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장. 시작되는 음모. 그리고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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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에게 로안의 눈을 시전하기 시작한지 어느새 보름의 시간이 지났다.
지하에 만들어낸 아지트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증축되고 있다. 처음에는 청계산 밑 정도였지만, 어느새 점점 넓어져 동쪽으로는 경부 고속도로에 닿고 서쪽으로는 서울랜드에 닿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지면에서 1킬로미터 이상 지하였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아주 지하세계를 만드는군. 지하세계를."
내가 소환한 상급 정령들과 대마법사의 경지에 오른 마가리타의 힘이 합쳐지자 아지트는 건물의 개념을 넘어 도시의 규모로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그녀가 지하에 지열발전소를 만든 후 부터는 내가 만들어낸 가디언들이 작업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그 속도가 빨라졌다. 물론 그 와중 많은 돈이 소모되었지만.
'솔직히 돈은 거의 무한대나 다름없지.'
아무런 페널티 없이 타임슬립이 가능한 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수십 수백억대의 돈을 벌 수 있다. 주식시장은 이미 돈 나오는 기계나 다름없는 상황인데다 내 매혹능력으로 섭외한 대리인들을 이용해 각종 사업까지 벌이니 무시무시한 속도로 돈이 불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돈을 많이. 아주아주 많이 버는 것만으로 국인부나 언리미티드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 있겠지."
그러나 나는 굳이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다. 가능은 할지 몰라도 여러모로 귀찮을 게 뻔했던 데다가 완전 현금이 아닌 재력은 힘인 동시에 약점 역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품에 욕심을 가지는 게 몇몇 유력자라면 재력만 해도 어마어마한 힘이겠지만 유품에 환장하는 건 몇몇 유력자 뭐 이런 수준이 아니라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국가이며 그런 국가들이 상대라면 일반적인 재산은 의미가 없다.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한계가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물론 그런 걸 다 떠나서 이미 위험 따위는 없지만 말이야."
나는 홀로 일국의 군대에 가까운.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전투력을 가진 존재다. 지금 이대로 청와대로 달려가 대통령 목을 따 버려도 막을 자가 없고 막대한 매력과 능력을 이용한다면 구름처럼 많은 추종자를 얻는 것조차 가능한 것.
하지만 무엇보다 세상 그 누구도 나의 정체를 모른다는 게 중요하다.
국인부와 언리미티드가 이를 벅벅 가는 건 내가 아니라 로안 필스타인이라는 존재다. 그들은 내가 유저라는 건 알지만 본신이 누구인지는 짐작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 내 정체. 그리고 능력에 대해 아는 건 타임 스톱퍼인 마가리타와 아버지뿐인 것이다.
[끼룩-!]
"아, 도착했군."
내가 나타나자마자 날카롭게 울며 경계심을 표출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달려들지는 못한다. 아직 난 녀석의 [영역]안에 들어서지도 않은데다가...........
"좋으면서 앙탈은."
내가 사용하는 이능. [로안의 시선]의 무서운 점은 상대방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내가 불사조 녀석에게 고통을 주려 했다면. 혹은 부상을 입히거나 뭔가를 강제하려 했다면 그야말로 어림없는 헛짓꺼리다. 물론 녀석도 감각 정도는 있으니 고통을 주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고통의 근원지를 바로 처단할 수 없는 경우 그 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도록 막아내는 건 유품인 불사조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사조는 [온전한 하나]로 비록 등급이 낮다 해도 스스로 오롯한 힘을 간직한 유품인 반면 나는 네버랜드의 수혜를 받은 수많은 능력자 중 하나일 뿐이다. 네버랜드가 아티펙트급으로 불사조 녀석보다 훨씬 상위의 유품이라고 해도 극히 일부의 힘만 허락받은 상태이니 불사조 녀석이 진심으로 거부하려 하면 능력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 상황.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내가 사용한 초월경의 이능. 즉 [로안의 시선]의 가장 무서운 점은 상대방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상대방에게 무궁한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종류이니 일단 한번 맛보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면서도 절대 막지를 못한다. 그럴 마음이 들지 않으니까. [끼이익-!]
"이크!"
펑!
녀석의 영역 밖에서 로안의 시선을 사용하다가 불사조 녀석이 뿜어내는 열기에 놀라 월공보를 펼친다. 폭주형 유품들이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 사실이지만 원거리 공격 정도는 밖으로 날릴 수 있으니(물론 누가 먼저 도발하지 않으면 굳이 그러지 않는다.)조심하는 게 좋은 것이다.
