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로드(The Lord)-38화 (38/250)

038. 일인(一人) 레이드(上) ― 1

* * *

대략 10일 전 레벨이 200이 되며 완벽한 전직을 끝냈다.

200레벨이 되자 내 직업의 능력도 약간 변화했다.

‘더 로드(The Lord)’

: 정점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길. 하지만 작은 실수 몇 번만으로도 끝없이 추락할 수 있는 길. 당신이 가려는 길은 그런 길이다. 명심하라! 당신은 지금 최고와 최악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음을 명심하라. 노력하라! 최고에서 최악으로 떨어지지 않게 부단히 노력하라. 부디 당신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

기본능력: 모든 스킬(무공)의 상성이 사라집니다. 당신은 모든 스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최고의 자질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더 이상 스킬의 충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이사항: 레벨을 올리기 위한 필요 경험치가 남들에 비해 30% 증가합니다. 죽음에 대한 페널티가 강화됩니다. 사망 시 보통 유저들보다 경험치와 스킬 숙련도가 두 배 더 하락합니다. 접속제한 시간이 3일에서 6일로 늘어납니다.

총 사망 횟수가 네 번이 되면 캐릭터의 모든 것이 초기화됩니다. (사망횟수 : 0)

특수능력: ‘스킬융합(融合)[모든 유저가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스킬조합’의 발전형 능력. 최대 네 가지의 기술을 한 가지 기술로 합칠 수 있다. 단, 마력(내공)소모는 그 네 가지 기술들의 마력소모량을 모두 합한 수치의 1.7배가 된다.]’

특수기술: 양팔을 용마수(龍魔手)로 변형시킬 수 있다.[게임시간으로 하루에 두 시간 삼십 분밖에 사용할 수 없다.(용마수로 변형된 팔로 스킬(무공)을 활성화시키거나 일반 공격을 할 경우 근력, 민첩 +100%의 효과를 발휘한다. 그리고 손을 방어에 사용할 경우에는 방어력 +200%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용마섬(龍魔閃)[CT(쿨타임):4분]이란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 상태: 2차 전직 완료.

크게 바뀐 건 두 가지였다.

스킬융합을 할 수 있는 스킬의 숫자가 세 가지에서 네 가지로 늘어난 것과 한쪽 팔만 변형이 가능하던 용마수가 양팔 모두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전직할수록 특수능력과 특수기술은 발전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체력과 마력도 큰 폭으로 상승한다.

그렇기에 레벨 199의 유저와 200의 유저가 가지는 힘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이 서비스되고 10개월(현실시간)이 조금 못 되는 시간이 지난 지금 전직을 한 유저는 얼마나 될까?

나도 그 수치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대략 수만 명은 될 것 같았다.

그들이 바로 상위그룹이었다.

최상위권의 랭커들은 벌써 200레벨 후반대로 달려가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상위유저들은 갓 전직을 했거나 전직을 하기 직전의 상태일 게 분명했다.

어쨌든 나는 뜻하지 않은 연속된 기연(奇緣)으로 인해 상위그룹을 따라잡았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았다.

특히나 스킬 부분에서는…… 내가 원하는 걸 만족시키려면 아직 멀고 멀었다.

이번 데빌사우루스 일인 레이드만 해도 몇 가지 꼭 필요한 스킬 숙련도가 부족했기 때문에 전직까지 하고 다른 모든 게 준비된 상태에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

일인 레이드의 성공확률을 높이려면 그 스킬들이 꼭 필요했고 그것들은 그동안 약간은 등한시했던 스킬들이라 급히 원하는 수준까지 숙련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차근차근,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서 최대한 성공 확률을 높여야 했다.

데빌사우루스…… 아마도 이번 사냥은 무척이나 짜릿한 사냥이 될 것 같았다.

특수기술 용마수!

우드득!

용마수를 활성화시키자 두 팔에 강력한 힘이 깃들었다. 용마수로 변형된 팔은 보통의 평범한 팔과는 약간 달랐다. 약간 길어진 손톱과 팔 전체를 뒤덮고 있는 붉은색 비늘, 그리고 미세하면서 고도로 발달되어 매끈한 근육이 그대로 드러나는 양팔.

그것이 바로 용마수였다.

“준비는 끝났다.”

용마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마지막 준비였다.

이제 남은 건 데빌사우루스와의 일전뿐이었다.

“뮤직 온(Music On). 실행 데이터이름 열광(熱狂).”

귓속에 울려 퍼지는 굉장히 신나는 노랫소리는 나의 투기를 들끓게 만들었다.

“장비 9번.”

츠리릿!

그다지 크지 않은 수정 지팡이가 손에 잡혔다.

이것은 마법류의 기술을 사용할 때 약간의 증폭효과와 소모되는 마력의 양을 줄여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스킬조합, 하급화염주술 화염의 인(刃) + 하급화염마법 파이어붐(Fire Boom)

화염폭풍(火焰爆風)!!

화르륵!

내 양손에서 일어난 불길이 얼음동상이 되어 있는 데빌사우루스를 향해 뿜어져 나갔다.

퍼퍼펑!

이 정도의 화력이라면…… 충분히 데빌사우루스를 깨울 수 있을 것이다.

치이이이~

크지 않은 충격이었지만 한 번 녹기 시작한 얼음동상은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녹기 시작했다.

마치 약간의 변화를 기다린 것 같은 모습이었다.

치이익!

수증기가 되어 사라지는 얼음…… 데빌사우루스는 그렇게 천천히 긴 잠에서 깨어났다.

띠링, 신지에 잠든 플레임 데빌사우르수의 긴 잠을 깨웠습니다.

