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장. 통합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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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해 적월."
그러나 적월은 그런 그녀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말한다.
"앗! 엘 너 거기 내 자리잖아!"
"흥. 자릴 비운 게 잘못이지."
"맞아요. 오늘은 저하고 엘님 차례인데 이러시면 곤란해요."
적월이 오기 전부터 나와 엉켜 놀고 있던 에레스티아와 에리카가 툴툴거리자 적월이 씩 웃는다.
"내가 에이션트 가디언 계약을 채결하고 온 걸 잊었어? 공로가 있을 시 우선권은 누구다?"
"........ 으으. 젠장. 내가 갈걸."
"으앙....... 저는 요새 딱히 공로 쌓을 것도 없는데 너무해요."
여자가 많았던 만큼 내 침실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자격과 조건을 걸었고 그건 틀림없이 지켜져야 하는 절대원칙이라 에레스티아와 에리카는 궁시렁거리면서도 자리를 양보했다.
"자, 잠깐. 월아? 지금 이건? 설마 너 수많은 여자 중에 하나........ 뭐 이런 거니?"
"어머 엄마. 그래도 난 초창기 멤버라 발언권도 제법 세요. 앞으로 우리 로안한테 매달릴 드래곤이 셀 수도 없을 텐데 미리 선점한 것만 해도 엄청난 이득이죠."
"초창기 멤버라니. 고작 인간하고 사귄다는 것도 기가 막힌데........."
당장이라도 뒷목을 잡고 억!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질 듯 휘청거린다. 내 매력에 홀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이 어디에 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초월경에 올라 오롯한 정신을 완성한 정신이기에 긴 시간을 들여 차분히 공략하지 않으면 내 매력에 휩쓸리지 않고 저항할 수 있다. 하위의 존재처럼 보자마자 내 매력에 세뇌되지 않는 것이다.
"흐음. 그럼 내기 하나 할까?"
"내, 내기라니 뭘?"
"별로 어렵지는 않은 거야. 듣자하니 너 적룡종 최강의 전사이자 신마전쟁 때도 일족의 장로였을 정도로 오래 살아온 고룡이라고 했지?"
"그, 그렇게 오래 살지는 않았어."
되도 않는 소리를 하며 고개를 팩 돌리는 진월의 모습에 내심 웃는다.
'설정 상 예수보다 수천 년 전이나 태어난 셈인데 오래 살지 않기는 무슨.'
짐작이지만 원래 진월은 이런 캐릭터가 아닐 것이다. 중간계를 수호하는 드래곤. 그중에서도 장로족에 속하는 5000살 이상의 고룡이라면 좀 더 고풍스럽거나 제멋대로의 성격일 테니까.
그러나....... 평소에 제멋대로 사는 사람이라도 이상형에 가까운 이성이 눈앞에 나타나면 자기도 모르게 소극적이게 변하는 것처럼 그녀는 내 앞에서 허둥거리고 있다. 그녀를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뭐 어쨌든 너 강하지?"
"당연하지! 모든 드래곤을 통틀어도 날 이길 수 있는 건 로드뿐이거든!"
자신만만한 표정에는 한 점의 거짓도 없다. 아무래도 드래곤들 중에서도 상당히 거물인 모양.
'하지만 저에겐 귀중한 스킬업 에디터죠.'
마음속으로 헛소리를 중얼거리며 그녀를 향해 말한다.
"흠. 그럼 나랑 한번 싸워볼래?"
"........ 뭐? 네가 나랑?"
기도 안찬다는 그녀의 반응에 어깨를 으쓱인다.
"손해 볼 거 없잖아? 만약 내가 지면 적월을 깔끔하게 포기하지."
"내가 지면?"
"나랑 자 줘야겠어."
"엉?"
내 말에 진월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걸 조건이라고 걸다니. 이 자식 설마 내가 일부로 져주기를 바라는 건가?'
라는 표정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표도르급 파이터에게 늘씬한 몸매의 미녀가 와서 [저랑 프라이드 룰로 정정 당당히 붙어서 내가 이기면 같이 자요.]라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애초에 에이션트 드래곤인 그녀는 인간과의 전투에서 자기가 질 리 없다고 생각하는 데다 높디높은 매력을 가진 나를 보는 순간 이미 마음이 동했을 것이다. 그냥 자자고 해도 거부하지 않을 상황인데 싸워서. 패배도 아니고 자기가 이기면 자자니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황당해 하는 그녀에게 말한다.
"단. 당연하게도 그냥 자는 건 아니지."
"........ 그러면 그렇지. 혹시 너 그 변태라는 건가? 채찍 들거나 하는?"
그러나 그것조차 두렵지 않다는 표정이다. 수천 년을 살아온 드래곤이 그정도 경험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
"난 그런 거에는 취미가 없어. 다만 1:1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지."
"1:1이 아니면?"
"적월. 거기에 잔월까지 함께 할 거야."
"뭐...... 라고? 싫어! 우리 월이는 그렇다고 쳐도 내가 왜 일족의 수치랑 뒹굴어야 하지?"