'체면치레라는 느낌으로 점점 약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공격을 날리다니 얼마나 더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야? 그냥 영원히 즐기기나 하면서 앙탈이나 부릴 뿐 변하는 게 없다면 곤란한데.'
당연하지만 인간은커녕 동물도. 심지어 생물도 아닌 불사조를 완전히 보내버린다던지 오르가즘을 느끼게 한다든지 하는 행위는 아무래도 불가능한 모양이었다. 만약 녀석이 인간형이고. 그리고 그래서 나와 직접적인 성행위를 한다면 상황이 좀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시선으로는 이 정도가 한계인 것.
'뭐 정 시간낭비라고 생각되면 시간을 돌리면 되지만 말이야.'
사실 그런 전제가 없었으면 무려 보름이나 되는 뻘짓을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어차피 나에게는 남는 게 시간이라는. 네버랜드의 드래곤들이나 가질 만한 사고방식이 나에게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다.
"그나마 남는 게 있다면 경지가 점점 깊어지는 느낌 정도랄까. 위로 간다고 하기 보다는 이미 얻은 경지가 더 완숙해 지는 쪽인 것 같지만."
키잉-!
[키익-!]로안의 시선을 발동하자 저 멀리 있던 불사조가 멈칫멈칫 거린다. 흔히 말하는 [느끼는]상태지만 이성을 잃거나 쾌락의 노예가 될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어디까지나 녀석이 거부하지 않아 적용된다는 느낌이니 정신에 악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하게 들어가지는 못하는 것이다.
'더 강하게 적용시킬 수는 없을까? 네버랜드 속에서처럼 막대한 마나를 들여 영단을 쏘아내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그 아랫단 계까지는 가능하면 좋겠는데. 하다못해 상생경이라도 제대로 되면 마나나 쪽쪽 빨아먹을 텐데 그건 또 막혀 버리니.'
생각을 정리한다. 일부와 전체라는 차이 때문에 등급의 차이가 의미 없는 지금 네버랜드의 진정한 강점은 무엇인가?'만능(萬能)'그렇다. 네버랜드의 진정한 힘은 바로 만능에 가까운 힘의 변환이다.
일반적으로 한두 가지의 능력만을 가진 보통의 유품과 다르게 세계 그 자체를 구현한 네버랜드는 그 안에 수많은 이능이 존재한다. 마법. 무공. 정령술과 소환술. 심지어 신의 힘을 빌려 오는 신성력까지.
네버랜드 안에서 수련해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유저들은 일괄적으로 하나의 능력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모두 다른 힘을 사용한다. 물론 크게 보면 몇 가지로 갈래가 나눠지겠지만 수없이 많은 능력이 발현 가능한 것.
그렇다면 바로 그 네버랜드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저들 중 하나인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깨달음이지.'
별다른 노력 없이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밀리언들과 다르게 유저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고행이나 깨달음이 필요하다. 지금 네버랜드에는 밀리언의 능력을 사용해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 속칭 [양산 마스터]가 존재하지만 그건 일종의 꼼수. 그 많은 유저들이 죽을 고생을 했지만 실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건 한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인 것이다.
'네버랜드에 존재하는 이능들은 단순히 게임 내용 같은 게 아니야. 틀림없이 머나먼 차원 너머에 실존하는 이능을 밀리언이 끌어온 거겠지.'
그리고 그 이능을 그냥 완성자도 아니고 초월자에 이를 정도로 깨우친 나는 다른 유저들이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오직 유품만이 절대적인 건 절대 아니야. 그것만 이해한다면....... 유품이라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어.'
[끼이익-!]
"이크!"
다시금 공격을 피한다. 거의 의무감에 날리는 느낌의 공격이지만, 그럼에도 맞으면 위험하니 꼬박꼬박 피할 필요가 있었다.
퍼엉!
바닷물이 증발하며 수증기가 자욱히 일어난다. 맨 처음 로안의 시선을 발동했을 때는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히 차 안개처럼 쌓일 정도였는데 지금은 금세 사라질 정도이니 화력이 많이 줄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아 이것도 노가다네......... 슬슬 포기해 주면 안 되려나?"
