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263화 (263/283)

< --25장. 시작되는 음모. 그리고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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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PC사이에 섞여 본 적도 없는 애송이들이군."

"게임을 하기 위해 네버랜드에 접속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네버랜드의 난이도는 너무 높아서 보통 사람들이 소화하기 버거워요."

녀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모든 사람이 게임에 사력을 다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군."

"하드코어 난이도를 즐기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니까요. 물론 지금에 와서 네버랜드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게 되어버렸지만 모든 이들에게 고난을 강요하는 건 폭거에 불과합니다. 사람마다 극복할 수 있는 고난이나 스트레스의 한계선이 다른 법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성큼 앞으로 걸어 나가 녀석들을 보며 말한다.

"성문들은 모두 폐쇄했습니까?"

"망할 문짝들이 열린 채로 쇳덩어리처럼 굳어서 근처에 있던 바위나 가구들을 쌓아서 막았어요. 물론 부수려면 충분히 부수겠지만 시간이 걸리겠죠."

"식량과 식수는?"

"다행히 창고는 무사해서 괜찮아요. 그건 성의 일부가 아니라 케넨 상단이 따로 구입한 물품이니 거기서 사면되겠죠."

"어휴. 그 양반은 이 와중에도 장사라니."

"맘에 안 들지만 사먹지도 못하는 것보다는 낫죠."

어느새 아크란은 십 수 명의 유저들에게 둘러싸여 이런저런 보고를 받고 또 지시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현실의 상황이 복잡해지고 네트워킹 가단차의 유력자들이 접속을 못하는 비상상황이 벌어지자 최강의 유저라고 할 수 있는(물론 나와 페이탈을 제외한 후의 일이겠지만)아크란에게 모두가 기대는 모양이다.

"제법 인정받는 모양이군?"

"사람들을 돕는 걸 좋아하는 편이니까요. 오지랖이 넓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오호. 그런 녀석이 언리미티드에 들어간다? 부도덕한 명령이 셀 수도 없을 텐데?"

나른한 내 목소리에 아크란의 몸이 움찔하는 게 보인다. 그는 잠시 괴롭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수습한다.

"변명하지는 않겠습니다만 단체에 속한 몸으로 마음에 드는 일만 할 수는 없지요. 언리미티드에는 빚도 좀 있는 편이고 저는 정의의 용사 같은 게 아니니."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손바닥만 한 크기의 뿔나팔을 꺼내든다. 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평범한 마법 물품은 아니다.

"그건?"

"제니스의 뿔나팔이야. 캐시아이템이지만 캐시샵에 등록을 안 해서 일반 유저는 살 수 없지."

대답은 페이탈에게서 나온다. 아무래도 제법 유명한 물건인 모양. 그리고 아크란이 그 뿔나팔을 불자.

뿌우우우우.........!

손바닥만 한 크기에서는 예상하기 힘든 거창한 소리와 함께 공간이 일렁이더니 검은색이 은은히 감도는 녹색 피부에 활짝 펼치면 20여 미터에 달하는 한 쌍의 날개를 가진 비룡이 모습을 드러낸다. 녀석이야말로 아크란의 트레이드마크이자 와이번 라이더라는 별명을 선사한 대형 몬스터 와이번(Wyvern)이다.

"게다가 이 녀석....... 평범한 와이번이 아니군?"

"드래코니안(Draconian)의 피가 섞였다고 들었어."

페이탈의 답변에 황당해한다.

"뭐? 아니 물론 드래코니안은 용족의 모습을 취할 수도 있지만 와이번하고 관계를 맺는 녀석도 있단 말이야?"

용의 사생아라고 할 수 있는 드래코니안은 일반적으로 인간형의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원한다면 드래곤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다만 사이즈는 그리 크지 않아서 머리부터 꼬리까지 쳐도 20~50미터라고 들었다.

"잘은 모르지만 어차피 용과 인간의 중간인 드래코니안한테는 인간이나 와이번이나 비슷한 걸지도."

