승기를 가져온 건 사실이었지만 그 뒤에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일단 로그아웃을 해서 상황을 체크하는 수밖에 없겠네.”
이 상태에서 내가 알 수 있는 정보는 전무했다.
어쩔 수 없이 난 로그아웃을 결정했다.
이렇게 무작정 동대륙을 가로지르기보단 뭔가 정보를 얻고 그걸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다행히도(?) 로그아웃이 되었다.
혹시나 게임 속에서 현실로 튕긴 일 때문에 로그아웃이 되지 않을지 몰라 걱정했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현실로 다시 돌아온 난 곧장 현재 상황을 알아보았다.
친절하게도 미녹성의 현재 상황은 각종 게임방송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를 해주고 있었다.
몬스터들을 가로질러 미녹성에 도착한 대규모 반 몬스터 연합은 미녹성을 기점으로 농성전을 치루는 중이었다.
필드에서라면 압도적인 숫자로 밀어붙이는 몬스터들을 상대하기 힘들었겠지만 미녹성이라는 든든한 방어시설이 반 몬스터 연합에게 주어지자 전황은 매우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어느 쪽이 앞선다고 말하기도 힘든 상황.
몬스터들은 계속해서 꾸역꾸역 미녹성을 향해 몰려 들었지만 진형을 제대로 갖춘 유저들은 그런 몬스터들이 미녹성에 접근하는 걸 막고 있었다.
“당분간은 버틸 수 있겠군.”
나는 영상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도라면 쉽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았다. 미녹성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몬스터 대군도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가 힘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의 숲에선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 몬스터들이 안전하게 대륙으로 나오려면 이 미녹성을 제거해야 했다.
미녹성이 계속 건재하다면 분명히 유저들은 이 미녹성을 거점으로 몬스터들을 계속 사냥할 것이고, 라이프 스톤, 다른 말로 소울 스톤이라 불리는 존재만 있으면 불멸의 존재인 유저들과의 전투는 결국 패배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즉, 미녹성을 무너트리고 길을 확보한 후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라이프 스톤을 제거하지 않으면 언젠간 질 수밖에 없는 전쟁이라는 뜻이었다.
몬스터들의 대반란.
이 반란의 최종 목표는 아마도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라이프 스톤의 제거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그러한 의도는 사실 거의 성공할 뻔했다.
나란 존재가 없었다면 아마 대륙에 있는 라이프 스톤의 절반 정도가 순식간에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뒤늦게 위기감을 느끼고 나섰겠지만 이미 많이 늦은 후였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있기에, 그리고 내가 계속해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그런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몬스터들을 당황시킬 정도로 훌륭하게 막아냈다.
특히 동대륙은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며 몬스터들을 거의 죽음의 산맥 안쪽으로 밀어 넣은 상태였다.
동대륙의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무림맹의 단결력과 힘은 대단했다.
무림맹주로 뽑힌 투신 천위강은 그 특유의 카리스마와 어떤 전투에서도 자신이 선봉에 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무림맹의 유저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사실 실제로 무림맹을 지휘하는 건 천위강이 아닌 꼰정 일행들이었다.
그들은 무황성의 실력자이자 혈독당문의 암중 비밀 세력인 동대륙 최고의 길드 ‘무황’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무림맹에서 많은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무림맹을 마치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이게 만들었다.
무림맹이 힘을 발휘하면서 동대륙의 몬스터 무리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덕분에 서대륙은 더 힘들어졌다.
동대륙에서 밀려난 몬스터들이 슬금슬금 서대륙을 향해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서대륙으로 넘어가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