진월의 얼굴이 험악해진다. 그리고 그녀의 발언에 적월이 발끈해서 일어났지만 내가 손을 들어 자제시켰다.
"대신 네가 이겼을 때 이것도 돌려주지."
그렇게 말하며 무한의 저장소에서 푸른색의 검신이 인상적인 검 하나를 꺼내자 진월이 기겁한다.
"윽?! 그, 그건 용광검이잖아? 일족의 보물을 왜 네가 가지고 있는 거야?"
"선물."
내 태연한 대답에 진월이 적월 쪽으로 획 고개를 돌렸다.
"미쳤어 미쳤어! 저걸 인간한테 넘겨줘!? 용광검은 온전히 네 게 아니야! 마계의 입구를 막고 있기에 맡겨진 비보라고!"
"하지만 딱히 더 줄게 없어서........."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니!?!?"
눈을 치켜뜨며 적월을 채근하는 진월의 앞에 끼어들어 갈굼을 차단한다. 하지만 역시 그랬군. 나에게 완전히 빠진 그녀들이 넘길 때 좀 껄끄러워 하는 겉 같더니 역시 용광검이나 영원의 빙정 같은 레전드 아이템. 즉 신기(神器)클래스의 물건들은 드래곤으로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왜 이렇게 화를 내? 나를 이기면 돌려받을 텐데."
"아니 그렇다 해도........."
"아니면 못 이길 것 같아?"
피식 웃으며 도발한다. 물론 진월 쯤 되는 존재가 그게 도발이라는 걸 모를 리는 없지만 적룡 일족의 최강자가 도발인 걸 안다고 이런 말을 그냥 넘길 수는 없다. 게다가 이 승부에 자신의 딸과 일족의 비보마저 걸려 있지 않은가?
"후, 후후후. 세 드래곤의 도움으로 카울을 잡았다고 눈에 보이는 게 없는 모양이군."
"어라? 그 녀석들이 나를 도왔다고 누가 그래?"
"그러지 않으면 인간이 혼돈의 마수를 잡을 수 있을 리 없지!"
"오 그래?"
피식 웃으면서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그리고 단번에 주변 배경이 바뀐다.
휘오오오---도착한 장소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이다. 다만 중요한 건 이곳의 태양은 너무나 뜨거워 날개란 하나를 던져도 1분 내에 구운 계란이 되 버릴 정도라는 것이다.
[앗! 주인님이다!][와아~ 오랜만이에요!][흑흑. 요새 상급 이하 정령들한테 너무 관심 없어지신 것 같아요.][공사도 끝나서 공로 쌓을 것도 없어요.]바닥의 모래가 쑥 일어나 갈색의 피부가 인상적인 여인의 모습으로 변한다. 내리쬐던 햇볕이 모여들어 반짝 반짝 빛나는 여인의 모습을 취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은 모두 정령들이다. 이곳은 교황청의 10층으로 내가 소환한 정령들이 머무는 장소이기 때문에 5000체에 가까운 정령들이 상시 머물고 있는 것이다.
"여긴....... 어디지? 어떻게 이렇게나 많은 정령들이........"
"아, 정령들은 걱정 마. 검술과 마법으로만 상대 해 줄 테니까. 안타깝게도 정령왕은 못 소환하는 모양이니 봐줘야지."
"뭐, 뭐라고?"
어이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는 진월을 마주보며 용광검을 들어올린다. 목에는 이미 영원의 빙정이 장착되어 있다. 강기와 궁극주문을 사용하게 되면서 초월지경에 발을 걸치게 되면서 레전드 등급의 아이템의 봉인이 풀렸다. 나 스스로도 검강과 궁극주문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검강과 궁극주문이 내장된 장비를 사용해도 스킬 레벨이 오르지 않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거기에도 어느 정도 한계는 있어서 용광검 여러 개 꺼내들어 용광참을 연속으로 쓸 수는 없다. 스킬 레벨을 올리려면 용광검 하나. 영원의 빙정 하나 정도가 한계치다.
우우웅----!!
강기를 불러일으키자 진월이 자세를 바로하고 긴장하는 게 느껴진다. 그러나 별로 놀라지 않는 것이 내가 초월경에 발을 내딛었다는 정도는 짐작하고 있던 모양이다.
"어처구니없네. 진짜 덤비려는 거야? 다 같은 초월경이니 비슷하게 느껴져?"
몸을 돌려 이제 슬슬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나오는 진월을 마주한다.
"너 말 되게 많구나?"
============================ 작품 후기 ============================어차피 외관이 미녀라면 장모라도 상관없다!
물론 인간 기준으로는 쓰레기 짓이지만....... 모녀덮밥 보다는 이게 나을 것 같아서 돌발진행입니다 ㅋ물론 인간 기준으로는 쓰레기 짓이지만....... 모녀덮밥 보다는 이게 나을 것 같아서 돌발진행입니다 ㅋ근데 이 경우 정확히 명칭이 뭘까요? 조손덮밥? 조모녀 덮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