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238화 (238/283)

< --23장. 예상 외로 고난이 없다. -- >

"왜?"

의아해 하는 나를 보며 마가리타가 한숨 쉰다.

"이런 밤을 알게 되면 다른 녀석들하고는 시시해서 할 수가 없단 말이야........."

넌 잠재적인 가정파괴범이나 다름없어! 라는 표정으로 나를 쏘아본다. 꽤나 진실함이 느껴져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미안한 기분이 들 정도다.

"흠. 물론 초월자까지 단련했으니 누구한테도 뒤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다른 남자들하고 하지 못할 정도인가? 심심한 재미라는 것도 있는 법이잖아?"

나름 괜찮은 비유라고 생각했지만 마가리타는 코웃음을 짓는다.

"아주 쎈 마약을 하며 살다가 어느 날 마약을 딱 끊는 대신 담배를 피우며 사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해? 차라리 안 하고 살면 살았지 수준 떨어지는 놈들하고 잘 생각 따위는 안 들어. 너를 상대한 처녀들이야 원래 이런 줄 알고 감을 못 잡겠지만 경험이 좀 있는 여자들은 다들 눈치 채겠지. 아, 더불어 유부녀랑은 절대 하지 마."

"왜?"

"진짜 가정 파괴 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 집 애들을 생각하시지?"

뭔가 무시무시한 시선에 대꾸할 말이 없어 머리를 긁적인다. 이미 분위기는 상당히 묘해져서 다시 행위를 시작하기는 애매하다. 물론 내가 굳이 하려 한다면 그녀가 거부할 리 없지만 어차피 매일매일 하는데. 심지어 네버랜드 안에서 매일매일 하고 있는 로안의 기억이 전해지는 상황에서 그 정도의 절박감이 있을 리 없다.

"유부녀를 건드릴 생각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 별로 유부녀 취향인 것도 아닌데다 간통죄를 짓고 싶지도 않거든."

내 말에 마가리타가 의아해한다.

"간통죄?"

"배우자 있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잠자리를 같이하다 발각되면 성립되는 죄 말이야. 감옥에도 가고 벌금도 내야 하지. 너 의외로 상식이 없구나?"

한국어를 이렇게나 유창하게 하는 주제에 모르는 단어가 많구나. 정도의 답변이었는데 반응이 꽤 격렬하다.

"와! 그거 완전 악법이다 악법. 그런 법이 있단 말이야?"

"엥? 우크라이나에는 간통죄가 없나?"

"법전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하지만 황당하네. 우리나라에 그런 법이 있으면 같으면 감옥이 모자라 모든 학교를 감옥으로 만들어도 모자랄 걸?"

"큭큭큭. 아버지가 들으면 식겁할 만한 내용이네."

슈퍼 아저씨랑 어머니랑 친해진 것만으로도 아닌 척 하며 엄청 신경 쓰시던 아버지니 이 말을 들었으면 한참 혼냈을 테지만 어차피 나에게 그 정도의 도덕심은 없다. 정말 일처일부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면 수백 수천 명이 넘는 여인들을 품지도 못했겠지. 오히려 서양인들의 호방함에 감탄이 나올 정도인 것이다.

"그나저나 이제 어쩔 생각이야.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역시나 감도 못 잡는 모양인데. 뭐, 잠정적으로 내가 범인이 되긴 한 것 같지만."

마가리타의 말대로 모든 국가 단체는 그녀를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닌 게 아니라 연구소의 습격 상황은 그녀의 시간 정지가 아니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과정이 몇 군데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소의 습격은 지금까지의 그녀의 능력을 놓고 보면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들 혼란에 빠져있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한정적인 마나를 가지고 있던 마가리타는 시간정지 후 이동을 한다 해도 불과 20여분 정도의 시간 밖에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마나가 늘어 5000테라에 이르렀던 최근에도 고작 40여분의 시간 정지가 한계였던 것이다.

'뭐, 지금은 내 덕에 1만 테라까지 마나가 늘어났으니 80분. 아니, 마나 회복 속도도 늘어난 것까지 치면 2시간은 버틸 수 있겠군.'

더불어 [반려지정]스킬로 나와 마나를 공유하게 되면 그야말로 그 시간은 무한히 늘어난다. 내 마나 회복 속도는 너무나도 빨라 그녀의 시간정지 소모 마나보다도 빠른 것. 시간을 정지해도 미묘하게 마나가 차오를 정도니 얼마든지 정지된 시간 속에서 움직일 수 있다.

"위성사진에 찍히거나 그런 불상사는 없겠지?"

"그것 때문에 인천 공항까지 투명 마법까지 쓰고 이동하는 수고를 했는데 그런 일이 있으면 곤란하지. 물론 투명화 한 건 나뿐이지만 넌 변신 상태였잖아?"

아프로디테에게 받은 레전드급 고유스킬. 천변의 아름다움에 달려 있는 보조스킬 천변(千變)은 스스로의 모습을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게 가능하다. 물론 그냥 로안의 모습으로 변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로안의 모습은 그야말로 심각하게 눈에 띄기 때문에 참았다.

나와 그녀는 이곳. 그러니까 아지트에서 먼 곳까지 이동한 후 시간정지를 걸었다. 왜냐하면 마가리타는 밀리언이며 시간정지를 발동하는 그 순간 그 위치가 감지기에 탐지당하기 때문이다. 기껏 만든 아지트에서 시간정지를 걸면 당연히 추적을 당하게 되리라.

