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로드(The Lord)-41화 (41/250)

041. 일인(一人) 레이드(下) ― 2

* * *

스킬조합, 크로스블레이드+검기난무(劍氣亂舞).

블레이드익스플로젼(Blade Explosion)!

퍼퍼펑!

데빌사우루스의 가죽이 터져 나가며 하얀 빛무리가 솟구쳤다.

크어어어엉!

괴로워하는 데빌사우루스, 하지만 미안하게도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나는 아주 빠르게 내가 가진 마력을 전부 쏟아부어서 각종 스킬조합을 데빌사우루스에게 뿌렸다.

꽝!

꽈광!

퍼퍼펑!

각종 스킬들이 작열하며 데빌사우루스의 가죽이 마구 터져나갔다.

그럴수록 데빌사우루스는 계속 크게 울부짖으며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함정에서 탈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기술에 적중되어 완전히 지쳐버린 놈의 몸은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슬슬 끝내보자고.”

이제 진짜 마무리를 해야할 때였다.

“장비 9번.”

츠릿!

수정지팡이를 꺼내든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최강의 공격조합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아직 익숙하지 못한 것이라 준비시간이 매우 길었지만 상관없었다.

함정의 유지 시간은 아직 여유가 있었고 데빌사우루스는 함정을 빠져나올 힘이 없었다.

크어엉!

그저 몸부림을 치는 게 전부였다.

재빨리 다양한 시약들을 챙긴 나는 곧장 캐스팅에 들어갔다.

“ᚷᚺᚼᚣᛒᛗ…….”

긴 시동어를 읊조리며 분심공을 이용해 천천히 세 가지 마력을 활성화시켰다. 이것들은 모두 상급의 스킬이었기 때문에 쉽사리 한 개의 시동어로는 발동시킬 수 없었다.

숙련도가 많이 올라 하이마스터의 경지에 오른다면 모를까, 아직 마스터의 경지에도 오르지 못한 스킬들이었기에 그저 이렇게 천천히 조심스럽게 완성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스킬융합 상급빙계마법 블리자드(Blizzard) + 상급전격마법 체인라이트닝(Chain Lightning) + 북풍한파(北風寒波)의 술(術) 북해(北海)의 바람(風)

절망(絶望)의 폭풍(暴風)!!!!

고오오오!

콰과과과과과과~!!

신지를 얼려버릴 것 같은 엄청난 한기의 폭풍이 몰아쳤다. 데빌사우루스를 통째로 삼켜버린 절망의 폭풍!

이것이 바로 현재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조합 중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드드드드!

절망의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천망회회소이불실의 함정은 그 유지시간이 끝나자 자동으로 해체되었다.

함정이 해체되었건만 데빌사우루스는 나에게 달려오지를 못했다.

크르르르르

아직도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는 있었지만 이미 데빌사우루스는 거의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징그러운 놈.”

솔직히 나는 이번 공격으로 완전히 마무리될 줄 알았다. 하지만 데빌사우루스는 생각보다 더 끈질겼다.

“정 완벽한 마무리를 보고 싶다면…… 원하는 대로 해주마!”

파팟!

나는 두 다리에 힘을 잔뜩 주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

스킬융합 축지법(縮地法) + 패스트워크 + 정령빙의 실프

고속전진(高速前進)!

난 빠르게 데빌사우루스의 꼬리 뒤로 파고들었다.

“장비취소.”

그리고 양손을 비웠다.

스킬조합 파워업(Power Up) + 디바인포스

괴력충전(怪力充電)!

드드득!

정말 얼마 남지 않은 마력으로 근력을 극대화시켰다.

“으아아아압!”

그리고 곧장 데빌사우루스의 꼬리를 잡고 몸을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크앙!

데빌사우루스는 꼬리를 휘둘러 나를 쳐내려 했지만 이미 놈의 힘은 거의 바닥나 있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괴력충전으로 근력이 강화된 나를 쳐낼 수는 없었다.

휘이이잉!

나는 목표지점을 결정하고 몸을 몇 바퀴 회전시킨 후 데빌사우루스를 그곳으로 던져 버렸다.

꽈과과광!

정확히 목표지점에 처박히는 데빌사우루스. 명색이 레이드 보스 몬스터인데 그 체면이 말도 안 되게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스킬조합 마법진 스톤스파이크(Stone Spike) + 기관진식 혈뢰철주(血雷鐵柱)

블러드스파이크(Blood Spike)!!

두두두두!

퍼퍽! 퍼퍼퍽!

땅속에서 솟아 나온 날카로운 돌기둥들과 철 기둥들이 데빌사우루스의 몸뚱이를 꿰뚫었다.

이 함정도 꽤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평상시의 데빌사우루스였다면 절대 그 튼튼한 가죽을 뚫지 못했을 것이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데빌사우루스는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고 함정에 고스란히 걸려버렸다.

