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장. 마지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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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과 마신인가."
"만나서 반가워. 나는 천신. 천신 헬리오스야. 조은비라고 불러도 돼."
"만나게 되어 영광이군. 이렇게 느닷없이 개발자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태연한 내 태도에 천신 헬리오스. 그러니까 네버랜드를 만든 한국 밀리언 은비가 묻는다.
"개발자라....... 역시 우리 정체를 아는군요?"
"조금만 머리가 돌아가도 모를 수가 없는 일이지. 무엇보다 난 국인부와 언리미티드와 적대하는 입장이니 더욱 그렇고."
천신과 마신의 정체야 물론 기밀이지만 고위관료나 언리미티드 수뇌부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정보이다. 물론 내 경우는 올스텟 99에서 가능한 스텟 뻥튀기 꼼수 때문에 그들의 존재를 짐작했지만 그들이 그 사실을 알아 챌 수는 없으리라.
"와 이런 미친...........?! 이게 사람이야?"
"느닷없이 왜 그래?"
가만히 나를 지켜보다 비명을 지르는 마신 에레보스. 그러니까 와다 하루키의(유그드라실의 기억에서 이름을 찾았다)의 모습에 은비가 돌아보자 그가 소리친다.
"이 자식 봐. 올스텟....."
"200이지. 이미 짐작하던 상황 가지고 호들갑......."
"제대로 봐! 올스텟 200에 무공 마법 정령술 제작 성행위 다 초월자야."
"........ 뭐?"
은비의 표정에 경악이 깃든다.
"설마 수련해서 오대계열 전부 초월지경에 이르렀다고? 밀리언도 아닌데?"
"밀리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각성한 기록이 없어. 그 마가리타라는 녀석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천재였지만 그보다 더 심한 녀석이 있다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보며 어깨를 으쓱인다.
"나름 노력했는데."
"뭐 노력?! 어떤 미친 노력을 해도 몇 년 만에. 그것도 오대계열 전부 초월자라는 건 말도 안 돼!!"
나름 이유를 대 주려다 욕이나 먹었다. 사실 오대계열 초월자는 그만큼이나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재능을 가지고 광기에 가까운 노력을 기울여도 도달할 수 없는 이 지고한 영역으로 사실 수많은 유저들 중 한 명만 있어도 많은 수준이다. 어떤 방식인지 알 수 없지만 리(理)에 도달한 아크란이나 비정상적인 천재성에 시간정지 능력으로 얻어낸 막대한 시간까지 있는 페이탈마저 누르고 두각을 나타낸 게 밀리언조차 아닌(물론 그건 착각이지만.)나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으리라.
'그나저나 내 스텟과 스킬을 알아내다니 마신으로서의 능력인가? 아니면 밀리언으로서의 능력?'
옛날........ 아주 먼 옛날 스킬과 스텟이 절대 비밀이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내 전투력에 비해 자체적인 [역량] 그 자체가 너무나도
떨어져 내 스텟이나 스킬을 간파 당하면 약점을 공략당할 위험이 있었던 그때.
그러나 오대계열 스킬을 모두 초월자까지 올리면서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 내 역량은 지닌 스킬에 전혀 꿀릴 게 없을 정도고 내 고유스킬들은 내 막강한 전투력에 더해질 뿐인 버프가 되었기 때문이다.
스텟빨과 버프빨로 강했던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지닌바 역량도 충분히 강력하다. 스텟과 버프만 강한 것과 스텟과 버프도 강한 건 전혀 다른 상황인 것이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이렇게 난데없이 납치한걸 보면 시시한 일은 아닐 텐데."
나는 이미 오롯한 존재로 거듭난 지 오래이기 때문에 신안으로도 내려다 살피는 게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렇게 신계에서 지상계로 내려오는 순간을 포착해 빼돌리려면 특이한 능력이나 노력을 발휘해야 했을 것이다.
"거래를 하고 싶어요."
"거래?"
"네. 당신이 유그드라실에게서 약탈한 등가교환 관련으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고 있던 거래가 있거든요. 당신은 아직 모르겠지만..........."
"아니 알겠어. 너......... 현현을 하려는 거로군?"
"!!"
단번에 의중을 간파당한 은비가 멈칫하는 게 보인다. 꽤나 놀란 표정이지만 밀리언에 관한 정보를 대부분 아는. 더불어 스스로도 밀리언인 나로서는 당연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애초에 유품의 정체와 만들어지는 과정 전체를 알고 있는 밀리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무엇일까?
답은 영생(永生)이다.
유품은 [생명] 그 자체를 바쳐 만들어내는 결과이기 때문에 유품을 만들고 살아남는 건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며 기어코 자신의 기억과 자의식을 보전하는 밀리언이 종종 등장했는데 여기 있는 이 천신과 마신이 바로 그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으리라.
다만 유품을 밀리언이 만든다 해도 유품 그 자체가 밀리언이라고는 할 수 없다. 밀리언이 결정할 수 있는 건 유품의 기본 시스템과 설정 등이기 때문에 밀리언의 자의식이 차지할 수 있는 건 유품의 극히 일부 요소 뿐.
즉 그 자체가 하나의 요소로 이루어진 소잉카(Soyinka)나 헤븐즈 게이트(Heaven's Gate)는 아티펙트라 해도 밀리언의 자의식을 남기는 게 불가능하다. 천신과 마신이 이렇게 자의식을 남길 수 있던 건 네버랜드라는 광대한 [세계]를 만들어내고 그 네버랜드의 [등장인물]로 자신들의 역할을 한정시켰기 때문인 것이다.
