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222화 (222/283)

< --21장. 통합교황.

-- >

웅!

순식간에 배경이 변한다. 어느새 나는 나체로 변해 정령계에 돌입한 상태였다.

[아........ 로안님?][로안님. 로안님. 로안님.][으으. 로안님이 더 멋있어 지셨어.][어허 어디서 몰려들어. 상급 이하는 거리를 유지하지 못....... 흑흑 로안님 멋있어요.]정령계에 들어서자마자 정령들이 홀린 듯 주변으로 몰려든다. 하나하나가 빼어난 미색을 자랑하는 미녀들이었지만 홀린 표정으로 들러붙는 모습은 아이돌 가수에게 몰려드는 극성팬처럼 강렬한 데가 있었다.

"자 거리 유지."

[거리 유지!]

[거리 유지!]이미 친화력이 200에 이른 나는 대지모신과 다름없는 존재다. 그냥 가볍게 하는 말이라도 정령들에게는 절대 어길 수 없는 절대 수칙이 될 정도인 것이다.

"니힐리티. 속성계(屬性界)로 가자."

[드디어 정령왕이군요. 어느 지역으로 갈까요?]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육감적인 몸매의 미녀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는 무의 최상급 정령 니힐리티. 나와 계약한 최초의 정령이자 그로 인해 최상급 정령에 도달한 녀석이다.

"이그니스에게 가보지."

[이쪽입니다.]니힐리티의 손짓에 따라 공간을 뛰어넘는다. 정령계는 어마어마한 넓이를 가지고 있는 곳이지만 월공보(越空步)를 행할 줄 아는 나에게 있어 거리 따위는 문제가 아니다. 물론 월공보는 원래 3분의 쿨타임을 가진 능력이지만 스킬 쿨타임을 1/10000로 줄일 수 있는 나는 계속해서 쓸 수 있는 것이다.

웅-!

그리고 정도 이상 걸어 나가자 주변 배경이 바뀐다. 온갖 속성이 가득했던 정령계가 활활 타오르는 화염지대로 변한 것이다. 땅에는 마그마가 흐르고 있고 태양이 세 개나 떠 있어 일반적인 생명체는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익어버릴 정도다.

-나가라! 여긴 아직 네가 범접할 곳이 아니다!

그런데 화염지대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묵직한 영언이 머리를 후려치고 들어온다. 제법 난폭한 방식이었지만 내가 그 정도에 움찔할 리 없다.

"오, 이건 또 신선한 반응인데?"

[흠. 사실 좀 이상하기는 해요. 저희들은 로안님 정도 쯤 되면 정령왕이라도 직접 와서 계약을 요청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글쎄. 꼭 그러라는 보장은 없지."

사실 경지 자체로만 치면 난 최상급 정령술사에도 살짝 못 미친다. 정령술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집중력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니 정상적인 방법으로라면 최상급 정령 하나와 계약해도 정말 다행인 수준이겠지. 여러 번의 타임슬립으로상당한 수련을 쌓았지만 그렇다 해도 내 객관적인 경지는 상급 정도에 불과할 테니까.

'어쩌면 정령왕들의 영역에 들어설 수 없었던 게. 더불어 지금도 거절하고 있는 게 내 실력 때문일지도 모르겠군. 정령왕은 나름대로 정령술의 수준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잇는 거야.'

그러나 상관없다. 일반인이 표도르를 이기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해도 권총을 든다면. 더해 그 권총을 완벽히 다룰 수 있는 훈련을 쌓는다면 효도르도 간단히 제압할 수 있듯 반칙적인 수단(200스텟의 육체)가 있다면 정령왕이라도 간단히 굴복시킬 수 있는 것.

때문에 나는 경고를 들은 체 만 체하고 강대한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향했다.

-대단한 녀석인 건 인정하지만 더 수련하고 찾아와! 아직 이곳에 들 정도는 아니다!

다시 한 번 영언이 울려 퍼지는 순간 영언을 퍼트리는 존재의 위치를 파악하고 월공보를 펼친다. 도착한 곳은 화염의 속성력이 가장 가득한 화염계의 중심. 그 안에는 새빨갛게 타오르고 있는 기나긴 장발을 가진 늘씬한 미녀가 있었다.

