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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걷는자 캔슬러-209화 (209/283)

< --20장. 원영신(元靈身)을 이루다. -- >

용광참에 적중 당했음에도 멀쩡하게 으르렁거리는 녀석의 모습에 웃었다. 물론 여기에서 설명해 줄 수 있다. 나는 드래곤도 혹은 그들에게 소속된 존재가 아니며 난 네가 죽인 별빛과 달빛의 아들이라고. 그러면 녀석도 혼란에서 빠져나와 싸움에 집중할 수 있겠지.

그러나 내가 뭐 하러 그런 친절을 발휘한단 말인가?

"너 혹시 이런 말 아니?"

"무슨 말?"

"문답무용."

쾅!

승천룡(昇天龍)을 발동해 올려친다. 카울은 손을 들어 막았지만 검기는 그를 해치지

못하더라도 물리적 타격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다. 아주 강력한 방어력을 가진 그였지만 물리 면역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하긴 방어력이 이렇게 좋은데 물리면역 능력을 얻는 건 낭비겠지.'

포인트로 스텟을 올릴 수 있는 유저들과 다르게 자유로이 고유스킬을 수련할 수 있는 NPC들이었지만 그럼에도 고유스킬을 단 1개라도 가지고 있는 NPC조차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다. 극적인 예로 레전드 등급의 에레스티아조차 고유스킬은 단 3개를 가지고 있을 뿐이니까.

NPC들은 막대한 노력과 기연. 그리고 혈통에 의해서만 고유스킬을 습득. 수련하는 게 가능하며 일종의 [용량]비슷한 것도 있어서 레전드급에 오른다 해도 가질 수 있는 초월자급 고유스킬은 2개 정도가 한계인데 효율이 떨어지는 스킬을 익힐 리가 없다.

퍼억!

"큭?!"

그리고 막 낙일룡을 펼치려다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고 바닥을 뒹군다. 물리면역에 검기에까지 저항이 가능한 내가 이런 타격을 받았다는 건 절대 일반적인 공격이 아

니라는 말이다.

"호오........ 붕천(崩天)을 맞고도 멀쩡하다니. 정체가 뭐야?"

어느 정도 혼란에서 빠져나온 카울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게 느껴진다. 뭔가 작정하고 기술을 사용했음에도 내가 상처하나 입지 않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글쎄 정체가 뭘까. 그나저나 이 기술은....... 일종의 격공장인가?"

[궤도파악]능력이 뒤늦게 녀석의 힘이 전해졌던 루트를 보여주고 있었다. 시작점은 그의 주먹이었으며 도착점은 내 심장 부분. 놀랍게도 녀석의 공격은 공간을 뛰어넘어 내 몸을 후려친 것이다. 심지어 공격 모션조차 없어 보통 녀석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죽을 정도로 위험한 공격이다.

스슥.

들고 있던 용광검이 용광검-A타입으로 변경된다. 하지만 곤란하군. 저 괴물 녀석이 이렇게나 쉽게 용광섬을 버텨낼 줄 알았으면 더 시간을 들여 많은 용광검을 만들었을 텐데.

'뭐.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불리할 건 없겠지.'

이미 지난 시간동안 에레스티아를 포함한 삼룡과 몇 번이고 대결을 해 본 결과 내 능력이 초월자들에게 그렇게까지 부족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쩌엉!

"크흐, 크하하! 정면대결이라니 재미있는 녀석이로구나!"

검과 주먹이 충돌하자 카울이 폭소를 터트리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쩌저저저정! 쩌정!

당연하지만 1500배로 가속된 시간 속에서 나는 녀석의 모든 공격을 마주 쳐낼 수 있었다. 놀라운 건 녀석이 내 속도에 점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굉장하군.'

확신한다. 내 [시간]이 녀석보다 3배에서 10배 이상 빠르다는 것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내 모든 검로를 차단하고 있다. 내 검리(劍理)자체를 해석-습득

하고 있는 것이다.

쩌정! 퍽!

마침내 쳐내지 못한 권기가 내 몸을 후려쳤지만 굳이 시간을 뒤로 돌리지는 않는다. 권기는 맞아도 괜찮다. 그냥 누가 주먹으로 가볍게 친 정도이기 때문이다.

"대단해. 무식하게 생긴 주제에 고수잖아? 대체 수련을 얼마나 해야 그 정도가 될 수 있지?"

"네놈........ 여유만만하군. 전력을 다하지 않은 거냐?"

"너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으니까."

"내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마 나름 전력을 다하는 것일 텐데 내가 이런 말을 하니 이해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그런 녀석을 향해 웃는다.

"본체로 싸우지도 않는데 어찌 전력이라고 하겠어?"

"뭐? 하하. 푸하하하! 대마법사도 절대고수도 아닌 네가 감히 내 본체를 보겠다고?"

폭소하는 녀석의 모습에 여전히 날 깔보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역시 쓴맛을 봐야 알겠지?"

기본적으로 보조스킬은 의념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발동한다. 말하자면 초능력에 가까운 능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킬 자체에 달려 있는 쿨타임 외에는 별다른 페널티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보조스킬은 그 이름대로 보조적인 능력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필살기처럼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EX랭크 속성 고유스킬을 초월자까지 올리면 하나씩 공격기술이 생성되며 그 위력은 상당히 강력하다.

그리고 그 공격이, 막대한 마력을 머금은 채 쏟아지면 어쩔까?

