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로드(The Lord)-83화 (83/250)

083. 세계수 이그니아 ― 2

* * *

“이그니아 님! 다른 종족의 비밀을…….”

난 다급하게 이그니아를 향해 외쳤지만 이미 이그니아는 거의 희미해진 상태였다.

[……모든 것은 인연…… 인연이 닿는다면 분명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 이것은…… 필연에 의해 만들…… 인연이었구나! 그렇…… 가…… 래서 네가 특별…….]

이그니아의 뒷말은 너무 흐릿해서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직감적으로 뭔가 대단히 중요한 말인 것 같았지만 난 제대 듣지 못했다.

그래서 더 답답했다.

하지만 이그니아는 이미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젠장!”

기껏 정보잠금장치가 풀렸는데 좋은 정보를 얻지 못했다. 이그니아의 말속에서 여러 중요한 정보를 얻었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말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난 그게 아쉬웠다.

퀘스트를 해결하고 보상을 받게 된 건 좋았지만 뭔가 중요한 걸 놓친 거 같았기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번쩍!

휘이이이이잉!

강력한 바람 내 몸을 감쌌다.

띠링, ‘영웅의 길’ 퀘스트가 승급되어 ‘세상의 비밀’ 퀘스트로 바뀌었습니다.

띠링, 멈추지 않는 바람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띠링, ‘멈추지 않는 바람의 영웅(S급)'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띠링, 봉인되었던 고대 종족의 영혼을 되찾았습니다.

띠링, 이 시간 이후부터 서대륙에 엘프(Elf) 종족이 나타납니다.

띠링, 영웅의 권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띠링, 멈추지 않는 바람의 영웅에게 주어진 물건을 얻었습니다.

띠링, 추가 보상으로 한 가지 아이템이 더 지급됩니다.

불의 일족을 봉인에서 풀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비슷하게 많은 것들을 얻었다.

나름 감쌌던 바람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내 눈앞엔 다섯 가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얻은 보상 물품들이었다.

“끝인가!”

드디어 현실 시간으로 거의 한 달하고도 보름에 가까운 시간을 소비한 모험.

그것이 끝났다.

레벨은 무려 378이 되었고 S급 호칭과 특수한 권능, 그리고 특수한 아이템들을 또 얻었다.

그뿐인가?

고대의 비밀이라는 요상한 힘도 얻었다(그것도 S급으로).

가방에는 각종 아이템과 상급 재료들이 가득 차 있었고-가방이 모자라 성능이 떨어지는 아이템은 모두 마력핵 추출로 쪼개 버렸다-스킬 숙련도는 골고루 대폭 상승해 있었다.

거기에 전문 마수소환사도 놀랄 만큼 많은 종류의 마수들과 계약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난 무척 강해졌다.

“자! 그럼 즐겁게 뭘 얻었는지 살펴볼까?”

전리품을 확인하는 순간. 이 순간만큼 즐거운 순간이 또 있을까?

난 가볍게 상태창을 불러내며 내 앞에 있던 다섯 개의 아이템을 살펴보았다.

[이름] 신 [호칭] 최초의 영웅(SS급)

[직업] 더 로드 [성향] 중립<명성: 5700>

[종족] 인간 [체질] 천룡신체(天龍身體)

[레벨] 378 [02.657%]

[근력] 1004 [민첩] 901

[체력] 894 [지능] 757

[지혜] 535 [매력] 835

[생명력(HP)] 12540/12540

[마력 (MP)] 9020/9020

[공격력] 481 [방어력]: 372

[스킬(무공)]+

[속성친화력]+

[속성저항력]+

[특수능력]+

[PvP포인트] <+16344점>

[고대의 비밀: ]

천룡신체라는 굉장한 신체를 덕분에 난 근력과 민첩이 거의 최고 수준으로 높았고 거기에 체력과 지능마저 상급이었다. 가장 떨어지는 능력치가 지혜였는데 사실 그것도 엄청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이게 바로 천룡신체의 위력이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건 체력과 마력이었다. 마력은 거의 최상급 마법사 수준을 능가했고 체력은 방어특화형 전사 수준이었다.

이게 가능한 건 지금 내가 달고 있는 타이틀 덕분이었다.

체력과 마력의 뻥튀기!

아마도 이 상태창을 누가 봤다면 버그 플레이어라고 신고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가 불법적인 행위로 이것들을 이룬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번에 새로 생성된 고대의 비밀이라는 메뉴를 클릭해 보았다.

이건 나도 생전 처음 듣는 것이었다. 이런 것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처음 알았다. 등급이 D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봐서 내가 충분히 알고 있을 만한 것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이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기억도 존재하지 않았다.

“뭐…… 일단 특별한 걸 얻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 하나?”

고대의 비밀(S) <소환수계열>

: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종류의 어둠을 먹고 그 어둠보다 더 어두운 힘을 키우는 존재.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존재하며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비밀의 한 조각. 어쩌면 당신은 고대의 어떤 존재에게 선택받은 운명의 존재일 수도…….

