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203화 (203/283)

< --20장. 원영신(元靈身)을 이루다. -- >

통합교황이다.

"특급 마나용량에 효율성. 거기에 신을 형상화해 그 권능을 발휘하는 자동골렘........"

그러나 그런 내 목적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르는 홀린 표정으로 에로스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러다 오른손을 내밀자 허공에 눈의 모습을 상징화한 마력문양이 떠오른다.

키잉!

그러나 에로스가 손바닥을 펴 내밀자 마력문양이 깨져 나간다. 자신의 구성을 파악하려는 탐지마법을 에로스가 거절한 것이다.

"무례하게 무슨 짓입니까? 함부로 하시면 곤란합니다."

보석으로 반대편이 비춰 보이고 있던 에로스의 몸은 가동과 동시에 급격하게 변해 반짝이는 기다란 금발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미녀의 모습으로 변해 있다.

예전에 만났던 아무르의 골렘들. 그러니까 내가 만났던 다섯 쌍둥이를 모티브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단 가동하게 되면 에로스는 누가 봐도 그냥 사람이다. 그녀가 원래 신상이라는 걸 눈치 채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변형을 이루는 것이다.

"내 여자친구한테 너무 그러지 마 에로스."

"앗! 그렇습니까? 시정하겠습니다."

예의바르게 고개 숙이는 에로스의 모습에 머리를 긁적인다. 아니 왜 말투가 군대식이지? 에고가 생길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인공지능을 직접 만들거나 하는 건 당연히 아니기 때문에 그녀의 태도는 황당하기만 하다.

"감정이 풍부해. 높은 수준의 에고야."

"저게 감정이 풍부한 건가?"

"앗. 제 말투가 마음에 안 드시는 겁니까? 시정...... 아니 고치겠습니다. 전 주인님의 작품이니 배우는 게 빠른 편일 겁니다."

차분한 목소리에는 애정과 충성심이 가득하다. 내가 만든 골렘이어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죽으라고 해도 그 말을 들을 분위기.

그리고 그때 갑자기 텍스트가 떠오른다.

<아무르가 만든 그 어떤 역작보다 대단한 골렘을 제작하셨습니다! 아무르의 호감도 락이 해제됩니다!><축적되었던 호감도의 영향으로 호감도가 10포인트 상승합니다!><아무르의 호감도가 100이 됩니다!>

'다행히 되는군. 사실상 교황청이랑 한 덩어리라 걱정했는데.'

상상조차 한 적 없는 기적 같은 일을 일으켜야 하는. 다시 말해 신룡을 임신시켜야 하

는 호감도 락을 가지고 있는 에레스티아는 아직도 호감도가 90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전'과 다르게 함께 하는 두 드래곤의 존재 때문인지 임신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적월은 난이도가 너무 높은 종류고.'

그렇다. 아무르는 지금 성공했고 에레스티아는 언제든 성공할 수 있는 종류지만 적월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그녀의 호감도 락 조건은 이렇다.

[적월 : 그녀와 1:1로 전투해 승리한다.]사실 이건 굉장히 흔한 종류의 락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블랙야크의 용사 카넬도 이런 호감도 락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어떤 영역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인들은 흔히 이런 호감도 락을 가지고 있는 것.

하지만 이런 락을 드래곤이 가지고 있으면 난이도가 상상을 초월하게 올라간다.'하긴 에레스티아랑 아무르도 쉬운 락은 아니지만.'

내가 특이해서 달성할 수 있었을 뿐 두 개 다 보통 유저는 영원히 노려볼 수 없는 종류의 락이다. 현실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건 이런 '조건'과 상관없어야 하지만 락을 풀고 호감도가 100에 이르면 정말 어지간한 부탁이라도 다 들어주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NPC가 강하면 강할수록 클리어하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로안."

"음 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내 옆에 붙어 옷깃을 잡은 아무르가 품속에서 뭔가를 꺼낸다.

"가져."

"음? 목걸이?"

"엑? 아무르 그건......."

에레스티아가 깜짝 놀라는 걸 보니 뭔가 심상치 않은 물건인 모양. 나는 아무르의 손에 들린 목걸이를 바라보았다. 전체적으로 화려한 이미지의 목걸이에는 손가락 정도 되는 크기의 크리스털이 장식되어 있다.

영원의 빙정 / 레전드(Legend)겨울의 여신 스카디(Skadi)의 힘이 응집되어 있는 신화시대의 비보. 마나를 주입하면 궁극주문 [스카디의 혹한]을 발동하는 게 가능하며 단지 소지하는 것만으로 냉기에 면역 능력을 가지게 된다.

