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로드(The Lord)-93화 (93/250)

093. 도화(刀花) 꼰정

* * *

키에엑!

‘어딜!’

파파팟!

파티원들의 방어를 뚫고 나를 향해 달려드는 한 마리의 망령. 난 재빨리 데스보우를 들어 삼연시(三連矢)를 날렸다.

퍼퍼퍽! 쿵!

진형을 유지하며 황급히 날린 공격이라 위력적이지는 않았지만 생명력이 제법 빠진 망령 정도는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헉헉, 미안.”

꼰정은 매우 지친 표정으로 살짝 뒤를 돌아보고 말했다.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모두가 지쳐 있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뜩이나 각종 제약으로 인해 많은 능력치 하락이 있었던 나였기에 지칠 대로 지쳐 쓰러질 것만 같았다.

“젠장…… 끝이 없네. 그나저나 얼마나 남은 거야? 이제 거의 다 되지 않았어?”

붉은하늘은 한쪽 무릎을 땅바닥에 대고 열심히 마나에로우를 날리며 물었다.

“-49%! 이제 거의 두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제발 빨리 -50% 좀 돼라!”

-50%가 되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단지 여기까지 버텼는데 -50%도 보지 못하고 끝난다면 너무 억울해서 미칠 것 같았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좋았다.

일단 -50%를 보고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땐 미련 없이 죽어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으아아아아아!”

꽝!

폴우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전방으로 강한 충격파를 날렸다.

“이 새끼들, 다 덤벼!”

평소엔 과묵하면서 부드러운 폴우였지만 위기에 빠지거나 화가 나면 그 누구보다 터프한 황소 같은 성격을 보여주었다.

“그래…… 어차피 막바지 아니겠냐!”

두두둥! 둥둥~ 쾅!

붉은장미가 북이 거의 박살 날 것 같은 강도로 두들겼다. 그러자 파티원을 휘감고 있던 치유의 기운이 급속도로 강해졌다.

아끼고 아껴두었던 스킬을 사용한 것 같았다.

“……흐흐, 이거 힘이 불끈불끈 솟는군.”

페티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가볍게 돌렸다.

“헤헤! 좋아요! 까짓것 지들이 이기나 우리가 이기나 해보자고요!”

화르륵!

꼰정의 거대한 도에 불꽃이 일며 사방으로 열기가 뻗어 나갔다.

‘확실히 좋은 파티야.’

개개인의 능력도, 그리고 파티 플레이의 호흡도 마지막으로 인간적으로도 마음에 드는 이들이었다.

한 사람만 빼고.

“끝났네, 끝났어. 크윽 애초에 따라오는 게 아니었는데.”

요요술사는 아직 마력도 남은 것 같은데 투덜거리고만 있었다.

‘하여간 마음에 안 드는 놈이라니까.’

난 재빨리 마지막 남은 마력을 쥐어 짜내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진법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너 같은 놈은 없어도 된다!’

그깟 술사쯤이야 그냥 무시하면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몰라도 우리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파티의 진형을 바꾸려는 그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띠링, 일월의 대지로 모여든 어둠의 힘이 극(極)에 닿았습니다. 당신들은 어떻게 이 어둠의 힘을 견뎌낸 것입니까? 그저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띠링, 이곳에 존재하는 어둠의 힘이 일월의 권능에 의해 하나로 뭉치기 시작합니다.

띠링, 일월신주(日月神珠)가 생성되기 시작합니다.[0%]

띠링, 일월신주의 마력은 어둠에 잠식되어 잠들어 있던 유저들의 육체를 깨웁니다. 천마무총에서 사망한 유저들은 밖의 영혼석에 저장되어 있던 영혼으로 다시 부활했겠지만 일월의 권능에 의해 그들의 육체는 천마무총에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그동안 사망했던 44,134구의 시체가 되살아납니다.