"천벌(天伐). 빙백(氷白). 광풍(狂風). 섬광(閃光). 흑암(黑暗). 둔화(鈍化). 고정(固定). "

"뭣!?"

당황하는 카울의 몸에 벼락이 떨어진다. 절대 영도의 냉기가 전신을 뒤덮고 날카로운 폭풍이 명백한 살의를 가지고 덮쳐간다. 극도로 집중된 광선이 뿜어지고 뱀처럼 바닥을 기어간 어둠이 발목을 잡는다. 거기에 일순간 주변의 시간이 느려져 반응을 느리게 만들고 강철 족쇄가 생겨나 팔다리를 붙잡는다.

"시간 끌지 말자."

그리고 그렇게 온갖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카울의 품안으로 벼락같이 파고든다. 일종의 화신(化身)이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의 카울을 해치우는 게 물론 더 쉽겠지만 그렇게 하면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 뿐 죽일 수 없다. 순식간에 마계로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우웅!

막대한 마나를 용광검에 쏟아 붓는다. 사실 레전드 등급의 병기. 즉 신기(神器)클래스의 용광검은 나로서는 사용할 [자격]이 안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검 자체는 사용할 수 있지만 용광참을 발동시킬 수는 없는 것.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초월지경이 아니니 검강을 만들어 낼 수는 없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고의 연금이 초월자에 이르게 된 나는 어떤 장비라도 100%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 장악]능력으로 막대한 마나를 소모하는 것으로 용광참을 발동시키는

게 가능하다. 콰아!

하지만 그때 그 모든 보조스킬을 부숴버리며 카울이 새카만 강기의 발톱을 내뻗었다. 그뿐이 아니라 녀석의 등 뒤로 마법진이 떠오르고 있다. 그냥 마법이 아니라 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궁극마법이다.

"엉성하구나!"

"역시 그렇지?"

강기로 이루어진 다섯 개의 발톱을 무시하고 벼락처럼 내닫는다. 동시에 용광검을 내뻗자 카울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진다.

"아니 이런 미친.....!?"

콰득!

강기의 발톱이 합금보다 강인한 피부와 근육을 뚫고 심장을 관통한다. 폐에 구멍을 내고 내장을 헤집는다. 하지만 난 아무 상관없다는 듯 용광참을 발동시켰다.

번쩍!

극도로 압축된 내공의 정화가 빛으로 화해 카울의 몸을 후려친다. 강기의 벽을 전신에 두텁게 둘러 용광참을 버텨낸 아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일단 내 보조스킬을 쳐내느라 힘을 제법 사용한데다 나를 공격하는데 강기를 뿜어낸 상태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당연히 녀석의 공격을 피해 물러날 거라 생각해 등 뒤로 궁극주문까지 준비하고 있던 녀석은 정말 긴급하게 일으킨 얄팍한 강기막 외에 방어수단을 준비하지 못했다.

쩍!

"크으윽-!?"

용광참이 카울의 오른쪽 어깨부터 왼쪽 골반까지 베고 지나간다. 그것도 녀석이 벼락처럼 한발짝 물러섰기에 그정도지 원래 녀석의 몸을 사선으로 베어버리려 했던 공격이다.

콰득!

그리고 그 와중 고무줄처럼 쭉 늘어난 녀석의 강기가 내 몸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폐

가 으깨지고 내장이 산산조각난다. 심장은 완전히 터져나가 제 형태를 잃어버릴 정도다.

"크윽....... 이런 미친. 고작 이정도 상처를 입히자고 목숨을 걸다니."

카울이 비틀거리며 신음한다. 강기에 의한 상처는 신성마법도 치료마법도 거부하며 자연치유능력을 극도로 저해시킨다. 내공의 정화이자 살의의 집결체라고 할 수 있는 적대적인 강기는 일반인은 손끝을 찔려도 사망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공격이기 때문에 이렇게 뭉텅이로 얻어맞으면 초월자라 해도 가볍지 않은 타격이다. 어떻게 몸이 잘려나가는 건 피했다 해도 한참은 정양해야 하는 치명상인 것이다.

"대단..... 하군. 절대고수이자 대마법사라니......"

말을 하는데 그르륵. 하고 피가 올라온다. 강기가 전신을 헤집었으니 절대 멀쩡할 수 없던 것이다.

"대체 너...... 그렇군! 네놈. 별빛과 달빛의 아들이로구나! 복수를 위해 찾아왔던 건가!"

이제야 내 얼굴을 알아본 듯 눈을 크게 뜬다. 역시 초월자였다는 로안의 부모는 그로서도 기억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던 모양이다.

"뭐 비슷하지. 그분들의 자식. 로안 필스타인이다."

비틀거리며 말해주자 녀석의 얼굴에 음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큭. 크하하하! 이거 가관이구나! 이런 만찬이 저절로 찾아들어오다니! 같이 죽겠다는 모양인데 이 정도 상처쯤은 일주일만 쉬어도 완전히 낫는다! 네놈은 헛수고를......."

콰득!

"........ 어?"

당황하는 카울의 가슴팍에 용광검을 찔러 넣는다. 용광참을 발동시키지는 않는다. 무기 변경할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녀석을 지금 죽이기는 아깝기 때문.

"야 이거 실망이네."

그렇기에 나는 환히 웃으며 녀석에게 속삭였다.

"겨우 그거 회복하는데 일주일씩이나 걸려?"

============================ 작품 후기 ============================ 스텟빨의 무서움을 맛보거라(..........)

스텟빨의 무서움을 맛보거라(..........) 스텟빨의 무서움을 맛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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