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 미녹 대전(大戰)
* * *
542만.
이번 전투에 참여하는 반 몬스터 연합의 숫자였다.
이틀 동안 소문을 듣고 찾아온 유저들이 조금 더 늘어났다.
하지만 몬스터들 역시 꾸준히 숫자가 늘어 이제는 거의 6,500만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미녹성 주변에 돌기 시작했다.
미리 오프라인을 통해 미녹성에서 고군부투하고 있던 몇 만의 유저들에게 반 몬스터 연합이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미녹성 방어 세력 측에선 고맙다는 말과 함께 공격을 개시하기 전 몬스터들의 이목을 최대한 미녹성 쪽으로 끌어주겠다고 말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건 한바탕의 결전(決戰)뿐이었다.
“공격 신호가 오면 곧장 돌격한다. 최전방은 돌격 부대가 맞서고 그 뒤를 이어 딜러 부대가 따라붙는다. 마법 부대와 버프 부대, 그리고 힐러 부대는 차례대로 따라오면 된다.”
이미 며칠 동안 회의를 하며 아주 자세하게 말한 것들이지만 프로이드는 다시 한번 확인을 시켜주듯 얘기했다.
프로이드 뒤에서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서 있는 골디와 스피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그들이 서대륙 최고의 레이드 팀으로 불리며 온갖 경험을 다 했다지만 6,500만이나 되는 몬스터 대군을 공격하는 건 당연히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다.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프로이드 역시 살짝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걱정 마라. 설사 우리가 패배한다고 해도 우리에겐 계속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저 녀석들은 한 번의 패배로 끝이다. 결국…… 이 전쟁은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게 되면 유저들이 입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겠지만 어쨌든 프로이드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자, 가자!”
프로이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 뒤로는 헬 레이드 팀의 팀원들이 줄지어 따라 나섰다.
거의 천 명에 가까운 대규모.
프로이드는 이번 전쟁에 1군부터 4군까지의 모든 레이드 팀원을 데리고 나섰다.
그나마 예비군을 제외한 건 그들의 레벨이 너무 낮기 때문이었다.
총력전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길드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동시에 500만이 넘는 유저들이 천천히 미녹성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미녹 대전이라 불리게 될 대규모 전쟁의 시작.
그 시작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 * *
“막아!!”
꽝!
트윈 헤드 오우거가 휘두른 거대한 몽둥이는 방어 부대의 방패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워낙 강력한 힘을 지닌 트윈 헤드 오우거였기 때문에 그 몽둥이를 막은 유저는 뒤로 한참을 밀려났다.
“크윽!”
“딜러들, 뭐 해? 빨리 눕혀!!”
탱커들이 최대한 몬스터의 시선을 끌 동안 딜러들은 빠르게 몬스터의 생명력을 깎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탱커가 버틸 수가 없었다.
특히 지금처럼 난전(亂戰) 상황이라면 언제 어디서 또 다른 몬스터가 공격을 할지 몰랐다.
이럴 때일수록 한 마리씩 빠르게 녹이는 게 제일 좋았다.
반 몬스터 연합이 6,500만 몬스터 대군의 오른쪽 허리를 공격해 들어간 지 벌써 30분이 지났다.
최초 유저들이 기습을 했을 땐 아주 좋았다.
갑작스러운 유저들의 기습에 몬스터 대군은 크게 흔들리며 무너져 내렸다.
10분간의 학살.
특별히 누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100만에 가까운 몬스터를 학살한 것 같았다.
하지만 학살은 딱 거기까지 만이었다.
10분이 지난 후 이어진 몬스터 대군의 반격. 몬스터들은 강력한 힘과 높은 생명력을 지닌 대형 몬스터들을 앞장세우며 유저들에게 반격을 가했다.
그것도 사방에서.
유저들의 실수는 몬스터들을 학살하는 재미에 너무 깊숙이 몬스터 대군 사이로 파고든 것이었다.
덕분에 전투는 완벽한 난전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몬스터와 유저가 한데 뒤엉켜 싸우기 시작하자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해지는 건 유저였다.
죽여도 죽여도 줄지 않는 몬스터들.
하지만 반대로 유저들은 전투가 난전이 되며 유저들이 가진 가장 큰 이점인 철저한 역할 분담이 별로 의미가 없게 되어버렸다.
이대로라면 몇 시간 안에 유저들이 전멸할 것 같았다.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전장에 있는 모든 유저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
하지만 바로 그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크어어어어어어엉!
