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로드(The Lord)-119화 (119/250)

119. 재정비 ― 3

* * *

독각맥궁(毒角貊弓)[유니크(Unique)]<단궁류>

: 천년 묵은 독각사의 뿔로 만든 단궁. 단궁이지만 그 위력이 웬만한 장궁들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 동방의 비법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힘마저 지니고 있다. 단궁의 특징인 빠른 연사속도와 맥궁의 특징인 강력한 위력이 합쳐진 대단한 활이다.

능력: 내구도[3000/3000] // 원거리 공격력[80] // 원거리 공격 정확도[+10%] // 독에 대한 저항력 [+20%]

세트효과: 없음.

특이사항: 40%의 확률로 대상을 신경독(이동속도 –10% 효과)에 중독시킨다. 단, 대상이 사용자보다 레벨이 낮아야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

요구사항: 3차 전직 유저 // 궁에 관련된 스킬 숙련도가 하이마스터 이상.

쌍룡극(雙龍戟)[유니크(Unique) 세트(Set 1/3)]<장창류>

: 마치 두 마리의 용이 승천을 서로 다투며 승천을 하는 것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극. 한때 창으로 천하제일이라고 이름 붙었던 신창(神槍) 조양이 지니고 다닌 세 자루의 창 중 하나였다.

능력: 내구도[4000/4000] // 공격력[70] // 힘[40] 민첩[40] 체력[40] // 방어력[20]

세트 효과: 2세트[힘, 민첩 40 증가.] 3세트[알 수 없음]

특이사항: 없음.

요구사항: 3차 전직 유저.

음양도검(陰陽刀劍)[유니크(Unique) 세트(Set 2/2)]<특수도검류>

: 각각 음과 양의 기운을 담고 있는 검과 도. 광검(光劒)과 암도(暗刀)로 불리는 이 두 개의 무기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뭔가 신비로운 기운을 뿌리는 두 무기는 같이 있을 때 그 진정한 위력이 나타났다.

능력: 내구도[3000/3000]

세트 효과: 공격력 [100] // 힘[60] 민첩[60] // 마력[400 중가]

특이사항: 각각 광검과 암도 상태로 따로 사용할 때는 일반 강철검과 강철도와 같은 수준의 무기임.

요구사항: 없음.

세 시간 동안 기다린 나에게 포착된 물건들은 이렇게 3가지였다. 3가지 모두 이제 경매 마감 시간이 2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은 물건들이었다.

활 중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맥궁.

그것도 최고의 장인이 독각사의 뿔이라는 최고급 재료를 이용해 만든 독각맥궁은 아무 때나 올라오는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구할 수 있을 때 빨리 구해야 했다.

또한 쌍룡극은 창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물건이었다. 특히 쌍룡극을 포함한 신창 조양의 세 자루 창을 모두 구하면 신창의 진전을 이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원래 가진 가치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물건이었다.

마지막으로 음양도검은 따로 사용할 땐 완전 쓰레기 아이템이었지만 두 개를 같이 사용하면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 되었다.

한 마디로 양손에 병기를 들고 싸우는 유저들이나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아이템이었다.

이 세 가지 물건은 모두 내가 최상급으로 분류해 놓은 메뉴에서 발견해낸 것이다.

하지만 역시 좋은 물건은 가차 없이 경쟁이 마구 붙었다.

세 가지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가차 없이 경쟁을 한 지 벌써 한 시간.

물건을 올린 이들이 즉시 구매가격을 적지 않았기 때문에 난 꼼짝 없이 경매 마감 시간이 끝날 때까지 경쟁자들과 경쟁을 해야 했다.

현재 독각맥궁의 가격은 5,450골드, 쌍룡극의 가격은 7,410골드, 음양도검의 가격은 2,520골드였다.

세 물건 중 특히 쌍룡극의 가격이 높은 건 쌍룡극이 단순히 유니크 아이템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유니크 아이템만을 원하고 있는 나에겐 비효율적인 아이템일지 몰랐다.

하지만!

어차피 나에게 돈은 많았고…… 이만한 창을 구하는 건 쉽지 않았다.

난 계속해서 500골드씩 상위 입찰을 하며 나와 경쟁하는 다른 유저들의 기를 죽였다.

다른 유저들이 기껏해야 50~100골드씩 상위 입찰하는 것에 비교하면 내 베팅은 상당히 통이 컸다.

노련한 경매꾼들을 상대로 내가 펼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응 방법은 바로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골드러시였다.

누가 당해낼 것인가!

