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장. 마지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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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
마지막 카드를 뒤집으며 테이블 반대편에 있는 창백한 얼굴을 바라본다. 평생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 로티플이라지만 그 자체에 놀라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로티플을 세 번이나 뽑았으니까.
다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가 로티플을 했을 때는 얻은 게 거의 없었고, 지금 이 경우에는 상황이 끝나버릴 정도로 판돈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 이게 뭐야. 어떻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고 있다. 어차피 뭔 말을 해도 안 들릴 것 같은 표정이었기에 고개를 돌린다.
"청명. 결과는 어떻게 되었지?"
"세계수님의 10만 포인트가 모두 소진해 파산하심에 따라 패배하셨습니다. 승리자는 통합교황님이십니다."
우우우----!
청명의 선언과 동시에 나와 유그드라실의 주변으로 묘한 파동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혼란에 빠져있던 유그드라실이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든다.
"이, 이건 속임수야!"
"방금 전의 대결에는 그 어떤 속임수도 없었습니다."
사실은 속임수가 있었다.
그렇다. 이건 정당한 대결은 아니었다. [내가 이기는]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시간을 뒤로 돌리는 승부라기보다는, 노가다에 가까운 과정.
그러나........ 애초에 네버랜드의 [룰] 바깥에 있는 내 타임슬립 능력을 그녀가 감지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어떻게 내가 질 수 있지?"
"가르쳐줄까?"
나직한 내 목소리에 유그드라실이 나를 노려본다.
"뭐지? 대체 무슨 이유로........."
"그야 운이 없어서 그렇지."
"개소리!"
버럭 소리를 지른다. 지금 이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아 보이는 그의 모습에 어깨를 으쓱인다.
"오. 왜 개소리라고 생각하는 거야? 운이라는 건 그런 단순한 스킬로만 보정되는 게 아닌데. 나는 이 네버랜드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이런 일을 겪어왔어."
"무슨......... 설마 지금 이 패배가 순수하게 [운]에 관한 거라고?"
"0.0001%의 가능성이라도 일단 벌어지고 나면 100%지. 그게 확률의 장난이라는 거야."
태연한 목소리에 유그드라실의 눈이 흔들린다.
'거짓말이 입에 붙었구먼.'
요즘은 뻥을 치는데 별다른 거리낌조차 없어서 스스로 놀랄 정도다. 시간을 뒤돌리며 생기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소리로 넘기는 상황
이 워낙 많아서 그런가보다.
"........ 하지만. 그렇다 해도."
콰득.
으르렁 거리는 녀석의 목소리와 함께 바닥이 들썩인다. 놀라서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서 새하얀 나뭇가지가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힘겹게 얻어낸 이 자리를 뺏길 것 같으냐!!"
<절대권능(絶對權能). 세계수의 가지가 발동합니다!>텍스트와 함게 나뭇가지가 무지막지한 기세로 자라기 시작한다.
<순발력(200)보정! 2000배의 신경가속!><무신의 시간이 발동합니다! 신경가속이 2000배->10000배로 증폭됩니다!><무신의 시간이 가동합니다! 가속된 신경속도에 맞춰 움직임이 가속됩니다!><무신의 시간이 가동합니다! 신경 가속 속도가 사용자 설정에 따라 자유 변환됩니다!>콰드드득!
여기저기에서 나뭇가지가 솟구치더니 벼락처럼 내 몸을 노리고 쏘아진다. 나는 몸을 뒤로 빼 내 머리를 노리는 두 개의 나뭇가지를 피했는데 그와 동시에 나뭇가지가 직각으로 꺾여 내 머리를 노린다.
"세상에 엄청 빠르군!!"
무려 1만 배나 가속된 시간 속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다. 그냥은 도저히 피할 수 없어서 오러스킬을 몸을 가속해야 할 정도였다.
"치우검-!"
무신(武神). 혹은 군신(軍神)으로 널리 알려진 치우는 무기의 발명자로도 유명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검(劍), 갑옷(鎧), 자루가 긴 창(矛), 쌍날창(戟), 창(戈), 석궁(弩)이 바로 그가 발명해 낸 무기라는 전설이 있을 정도인데 그래서인지 치우검의 오러스킬은 그 다섯 가지의 무기를 강화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쩌어엉--!
푸르게 타오르는 검강에 둘러싸인 용광검이 내 목을 꿰뚫기 위해 날아오던 나뭇가지를 후려쳤는데 뜻밖에도 충격파와 함께 검이 튕겨져 나온다. 물론 나뭇가지 역시 튕겨나갔지만 이건 충격적인 결과다.
"절대권능 절대권능 대단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뭐 이런 사기스킬이 다 있어? 강기를 견뎌?"
비명을 지르며 세계수의 가지 전부를 튕겨낸다. 얇은 나뭇가지였지만 거기에 실린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어처구니없게도 1만 배나 가속된 시간 속에서도 음속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소리보다 1만 배나 빠른 마하 10000의 미사일이라는 뜻이니 초월자조차 절대 쉽게 막아낼 만 한 공격이 아니었다.
쩡!
마지막 공격을 막아내고 간신히 뒤로 물러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신이나 다름없는 육체를 가지고 있음에도 두 팔이 후들거릴 정도였다.
'와 이건 진짜. 치우하고의 대결에서 몇 번이나 얻어맞던 경험이 아니면 몇 발은 맞았겠다.'
이런 공격을 별다른 깨달음이나 뭣도 없이 그냥 권능 발현만으로 휘두를 수 있다니 신성에 등록된 절대권능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 만 하다. 초월자급 오러스킬 중 이기어검(利氣御劍)이라는 게 있는데 그것조차 이 나뭇가지 중 하나가 발휘할 수 있는 힘에 불과할 수준이었다.