사방에 진동하는 강력한 포효.
흡사 드래곤 피어와 비슷해 보이는 강력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가 등장했다.
* * *
“후우…….”
작게 숨을 내쉬며 마지막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타이틀. 타이틀은 내가 타이틀 융합을 통해 만든 ‘무적자’로 되어있었다.
타이틀 ‘무적자’.
이것은 기존의 타이틀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대단한 것이었다.
등급조차 없는, 하지만 등급을 뛰어넘는 그런 타이틀.
타이틀 [‘무적자(無敵者)’]
: ‘최초의 영웅’, ‘최초의 드래곤 슬레이어’, ‘최강의 학살자’, 세 개의 강력한 힘이 모이자 무적의 힘이 만들어졌다. 누가 감히 당신에게 대적할 것인가? 누가 감히 당신 앞에서 고개를 들 것인가? 무적자란 이름을 기억하라. 경배하라. 두려워하라. 너에게 한계란 없다.
스킬: 무적의 포효(SS급)[한 시간 동안 모든 능력치를 70% 상승시킴(재사용 대기 시간 24시간. 영웅의 포효와 대기 시간을 공유한다).]
능력치: 엡솔루트 오라[캐스팅 속도 30% 증가. 생명력, 마력 40% 증가. 공격력과 방어력 30% 증가.] 모든 능력치와 속성 친화력 20% 증가.
특수 효과: 위엄의 증표[레벨이 낮거나 같은 상대에게 치명타 확률 두 배 증가.] 도전의 증표[레벨이 높은 상대에게 공격력 30% 증가], 자비의 증표[치료 계열 스킬 사용 시 효과 30% 증가], 환상의 증표[캐스팅 계열 스킬 사용 시 마력 소모 30% 감소].
등급: 없음(無)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말 그대로 무적의 타이틀이었다.
타이틀을 확인한 난 다음으로 아이템을 확인해 보았다.
모두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얼마 전 드디어 레전드급으로 등급이 올라간 엘레멘탈 블레이드는 내 마음을 매우 흡족하게 해주었다.
엘레멘탈 블레이드[레전드(Legend) 세트(Set)4/4: 011.44]<특수 도검류>
먼 옛날 드래곤들과 거인들을 학살한 한 검사(劍士)의 검. 검에서 풍기는 신비로운 기운들은 이 검이 평범한 양손검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 생김새와 구조가 매우 특이해 뭔가 상당히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능력: 내구도[무한], 공격력[+70%], 마력[+40%], 생명력[+20%], 모든 속성친화력 +5.
세트 효과: 화염 속성 공격력, 저항력 +5%. 화염 속성 친화력 +5. 풍속성 공격력, 저항력 +5%. 풍속성 친화력 +5. 수속성 공격력, 저항력 +5%. 수속성 친화력 +5. 지속성 공격력, 저항력 +5%. 지속성 친화력 +5.
특이 사항: 화염의 검 ‘플레임’을 분리하여 사용할 수 있음. 바람의 검 ‘윈드’를 분리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의 검 ‘아이스’를 분리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땅의 검 ‘어스’를 분리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별 추가 사항: 유저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템. 사용할 때마다 조금씩 숙련치가 쌓여 숙련치가 100이 될 경우 등급이 올라감(숙련치는 다시 0으로 초기화). 최대 레전드 급까지 성장할 수 있음. 등급이 올라갈 때마다 능력이 증가하거나 추가될 수 있음.
요구 사항: 선택받은 크로노스의 영웅.
한눈에 봐도 엄청난 옵션을 지닌 아이템이 되었다. 안타까운 건 마법총서가 아직 살짝 경험치가 모자라 엘리트 등급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거인의 철벽 방패는 사용 빈도가 낮으니 아직 엘리트 등급인 게 당연했지만 마법총서는 살짝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
어쨌든 아이템도 거의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만병천의와 가상 가방의 준비도 빈틈이 없었다.
각종 아이템과 타이틀에 의해 상승된 내 능력치는 평범함을 훨씬 벗어나 있었다.
네임드 몬스터라고 하는 게 더 좋을 정도로 상식을 벗어난 능력치들.
확실히 내가 봐도 난 유저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차피 상관없었다.
내가 이런 사기적인 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나를 간섭할 이는 없었다.
DH 소프트? 난 아주 오래전에 그 녀석들이 이 세상에 제대로 관여를 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아이템도 완벽하고…….”