예로부터 경매장의 절대 권력은 골드라고 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 더 흘렀다.

난 차례대로 쌍룡극, 독각맥궁, 음양도검을 모두 손에 넣었다.

쌍룡극은 12,000골드, 독각맥궁은 10,000골드, 음양도검은 5,000골드였다.

총 27,000골드.

평범한 유저들은 만져보기도 힘든 거금이 한 번에 빠져나갔다. 아마 보통사람들이었다면 허전한 느낌이 들만도 했다.

그런데…… 난 별로 허전하지 않았다.

이미 나에겐 도박장에서 받은 32만 골드와 그동안 서대륙에서 벌어들인 약 20만 골드의 돈이 있었다.

총 52만 골드……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서대륙에 내가 고용해놓고 온 NPC는 착실히 내 재산을 불려주고 있을 것이다. 52만 골드는 그곳에 쌓인 골드는 빼고 말한 것이다.

52만 골드에서 27,000골드가 빠져나갔다.

그래도 여전히 나에겐 49만 골드가 넘는 돈이 있었다.

난 계속해서 경매장 메뉴의 이곳저곳을 더 살폈다.

이 세 가지 물건으로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아직 돈은 많이 남아 있었고…… 난 좀 더 물건을 사야 했다.

* * *

“형, 애들이 모두 당했어요.”

다급히 혈주작에게 달려온 다향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았다.

“모두? 제대로 애들 붙인 거 맞아?”

“13명이나 붙였어요. 비록 ‘병(丙)조’ 애들이지만 그 정도 숫자라면 무명객의 심부름꾼 정도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다향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

“음…… 13명이 한꺼번에 당한 거냐?”

“네, 아주 박살이 났어요. 들어보니까…… 제대로 반항도 못 하고 두들겨 맞았데요.”

“병조 애들 13명이 반항도 하지 못했다고? 혹시 무명객 본인이었던 거 아니야?”

“아니에요, 애들 말로는 체술이 장난이 아니었데요. 아무래도 그냥 심부름꾼이 아니라 무명객의 동료일 것 같아요.”

“……이런…… 그래서 다시 애들을 보내놨어?”

“네, 일단 ‘을(乙) 조’ 애들을 싹 풀어서 찾고 있는 중이에요. 혹시 몰라서 ‘갑(甲)조’도 대기 시켜놨어요. 그리고 호남성 상인들한테도 생김새를 말하고 혹시 눈에 띄면 바로 연락해달라고 해놨어요.”

다향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근데 아직 소식이 없어?”

“그게…… 아무런 소식이 없어요. 아무래도…… 호남성을 떠난 거 같아요.”

쾅!

혈주작은 책상을 강하게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남성을 떠난 것 같다고? 지금 장난해? 그놈을 놓치면 무명객을 잡을 길이 사라진다는 걸 몰라서 그런 거야? 그 망할 무명객의 정체를 밝히려면 놈을 잡아야 해!”

혈주작의 눈동자에는 강한 분노가 아른거렸다.

“찾아! 무조건 찾아! 동원 가능한 단원들을 모두 호남성 밖에 풀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놈을 찾아내란 말이야!!”

“……네, 형 저도 나가서 찾아볼게요.”

다향은 혈주작과 하루 이틀 같이 지낸 것이 아니기에 지금 혈주작이 얼마나 분노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럴 땐 그저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다향은 조심스럽게 대답을 하곤 재빨리 혈주작의 방에서 빠져나왔다.

무명객에게 비참할 정도로 무참히 깨진 혈주작은 이제 무명객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입에 거품을 물었다.

그만큼 두 달 전 투기장 리그에서의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늘 천위강의 경쟁자라고 떠들었던 혈주작이 무명의 출전자에게 깨졌다.

그것도 아주 박살이 났다.

이 소문은 동대륙 전체에 퍼졌다.

아니 아예 서대륙까지도 퍼졌다.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혈주작에겐 이보다 치욕스러운 일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전력을 다해 무명객을 찾았다.

복수를 위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일본의 대단한 명문가 출신인 혈주작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이 치욕을 회복하려는 중이었다.

“크으…… 무명객…… 이 새끼…… 잡히면 아예 평생 게임도 못하는 병신으로 만들어주마.”

그는 게임 속에서만큼 현실에서도 힘을 지닌 이였다.

그래서 아예 게임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복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런 마음을 먹고 있는 그 순간에도 무명객, 아니 신은 호남성 안에서 여유롭게 경매장을 검색하고 있었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아무래도 혈주작의 복수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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