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귀공자수 #조각외모공 그에게 나는 신이었고, 동시에 추락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여당의 신망 받는 국회의원 차유신은 자신의 '개'를 자처하며 들어온 수수께끼의 보좌진 우태원의 계략에 빠져 금배지를 반납한다. 차유신이 야인(野人)생활을 하는 사이 서울 최대의 우범지역 '역현구갑'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우태원은 차유신이 '서울의 실리콘밸리'로 조성해둔 '역현구을'을 망가뜨리려 한다. 차유신은 복수를 꿈꾸며 제1야당인 신진화당과 손을 잡아 정계에 복귀하고, 우태원은 태연하게도 그런 차유신을 도발해오는데. “그 동안 저 안 보고 싶었어요? 선배.” 우태원이 은은하게 물었다. 차유신은 무표정으로 답했다. “응. 아주 많이 보고 싶었어. 새끼야.” #현대물 #소꿉친구 #첫사랑 #재회물 #하극상 #라이벌/열등감 #애증 #강공 #냉혈공 #능욕공 #집착공 #광공 #복흑/계략공 #절륜공 #존댓말공 #연하공 #강수 #까칠수 #단정수 #군림수 #우월수 #연상수 #상처수 #능력수 #질투 #오해/착각 #조직/암흑가 #전문직물 #정치/사회/재벌 #시리어스물 #피폐물 #사건물 #3인칭시점 [미리보기] “선배는 제 고향을 망쳤어요.” 바로 선 컵이 차유신의 앞으로 다가왔다. 안에는 여전히 찰랑이는 물이 한 가득이었다. “그러니 벌을 받아야죠.” 손이 차유신의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차유신의 속눈썹이 방어적으로 들렸다. “내가 역현구를 망쳐? 말이 되는 소리를 좀…!” “모르겠으면 잘 생각해봐요.” 우태원이 표정 없이 읊조렸다. 차유신의 낯이 멍해졌다. 우태원이 허리를 굽었다. 차유신의 옆얼굴에 제 뺨을 기댄 그가 입을 열었다. 속삭이는 음성에 솜털이 곤두섰다. “차유신이 역현구에 잘못한 게 뭔지.” 돌연 위에서 차디찬 물이 낙하했다. 정수리를 흠뻑 적신 냉수가 얼굴을 타고, 턱 선을 미끄러져 뚝뚝 떨어졌다. 차유신의 입에 물려있던 담배가 불씨 하나 남기지 않고 숨을 죽였다. 입술 틈에서 젖은 숨이 샜다. “선배 똑똑하잖아요. 할 수 있을 거예요.” 텅 빈 컵이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탁, 소리 나게 잔을 세운 우태원이 손을 내밀었다. 축축해진 차유신의 턱을 움켜쥔 뒤 감상하듯 눈으로 훑어왔다. 차유신의 얼굴이 제대로 식었다. 우태원이 조롱했다. “보기 좋네요.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정도예요.” “우태원. 너 돌았구나.” “화내게요? 얼마든지 해요.” 우태원이 흡족하게 눈매를 접었다. “나는 그러면 더 좋아요.” 그의 목소리가 더없이 황홀해졌다. “내가 선배 뒤통수 친 거 알고 나서 좆같은 우태원 생각 많이 했죠? 앞으로 더 해요.” 차유신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두근거리는 망막에 만족감에 젖은 우태원의 표정이 걸렸다. 목구멍 안에서 꿀꺽, 허망한 언어가 삼켜졌다. 정말로, 엄청나게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멈출 수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