[감히 내 경고를 무시하고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더 수련하고 스스로를 가다듬었으면 내가 직접 찾아갔을 텐데!]분노를 터트리자 어마어마한 폭염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간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광경이었지만 나는 태연히 고개를 돌려 니힐리티를 바라보았다.

"원래 이그니스가 여성체인가?"

[호호 그럴 리 있나요. 이그니스님은 거인의 형태로 유명한 정령왕인데. 평소 로안님 모습을 매일 훔쳐봤으니 저런 모습이 아니겠어요?]당연하지만 내 매력. 아니 친화력은 정령왕에게도 먹힌다. 원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궁극적인 친화력은 99스텟이 아니던가?

때문에 정령왕들은 비록 모습은 안 비출지언정 내가 정령계에 올 때마다 관심 있게 바라봐 왔고 자연스레 나와 계약 할 때를 생각하며 미녀의 모습을 취하게 된 것이다. 정령왕까지 이럴 정도니 사실상 정령계에 인간 여성 이외의 형태를 가진 정령이 남아나질 않을 정도다.

'요새는 정령계를 미녀계(美女界)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하긴 누가 어떤 정령을 소환해도 미녀가 소환되니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대륙의 정령사들은 어느 순간 하나같이 미녀로 변한 정령들을 보며 혼란에 빠졌다고 들었다.

[건방진! 네가 대단한 재능의 소유자인 건 사실이지만....... 참을 수 없군! 어디 그 잘난 재능으로 내 분노를 막을 수 있는지 보겠다!!]거대한 폭염을 불러일으키며 내 앞으로 다가온다. 무시무시한 기세였지만 나는 방비하지 않았다.

대신, 잠시 갈무리하고 있던 후광(後光)을 뿜어냈다.

"화났어?"

[하! 이제 와서 무슨 소........?]당장이라도 폭염을 뿜어낼 기세였던 이그니스가 멈칫한다. 나는 거꾸로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섰다. 그녀가 뿜어내는 열기는 쇠라도 녹일 정도였지만 나는 화염에 면역인 존재다. 더불어-[권능. 만물(萬物)에 의해 주변 정령력이 사용자의 지배하에 들어옵니다!]200스텟에 도달하면 궁극에 이른 스텟이 자연스레 권능으로 변한다. 절대권능보다는 등급이 떨어지지만 고위의 영적 존재나 가질 권능은 그 자체만으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힘.

현재 내 스텟은 이렇다.

<기본 스텟>생명력: 200[권능. 금강불괴(金剛不壞)]근력 : 200[권능. 파천거력(破天巨力)]체력 : 200[권능. 영구기관(永久機關)]재생력: 200[권능. 불사(不死)]순발력: 200[권능. 초속(超速)]지능 : 200[권능. 만통(萬洞)]지혜 : 200[권능. 혜안(慧眼)]매력 : 200[권능. 마성(魔性)의 매혹(魅惑)]행운 : 200[권능. 운명제어(運命制御)]마법적성 : 200[권능. 마황인(魔皇印)]체술적성 : 200[권능. 천무(天武)]친화력: 200[권능. 만물(萬物)]권능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하지만 그 숫자가 12개씩이나 되면 그 상승효과가 장난이 아니다. 실제로 권능 금강불괴를 가진 내가 권능 불사까지 가지면 신살기(神殺器)를 휘둘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변태적인 육체가 되고 마는 것이다.

"흐음~ 역시 정령왕의 영역에 함부로 들어오니 화났구나. 하긴 좀 심하긴 했지? 건방지게."

[어. 어음. 자, 잠깐만.]폭풍처럼 몰아칠 준비를 하고 있던 불길이 잠잠해진다. 기나긴 시간을 살아왔다는 정령왕이 마치 첫사랑을 마주친 여고생처럼 당황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스텟을 제약하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물론 한계는 존재한다. 잘생긴 사람이

'내 미모를 억제해야지.'