이름: 묵(墨)

레벨: 400[000.00]

종류: 고대의 소환수

속성: 암(暗)[어두울수록 능력이 상승한다. 최대 모든 능력치+70%][밝은 곳일수록 능력을 제한받는다. 최대 모든 능력치 -50%]

능력: 어둠의 숨결[어둠 속성의 브레스를 내뿜어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입힌다. /어둠의 포효[크게 울부짖어 적의 능력치를 하락시키고 아군의 능력치가 상승한다.]/어둠 동화[어둠 속에 숨어들어 은밀히 움직인다.]/앞발 강타……(하략).

특이사항: 대단히 뛰어난 지능을 가진 마수. 소환을 위해서는 특별한 제물이 필요하다(예: 마법이 걸려 있는 모든 종류의 아이템). 제물의 질에 따라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결정된다. 제물의 질이 특별히 좋을 경우 보너스로 능력치가 상승할 수도 있다. 동화율이 올라가면 활동 시간도 늘어난다.

특이사항 2: 어둠의 힘을 먹고 성장한다. 소환되었을 경우 마스터와 경험치를 공유하지 않는다(단독 성장). 경험치를 공유하고 싶을 경우 파티를 맺으면 된다. 파티를 맺지 않을 경우 단독적인 개체로 인정받는다. 단, 파티를 맺지 않아도 기본적인 명령체계는 똑같다.

동화율: 005.11%

매우 특이한 소환수였다.

기존의 소환수들이 나의 마력이나 체력을 대가로 소환할 수 있던 것에 비해 이것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환이 가능했다.

그리고 충성도라는 개념이 없는 대신 동화율이라는 개념이 존재했다. 동화율은 정령술에 존재하는 교감수치(친화력)와 약간 유사한 느낌이 났다.

거기에 단순히 내 경험치를 나누어 가짐으로써 성장하는 게 아니라 단독 개체로 인정받아 파티를 맺어야 경험치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도 특이했다. 이것은 기존의 소환수 시스템을 뒤엎는 괴상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 소환수가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는 앞으로 좀 더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었다. 설명만 읽고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다.

“그건 차차 알아가면 되는 거니까.”

지금 당장 이것을 알아내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건 실전에서 사용해 가면 알아가는 게 최고였다.

차근 차근 한 가지씩 알아가다 보면 언젠간 이 소환수의 능력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상태창을 전부 확인한 난 이번엔 장비창을 활성화시켰다.

그동안 대미궁과 마계를 탐험하며 꽤 많은 장비가 바뀌었다. 또 이번에 특별한 5개의 장비를 얻었으니…… 대거 교체해야 할 것 같았다.

<무기>

장비 1번: 트윈문 소드(레어 세트)

장비 2번: 저주받은 미스릴 장검(레어)//거인의 철벽 방패[유니크(Unique): 087.45]<방패류>

장비 3번: 강철와이어(레어)

장비 4번: 엘레멘탈 블레이드 [엘리트(Elite)세트(Set)4/4: 001.15]<특수도검류>

장비 5번: 데스보우(유니크)

장비 6번: 명사수의 트윈 건(유니크 세트)

장비7번: 화염 창(레어)

장비8번: 포이즌 대거(레어), 문 블레이드(레어)

장비9번: 마법총서[유니크(Unique): 091.18] <마법도구류>

장비10번: 마수의 손톱(레어)

<방어구>

머리: 암흑 미스릴 헬멧(레어)

가슴: 암흑 미스릴 흉갑(레어)

어깨: 암흑 미스릴 어깨 보호구(레어)

팔: 암흑 미스릴 팔 보호구(레어)

손: 불멸의 영웅 건틀릿[엘리트(Elite) 세트(Set)1/8]<판금방어구류>

다리: 암흑 미스릴 다리 보호구(레어)

발: 다크 슈즈(레어)

<장신구>

등: 어둠의 망토(레어)

손가락(1): 마력의 반지(매직)

손가락(2): 명사수의 반지(레어)

손가락(3): 강철의 반지(매직)

손가락(4): 마력의 반지(매직)

목: 암흑의 목걸이(매직)

팔목: 다크링(매직)

문신: 없음

귀걸이: 지혜의 귀걸이(매직)

<기타(밖에 직접 착용하고 있는 것들)>

무두질용 단검

투척용 비도(0): 없음

연막탄(0): 없음

소형폭탄(0): 없음

제대로 보급을 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사냥을 했기 때문에 소모성 아이템의 거의 다 떨어졌고 거기에 장비들의 내구도도 엉망이었다.

그나마 가벼운 수리는 보조스킬로 배워뒀기에 스스로 할 수도 있었지만 그래 봤자 응급처치일 뿐이었다.

방어구는 대부분 마계에서 구한 암흑 미스릴 세트로 바꾼 상태였다. 특별한 세트 효과는 없었지만 고만고만한 등급에선 쓸 만한 방어구였다.

솔직히 제일 급한 건 장신구류의 아이템이었다.

워낙 구하기도 힘들고 경매장에도 잘 나오지 않는 아이템들이라 직접 구해서 쓰는 게 제일 좋았는데…… 아쉽게도 몇 달을 사냥했음에도 쓸 만한 장신구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방어구인 암흑 미스릴 세트가 잘 나왔던 걸 위로로 삼아야 할 판국이었다.

“자 그럼…… 새로 얻은 아이템들을 한번 확인해 볼까!”

난 즐거운 마음으로 감정스킬을 이용해 내가 수거한 5개의 아이템을 확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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