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225화 (225/283)

< --22장. 대마법사 마가리타 페소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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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사람을 지우면....... 그야말로 완전범죄지. 사라지는 걸 [목격]한 사람 외에는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니.'

물론 그렇다 해도 내가 살아 있을 때라면 그렇게까지 대단한 능력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스객 소리로 [지구를 캔슬하면 어때?] 따위의 헛소리를 하는 연구원들이 있었지만 모든 능력이 그러하듯 캔슬 능력의 징계는 매섭고 그 수위는 캔슬된 대상이 세상에 끼친 영향이 클수록 커졌다.

캔슬 능력은 실로 무섭지만 그렇다고 무슨 신의 권능 같은 게 아니니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캔슬능력이 있다고 사람을 지우고 밀리언을 지우고 지구를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사람이 1미터 정도의 점프를 뛸 수 있다고

'그렇다면 각력을 좀 더 강화하면 달까지 뛸 수 있겠군!'

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인간 하나를 캔슬하기만 해도 전치 18주(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정도의 징계를 입을 정도니 훨씬 더 상위라고 할 수 있는 [카테고리]의 캔슬은 엄두도 못 낸다. 그나마 카테고리 캔슬이라는 게 있다는 것조차 내가 알고 싶어 안 게 아니라 연구원들이 가져왔던. 무슨 이름도 모를 특이한 발명품을 캔슬하며 알아낸 것이니 내가 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며 살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유품이 만들어 지게 되면 상황이 전혀 다르지. 물리법칙을 가볍게 초월하는 이능을 무제한적으로 뽑아내는 게 바로 유품이니까.'

그리고 수많은 실험 끝에 그와 같은 결론을 내린 국인부의 수뇌들은 희열에 몸을 떨었다고 한다. 만약 내가 만든 유품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전 세게 역사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캔슬능력은 세계에서 총화기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

캔슬능력은 전 세계의 온갖 특허를 모조리 빼앗아 올 수도 있다.

캔슬능력은 사용하기에 따라서 대한민국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말도 안 되는 세계관마저 만들어 낼 수 있는 강대한 힘이었다,

"다만 그 과정에 내 생명이 들어간단 말이지."

그리고 그런 내 상황을 예언능력을 가지고 있던 어머니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단 하나의 미래를 보는 게 아니라 수많은 변수에 따라 수없이 많은 미래를 볼 수 있었던 어머니는 광기에 가까운 국인부의 탐욕에서 나를 지키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겨운 일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노이아스."

아무도 없는 깊은 숲 속으로 걸어 들어와 대지의 상급 정령을 부른다. 이왕이면 최상급 정령을 부르고 싶지만 1만 테라의 마나로 최상급 정령을 부리려면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에 참았다.

[앗! 주인님! 불러주셔서 영광이에요! 저 진짜 열심히........ 엉 너 누구야?]땅에서 스르륵 일어난 장발의 미소녀가 활짝 웃는 얼굴로 달려들다가 내 모습을 확인하고 멈칫한다. 그렇게나 교태 넘치던 표정이 단숨에 딱딱해지는 모습은 일반인은 멈칫해 버릴 정도로 살벌한 종류다.

"로안 필스타인."

지직!

그녀랑 티격태격하며 설득하기도 귀찮았던 만큼 바로 현현하자 고물 TV화면처럼 몸 주위에 노이즈가 끼고 순식간에 시점이 조금 높아진다. 순식간에 반짝이는 금발에 누가 봐도 찬탄을 금할 수 없는 미남 로안으로 변한 것이다.

"쯧. 실망인데. 모습 좀 바꿨다고 못 알아보다니."

[죄, 죄송해요! 기질이랑 친화력까지 완전히 달라서........ 어라 그런데 여긴 어디죠? 마나성분이 너무 이상해요.]인간이었다면 식은땀을 뻘뻘 흘릴 것 같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딱 봐도 말을 돌리려는 수작이었지만 꽤 귀여워 보여서 웃음이 나온다.

"일 똑바로 안 하면 그냥 돌려보낼 줄 알아."

[으으 죄송해요. 제가 멍청해서....... 어떤 일을 하면 되죠?]

"땅을 파줘. 설계는 바로 전달하지."

[네! 저 삽질 완전 잘 해요!]노이아스는 금속으로 만든 삽까지 구현해 내더니 기운차게 외쳤다. 정말로 삽질을 하는 건 당연히 아니었기에 이내 땅 자체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나도 정말 특이한 케이스이긴 하지.'