띠링, 되살아난 시체는 아무런 힘도 없고 아무런 고통도 없습니다. 그저 일월신주의 마력에 이끌려 신주로 몰려들 뿐입니다. 살아 움직이지만 정신은 죽어 있는…… 이 실혼인(失魂人)[공격하지 않음. 방어력(0). 생명력: 4,0000]들을 막으십시오. 실혼인들이 생성되고 있는 일월신주와 접촉할 경우 일월강시(日月僵屍)로 변합니다.

띠링, 일월의 힘으로 당신들의 생명력과 마력이 모두 회복되고 모든 스킬의 재사용 시간이 초기화됩니다.

띠링, 실혼인들을 제거하면 실혼인의 몸속에 쌓여 있던 어둠의 기운을 일월신주가 흡수합니다. 40,000명의 실혼인을 제거한다면 일월신주가 완성될 것입니다. 일월신주의 미묘한 기운은 당신들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20% 상승시킵니다. 또한 생명력과 마력의 회복속도도 50% 증가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일월신주의 힘을 얻어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실혼인들을 상대하는 건 당신들에게 아주 큰 시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띠링, 당신들은 제외한 나머지 27,096명의 유저는 만상천요진(萬象天妖陣)의 생문(生門)이 개방되며 그 효과로 인해 천마무총 밖으로 강제 이동됩니다.

띠링, 일월강시가 쌓이기 시작하면 도저히 실혼인들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최대한 일월강시가 쌓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번쩍!

우리가 서 있는 땅바닥에서 대략 지름이 1m 정도 되는 검은색 구슬이 튀어나오며 장문의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오!!”

“진짜였어!”

“나이스!”

환호성을 내지르는 파티원들.

당연히 진짜였다. 날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낚시질이나 하는 그런 놈으로 보면 곤란했다.

하지만 환호성도 잠깐이었다.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한 파티원들은 모두 표정이 굳어졌다.

“44,134!!”

“실혼인?”

“맙소사, 일월강시!”

일월강시는 나도 알고 있는 몬스터였다. 대략 레벨 400~450 정도의 준보스 급 몬스터. 지금 파티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몬스터는 맞았지만…… 중요한 건 44,134명의 가짜 유저가 밀려온다는 것이었다.

스멀스멀.

우리를 중심으로 대략 사방 500m 정도 되는 곳에서 뭔가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마침 어둠이 뭉치는 것 같은 모습.

“……설마…….”

설마는 역시가 되었다.

스으으.

한 명, 두 명…… 어둠이 실혼인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순간적으로 몇십 명이 넘는 실혼인이 만들어져 사방에서 우리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실혼인들의 모습은 정말로 유저들과 같았다. 제각각 전부 다른 모습을 한 실혼인들.

단지 그들이 유저와 다른 건 아무런 표정도 짓지 못하고 마치 뭔가에 끌려오듯 일월신주를 향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는 점뿐이었다.

“미친! 이걸 전부 막으란 소리야?”

아무리 실혼인이 반격을 안 한다고 해도 사방에서 밀려드는 이 수많은 실혼인을 어떻게 전부 막으란 말인가?

실혼인의 방어력이 제로라고 쳐도 40,000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놈들이었다. 처리해야 할 실혼인의 숫자는 4만 명……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당황하고 있을 시간도 없습니다. 일단 해 보죠.”

폴우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양손 도끼를 들어 올렸다. 그의 말처럼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었다.

“망할 실혼인 놈들!”

화르륵!

요요술사는 짜증이 잔뜩 난 표정으로 양손에 강력한 화염의 기운을 모았다.

“아주 다 태워 죽여주마!”

이런 상황에서라면 요요술사의 활약이 가중 중요하긴 했다. 방어할 필요도 없고 무조건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그런 전투라면 역시 화력이 막강한 직업이 가장 좋았다.

콰과과광!

다른 건 몰라도 그의 화력은 인정했다.

주술사 중에서도 특별히 공격에 특화된 스타일을 지닌 그였다.

그렇기에 그의 공격은 한 번에 몇 명의 실혼인을 깔끔하게 없애 버렸다.

