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로드(The Lord)-44화 (44/250)

044. 겹치고 겹친 행운으로 얻은 것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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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메인 퀘스트 외도는 나에게 엄청난 것들을 선물해 주었다.

사실 아무리 메인 퀘스트라고 해도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번 외도를 통해 내가 얻은 것들은 정확히 뭔가?

하나하나 따져 보자면…….

일단 레벨, 우연찮게 큰 행운이 겹치며 많은 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

또 신지 내부에서의 반쯤은 정신이 나가 무작정 달렸던 폐인모드 사냥은 나의 레벨을 급속도로 올려주었다.

현재 내 레벨은 222이다.

본격적으로 메인 퀘스트에 집중하기 시작했을 때 레벨이 137이었으니 무려 85레벨을 한 달(현실시간) 정도의 시간 만에 올려버렸다.

그것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수치였다.

아무리 미래를 알고 있는 나라고 해도 불가능한 수치가 맞았다. 하지만 몇 가지 행운이 겹치며 나는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지금은 상위권의 유저들을 완벽하게 따라잡았다. 아니 상위권 중에서도 약간은 앞서 나가는 유저들과 비슷한 레벨이 되었다.

최상위권 유저들이야 이제 슬슬 300레벨 정도 수준에 올랐겠지만 그들은 전체 유저 수를 감안해본다면 정말 극소수의 유저들일 뿐이었다.

중요한 건 한 달 동안 내가 레벨만 올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보면 레벨보다 중요한 것들을 많이 얻었다.

아이템, 스킬, 타이틀.

‘ONE’에서 레벨만큼이나 어쩌면 레벨보다 더 중요할지 모르는 것들을 전부 얻었다.

그것도 평범한 것이 아닌 매우 특별한 것으로…….

일단 타이틀.

몇 가지 사소한 타이틀을 그냥 무시하고 가장 중요한 타이틀 세 가지만 얘기하자면…….

타이틀 [‘최초의 레이드 보스몬스터 슬레이어.’]

: 당신은 이 세상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 당신의 손에 잡힌 그 대단한 존재는 분명 쉽게 쓰러뜨릴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도전했고 성공했다. 이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더욱이 당신은 그 일을 처음으로 성공했기에 더 대단할 수밖에 없다.

스킬: 없음

능력치: 레이드 보스몬스터와 전투 시 모든 능력치 +10%

특수효과: 없음

등급: AA급

타이틀 [‘꺼지지 않는 불꽃의 영웅’]

: 깊숙한 곳에 봉인되었던 불꽃을 다시 세상 밖으로 꺼내 놓은 자. 그대는 그 불꽃의 은인이자 대리인이다.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불꽃의 힘을 다시 찾는 날. 그대는 분명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킬: 화염보호(AA급)[4초간 모든 화염의 기운을 90% 흡수한다.(재사용 대기시간 1시간.)]

능력치: 속성친화력 화(火) +10

특수효과: 없음

등급: S급

타이틀 [‘최초의 영웅’]

: 우라노스의 안배를 이어받은 영웅이여. 그 어떤 이보다 지혜롭고, 강하고, 끈기 있는 힘을 지닌 그대에게 모든 축복이 함께 하기를…… 처음이기에 더욱 특별한 그대여. 그대는 기억해야 한다. 최초의 영웅이 가지는 의미를…….

스킬: 영웅의 포효(S+급)[10분간 모든 능력치를 50% 상승시킴(재사용 대기시간 1일)]

능력치: 모든 속성친화력 +10, 체력30% 상승 마력40% 상승.

특수효과: 다른 선택받은 크로노스의 영웅들을 알아볼 수 있다.

등급: SS급

엄청난 타이틀들이었다.

특히 마지막 최초의 영웅 타이틀은 그 말로만 듣던 SS급 타이틀이었다.

물론 희귀성이나 전체적인 효율성을 따진다면 지금 내가 계속 활성화시키고 있는 타이틀 ‘더 로드’가 더 좋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오로지 전투만 놓고 봤을 때는 무조건 ‘최초의 영웅’타이틀이 훨씬 좋았다.

어차피 타이틀은 언제라도 바꿀 수 있었다. 즉, 나는 최고의 타이틀들이라 할 수 있는 ‘더 로드’와 ‘최초의 영웅’을 상황에 맞게 언제라도 바꿔가며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스킬들 중에서도 SS급은 초월급이라 불리며 천무칠성 또는 세븐스타라 불리는 정말 극소수의 유저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것이었던 것처럼 타이틀 중에서도 SS급은 정확히 공개된 것이 단 네 가지밖에 없었다.

그것도 정확히 누가 가지고 있는지 알았던 건 한 명밖에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네 가지 SS급 타이틀 중 세 가지는 초월급 스킬을 지녔던 천무칠성 중 세 명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들 중 누가 어떤 SS급 타이틀을 지녔는지 알지는 못했다. 스킬과는 다르게 타이틀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숨길 수 있었기에 그저 소문으로만 천무칠성 중 세 명이 SS급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을 뿐이었다.

어쩌면 소문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었다. 실제로는 천무칠성 모두가 SS급 타이틀을 가졌을 수도 있었고 그 반대로 아무도 안 가졌을 수도 있었다. 소문이었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길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 세 가지를 제외한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나머지 한 개의 SS급 타이틀은 천무칠성은 아니었지만 천무칠성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영향력 면에서는 천무칠성보다 더 대단했던 한 유저가 가지고 있었다.

대륙에서 가장 큰 길드연합을 만든 장본인.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몰랐지만 대략 40만에 가까운 유저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유저.