그렇다면 미미르는 어떻게 했는가?

당연한 말이지만 시간을 정지하고 미미르를 옮길 수는 없다. 거대한 힘을 품고 있는 미미르는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모든 이능을 거부했으니까.

'뭐 그래봤자 물리적인 간섭에는 무방비하니 상관없지만.'

나는 미미르를 땅에 묻었다. 땅속에 비밀 기지를 지을 정도의 힘을 가진 땅의 상급 정령이라면 1000리터 정도의 물탱크 하나를 묻는 거야 문제도 아니다. 깊이도 수백 미터나 되는데다 흔적도 없이 파묻었기 때문에 누구나 우리가 그걸 들고 나갔을 거라고 예상하리라.

"정면으로 티격태격 할 생각일 때보다 정체를 숨길 때 신경 써야 할 게 더 많다니........ 신안이라도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신위를 얻어 획득한 절대권능. 신안(神眼)은 단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무엇이든 내려다 볼 수 있는 신의 시선이다. 여기 앉아 지구 반대편을 보는 일조차 가능한 것.

그러나 고작 7만 테라의 마나로 절대권능을 발동시키겠다는 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욕심이다. 심지어 권능은 마나 감소 패시브도 먹히지 않기 때문에 절대권능은 커녕 일반 권능도 어림없는 상황이 아닌가? 그나마 200스텟으로 얻은 권능들은 대부분 패시브라 괜찮지만 현실보정을 쳐 맞아 미묘하게들 약하다.

'그런데 쌍생은 네버랜드에서 사용해 외부에까지 적용이 되었단 말이지.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이 더 없을까?'

그러나 아무리 확인해도 없다. 액티브는 액티브대로 패시브는 패시브대로 문제가 많은 것이다.

'뭐 두 밀리언. 그러니까 천신마신의 스킬이 죄다 그런 식일지 모르지. 어쩌면 쌍생도 녀석들이 가진 권능 중 하나일지 모르고.'

다른 스킬이라고 보조스킬과 권능까지 다 다른 건 아니다. 실제로 평온한 가속은 시간의 지배자에도 광뢰혼에도 있었으니까. 이름은 바뀌었지만 레전드스킬 무신의 시간에도 동일한 효과가 있다.

"하여간 너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골치가."

내 말에 마가리타가 옆구리를 꼬집는다. 물론 아프지 않았기에 움찔하지도 않았지만 그녀의 억울함이 전달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와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내 시간 정지 때문에 오히려 엄청 편해졌잖아!"

"그건 그런데......... 난 이놈의 권력자들이랑 정면으로 맞장 뜰 생각이었다고. 필요하면 군대도 날려버릴 각오를 하고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 이렇게 쉬운 길이 생기다니."

애초에 이 아지트를 만든 것도 인질 잡힐 위기를 피하려고 한 것이었는데 이제 와서는 다 소용없는 일이 되었다. 국인부가 내 존재조차 모르는데 아버지를 숨길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덕분에 아버지에게는 적당히 변명거리를 만든 다음 미리 구해 놓은 안가에서 쉬게 해 두었다. 나 때문에 일도 그만 두신 상태라서 네버랜드나 플레이 하라고 캡슐을 보내 놓았다.

"헐. 그럼 진짜 너 나라랑 정면 대결 할 생각이었단 말이야?"

"되도 않는 유품이 튀어나오지 않는 이상 충분하지. 혹 튀어나온다면 시간을 뒤로 돌려 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이렇게 되면........ 꼭 국가를 뒤집을 필요가 없겠군. 암중에서 움직인다면 그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머리들만 제거하면."

거기까지 중얼거리다가 멈칫한다. 문득 모든 고민을 한방에 처리해 버릴 방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무슨 생각해?"

"한탕."

"한탕?"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의아해 하는 마가리타를 잠시 바라보다가 몸을 일으키며 말한다.

"국인부 장관을 잡자."

어차피 게임 난이도가 낮아졌다면 질질 끌 이유가 없었다.

============================ 작품 후기 ============================흐음. 물리적인 흐름이라면 당장 완결이 나도 이상할게 없는데 떡밥 던져 놓은게 있으니 문제네요. 올 그랜드 마스터 할 생각이 없었는데 해버리니 원 스토리 라인은 설득력이 떨어짐 ㅠㅠ본인도 그럭저럭 강하지만 그보다 초인군단(근데 전부 여자)을 만들어 네버랜드에서는 천신과 마신에게. 현실에서는 언리미티드를 포함한 유력자들과 대적하려던 스토리 라인은 나머지 다보다 주인공이 더 강해지면서 안드로메다로............... 무엇보다 언리미티드에서 출격시키는 밀리언 집단과의 전투신을 위해서 녀석들 초능력도 다 설정했는데 이젠 죄다 주인공한테 한방-_-이에요. 이거 어쪄죠;;진짜 급완결로 달려야 하나ㅋㅋㅋㅋㅋ무엇보다 언리미티드에서 출격시키는 밀리언 집단과의 전투신을 위해서 녀석들 초능력도 다 설정했는데 이젠 죄다 주인공한테 한방-_-이에요. 이거 어쪄죠;;진짜 급완결로 달려야 하나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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