띠링, 데빌사우루스의 의식이 급속도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경고합니다! 데빌사우루스는 레이드용 보스 몬스터입니다.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지금 당장 자리를 떠나 주십시오.

‘플레임 데빌사우루스?’

내가 알고 있는 데빌사우루스와는 약간 다른 종류인 것 같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큰 맥락에서는 결국 데빌사우루스가 맞았다.

크어어어어어엉!

놈이 울부짖었다.

녀석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꽝!

얼음이 제대로 다 녹지도 않았는데 녀석은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오려고 했다.

쩌저정!

깨져 나가는 얼음.

놈은 자신의 목표라 할 수 있는 나를 향해 달려오기 위해 미친 듯이 몸부림치고 있었다.

스킬융합 파워업(Power Up) + 디바인포스 + 블레싱

아드레날린 파워(Adrenalin Power)!!

스킬융합 정령빙의 실프 + 정령빙의 노움 + 정령빙의 살라만다 + 정령빙의 운디네

엘레멘탈 마스터(Elemental Master)!!

스킬조합 데모닉오라(Demonic Aura) + 디바인포스

성마공존(聖魔共存)!!

난 빠르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강화주문을 완성시켰다.

순식간에 늘어나는 기본 능력…… 비록 시간제한이 있었지만 난 한정된 일정 시간만큼은 분명 괴물이 될 수 있었다.

쿵! 쿵!

그 사이 데빌사우루스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얼음을 모두 깨부수고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빠른 몸놀림.

하지만 나는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낸 후였다.

“이건 가벼운 인사다!”

꽝!

잠깐 동안 괴물 같은 능력을 지니게 된 나는 강하게 땅바닥을 구르며 데빌사우루스를 향해 뛰어올랐다.

“장비 10번.”

츠리릿!

양손에 투사의 강철손톱이 생성되었다. 버그스톤의 강화로 기존의 강철손톱과는 다른 모습으로, 강철손톱이라는 이름보다는 강철장갑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했고 그 위력도 전보다 강해져 있었다.

스킬융합 강권(强拳) + 피스트버스터(Fist Buster) + 결점포착 + 칠성권(七星拳)

폭렬칠성권(爆裂七星拳)!!

꽝! 꽈과과과광!

번개 같은 일곱 번의 주먹질이 데빌사우루스의 미간에 적중되었다. 단 한 지점에 모든 충격을 집중시켜버리는 폭렬칠성권.

특히나 각종 강화기술에 의해 기본 능력치가 엄청나게 뻥튀기된 상태였기에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콰과과과광!

그 거대한 덩치의 데빌사우루스가 땅바닥에 처박혔다.

크어어어엉!

분명 제대로 데미지가 들어갔다. 하지만…… 그래 봤자 아직 멀었다.

이건 단순히 인사일 뿐이었다.

조금 과격한, 하지만 확실히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인사…… 데빌사우루스의 인공지능은 대단히 뛰어났기에 이렇게 기선제압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했다.

휘잉!

‘꼬리 휩쓸기!’

어느 정도 예상한 공격이었다.

스킬융합 백스텝(Back Step) + 윈드워크(Wind Walk) + 패스트워크(Fast Walk)

고속이탈(高速離脫)!!

파팟!

나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데빌사우루스의 공격을 피했다. 데빌사우루스와의 일인 레이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법이었다.

빠른 이동, 절대 한 자리에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됐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인 레이드였기에 나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회피탱킹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회피탱킹을 위해 그동안 수없이 많은 신법을 만들어내고 수련했다. 그리고 지금 그 수련의 결과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장비 2번.’

츠릿!

뒤로 물러나며 재빨리 장비를 교체했다. 강화로 인해 좀 더 견고해진 방패와 검이 튀어나왔다.

커어엉!

화르르륵!

데빌사우루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의 숨결.

난 이 공격을 예상했다. 사실 정확히는 화염이 아닌 산성액체를 예상했지만 어쨌든 그거나 이거나 비슷한 효과를 지녔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었다.

스킬조합 쉴드디펜스(Shield Defense) + 방패강화

방패의 벽!!

콰과광!

방패의 벽을 활성화시켜 화염의 숨결의 영향을 살짝 흘려버렸다.

‘크, 찌릿하군.’

완벽하게 막았는데도 팔이 얼얼할 정도로 대단한 공격이었다. 만약 팔이 용마수로 강화가 되어 있지 않았으면 데미지를 입었을지도 몰랐다.

꼬리 휩쓸기와 화염의 숨결을 연속해서 사용했다면…… 다음 공격은 몸통돌격이 있을 수 있었다. 물론 정확한 예측은 아니었다.

데빌사우루스의 인공지능은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일정한 패턴 공격 따위는 절대 없었다.

단지 높은 확률의 패턴 공격이 있을 뿐이었다.

‘일단 피하고…….’

어떤 공격이 올지 몰랐기 때문에 일단 재빨리 자리에서 이탈했다.

내가 데빌사우루스보다 유리한 건 유일하게 기동성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데빌사우루스와의 차이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었다.

파파팟!

재빨리 칠성보법을 이용해 데빌사우루스의 측면으로 이동했다.

‘일단 흔들기 공격을…….’

“장비 3번.”

촤르륵.

튼튼하고 아주 긴 강철와이어를 꺼낸 나는 재빨리 그것을 팔에 감았다.

휘이잉!

데빌사우루스는 예상과는 다르게 몸통돌격이 아닌 꼬리 휩쓸기를 다시 사용했다.

“쳇!”

예상이 빗나간 이상 계획했던 흔들기 공격을 할 수는 없었다.

스킬융합 환영보(幻影步) + 쉐도우스텝(Shadow Step) + 일월건곤보(日月乾坤步)

고속회피(高速回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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