크르륵!

수없이 많은 기둥들이 몸을 꿰뚫었건만 데빌사우루스는 아직까지도 살아 있었다.

정말 지겨울 정도의 생명력이었다.

“오냐~ 결국 마무리는 이게 되겠구나! 장비 1번!!”

츠릿~ 채챙!

난 트윈문소드를 뽑아 들었다.

남아 있던 모든 마력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낸 난 분심공을 이용해 네 가지 기운을 활성화시켰다.

“그만 안식을 찾아라!!”

쩌정! 두 자루의 검이 땅바닥에 꽂히며 강력한 힘이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스킬조합 정령빙의 셀리맨더 + 정령빙의 운디네.

연계발동, 스킬조합 정령빙의 노움 + 정령빙의 실프

특수스킬조합 엘레멘탈버스터!!!!

쩌저저저적!

땅바닥을 가르며 곧장 데빌사우루스를 향해 치달리는 강력한 기운의 폭풍.

꽈과과과광!

그 기운은 데빌사우루스와 충돌하며 폭발했다.

“헉헉…… 헉헉…….”

모든 마력을 다 짜내고 체력도 거의 바닥까지 소모된 상태라 난 더 이상 스킬을 사용할 힘도 없었다.

만약 이 공격에도 데빌사우루스가 살아남는다면…… 얼마간 쉬면서 힘을 다시 모아야 공격이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

그 지긋지긋하던 데빌사우루스가 쓰러지고 있었다. 생기(生氣)를 잃어버린 데빌사우루스의 두 눈.

드디어 데빌사우루스를 쓰러뜨렸다.

띠링, 플레임 데빌사우루스를 쓰러뜨렸습니다.

띠링, ‘최초의 데빌사우루스 슬레이어(A급)’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띠링, ‘최초의 레이드 보스몬스터 슬레이어(AA급)’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띠링, 최초의 레이드 보스몬스터를 잡아 명성이 아주 많이 올랐습니다.

띠링, 레벨이 10올랐습니다.

띠링, 신지의 신전에 들어갈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띠링, 스킬 불굴의 의지(S급)를 획득했습니다.

띠링, 난사스킬 숙련도가 0.627 올랐습니다.

띠링, 속검스킬 숙련도가 0.480 올랐습니다.

전투시 보류되었던 각종 메시지와 함께 여러 가지 시스템 메시지가 동시에 들여왔다.

“불굴의 의지!”

상당히 유명한 스킬이었다.

특히 최상급 레이드 팀원들 중 아주 극소수만 얻었다고 소문났었던 스킬이었다.

“캬아~ 역시 보람이 있군.”

굉장히 힘들고, 괴로운 전투였지만 역시 큰 위험과 고통을 감내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지.”

이걸로 전부 끝난 건 아니었다.

아직 신전 안에 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랐다.

“아~ 맞다. 그리고 즐거운 일도 하나 남아 있었네.”

신전 안에 들어가는 건 이 즐거운 일을 끝낸 후가 될 것이다.

“자, 놈이 무엇을 떨어뜨렸을까?”

데빌사우루스가 쓰러지며 떨어뜨린 아이템들…… 멀리서 보기에도 한 개가 아니었다.

천천히 걸어가며 떨어져 있던 아이템들을 직접 확인했다.

검 한 자루, 방패 한 개, 지팡이 한 개, 건틀릿 한 쌍, 마정석 두 개. 스킬북 한 개. 이렇게 총 일곱 개의 아이템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이제 슬슬 아이템운도 따라 주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떨어졌을까?”

이 순간은 언제 어느 때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아이템을 하나씩 집으며 감정스킬을 활성화시켰다.

7개의 아이템을 다 감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나는 순식간에 아이템 감정을 끝내고 그것들을 모두 가방에 넣었다.

“이건 확실히 득템이다!”

절로 웃음이 나왔다.

확실히 데빌사우루스는 레이드 보스 몬스터답게 상당히 좋은 아이템을 떨어뜨렸다.

내심 기대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막상 확인을 해보니 더 기분이 좋았다.

모두 좋은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한 가지 아이템은 정말 좋은 아이템이었다.

이것이 200~300레벨대에 처음 등장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데빌사우루스가 떨어뜨릴 줄은 정말 몰랐었다.

설사 데빌사우루스의 드랍 아이템 중 하나였다고 해도 그 가능성이 상당히 낮았을 텐데…… 이건 정말 행운이었다.

이젠 행운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지겨울 정도였다.

진정…… ‘누군가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고 해서 특별히 바뀔 것은 하나도 없었다.

행운이 따른다면 그걸 즐기면 되었다.

이미 난 악마일지도 모르는 이와 계약을 맺었다.

대가로 영혼까지 주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적어도 영혼을 주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내 인생을 즐길 필요가 있었다.

그게 바로 내가 현재를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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