서대륙에서 만들어져 나중에는 그 세력권을 동대륙까지 두루 넓힌 대륙에서 가장 큰 길드연합 ‘엠페러’의 통합 길드장.

철혈의 군주 라트마.

그가 바로 내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SS급 타이틀을 가진 이였다.

나는 그가 가진 타이틀의 정확한 능력이나 효과는 몰랐지만 이름은 알고 있었다.

타이틀 ‘대군주(大君主)’

이것이 엄청난 숫자의 길드원들에게 충성의 서약을 받은 그가 얻은 SS급 타이틀의 이름이었다.

그것이 어떤 능력을 지녔는지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당연히 나도 몰랐다. 단지 평범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난 이렇게 초월급 스킬만큼이나 희귀한, 아니 어쩌면 더 희귀할 수 있는 SS급 타이틀을 얻었다.

아주 큰 행운.

하지만 아직 내 행운에 대한 얘기는 끝나지 않았다.

타이틀도 내가 얻은 것 중 한 가지일 뿐이었다. 레벨이 오르고 엄청난 타이틀을 얻고…… 그리고 또 스킬도 얻었다. 정확히는 스킬이라기보다는 권능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영웅의 권능(불꽃의 영웅)]

: 영웅에게는 의무와 함께 권능이 주어진다. 이 권능은 당신에게 큰 힘이 되어 주기도 하지만 때론 당신을 구속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당신은 불굴의 의지로 염화로(炎火路)를 걸어서 지나갔기에 이 권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때의 그 의지를 잊지 않기를…….

숙련도: 없음.

효과: 속성 친화력 화(火) +50

특이사항: 극도로 정신을 집중할 경우 속성 친화력(火)이 100% 상승할 수도 있다. 영웅의 길을 포기할 경우 몸속 깊은 곳에 새겨진 염화의 각인(刻印)이 몸을 전체를 태워 상당히 큰 영구적인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

등급: 없음.

영웅의 권능이라는 등급이나 숙련도가 존재하지 않는 괴상한 능력을 얻었다.

등급과 숙련도가 존재하지 않는 것만 봐도 이 능력이 아주 괴상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이 능력이 가지는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속성 친화력이 무엇인가?

말 그대로 그 속성과의 친화력, 즉 그 속성의 힘을 얼마나 더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수치였다.

이 수치의 끝은 대략 250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이 수치를 끝까지 올리는 건 불가능했다. 애초에 속성친화력은 수련을 해서 올릴 수 없는 것이었고 아이템에도 그 옵션이 잘 붙지 않았다. 혹시나 붙는다고 해도 대부분 10 미만의 수치만 올려줄 뿐이었다.

실제로 어떤 유저가 실험을 통해 밝혀낸 사실을 보면 만약 속성 친화력을 250까지 올린다면 그 사람은 그 속성에 관해서는 무조건 신(神)과 같은 존재가 된다고 했다.

좀 더 그 유저의 실험을 토대로 얘기해보자면 속성친화력이 대략 20을 넘으면 유저는 그 속성에 관한 기술을 사용할 경우 상당히 쏠쏠한 보너스 효과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기술의 데미지가 상승한다거나 추가로 유용한 효과가 생긴다거나…… 꽤 괜찮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정말 기초적인 것일 뿐이었다.

속성친화력이 조금 더 높아져 50을 넘으면 그때부턴 보너스 효과가 아닌 그 속성에 관련된 힘을 자신의 기술이나 아이템에 자신의 의지대로 융합시킬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단순한 쾌검술에 뇌(雷) 속성의 힘을 융합시켜 뇌전쾌검술을 만들 수 있다는 소리였다.

이때부터는 정말 획기적인 활용이 가능해졌다. 속성의 힘이란 것이 아무것도 아닐 것 같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그 위력은 정말 대단해졌다.

그렇지만 정작 정말 대단해지는 건 속성친화력이 100 이상을 넘어갔을 때였다.

속성친화력이 100을 넘는다면 그때부터는 단순히 속성의 힘을 융합시키는 것이 아니라 속성의 힘 그 자체를 순수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의지대로 불길을 조종하고 뇌전을 뿌리는 게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소리였다.

물론 그 힘도 결국 자신의 몸에서 만들어내는 것이었기에 어느 정도 정신력과 마력 같은 것이 들어갔지만 그래도 순수한 속성의 힘을 자신의 의지대로 부린다는 게 평범한 일은 아니었다.

물론 이것은 모두 한 유저의 실험을 통해 알려진 사실들이었다. 실제로 속성 친화력 중 한 가지라도 50을 넘었다는 이들을 본 적은 없었다.

어렴풋이 소문으로는 몇 명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래 봤자 그들도 결국 50에 가까운 수치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속성 친화력을 난 권능이란 이름 아래 50이나 얻었다.

나는 그 권능의 정체를 알고 나서야 왜 내가 그토록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던 신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을 수 있었는지 알았다.

‘최초의 영웅’ 타이틀 효과에서 +10 그리고 기본적으로 주어진 친화력 +10 거기에 영웅의 권능으로 얻은 친화력 +50.

나는 화(火) 속성 친화력이 무려 70이 되어 있었다.

화 속성 친화력이 70이 된 이상 나를 그토록 괴롭히던 그 뜨거운 열기도 별 게 아닌 것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적어도 게임 속에서만큼은 불에 관련된 것이라면 내가 상당히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마지막에 쓰여 있는 경고성 문구가 신경 쓰였지만 어차피 영웅의 길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것은 살짝 무시해주면 그만이었다.

이렇게 지금까지 얻은 것만으로 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얻은 아이템들…… 이것들 역시 절대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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