과거 어머니는 국인부 녀석들에게 잡힌 상태에서 예지를 계속해서 시도했다. 당연히도 징계가 계속 떨어지자 어머니를 잡고 있던 국인부에서도 난리가 났다. 캔슬 능력도 대단하지만 예지능력도 대단하긴 마찬가지였다. 놀랍게도, 어머니도 나도 지구 전체에 열 명 안팎이라는 EX랭크급 밀리언이었던 것이다.

[도망가. 도망가야 해. 여기서 도망가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해. 알았지?]

"쯧."

또다시 떠오르는 어머니의 모습에 혀를 찬다. 부동심(不動心)의 이치를 깨달은 나지만 그럼에도 과거를 기억하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 기억은 내 트라우마다. 과거에는 억지로 지우고 잊으려 하던 기억.........

'네버랜드에 고마워해야 하나.'

하지만 웃기게도 드높은 경지에 올라 높은 깨달음을 얻자 정신적으로도 과거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건해졌다. 무엇보다 생각에 여유가 있어 고통스러운 과거를 직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간은 이 정도면 되나요? 저 더 크고 넓게 할 수 있어요!]땅에서 불쑥 고개를 내민 노이아스의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수십 명 살 거 아니니 이 정도만 해도 지나쳐. 다만 절대적으로 튼튼해야 해. 누구도 침입할 수 없도록."

[네!]내가 땅을 파고 있는 곳은 서초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청계산(淸溪山)의 중턱에 위치한 한 산장이다. 당연하지만 하이킹 코스나 청계사 같이 사람이 많이 오는 지역을 피해 미리 땅을 구입해 둔 곳으로 내려다보면 저 멀리 인가가 보이지만 나무들에 가려 무슨 짓을 해도 알 수 없는 곳이다.

드드득.

대략 5시간 정도 작업을 하는 것만으로 노이아스는 산장의 안쪽에 1킬로미터 이상의 구멍을 팠다. 사람 하나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구멍 끝에는 가로세로 100미터 정도 되는 넓은 공간을 만들어졌다. 만약 현대기술로 같은 결과를 만들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이 들었을 테지만 땅 그 자체를 제어하는 대지의 정령은 너무나 쉽게 땅 속에 거대한 공간을 만들었다.

"외벽은 가장 단단한 바위들을 모아서 막고 지하수를 얻을 수 있게 해줘. 언제든지 열고 닫을 수 있는 숨구멍도 여러 개 만들고."

[네! 저기 그런데....... 혹시 지루하지 않으세요?]

"끝나면 놀아줄 테니까 지금은 열심히."

[약속한 거예요!]승낙의 표시를 하자 맘 바뀔까 두렵다는 듯 파닥거리며 땅 속으로 들어간다. 요즘에 들어서 내가 상대하는 상대는 정령왕이나 최상급 정령이니 상급 정령인 그녀가 내 은총에 목말라 하는 것도 사실 당연한 일이다.

"뭐 이 정도만 해도 아버지가 위험할 일은 없겠지."

아닌 게 아니라 이렇게만 해도 핵폭탄을 떨어트리지 않는 이상 아버지를 어떻게 할 수 없다. 물론 차분히 땅을 파고 들어간다면야 어떻게 방법이 생길 수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니 내가 막으러 올 수 있으리라.

어쨌든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던 어머니는 수 없이 많은 예지 끝에 결국 방법을 궁리해 내는데 성공. 탈출에 성공하고 말았다.

국가의 운명을 뒤흔들 정도의 힘을 가진 유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나와 어머니에 대한 관리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지만 오히려 거기에 틈이 있었다. 도저히 사고가 날 만한 [조건]이 되지 않자 [징계]를 위해 연구소에 도저히 날 리 없던 가스폭발이 일어났던 것이다. 징계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 피할 수 없는 대가였는데 어머니는 오히려 그걸 역이용한 것이다.

사고로 혼란해진 틈을 타. 그리고 절대 우리를 죽일 수 없는 국인부의 입장을 이용해 필사적으로 탈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속해서 받은 징계 때문에 이미 어머니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상태였다.

[걱정하지 마. 다 계획대로야.][계획이요? 무슨 계획이요? 이 나라 전체가. 어쩌면 전 세계가 우릴 쫓을 텐데 겨우 여기에서 탈출하는 게 무슨 소용이에요?]떠올린다. 피투성이의 몸으로 울음을 터트리고야 만 내 머리를 쓰다듬던 어머니의 모습을. 그러나 문제는 나 역시 절대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병력을 쏟아 붓는 국인부 녀석들 때문에 나 역시 몇 번이고 캔슬 능력을 발동해야 했다. 어머니의 예언 능력으로 최대한 맞부딪히지 않는 방향으로 갔지만 사소하게 써도 거세게 보답하는 징계의 특성 때문에 나 역시 당장 치료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았던 것이다.