"특이하군. 아무리 그래도 용족의 모습을 취한 후 와이번을 임신시키다니. 아니, 어쩌면 자기가 임신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아크란이 자신의 앞에 내려선 와이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누군가 접근하면 알려줘."

[끼익-!]아크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언어능력까지 가지지는 못한 모양이지만 평범한 와이번이 아닌 만큼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정도는 할 수 있는 모양이다.

"신전은 어느 쪽이지?"

"신도를 모을 필요가 없는 분이니 따로 신전은 없습니다. 다만 마을과 소통하기 위한 신상은 있죠. 숨겨져 있으니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보고는?"

내 물음에 아크란이 피식 헛웃음을 흘린다.

"보고는 필요 없습니다. 제약에 묶여 물질계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 뿐 유그드라실님은 신적인 존재니까요. 기도를 올려 보고를 했으니 이미 이곳을 보고 있을 겁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신관. 혹은 신에게 인정받은 인간들은 단지 기도를 올리는 것만으로 신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기도 같은 행위로 신에게 [인식]되면 신은 절대권능. 신안(神眼)으로 대륙 어디든지 내다볼 수 있다. 물론 [오롯한 존재]로 거듭난 내 경우는 신안으로도 감시하는 게 불가능해졌지만 내가 굳이 그 [시선]을 막지 않았으니 충분히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안내해."

고개를 끄덕인 아크란을 따라 도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네버랜드 안이라고 믿을 수 없게도........ 도시 안의 건축 양식들은 상당히 현대적이다. 물론 빌딩이 세워져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벽돌과 쇠를 이용해 만들어진 건물들은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튼튼한 내구를 가지고 도시 미관을 장식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계획도시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래봐야 별거 없군.'

물론 이것만 해도 네버랜드 안에서는 가히 혁신적이라 할 수 있는. 오직 유저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캐시 아이템을 연신 사용한 도시광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들조차 놀랄 정도로 막대한 마력과 신성력을 더해 만든 교황청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다. [탑]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교황청의 1개 층만 해도 이 도시보다 훨씬 더 큰 규모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니까.

[그런데 로안. 그냥 오대신에게 도전했다면 굳이 이런 곳으로 올 필요조차 없지 않아? 아무리 생각해도 전투 쪽이라면 치우나 솔로몬이 가진 권능이 좋을 텐데.][그건 그렇지.]특정 스텟이 200에 도달하면 신위(神位)를 획득하며 신위를 획득하면 해당 스텟의 신성(神聖)을 지닌 신에게 도전을 하는 게 가능해진다. 만약 그 도전에서 해당 신에게 [승리]할 수 있다면 그 존재는 새로운 신으로서 신성을 획득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

일단 신에게 승리해 신성을 획득하게 된다면 절대권능 신안과 더불어 신이라면 모두 가진다는. 속칭 삼대권능이라 불리는 불멸(不滅)과 징벌(懲罰)을 얻게 되며 더해서 거기에 추가로 해당 신성에 등록되어 있는 세계의 절대권능을 추가로 획득하게 된다. 즉 신이 되는 것만으로 다른 능력이나 권능과 별개로 여섯 개의 절대권능을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당연하지만 제법 끌리는 일이다. 신의 자리에 오르면 그에 따른 [의무]를 가지게 되지만 의무를 가지게 된다고 신들이 바쁘게 무슨 일을 하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신들은 단지 신의 이름으로 존재하기만 해도 시스템이 자동으로 유지되니 신은 그냥 신계에서 편안히 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제약]이다.

일단 신이 되면 물질계에 간섭하기 힘들어진다. 신계에 갇혀 지상세계를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것. 물론 나는 신마전쟁 때 살아남은 신이 아니라 스스로 신위를 쟁취한 경우이기 때문에 신계에 갇히지는 않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유롭게 사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나를 제외한 유저들은 입장 자체가 다를 수는 있겠지. 현실에서 활동하는 유저에게 절대권능이 가지는 매력이란 상상을 초월할 테니.'