"솔직히 나는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는데 말이야. 솔직히 난 이렇게 너랑 접촉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어."
투덜거리는 하루키의 모습에 의문을 표한다.
"흠? 너는 현현. 아니, 부활하는데 관심이 없다는 말이야?"
"당연하지. 솔직히 나름 편한 신생활이 뭐가 잘못되었다고 이 난리인지도 모를 정도니까."
만사가 귀찮다는 녀석의 표정이 재미있어서 물어본다.
"하지만 정말 괜찮아? 여기는 가상의 세계인데?"
"현실과 다를 바 없으면 그게 바로 현실이지 무슨 소리를. 만약 내 몸이 현실에 있다면야 그 몸이라도 돌보기 위해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겠지만 그것도 아닌 이상 현실은 외부세계에 불과해.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다고 반드시 거기에 진출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니잖아? 심지어 그 과정에 위험요소까지 있다면 더더욱....... 어휴 그냥 평안히 좀 살자는 말을 아무리 해도 들어먹지를 않으니."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투덜거리는 하루키의 모습에 은비가 눈살을 찌푸린다.
"시끄러워 히키코모리."
"흥. 자살 희망자보다는 히키코모리가 낫지."
"뭐라고?"
고오오오오-----!
키이이이잉-----!
은비와 하루키의 몸에서 맹렬한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닌바 마나량은 어차피 1조 테라에 불과하지만 전해지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이런....... 둘 중 하나만 덤벼도 이길 수가 없겠군.'
지닌바 역량이야 내가 더 높을지 모르지만 천신과 마신이라는 네버랜드 최고신이라는 자리가 가지는 신성과 신격의 힘은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발휘한다. 거기에 더해 하나같이 사기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절대 권능까지 더하면 그들이 네버랜드에서 발휘할 수 있는 힘이 어느 정도일지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
그러나 그렇게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거나 말거나 태연하게 묻는다.
"하던 말은 계속 해야지. 등가교환에 너희가 현현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 거야?"
"그래요. 호문클루스(Homonculous)라는 아이템이죠. 그걸 구입하려고 이것저것 양보하면서 꽤나 시간을 끌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리니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라고요."
"양보? 아아. 그래. 네버랜드에서 밀리언이 능력을 쓸 수 있던 것도 그 결과였겠군."
그리고 그 덕에 현실에서 막대한 마나로 현현을 하는 유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본래 현현을 하려면 대결 시스템에서 청명을 이길 수 없는 녀석들이 밀리언으로서의 [능력]으로 그녀를 이겨 마스터가 되었던 것이다.
당연하지만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밀리언을 감지해 내는 감지기에조차 걸리지 않는 나는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지만 밀리언이 능력을 사용하면 통칭 [발키리]라 불리는 시스템 NPC가 나타나 그 캐릭터를 삭제해 버렸다고 한다.
"그렇죠. 조건만 덕지덕지 많이 걸더니 막판에 시간을 또 엄청 끌어서 짜증이 나던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 아냐? 사실 녀석이 우리한테 걸 만 한 건 호문클루스뿐이야. 그걸 얻고 나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니 영원히 답 안 나오는 게 당연하지."
"하지만 명예를 걸고 맹세했잖아."
"뭐 명예? 그게 어느 나라 말이야? 일본어는 아니니 한국에만 있는 말인가?"
"뭐야?"
아무래도 이 두 녀석은 원래 사이가 안 좋은지. 아니면 이 문제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건지 다시 티격태격 거리기 시작한다. 175센티미터의 훤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 은비와 190센티미터 정도 되는 큰 키를 가지고 있음에도 완벽한 비율을 가지고 있는 하루키의 모습은 상당히 잘 어울려 마치 사랑싸움을 하는 것 같은 모양새다.
'아하. 그러고 보니 이 둘 역시 올스텟 200이군.'
애초에 내가 도달할 수 있던 올스텟 200이 저 둘이 사용하기 위한 빈틈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사실 그게 당연한 일이다.
'더해서 10개의 고유스킬 전부가 레전드급이겠지.'
물질계에서 얻을 수 있는 레전드급 고유스킬은 오대신이 줄 수 있는 다섯 개와 오왕이 줄 수 있는 다섯 개 합쳐 10개가 끝이지만 천신과 마신 정도 되는 위치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오왕과 오대신에게 직접 얻어냈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허허 그러고 보니 내가 저들보다 앞서는 건 역량뿐이잖아?'
============================ 작품 후기 ============================에구에구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며칠 쉬어버렸군요 죄송 ㅠㅠ 사죄의 뜻으로 1시 전까지 한편 더 올려볼게요. 지금 붙여서 올리기에는 양이 너무 애매;;;;
당연하지만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밀리언을 감지해 내는 감지기에조차 걸리지 않는 나는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지만 밀리언이 능력을 사용하면 통칭 [발키리]라 불리는 시스템 NPC가 나타나 그 캐릭터를 삭제해 버렸다고 한다.
"그렇죠. 조건만 덕지덕지 많이 걸더니 막판에 시간을 또 엄청 끌어서 짜증이 나던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 아냐? 사실 녀석이 우리한테 걸 만 한 건 호문클루스뿐이야. 그걸 얻고 나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니 영원히 답 안 나오는 게 당연하지."
"하지만 명예를 걸고 맹세했잖아."
"뭐 명예? 그게 어느 나라 말이야? 일본어는 아니니 한국에만 있는 말인가?"
"뭐야?"
"뭐 명예? 그게 어느 나라 말이야? 일본어는 아니니 한국에만 있는 말인가?"
"뭐야?"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