나는 절망했다. 다 지긋지긋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어떤 방법으로도 평온한 삶을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어머니와 나의 죽음을. 그리고 그 죽음 뒤에 만들어질 유품을 탐내고 있으니 내가 어찌 살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러고 보면 그때 정말 위험했네. 국인부 녀석들이 탐욕에 미쳐서 뒤를 안 보고 있었군. 물론 그것도 유품에 대해 밀리언들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말이야.'

만약 그때 내가 절망과 분노에 미쳐 인류에 대해 악의만을 뿜어내는 유품을 만들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인간을 [캔슬]하면 인류 멸망이 아닌가?

'물론 그런 일은 당연히 불가능하겠지만.'

유품이 기적을 발현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유품과 반하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충돌]한다.

실제로 예전 미쳐버린 밀리언이 만들어낸 불사조는 [화염 면역]이었던 내 몸을 태워버렸다. 즉 [불에는 상처받지 않는다.]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이능이 다른 유품에 의해 씹혀 버린 것이다. 물론 유품의 등급 자체는 네버랜드 쪽이 그 불사조보다 훨씬 높지만 광범위한 대상에게 이능을 나눠주는 네버랜드에 비해 딱 한 개체만 존재하는 불사조의 집중도가 높았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캔슬 능력으로 지구를 캔슬하거나 인간을 캔슬하는 건 불가능하다. 만약 인간이 없다면 밀리언이 없었을 것이고 밀리언이 없었다면 다른 유품들도 존재하지 않았을 게 아닌가? 목숨을 건 캔슬 능력이 발동해봤자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유품]이 적이라면 당연히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대한민국을 캔슬하는 건 당연히 가능하다.

일종의 항마력을 가지지 않은 대상이라면 얼마든지 캔슬할 수 있다. 물리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개념적인 무언가라면 더더욱 쉽다. 캔슬능력이라면 대한민국의 [광복]을 캔슬시켜 일제의 지배하에 남아있게 하는 것조차 가능하니 머리를 조금만 굴려도 캔슬 능력 하나로 한국을 막장으로 몰아넣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다만 문제는 그렇게 해 봐야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지.'

그리고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나는 악의적인 유품을 만들지 않았다. 그렇다. 복수해봐야 뭐하겠는가? 캔슬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게 되면 현실이 재조정되어 그 암울한 현실이 [원래 그런 일]이 되어 버리니 내가 목숨을 바쳐 악의를 불태워봤자 막상 그 악의의 대상들은아무것도 모른다. 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차라리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수라나찰처럼 직접적으로 원수들을 때려 죽이는게 가능한 종류의 유품을 만들 수 있었다면 나 역시 참지 않았을 것이다.

'뭐 어쨌든.'

결국 난 유품을 만드는 대신 죽기 전 나에게 가해진 모든 [상황]을 캔슬시켰다. 그때는 [시간]이라는 상위개념에 간섭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과거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수정]하는 방식의 능력 발현.

당연히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렇게나 커다란. 더불어 나와 관계된 방식의 이능을 행하면 징계로 내가 죽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때문이었지.'

아버지는 납치된 우리를 구하기 위해 뭐든지 했다. 국인부 녀석들에게 고문을 당하고 구타를 당하고 직업을 잃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나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무려 5년이라는 시간동안 국가와 싸웠다. 그야말로 불굴의 의지였다.

때문에....... 나는 나와 어머니가 사라지더라도 아버지만큼은 행복하게 살길 원했다. 세상에서 지워지는 건 안타깝지만 나와 어머니가 없던 일이 되어 버리면 적어도 아버지는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능력을 막 발동한 그때.

그래서 내가 죽게 되는 바로 그때.

어머니는 유품을 만들었다.

바로 나. [김지훈]이라는 이름의 유품을.......... ============================ 작품 후기 ============================평소보다 좀 더 긴 분량이군요. 사실 이 과거편도 작정하고 쓰면 거의 한권분량은 뽑을 수 있을 테지만 재미가 없을 테니 간략하게 생략 ㅇㅅㅇ============================ 작품 후기 ============================평소보다 좀 더 긴 분량이군요. 사실 이 과거편도 작정하고 쓰면 거의 한권분량은 뽑을 수 있을 테지만 재미가 없을 테니 간략하게 생략 ㅇㅅㅇ============================ 작품 후기 ============================평소보다 좀 더 긴 분량이군요. 사실 이 과거편도 작정하고 쓰면 거의 한권분량은 뽑을 수 있을 테지만 재미가 없을 테니 간략하게 생략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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