붉은하늘과 페티, 그리고 폴우도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붉은장미는 치유계열 스킬은 철저히 배제하고 공격력을 강화시키는 버프 스킬들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둥둥둥.

일명 진군가(進軍歌)라 불리는 그의 북소리를 듣자 공격력이 올라가며 절리 힘이 났다.

‘그렇다면 나도 공격형 진법을…… 응?’

나 역시 놀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곧장 공격력을 올려주는 진법을 활성화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난 잠깐 그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꼰정이…… 그녀가 좀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뭐지?’

두 눈에 가득 맺혀 있는 건 분명 눈물이었다.

그녀는 무척 괴로운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왜 그런 건지…… 난 알 수 없었다.

“……이들의 의지가 아니잖아.”

꼰정은 작게 중얼거렸다.

“……왜 멋대로 살아 있는 사람을 조종하는 건데!!”

휘잉! 꽝!

너무나 슬픈 표정으로 거대한 도를 휘두르는 꼰정. 그녀는 실혼인을 공격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혼인을 향해 휘둘려지려고 한 폴우의 양손 도끼 공격을 막아버렸다.

“오빠, 나…… 죽이고 싶지 않아. 정말로…… 이들을 죽이고 싶지 않아. 아직 살아 있잖아? 아직 죽지 않았잖아. 아직 희망을 버리면 안 된다고 했잖아. 오빠가 그렇게 말했잖아. 흑흑…… 오빠 나 정말 살고 싶어…….”

갑자기 펑펑 울기 시작한 꼰정.

그녀는 미치도록 괴로운 표정으로 울며 서 있었다.

“……윤정아…….”

폴우는 꼰정과 실혼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충혈되는 그의 두 눈동자.

그뿐이 아니었다.

붉은하늘, 붉은장미, 페티.

모두의 눈동자가 붉어졌다.

뭔가…… 분명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아~ 시벌놈들! 왜 하필 여기다가 실혼인을 만들어놓고 지랄이야!”

붉은하늘은 오른손으로 두 눈을 훔치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래, 윤정아 네가 싫은 건 나도 싫다.”

페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한 걸음 물러났다.

“……울지 마라, 예쁜 내 동생 윤정아. 울지 마라. 그래! 저들은 아직 죽지 않았어! 분명 가능성이 있다고! 니들 뭐 해? 빨리 이 실혼인들을 모두 제압해!”

폴우의 두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붉은장미와 붉은하늘, 그리고 페티에게 명령했다.

“신 님, 요요술사 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제부턴 절대 실혼인을 죽이지 말아주세요. 이건…… 부탁이자 경고입니다.”

굳은 결의가 느껴지는 폴우의 표정.

“여기서 저지르는 저의 실수는 나중에 나가서 어떻게 해서라도 갚겠습니다. 제발……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폴우는 커다란 몸을 90도 각도로 숙였다.

“지, 지금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설마 실혼인들을 전부 제압하겠다는 겁니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요요술사는 상당히 흥분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말이 안 돼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얘기한 것이고…… 돕지 않으시겠다면 가만히 계셔도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 실혼인을 공격하지 마십시오. 이건 정말로 부탁이자…… 경고입니다.”

폴우의 표정은 무시무시했다.

폴우뿐만이 아니었다. 붉은하늘, 붉은장미, 그리고 페티 역시 폴우와 마찬가지로 마치 죽기를 각오한 마지막 전사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이 풍기는 대단한 기세는 사방의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히는 느낌이었다.

“그, 그런 억지가…….”

기세에 압도당한 것일까? 요요술사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폴우는 그런 요요술사는 조용히 무시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신 님은 어떻게 하실 거죠?”

피부가 따끔거리는 것같이 느껴질 정도로 대단한 기세가 나를 향해 쏟아졌다.

하지만 난 그 기세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넘겼다.

기세를 날 꺾을 순 없다.

난 ‘더 로드’를 꿈꾸는 이. 이 정도 기세로 당황할 사람이 아니었다.