타이틀, 아이템, 모든 게 완벽했다.
남은 건 하나, 바로 묵이었다.
수많은 고대의 비밀을 흡수하며 강력한 힘을 얻게 된 묵. 녀석은 그 결과 전과는 다르게 변화했다.
고대의 비밀(SS) <소환수 계열>.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종류의 어둠을 먹고 그 어둠보다 더 어두운 힘을 키우는 존재.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존재하며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비밀의 한 조각. 어쩌면 당신은 고대의 어떤 존재에게 선택받은 운명의 존재일 수도…….
이름: 묵(墨).
레벨: 700[000.00].
종류: 고대의 소환수.
속성: 암(暗)[어두울수록 능력이 상승된다. 최대 모든 능력치+90%][밝은 곳일수록 능력을 제한받는다. 최대 모든 능력치 -30%].
능력: 어둠의 숨결[어둠 속성의 브레스를 내뿜어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입힌다.] 어둠의 포효[크게 울부짖어 적의 능력치를 하락시키고 아군의 능력치를 상승시킨다.] 어둠 동화[어둠 속에 숨어들어 은밀히 움직인다.] 앞 강타……(하략).
흡수한 고대의 비밀: A급[2], B급[5], C급[8], D급[35].
특이 사항: 대단히 뛰어난 지능을 가진 마수. 소환을 위해서는 특별한 제물이 필요하다(예: 마법이 걸려 있는 모든 종류의 아이템). 제물의 질에 따라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결정된다. 제물의 질이 특별히 좋을 경우 보너스로 능력치가 상승될 수도 있다. 동화율이 올라가면 활동 시간도 늘어난다.
특이 사항 2: 어둠의 힘을 먹고 성장한다. 소환되었을 경우 마스터와 경험치를 공유하지 않는다(단독 성장). 경험치를 공유하고 싶을 경우 파티를 맺으면 된다. 파티를 맺지 않을 경우엔 단독적인 개체로 인정받는다. 단, 파티를 맺지 않아도 기본적인 명령 체계는 똑같다.
특이 사항 3: 고대의 지식을 일정 이상 흡수하며 한 단계 진화함[주인을 태울 수 있는 마운트 모드가 추가].
동화율: 100%.
묵은 고대의 비밀들을 흡수하며 한 단계 진화했다. 덩치는 조금 더 커지고 육체는 예전보다 더 흐릿한, 거의 그림자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탈 수 있게 되었다.
마운트 모드.
이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묵의 공격 스킬은 모두 봉인되지만 마운트 모드 스킬이 활성화되었다.
순수하게 마운트의 능력만 봐도 최상급(S급)의 마운트들을 능가하는, 거의 신수(神獸) 급(SS급)의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묵의 변화는 나에겐 매우 환영할 만한 것이었다.
그동안 몇 가지 마운트를 타보았지만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마운트 타기를 포기했던 나다.
하지만 묵은 달랐다.
동화율이 100%에 이르기 때문일까?
마치 마운트에 타도 타지 않은 것 같은 일체감이 느껴졌다.
난 값비싼 유니크 아이템 하나를 제물로 묵을 소환했다.
너끈히 몇 시간은 버틸 수 있는 제물이었다.
타이틀, 아이템, 거기에 마운트까지 준비되었다.
이제 남은 건 전투에 뛰어드는 것뿐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뛰어들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애초에 난 상황을 보다가 결정적인 순간 흐름을 바꾸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그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온 것 같았다.
“자, 가볼까?”
난 묵에 올라탔다.
반투명한 몸체를 지닌 거대한 호랑이? 묵의 모습을 설명하자면 그 정도일 것이다.
그 위에 내가 올라탔다.
마운트로 호랑이나 표범 같은 거대 야수들을 사용하는 이들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것들과 묵은 애초에 존재감 자체가 달랐다.
특히 묵의 특이한 생김새는 확실히 튀었다.
하지만 별로 상관없었다.
튀건 말건 지금은 전력을 다해야 할 상황. 힘을 아낄 여유 따윈 없었다.
“묵, 달려보자.”
[알았다.]
크어어어어엉!
묵은 길게 울부짖으며 곧장 땅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한 번의 도약으로 어둠을 뚫고 치솟은 묵은 우글거리는 몬스터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내 전투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었다.
그저 나 혼자만의 싸움일 뿐이었다.
* * *
“장비 4번.”
스르릉!