라고 생각한다고 못생겨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근력 역시 스스로 약하게 하는 건 쉽지 않고 생명력을 낮출 수도 없다.

그러나 무형적인 종류. 그러니까 한계치를 넘어선 매력이 오오라를 뿜어내거나 후광이 비추는 상황은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 즉 100스텟의 유저인 척 할 수 있다는 점인데 200스텟이 되면서 보는 사람마다 호들갑을 떨고 기절하거나 난리치는 상황이 자꾸 벌어지니 이런 식의 억제라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불어 억제하고 있다 한 번에 터트리면 효과가 더 극적인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슬쩍 다가가 이그니스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마치 거미줄에 걸린 것처럼 오들오들 떨 뿐이다.

"계약."

[해, 해줄게. 그렇게 원한다면........]새침하게 고개를 돌리는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는다.

"이거 안 되겠군. 다이엔하고나 계약해야지."

[그, 그건 안 돼!]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전뇌의 정령왕을 언급하자 당황해 허둥거리는 이그니스. 나는 다시 말했다.

"계약."

[흐으 분해........ 그래 하자. 계약해줘. 원래 나랑 계약하려면 다섯 개의 시련을 돌파해야 하는데.]내가 쉬운 여자가 되다니! 라는 표정으로 궁시렁거리며 계약을 맺는 이그니스.

그 뒤도 쉬웠다.

전뇌의 정령왕 다이엔도.

빛의 정령왕 에트나도.

어둠의 정령왕 메그나포도.200의 친화력을 숨김없이 뿜어내니 그 어떤 정령왕도 감히 나를 거절하지 못한다. 그렇게 그들은 나와 계약했고, 지배계약(支配契約)을 맺으며 농밀한 마나와 함께한 색공의 향연으로 쾌락의 끝을 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렇다.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수행함으로서 조화령(造化靈)이 초월자의 경지에 들어섰습니다! 당신은 조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근원의 힘을 제어. 변형시키는 게 가능한 존재가 되었습니다!><권능. 쌍생(雙生)을 획득하였습니다!><보조스킬. 반려지정(伴侶指定)을 획득하셨습니다!><보조스킬. 태극인(太極印)를 획득하셨습니다!><보조스킬. 영단제작(靈丹製作)을 획득하셨습니다!><조화의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조화령의 모든 스킬이 진화(進化)합니다!><조화령이 초월경에 이르며 소유 마나가 어떤 경우에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조화의 극의에 이르러 육체가 변하는 것을 느낍니다! 모든 능력치가 20포인트씩 상승합니다!>당연하게도 200스텟에서 더 상승하지 못한 포인트들이 되돌아왔지만 이제 와서는 잔여 포인트는 굳이 가늠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 오히려 나의 관심을 끈 건 다른 종류였다.

<드높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조화령의 레벨이 다음과 같이 상승합니다!><조화령 초월자 1Level -> 초월자 MAX Level><조화령의 극의를 깨달아 조화령의 모든 스킬이 진화(進化)합니다!><절대권능. 조화령(造化靈)을 획득했습니다!>그제야 나는 드래곤들과. 그리고 정령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내가 얻은 깨달음이 뭔지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조화령의. 나아가 색공 그 자체의 목적이자 의미였던 것이다.

'진정한 평온.'

솔직히 해야 할 일은 많지만 나는 그 어떤 부담도 느끼지 않고 있다. 오직 평온하게 세상 모든 것을 즐기고 주변이들에게 행복을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이미 충분히 강한데.'

새로 얻은 권능. 절대권능. 그리고 보조스킬들을 확인한다. 당연하다는 듯 하나하나가 사기급이었다.

'대체 얼마나 강해지려는 거야?'

쓰고 나니 정말 대책없는 먼치킨이긴 하네요. 슬슬 갈등요소도 얼마 안 남았으니 완결을 향해 달려가는 일만 남은 듯============================ 작품 후기 ============================슬슬 주인공이 얻을 능력이 완성되어 가는군요. 아마 다음 편이나 다다음 편이면 성장이 멈출 듯. 물론 자체적인 경지나 수준은 계속 올라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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