“…….”

난 말없이 꼰정과 폴우, 그리고 그 일행을 바라보았다.

기세로는 날 움직이게 할 순 없었지만…… 그들과 쌓은 묘한 정(情)은 분명 날 움직이게 할 수 있었다.

“좋습니다. 최선을 다해 돕죠.”

난 진심으로 대답했다.

난 내 입으로 분명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그건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미쳤어. 정말 다 미쳤어.”

요요술사는 고개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는 분명 우리를 도울 것이다. 어차피 가만히 있어도 죽는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를 도와 실혼인을 제압하는 것밖에 없었다.

“가자! 저기 죽지 않은 유저들에게 생명을 선물하자! 저들에겐 아직 살 가치가 있다.”

쾅!

폴우는 ‘사기의 외침(파티스킬: 20초간 모든 파티원의 능력치가+5% 된다)’을 이용해 큰 소리로 외치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의 뒤를 이어 붉은하늘과 페티도 뛰쳐나가고 붉은장미는 정말 미친 듯이 북을 치기 시작했다.

잔뜩 인상을 구기고 있던 요요술사도 양손을 움직이며 제압용 주술을 준비했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저 녀석이 우는 모습을 보기는 싫군.’

메인 퀘스트는 굉장히 중요했다.

하지만 그 중요한 메인 퀘스트보다 더 중요한 게 생겼다.

꼰정의 눈물.

보기가 싫었다. 늘 밝게 웃던 꼰정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정말 보기가 싫었다.

‘다시 웃게 해주마.’

“장비 5번.”

철컥!

내 손에 데스보우가 튀어나왔다.

“……일월신교라…… 아무리 생각해도 보상이 너무 약했어.”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잡을 수도 있는 일월신교와 관련된 메인 퀘스트. 하지만 난 가볍게 포기했다.

아니,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다른 보상과 바꿨다.

바로 녀석의 웃음…… 도화 꼰정의 웃음과!!

콰직!

내 손에 들려 있던 데스보우가 검은색 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날렸다.

난 묵에게 제물로 데스보우를 바쳤다.

데스보우!

대단한 상급의 유니크 아이템. 하지만 난 미련없이 버렸다. 내 입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한 이상 난 정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데스보우의 힘을 주입받은 묵이 다른 사람들은 모르게 내 근처에서 흐릿한 몸체를 드러내며 나타났다.

[크크크…… 뭔가 힘이 넘치는군.]

묵은 신나는 듯 얘기했다. 하지만 난 그러한 묵에게 경고하듯 말했다.

“그 힘으로 마음껏 날뛰어라. 하지만…… 절대 실혼인을 죽여서는 안 된다. 무조건 제압만 해라.”

[크흠, 지금 나에게 저 맛있는 먹이를 포기하라는 거냐?]

묵은 반항하듯 되물었다.

“……두 번 말하지 않겠다. 너에게 주어진 임무는 실혼인을 제압하는 것이다. 만약 실혼인을 죽인다면 넌…….”

난 흐릿한 묵의 두 눈동자를 쳐다보며 등에 두르고 있던 망토를 벗었다.

등에서 흘러내리는 망토와 함께 천천히 열리는 내 입. 난 묵에게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내 의지를 보여주었다.

“나에게 죽.는.다.”

잠깐의 정적.

하지만 그 정적의 끝에는 묵의 복종이 뒤따랐다. 시스템 메시지로 묵과의 동화율이 크게 올랐다고 떴지만 난 확인도 하지 않고 닫아버렸다.

[……알았다.]

스르르.

다시 완벽하게 사라지는 묵.

이걸로 준비는 끝났다.

뚜둑.

폴리모프 망토를 벗어버린 나는 가볍게 목을 움직였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말이야…….”

츠릿.

내 손에 잡히는 묵혼사.

“이런 거라고!”

촤르르륵!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묵혼사.

일월신주?

그따위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부터의 전투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몇몇 사람들의 성전(聖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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