시작부터 화끈하게 갈 생각이었다. 엘레멘탈 블레이드를 뽑아 든 난 곧장 묵을 타고 몬스터들이 모여 있는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그리곤 곧장 엘레멘탈 블레이드를 크게 휘둘렀다.
촤아아아아!!
커다란 반월형 오러 블레이드가 전방으로 쏘아졌다. 일명 반월참(半月斬)이라 불리는 기술.
원래는 평범한 오러 블레이드 검술일 뿐이었지만 내가 사용하게 되면서 평범함과 거리가 멀어졌다.
키에에엑!
크아악!
한순간에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두 동강이 나며 쓰러졌다.
갑작스러운 나의 난입은 몬스터들뿐만 아니라 유저들까지 당황스럽게 만든 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난 그런 걸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난 슬쩍 유저들 쪽을 돌아본 후 다시 고개를 몬스터 무리 쪽으로 돌렸다.
물론 그 순간 짧게 프로이드에게 귓속말 한마디를 전했다.
[제가 길을 만들겠습니다. 모두 따라오세요. 전…… 이미르입니다.]
귓속말을 들은 프로이드는 상당히 놀랐겠지만 난 그것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프로이드라면 분명히 따라올 것이다.
그걸 확신하고 있었기에 귓속말 한마디만으로 끝낸 것이었다.
“비켜라!!”
처음부터 전력을 다할 생각이었기에 난 강하게 소리를 치며 ‘무적의 포효’를 활성화시켰다.
몸 전체로 퍼져 나가는 강력한 힘.
‘영웅의 포효’의 효과로 생성되는 그 힘보다도 훨씬 강력한 힘이 내 몸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스킬 조합, 정령빙의, 셀리맨더(Salamander)+정령빙의, 운디네.
연계 발동, 스킬 조합, 정령빙의, 노움(Gnome)+정령빙의, 실프.
특수 스킬 조합, 엘레멘탈 버스터(Elemental Buster)!!
꽈과과과광!
엘레멘탈 버스터에서 뿜어진 막강한 기운이 내 앞을 쓸어버렸다. 아무래도 효율만 따진다면 엘레멘탈 버스터. 데몰리션을 한 번 사용하는 것보단 그냥 엘레멘탈 버스터를 몇 번 사용하는 게 좋았다.
순식간에 몬스터들 사이로 길이 열렸다.
난 그 길을 따라 달렸다.
중간에 몬스터들은 그런 나를 막으려고 달려들었지만 묵을 타고 달리는 이 순간 이미 마운트 스킬인 ‘강행돌파’가 활성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손쓸 필요도 없이 묵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충격파를 맞고 튕겨 나갔다.
“뭐 해!! 달려!!”
그 순간 프로이드 역시 자신의 레이드 팀을 이끌고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프로이드가 움직이자 주변에 있던 다른 유저들도 본능적으로 똑같이 움직이고, 그 뒤에 있던 유저들도 또 따라 움직이고, 마치 나를 중심으로 커다란 삼각형 모양의 진형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내가 프로이드에게 귓속말을 전한 것도 다 이 진형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돌파 진형 중 최고라는 삼각대형.
난 이 대형을 유지하며 곧장 미녹 성문까지 몬스터 대군의 한가운데를 관통할 생각이었다.
‘이 전투…… 무조건 이긴다!!’
상대가 6,500만이건 1억이건 일단 시작한 이상 끝을 볼 생각이었다.
바로 그때, 생각지도 않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히든 퀘스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라’가 만들어졌습니다.
띠링, 30분 안에 이 엄청난 몬스터 대군을 뚫고 미녹 성문에 도달할 경우 퀘스트가 완료됩니다.
띠링, 본 퀘스트는 숨겨진 퀘스트로서 절대 불가능한 일을 무조건 가능하게 만들려는 무모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퀘스트입니다.
띠링, 본 퀘스트를 클리어할 확률은 0.01% 이하입니다. 그렇기에 본 퀘스트를 클리어할 경우 그것은 곧 위대한 업적이 될 것입니다.
퀘스트 같은 건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생겨났다. 거기에 보너스로 성공하는 것만으로 위업이란다.
결국 내가 이번 전투를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되었다.
이곳으로부터 미녹 성문까지 남은 거리는 대략 10㎞.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들이 우글거리는 가운데 30분 안에 10㎞를 뚫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난 할 수 있다.
난 무조건 해낸다.
무적자, 그 호칭을 달고 있는 이상 불가능은 더 이상 불가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