네버랜드 안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고 현실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싶은 유저에게 신의 자리가 가지는 매혹적일 것이다. 실제로 페이탈의 경우는 어서 환생한 후 나의 도움을 받아 지능 스텟 200을 만들어 솔로몬의 자리를 빼앗고 싶어 몸이 바짝 달아있는 상태다. 제약이 걸리는 건 네버랜드 속에서일 뿐이니 신성을 얻으면 현실에서의 전투력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럼 왜 여기로 온 거야? 그냥 치우한테 도전하지. 솔로몬은 내거니까.][이 녀석. 신을 상대로 너무 당당한 거 아니냐?][별 수 없지 나는 천재니까.][깨져봐야 정신을 차리지.......]내가 치우를 비롯한 오대신에게 지금 하려는 [작업]을 하지 않은 건 사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이길 수가 없으니까.

'애초에 신이라는 존재가 만만할 리는 절대 없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힘 대 힘으로 가진바 모든 힘을 다해 싸운다면 결과가 좀 달라지겠지만 신성을 두고 벌어지는 [대결]은 말하자면 스킬 승급을 위한 대결 시스템과도 비슷하다.

즉 무신 치우를 이기기 위해서는 무학을 이용한 전투만을. 마법신 솔로몬을 이기기 위해서는 마법을 이용한 전투를. 과학과 발명의 신 토트를 이기기 위해서는 제작 대결에서 이겨야 하고 대지모신 키벨레를 이기기 위해서는 정령술 대결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를 이기려면 침대 위에서 그녀와 싸워(?)야 한다.

도전자와 상대할 때 신들은 절대권능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스스로의 경지와 능력으로 도전자를 상대한다. 그건 도전자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이니 공평하게 본신의 능력으로 신을 이겨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 100번. 아니 200번쯤 졌나? 아오 설마설마 했지만 시간을 아무리 돌려봐야 답이 안 보일 정도라니.'

신의 자리에 자리하고 있는 NPC들의 경지와 지식은 진짜다. 그들은 실제로 초월지경을 아득히 넘어서는 막대한 경험과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빈틈없이 완벽한 경지를 가지고 있는 것. 나는 무공도 마법도 정령술도 제작능력도 초월지경에 이르렀지만, 그 어떤 능력으로도 신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말 긴 시간동안 구구절절이 느껴온 일이지만........ 내 재능은 극히 보통이다. 그냥 일반인이라고 해야 하나? 온갖 기연과 보정으로 초월지경에 올랐지만 그런 만큼 더더욱 더 이상의 경지 상승이 불가능에 가까워져 있었다. 사실 내 재능의 한계치를 이미 넘어선 상태인 것이다.

그나마 이길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존재는.

'아프로디테뿐이군.'

그렇다. 사실 아프로디테는 조금 가능성이 보였다. 아아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웃기지도 않는 일이지만........ 진짜 난 이쪽 만큼은 타고난 것 같았다. 노력도 흥미도 충만하니 여기까지 올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프로디테의 절대권능은 그렇게까지 간절한 종류가 아냐. 무엇보다 아프로디테가 사라지는 건 나 스스로도 원치 않는 일이고.'

세상의 모든 미녀는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건 내 절대적인 철칙 중 하나였다. 물론 외면만 아름답고 내면이 썩어 문드러진 존재라면 거기에 예외가 될 수 있겠지만 아프로디테는 신답지 않은 백치미가 조금 흠일 뿐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여성을 통틀어 최상위권의 미녀였으니 그런 그녀가 사라지는 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즉 나에게 필요한 건 미녀가 아닌. 더불어 이기기 쉬운 신적인 존재다. 나에게 절대권능을 곱게 바칠 수 있는 그런 존재. 그리고 그 존

재는 바로.

"다 왔습니다."

그그긍---!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 사이 복합 상가로 보이는 3층짜리 건물에 진입한다. 아크란이 손을 내젖자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바닥이 열리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열렸다.