"와아 잘 막으시네요. 요새는 싸우는 걸 별로 못 봤는데 엄청 강해지셨네요."
"야 너 그걸 보고만 있냐?"
짝짝짝 손뼉을 치는 청명의 모습에 기막혀 한다. 그러나 나보다 훨씬 기막혀 하는 존재가 있었다. 아니 이 경우는 기막혀 한다기 보다 경악한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마, 막아? 세계수의 가지를 막는다고?"
"뭐 이정도 쯤이야......... 라고 말해주고 싶기는 한데 쉽지는 않았어. 진짜 사기스킬은 사기스킬이네."
"이, 이....... 나, 나 바란다! 바치는 것은 나의 모든 것!"
<절대권능(絶對權能). 등가교환(等價交換)이 발동합니다!>유그드라실의 외침과 함께 쩌적. 하고 공간이 갈라진다. 대단히 위험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나는 녀석에게 달려가는 대신 뚱한 표정으로 옆을 돌아보았다.
"왜 일 안 하냐 뺀질아."
"우우 뺀질이라니."
입술을 삐죽이는 그녀의 모습에 허탈하게 한숨 쉬고 말한다.
"패배자가 납득하지 않는다면?"
"쳇. 그야 저는 천신과 마신의 대행자이니."
'더 싸우는 거 보고 싶은데.'
하고 투덜거리며 청명이 앞으로 나선다.
"누구도 대결의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시하실 수 없습니다."
키잉---!!
순간 묘한 파동이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텍스트가 떠오른다,<절대권능(絶對權能). 등가교환(等價交換)이 취소됩니다!><절대권능(絶對權能). 세계수의 가지가 취소됩니다!><세계수 유그드라실의 모든 권능. 절대권능이 봉인됩니다!>청명은 스킬 마스터로 아주아주 강력한 존재다.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스킬 숫자에 한계가 존재하는 유저나 일반 NPC들과 다르게 존재하는 모든 스킬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셀 수 없이 많은 스킬과 보조스킬의 보정을 받고 있으니까.
심지어 [초월자급]스킬의 해금이 풀리면 청명은 무적초인에 가까운 존재가 된다. 비록 레전드 스킬만은 신들에게 묶여있어 사용할 수 없지만 나머지 스킬들이 중첩효과만 해도 충분히 신적인 존재가 되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신과 정면대결로 이길 수 있냐면 회의적이다. 능력은 대등할지 몰라도 [절대권능]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기스킬에 밀리게 되기 때문.
그런데 청명에게 상대방의 권능과 절대권능을 봉인하는 능력이 생긴다면?
"이, 이런........."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던 유그드라실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주저앉아 버린다. 물론 그가 가진 모든 권능이 봉인된다 해도 명색에 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그가 완전히 무능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애초에 오롯한 경지에 오르지 못한 그는 권능이 없으면 우리를 상대할 수가 없다.
<신성을 건 대결에서 승리하셨습니다! 세계수 유드그라실의 모든 아이템과 권한이 이전되며 유드그라실의 [영혼]마저 당신의 소유 하에 들어가게 됩니다! 원한다면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현체(現體)를 살해하는 것조차 가능합니다!><축하합니다! 이로써 당신은 행운의 신이자 세계수의 자리에 오르실 권리를 획득하셨습니다!><세계수의 자리에 오르시겠습니까?>
연속해서 떠오르는 메시지에 고개를 흔든다.
"거절한다."
"엑?"
"뭐? 왜??"
청명은 물론이고 망연자실해 있던 유그드라실조차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든다.
"뭘 왜야. 세계수가 되면 신계에 갇혀야 하잖아."
"무, 물론 그렇지만. 하지만 그러면 왜 도전을 한 거냐?"
"맞아요. 로안. 무슨 생각이죠?"
뭔가 실낱같은 희망을 본 듯 밝아지는. 그러나 그러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의 유그드라실과 내 의중을 파악하려는 듯 내 눈을 들여다보는 청명의 모습에 어깨를 으쓱인다.
"그야 물론 이런 걸 하기 위해서지."
말하는 순간 내 등 뒤로 무형의. 그러나 선명하게 그 존재감을 자랑하는 거대한 [입]이 쩌억. 하고 아가리를 벌렸다.
<절대권능(絶對權能). 폭식(暴食)이 발동합니다!>============================ 작품 후기 ============================헉헉 한동안 설렁설렁 살다가 매일연재 하려니 쉽지 않군요;;;;아, 쓸데없는 말이지만 사실 여친이 캔슬러의 존재를 압니다. 엄청난 멘붕 후 하마터면 차일(.........)뻔 했지만 이해심이 바다같아서 넘어갈 수 있기는 했습니다.
사실 정상적인 스토리라면 다음 편에 청명하고 이벤트가 있어야 하는데 쓴건 어쩔 수 없지만 가급적 야한 씬 쓰는 걸 자제한다고 말을 해 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ㅠㅠ여자사람과 사귄다면 뭐든 다 터놔야 한다는 생각에 말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아니, 백번 천번 생각해봐도 실수였던 것 같음 ㅠㅠ 나를 변태로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글 쓸 때도 약간씩 망설이게 되고(..............)
============================ 작품 후기 ============================헉헉 한동안 설렁설렁 살다가 매일연재 하려니 쉽지 않군요;;;;헉헉 한동안 설렁설렁 살다가 매일연재 하려니 쉽지 않군요;;;;============================ 작품 후기 ============================헉헉 한동안 설렁설렁 살다가 매일연재 하려니 쉽지 않군요;;;;============================ 작품 후기 ============================헉헉 한동안 설렁설렁 살다가 매일연재 하려니 쉽지 않군요;;;;헉헉 한동안 설렁설렁 살다가 매일연재 하려니 쉽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