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280화 (280/283)

< --종장(終章). 현대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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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남은 재앙의 숫자는 얼마나 되지?"

"35개체입니다. 교황님. 그나마 그 녀석들도 거주지역하고 멀리 떨어진 녀석들이어서 당장은 문제될 게 없죠."

민정이 온갖 마법적인 처리가 되어있는 태블릿을 든 채 내 옆을 따른다. 나를 제외하고는 현 지구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네 여인 중 한명인 그녀는 그 위치나 초월지경이라는 역량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언제나 극상승의 예의를 취하며 비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몇 번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 보았지만 요지부동. 심지어 그녀가 언제나 나를 교황이라고 부르는 바람에 최근에 들어서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그 말이 퍼지고 있을 지경이다.

"사냥하러 가시겠습니까?"

"아니 나중에. 놔둔다고 번식하는 것도 아닌데 내 개인시간까지 몽땅 써 가며 돌아다닐 필

요까지는 없지."

그렇게 말하며 마나를 끌어올린다. 정신을 집중해 이능을 발휘한다.

<레전드 스킬. 만물창조(萬物創造)가 작동합니다!><1억 테라의 마나가 영구적으로 소실됩니다!>스킬 발동과 동시에 내 앞으로 은은한 금빛을 흩뿌리는 금색의 구가 떠오른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지간한 B급 재앙만큼이나 거대한 힘을 가진 물건이었던 만큼 가진 힘 역시 보통이 아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최대 마나가 500테라 상승했습니다!>평소에는 굳이 보이지 않는 시스템 메시지를 읽으며 잠시 기다린다. 그리고 그렇게 10여분 정도 있었을까?

'마나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이건 회복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만물창조의 이능은 가용마나가 아니라 최대마나를 사용하니 한번 사용하면 영구히 마나가 줄어들어 버리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이제는 최대마나도 가용마나처럼 회복될 리는 없으니 아마 다른 이유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건 내가 최대마나를 소모시키기 전에는 지금처럼 마나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내가 이미 최대 마나에 도달했다? 그리고 최대 마나에 도달해서 소화하지 못하고 있던 마나가 내가 마나를 영구히 소모시키자 소화되며 마나가 늘어난다?'

머리가 워낙 좋아진데다 직감 역시 초능력의 영역에 들어선 지 오래라서 뭐든 궁리하면 순식간에 [답]에 근접할 수 있다. 아마 행운 스텟 역시 여기에 어느 정도 보정을 하는 모양이지. 어쩌면 수능을 전부 찍기로 찍어도 만점이 나올지 모른다.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떨치고 마나를 확인했다.

<마나>마나력 : 1211억 9999만 8500만+5만항마력 : 401억+1만집마력 : 401억

'1212억이라. 정말 애매한 선에서 걸리는군. 현실에서 마나 제한이 걸린다면 틀림없이 1조 테라에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7대 재앙 중 하나였던 아크데몬을 쓰러트리고 어느새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크데몬을 흡수해 무려 150억이라는 경이적인 마나를 흡수한 나는 이제 최상급의 재앙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내 설정을 무시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재앙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상위의 기적은 하위의 기적을 무시한다는 법칙에 따라 내 힘을 다른 재앙들이 막아낼 수 없게 되면서 이제는 대놓고 재앙을 흡수하는 일조차 가능해졌다.

과정은 간단하다.1. 재앙을 찾아 홀로 접근한다.2. 사랑은 막을 수 없다 스킬로 미소녀로 만든다.3. 로안의 시선으로 호감도를 올린다.4. 공격을 머뭇거리는 재앙에게 접근해 삽입. 영단을 쏘아낸다.5.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기본적으로 재앙들은 지능이 그리 높지 않은데다 자의식이라는 것 역시 희박한 편이어서 로안의 시선으로 호감도를 올린 후 영단까지 쏘아내면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막대한 쾌감에 정신을 놓아버린다. 물론 제각각의 설정을 가진 재앙들인 만큼 로안의 시선에 저항하는 녀석 역시 존재했지만(정신계 능력을 사용하는 재앙의 경우.)그걸 저항하는 유품의 경우는 육체적인 전투력이 떨어지니 힘으로 강간하면 좋게좋게(?)해결된다.

무, 물론 그런 경우는 싫다는 여인을 강제로 하는 강간 플레이가 되고 말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상대는 인간이 아니지 않은가? 무엇보다 재앙은 100%의 확률로 셀 수 없이 많은 인간을 학살해온 녀석들이니 이상한 도덕심을 내세우는 것도 이상하다.

'문제는 마나가 어느 순간부터 늘지 않는다는 점이야.'

7대 재앙 중 5개체나 살해. 흡수하고 60개가 넘는 재앙들까지 흡수하던 와중 깨달은 사실이다. 물론 소화시간이라는 게 있기는 했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늘어나던 마나가 갑자기 벽에 막힌 건 의아한 일이다.'이게 내 한계라는 건가? 하긴 이렇게 날로 먹고 있는데 제한 없이 무한으로 마나가 늘어난

다는 것도 비정상적인 일이긴 한데.'잠시 생각에 빠져 있는데 내 뒤에 있던 민정이 묻는다.

"이 구슬에서 어마어마한 힘이 느껴지는군요. 새로운 신물(神物)인가요?"

"신물? 아니 뭐 레전드 등급의 아이템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 그렇게도 부를 수 있겠지만........ 그나저나 민정아 충전. 이라고 말해볼래?"

"충전."

나에 대한 신뢰가 극에 달해 있는 민정이 일말의 의문 없이 지시에 따른다. 그리고 그녀가 시동어를 입에 담자 금색의 구가 환하게 빛나며 텍스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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