꼭 녀석을 어떻게 할 생각은 없다. 명색에 재앙 형태의 유품인 불사조를 내 매력의 노예로 만든다거나 모든 마나를 집어삼킨다거나 하는 욕심은 없으니까. 그냥 상생경이나 펼칠 수 있으면......... 키잉-----!
"음?"
순간 전신을 덮쳐오는 기묘한 감각에 멈칫한다. 물론 그 정체는 알 수 없다. 진원지조차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심지어 그 기운은 너무나 은밀하고 광범위한 종류의 것이어서, 극도로 뛰어난 마나감지 능력을 가진 나조차 간신히 느낄 정도였다.
"이게........ 뭐야?"
뭔지 불길한 기운이다. 기운이 혼탁하다던가, 강대한 악의가 느껴진다거나 하는 그런 게 아니라 전혀 알 수 없는 기운이라 불길하다. 이정도 일을 할 수 있는 건.
"유품뿐인데....... 새로운 유품이 태어난 건가?"
그러나 [이 시간대]는 내가 경험한 가장 최신의 시간대라서 짐작 가는 바가 없다. 하다못해 미미르라도 다룰 수 있었다면 조사라도 할 수 있을 테지만 대체 무슨 이유인지 국인부에서 가져온 미미르는 비활성화 상태로 그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화아악---!!!
"뭣?"
그런데 그러다 갑자기 전해지는 열기에 깜짝 놀란다. 돌아보니 불사조의 몸이 환하게 빛날 정도로 격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치이이이-----!
어마어마한 열기에 주변 바닷물이 몽땅 수증기로 변하기 시작한다. 열기가 너무 강대해 주변에 안개가 생기지도 못한다. 그냥 모조리 기화해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파앙-!
월공보를 펼쳐 단숨에 불사조의 영역에서 10킬로미터나 떨어진 공간으로 이동한다. 뭔가 불길하다는 걸 깨닫고 한 생각이었지만---[끼룩--!!]
"빨라!? 아니 그보다 여긴 영역 밖인데........!!??"
순간이동이나 다름없는. 아니, 실제로 순간이동인 월공보를 펼쳤는데 불사조는 어느새 내 코앞에 도달해 있었다. 내가 주는 쾌감에 중독되어 봐준다는 알고 있었지만 B급 유품. 아니 폭주시켰으니 더 강해져 A급에 불과한 녀석이 이렇게나 빠르다니. S급이나 SS급 [재앙]과 마주하면 제대로 도망도 못 치고 죽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화악!
내가 뭔가 하기도 전에 불꽃이 온 몸을 뒤덮는 것을 느끼고 두 팔로 머리를 감싼다. 그리고 온 몸을 공처럼 둥글게 말았다.
오롯한 하나의 힘을 가진 불사조의 불꽃은 화염 면역이라는 네버랜드의 [설정]을 무시하기 때문에 타격을 받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생물병기에 가까운 육체는 어느 정도 열기를 버틸 수 있으니 네버랜드의 로안이 타임슬립을 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 응?"
그런데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화륵!
뭔가 거대하고 후끈한 기운이 몸 안으로 스며들더니 온 몸으로 퍼져나간다. 눈을 뜨고 주변을 보니 어느새 불사조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어? 어라?"
황당해한다.
"뭐지?"
============================ 작품 후기 ============================뭐긴 뭐야 그 지긋지긋한 기연이지(...............)행운 스텟과 매력스텟은 현실에서도 어느정도는 힘을 발휘합니다. 네버랜드처럼 광범위한 효과가 적용되지 않을 뿐이죠. 본문에도 나오지만 네버랜드의 진정한 강함은 만능에 가까운 힘의 변환이니. ============================ 작품 후기 ============================뭐긴 뭐야 그 지긋지긋한 기연이지(...............)행운 스텟과 매력스텟은 현실에서도 어느정도는 힘을 발휘합니다. 네버랜드처럼 광범위한 효과가 적용되지 않을 뿐이죠. 본문에도 나오지만 네버랜드의 진정한 강함은 만능에 가까운 힘의 변환이니. ============================ 작품 후기 ============================뭐긴 뭐야 그 지긋지긋한 기연이지(...............)행운 스텟과 매력스텟은 현실에서도 어느정도는 힘을 발휘합니다. 네버랜드처럼 광범위한 효과가 적용되지 않을 뿐이죠. 본문에도 나오지만 네버랜드의 진정한 강함은 만능에 가까운 힘의 변환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