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변화
* * *
세상이 변화하고 있었다.
아니, 세상은 이미 변화해 있었다.
공원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은 난 집으로 돌아와 각종 기사와 최근 자료들을 살펴보며 그 사실을 확실히 확인했다.
‘The One’.
왜 난 애초부터 이 한 단어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일까.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한 개의 단어.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
결국 처음부터 모든 것이 정해져 있었다.
“세상은…… 아니, 세상들은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어.”
이제야 수많은 초월적인 존재가 했던 말들이 모두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One’은 역시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다.
그리고 ‘전이(轉移)’ 또한 단순한 게임 속의 설정만이 아니었다.
전이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현상이었다.
놀랍게도 세상은 조금씩 게임 속 세상과 하나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각종 돌연변이와 이상기후, 그것들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아마도 이 세계는 과거 크로노스 대륙처럼 점점 게임과 하나가 되어 사라질 것이다.
천마나 무신이 활동했던 대륙도,
이그니스와 성화가 활동했던 대륙도,
천화신도가 활동했던 대륙도,
이렇게 하나가 되어 사라졌던 것이다.
아마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세상이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천화신도는 세상이란 표현이 아닌 세상들이란 표현이 옳다고 말해주었던 것이다.
이제야 모든 게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분명 초월적인 존재들은 안배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 안배는 각종 아이템과 스킬, 그리고 퀘스트로 이어졌다.
그것이 뜻하는 건 결국 천마도, 무신도, 이그니스도, 천화신도도, 게임 속에 존재하는 모든 퀘스트와 아이템들은 오직 한 가지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모두 하나로 합쳐져 사라져 버린 세상들, 그 세상들을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 사라진 세상들이 남긴 잔재들의 노력.
게임이라 말하기에는 너무나 방대하고 세세하던 ‘One’의 세상이 완벽하게 설명이 가능해졌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물론 아직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더 많았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미래에 대한 정보들이나 초월적인 존재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던 ‘그 존재’, 그리고 아직도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수많은 비밀.
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하지만 확실히 일어나고 있는 이 일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해하기보단 받아들이려 했지만 막상 게임과 현실이 하나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사실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쯤 되자 난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난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 남들과는 다른 수많은 기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인가?
실제로 난 시간을 거스른 건가?
수많은 의문과 함께 나에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그것이 궁금해졌다.
“어차피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내가 지금 당장 현실과 게임이 뒤섞이고 있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그런 나의 말에 신경 써줄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쩌면 미친놈 취급을 받으며 정신병 치료를 권유받을지도 몰랐다.
돌연변이들의 등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환경 문제로 언급되었던 것이다.
그것들의 생김새가 게임 속의 동물들과 유사한 건 그저 우연이라고 취급받을 가능성이 컸다.
아니, 아예 DH 소프트에서 그런 돌연변이 생물을 토대로 게임을 제작했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었다.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사실상 DH 소프트는 ‘The One’을 만들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The One’을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아마 평범한, 지금까지의 가상현실 게임과 별반 다르지 않은 ‘The One’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뭔가 비밀스러운 작용이 일어나며 지금의 ‘The One’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난 그 원인과 지금의 ‘The One’이 진정 어떤 존재인지를 알기 위해 게임 속에서 부단히 노력하는 중이었다.
‘The One’은 더 이상 게임이 아니었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을 절대 게임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그 지금의 난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적어도 현실에서는…….
“결국 또 게임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하나?”
현실에서의 난 한없이 약하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의 난 그 누구보다 강하다.
그 강함은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가능하게 해 준다.
“하긴 어차피 현실보단 게임이 편하지…….”
웃을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게임 속에서는 수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게임은 계속 접속해야 했다. 어쩌면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았다.
그 말은 결국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지금까지와 달라지는 건 거의 없다는 뜻이었다.
게임 속에 진실이 숨어있다.
나쁜 소식은 아니다.
차라리 그쪽이 편하다.
“그래, 웃자…… 웃어.”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적어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하는 이상 그 일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답을 찾는 방법이었다.
* * *
대충 마음에 정리를 끝낸 난 곧장 다시 게임에 접속했다.
게임 속은 여전히 시끌벅적한 상태였다.
갑작스럽게 열리게 될 ‘천하제일대회’는 나를 제외한 모든 유저를 들뜨게 만들었다.
난 이 ‘천하제일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마 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저가 이번 대회에 참가할 것이다.
천무칠성? 사은자? 탑 랭커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걸린 보상이 대단했다.
엘리트 아이템들.
그것도 그냥 엘리트 아이템이 아닌 상급에 가까운 것들.
잘만 쳐주면 최하급 레전드 아이템과도 경쟁이 가능할 것 같은 이 엘리트 아이템 수십 개가 등장했다.
당연히 모든 유저의 눈이 돌아갈 만도 했다.
하지만 난 다르다.
난 그 아이템들보다 더 중요한 것을 위해 이번 대회를 포기했다.