"보안이 철저하군?"

"엄청난 가치를 지닌 캐쉬템들이 생산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잠시 영업을 멈춘 상황이니 별게 없긴 합니다만."

그렇게 말하며 지하로 내려가자 축구장만 한 넓이의 거대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끝에는 거대한 나무의 모양을 하고 있는 석상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세계수의 신상인 모양이었다.

샤아앙--!

그때 세계수의 신상에서 부드러운 기운이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돌로 만들어진 나뭇잎에 생기가 깃들며 하늘하늘 흔들리기 시작하고 묘한 파동이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오. 드디어 직접 만나는군. 황금사자.]영언이 울린다. 이곳이 아닌 상위 차원. 그러니까 신계에 존재하는 세계수 유그드라실이 물질계를 내려다보며 말을 건 것이다.

"황금사자?"

[모르는 건가? 현실에서도 괴물 같은 전투력을 발휘하는 너를 지칭하는 일종의 별명........]

"아 그건 됐고."

언리미티드. 나아가 다국적기업 리전의 회장이었던 만큼 현실의 나를 아는 분위기였지만 가볍게 말을 끊는다. 애초에 난 녀석과 친목을 쌓으러 온 게 아니니까.

"도전한다. 유그드라실."

[뭐?]녀석이 당황하는 순간, 주변 광경이 급변했다.

============================ 작품 후기 ============================나갈 일이 생겨 예약 걸어놓고 갑니다. 내 소중한 마나가 ㅠㅠ아........ 리플도 그렇고 이미 절 다 아셔서 난리가 났군요. 어지간한 악플이 아닌 이상 리플을 삭제하는 건 독자에 대한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하기도 그렇고. 이미 출판사마저 아는 이마당에 이걸 더 숨겨야 뭔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_-옛날에는 들키면 목이라도 메달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오래 쓰다보니 얼굴이 두꺼워진건가 [그래 쪽팔려 죽기밖에 더하겠어............]라는 생각도 들고;;;어쩌면 조만간 그냥 커밍아웃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직 안했으니 언급은 가급적 자제를 ㅠㅠ 뭐 어차피 다알지만 ㅠㅠ

< --좋게 해결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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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측과 그리고 다른 측(?)과 직접 전화통화로 좋게 해결봤습니다. 그 과정을 상세히 말씀드리고 싶기는 한데 조아라 연재에서 다른 출판사나 E북에 관련된 언급을 하는 건 광고? 같은 걸로 취급이 되어 안된다고 하는군요;;;;;;;;;;; 마치 SBS방송에서 MBC나 KBS를 언급하지 않거나 M본부나 K본부르던 것 처럼요. 출판사 끼리도 이런 게 있었다니(................) 심지어 제가 다른 곳에 E북을 낼 겁니다! 라고 하는 것만 말해도 충분히 안 좋은 꺼리라는 ㅠㅠ 어쩌면 이 말조차 문제가 될지 모르는데 이 이야기를 안 하면 독자분들이 상황을 이해 못하실 것 같아서;;;뭐 그래서 여러분에게 자세히 설명 드리기는 굉장히 애매하지만;;;;;; 어쨌든 잘 해결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하던대로 완결까지 달리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전 조아라 노블레스에서 유료연재 하다가 삭제하고 E북으로 나오는 모습을 여러 번 봐 왔던 데다가 계약에서도 전속계약 이라는 단어를 못 찾아서 그냥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경솔했던 모양 ㅠㅠ다행히 조아라 측에서 제가 조아라에서 연재를 시작한지 아주 오래되었고 충분히 실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걸 감안해서 조치를 해 주신다니 앞으로는 문제가 없을 듯 합니다.

에고;;;; 하필이면 수원으로 일 하러 올라가는 날에 일이 터져서 여러모로 복잡했지만;;; 다행히 잘 해결되었습니다.

이제 쓸데없는 걸로 염려 안 끼치고 다시 열심히 달릴 테니 지켜봐주세요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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