대신 모든 유저의 관심이 이곳에 쏠린 이 순간을 이용해 더 대단한 것을 얻어볼 생각이었다.
어차피 대회에 참가한다고 해도 내가 수십 개의 엘리트 아이템을 모두 차지할 수는 없었다.
오로지 유저 한 명당 한 개의 대회만 참여할 수 있는 대회 규칙상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따지고 보면 내 기준에서는 그리 대단한 보상도 아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뭔가 예상하지 못한 묘한 위화감이 느껴지는 이벤트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참여하기가 싫어진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난 이번 대회를 아주 깔끔하게 포기했다.
포기하고 나니 의외로 좋은 점도 많았다.
일단 한 달(게임 시간) 앞으로 다가온 이번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 엄청난 숫자의 유저들이 동대륙과 서대륙을 가로막고 있는 폭풍해류 속에 존재한다는 신비의 섬, 네파루(Neparu)를 향해 몰려들었다.
그곳은 대략 양 대륙의 5분의 1 정도 되는 면적을 지닌 상당히 큰 섬이었는데, 바로 그곳에 ‘천하제일대회’가 열리는 초대형 경기장이 존재했다.
네파루는 그 자체로 거대한 신대륙이었다.
새로운 몬스터들과 새로운 던전, 퀘스트들이 존재하는 곳.
거기다가 그곳에 가는 방법도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동대륙과 서대륙의 대도시들에 생겨난 새로운 포탈을 이용하면 되었다. 단, 포탈 이용료는 약간 비싼 편이었다―수많은 유저가 네파루로 몰려들었다.
난 당연히 이벤트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네파루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덕분에 내가 얻은 건 바로 여유였다.
당분간은 대부분의 유저가, 특히 상위권의 유저일수록 네파루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아 난 여유를 가지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 많던 경쟁자들이 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차근차근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체크해 보았다.
준비할 건 무척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급하게 대충 준비할 수는 없었다.
‘천하제일대회’가 열리며 미래는 완전히 바뀌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알고 있는 미래가 전부 쓸모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다른 유저들이 눈앞에 나타난 엘리트 아이템에 집중하고 있다면 난 앞으로 나타날 어떤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었다.
모든 유저는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한다. 그리고 상위권의 유저일수록 그 목표가 클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탑 랭커들의 목표는 굉장히 크고 대단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들이 목표를 크게 잡아도 내가 생각하는 목표를 따라올 수는 없었다.
애초에 생각할 수 있는 범위의 차이가 있었다.
그 차이가 결국 나와 그들의 차이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용문상회(龍門商會)요?”
클레타는 굉장히 의문스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이름은 용문상회가 될 거다.”
“……으음, 하지만 상권 쪽은 좀 힘들 텐데…….”
클레타는 무물 길드의 모든 일을 총괄하며 대륙의 정세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정보 길드를 정착시킬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겠지.”
“그건 당연한 것이고…… 이미 두 대륙의 상권 60% 정도는 유저들이 차지한 상태에요. 그리고 아시겠지만…… 상권은 곧 재력, 재력은 곧 힘. 상권을 차지한 길드들은 대륙에서 가장 잘나가는 탑 길드들이에요.”
클레타의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현재 대륙에서 가장 큰 상권을 가지고 있는 길드는 서대륙의 엠페러 길드였다.
서대륙 상권의 20%를 장악하고 있는 그들은 엄청난 규모의 연합 길드 세력을 바탕으로 서대륙 최고의 길드로 손꼽히는 중이었다.
다른 길드들도 엠페러만큼은 아닐지라도 상당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재력이 곧 힘이 되는 게임 속 세상이었기에 이런 건 당연한 결과였다.
“알고 있다. 하지만…… 기회는 지금뿐이다. 모두의 관심이 네파루에 쏠린 지금!! 지금이야말로 상권의 일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리고 어차피 내가 원하는 건 전체 상권이 아니다. 단 몇 가지의 품목…… 지금은 별로 관심도 받지 않는 그 품목들을 손에 넣는 게 목표다.”
전체 상권을 노리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부분적인 상권을, 그것도 비주류에 속하는 상권을 노리는 건 충분히 가능했다.
“흐음…… 그거라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겠네요. 하지만 쉽지는 않을 거예요. 아시죠? 한 몇 달 전에 있었던 ‘오스만’ 사건. 대륙 100대 길드 중 하나였던 오스만이 어설프게 상권을 차지하려고 했다가 기존의 길드들에게 견제를 받아 100대 길드에서 500대 길드 수준으로 밀려난 그 사건. 이것만 보더라도 현재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길드들이 얼마나 민감한지 알 수 있어요. 실제로…… 그들은 G42라는 기구를 설립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알고 있다. 서대륙의 G42, 동대륙의 대륙상인협의회. 이 두 기구 모두 기존의 길드들이 더 이상 다른 길드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지.”
“네. 이 두 기구가 존재하는 이상 새로운 길드가 상권을 차지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요.”
“하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지.”
“그렇지만…….”
“G42, 대륙상인협의회. 이 둘 모두 결국 유저들이 만든 것일 뿐이다. 지금이야 결속력이 굉장히 강해 보이지만…… 결국 안을 들여다보면 서로 사이가 절대 좋을 수 없는 경쟁자들이다. 이런 구조의 모임은 외부의 적에게는 강하지만…… 내부의 적에게는 터무니없이 약하다.”
“음!!”
“내가 노리는 건 내부의 분열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무기가 뭔지 잊은 건 아니지? 우린 ‘정보’를 장악했다. 이번 드래곤 레이드 열풍도 결국 우리가 만들어냈다는 걸 기억해 봐라. G42가 아무리 대단한 기구라고 해도 내부에서부터 시작되는 균열은 절대 막을 수 없을 거다.”
내 생각은 매우 단순했다.
하지만 그러면서 아주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고 있었다.
“가능할까요?”
클레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이제부터 가능하게 만들어야지.”
이건 모험이 아니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성공 확률을 100%까지 끌어올리는 치밀한 계획이었다.
* * *
‘천하제일대회’의 개최와 네파루의 등장은 파격이었다.
일단 기존의 유저들뿐만이 아니라 계정을 만들지 않았던 일반 유저들도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미 엄청난 이슈가 되었다.
그뿐인가?
전혀 새로운 느낌의 대륙인 네파루는 기존의 유저들에겐 신세계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특히, 기존의 동대륙과 서대륙과는 다른 점이 아주 많았다. NPC들은 매우 친절하면서 최대한 유저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이 주는 퀘스트는 난이도가 상당히 낮았고 그 보상도 훌륭했다.
또한 네파루 지역의 몬스터들은 매우 단순한 행동 패턴을 지니고 있어 사냥하기가 아주 편리했다.
던전들 또한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모든 것이 편리해진 대륙.
어떤 유저들은 너무 편리해져 시시해졌다고 떠들었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런 편리함을 반갑게 맞이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One’은 상당히 난해하고 어려운 게임이었기에 이러한 편리함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을지 몰랐다.
어쨌든 이런 네파루의 특징이 알려지자 더 많은 유저들이 네파루로 몰려들었다.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른 네파루.
하지만 여전히 엄청난 숫자의 유저들이 네파루에 몰려들었다.
특히 기존의 유저들이 아닌 일반인들의 참여 열기도 대단했다.
비록 활동 가능 지역이 ‘천하제일대회’가 열리는 대회장과 그 대회장이 설치된 네파루 대륙의 가장 큰 도시인 파루인(Paruin)까지만이었지만 그래도 무려 2천만이 넘는 일반인들이 참가 신청을 하고 접속을 시도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파루인은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그나마 도시라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파루인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지만 만약 기존의 다른 도시였다면 아마 그대로 초토화가 되었을지도 몰랐다.
어쨌든 파루인은 현재 ‘One’에서 가장 번잡한 곳이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파루인에 존재하는 유저들이 두 종류로 구분된다는 사실이었다.
검은색 눈동자를 지닌 유저들.
그리고 황금색 눈동자를 지닌 유저들
황금색 눈동자를 지닌 유저들은 바로 일반인들이었다.
그들은 108가지의 유형 중 한 가지를 골라 캐릭터를 만든 후 임시 계정을 통해 이곳으로 접속했다.
108가지의 유형은 단지 캐릭터의 성향이나 능력을 나누어놓은 것이었고, 겉모습은 기존의 유저들처럼 실제 자신의 모습에서 30%가량을 성형하여 만들 수 있었다.
마치 복제되어 찍어낸 것 같은 일반인 유저들.
더 황당한 것은 이벤트가 끝나도 원한다면 그 모습과 그 능력 그대로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레벨은 50으로 조종되고 기존의 유저들처럼 정식 등록을 해야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레벨 50의 1차 전직까지 끝낸 캐릭터로 처음부터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특권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유저들은 아예 계정을 삭제하고 일반인 유저 이벤트에 참가 신청을 내기도 했다.
전 세계에 몰아치는 ‘The One’의 열풍.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아주 간단한 절차를 거치며 일반인 유저 이벤트에 참가 신청을 하는 중이었다.
이미 1억 명을 훌쩍 넘어선 기존의 유저들에 임시 이벤트 계정이라지만 몇천만 명의 유저들이 추가되자 정말 전 세계의 게임을 즐기는 모든 사람이 ‘One’에 접속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건 마치 또 하나의 세상이 태어난 것 같았다.
현실 세상과 게임 속의 세상.
현실 세상보다 게임 속의 세상이 중요한 사람들이 있다.
아마 상당히 많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게임 속에서 얻은 것들로 현실을 살아간다. 또 어떤 이들은 게임 속의 물건을 얻기 위해 현실의 것들을 과감히 버린다.
그런 식으로 수많은 사람이 두 세상 중 한 세상을 선택했다.
잊혀가는 현실 세상.
더욱 소중해져 가는 게임 속 세상.
그렇게 하나만 남아간다.
하나만…….
단 하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