착용 시 모든 수계 마법의 위력이 100% 강화되며 빙계 마법의 위력은 200%강화되지만 지속적으로 대량의 마나를 소모한다.

"레전드 아이템?"

"가져."

"좀........ 귀한 거 아냐?"

좀 귀한 게 아니라 아주아주 귀한 종류의 물건이다. 지금까지 내가 만든 수많은 아이템 중 제대로 레전드 등급에 들어선 아이템은 교황청 밖에 없다는 것만 봐도 레전드 아이템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아무르는 투명한 눈으로 나를 마주보고 있다.

"너한테는 뭘 줘도 아깝지 않아."

호감도 90만 해도 열렬한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100이 되면 대신해서 죽는다 해도 기쁨을 느낄 정도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물론 호감도 100이라고 그게 영원히 유지되는 건 아니며 실망할 짓을 계속하게 되면 결국 떨어지게 되지만 정말 어지간한 뻘짓을 하지 않는 이상 그녀의 모든 것이 내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 좋아. 고마워. 대신 나도 좋은 걸 선물할 테니 기대해."

"응."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무르의 얼굴은 귀엽기 짝이 없다. 로리까지는 아니어도 [미녀]보다는 [미소녀]에 가까운 외모를 가진 그녀이기에 더욱 그런 느낌.

그런데 우리 사이에서 흐르는 묘한 감정의 흐름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일까? 적월이 버럭 소리친다.

"....... 좋아. 나도 이걸 주겠어."

"아니 딱히 선물 대결하는 건 아니......."

당황하는 내 앞의 공간이 일렁인다. 뭔가 바라보니 공간이 갈라지며 재질을 알 수 없는 푸른색의 검신이 인상적인 검(劍)가 모습을 드러낸다.

용광검(龍光劍) / 레전드(Legend)하느님의 아들이자 태양의 신, 해모수의 3대 징표 중 하나. 태양의 신이 만든 물건이기에 태양의 힘을 쓸 수 있는 힘의 결정체이기에 해모수의 최고의 신검이라 불린다.

마나를 주입하면 궁극기 용광참(龍光斬)을 발동하는 게 가능하며 단지 소지하는 것만으로 물리면역 능력을 가지게 되며 체력회복력&재생력 1000%버프가 상시 유지된다.

"신마전쟁 때 흘러나온 물건이야. 해모수가 쓰던 물건이래. 여기서는 아무도 몰라도 동대륙으로 가면 이걸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왕위에 오를 수 있을걸?"

"아니, 대단하긴 한데 이런 걸 줘도 괜찮아?"

"내 사랑을 의심하는 거야!?"

"묘하게 흥분했다 너......."

"그런 거 아니다 뭐!"

아무래도 아직 호감도가 100에 이르지 못한 적월은 조금 아까운 것 같다. 하긴 아무리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레전드 아이템은 두 개 이상 가지기 어려운 물건이다. 신화시대의 아티펙트 정도 되어야 레전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으니 왜 안 그렇겠는가? 서대륙 일리야 최고의 보물을 이야기할 때 흔히 언급되는 것이 바로 세 개의 천신기와 세 개의 마신기. 그리고 12개의 마장기인데 천신기나 마신기는 몰라도 12마장기는 EX급에 불과하니 이 물건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만하다.

"윽! 내 건 이미 써버렸는데."

그리고 그렇게 자신들의 보물을 넘겨준 아무르와 적월을 보며 에레스티아는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무래도 자기만 선물을 못 줘서 한 발 뒤쳐진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써버리다니. 소모용 아이템이었어?"

내가 의아해 하자 에레스티아가 답한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게 있거든. 오딘이라는 타이탄인데 거기에 재료로 들어갔어. 으으 오딘이라도 주고 싶은데 아직 미완성이라서."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나 그랬군. 그녀에게 보물이 있었다면 '전'에 주지 않았을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딘이 바로 그 보물이었던 것이다. 그때 그녀는 급하게 임신을 하는 바람에 결국 오딘을 완성하지 못한 채 넘겨주게 되었었다.

"흐음 신기라."

고고한 기상을 뿜어내고 있는 영원의 빙정과 용광검을 들고 생각에 빠진다.

'나도 이제 레전드 아이템 만들 수 있지 않나?'

아닌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자리하고 있는 이 거대한 탑. 교황청이 바로 내가 만든 레전드 아이템이 아니던가? 초월자의 경지에 이른 지고(至高)의 연금(鍊金)이라면 신성이 깃든 무구를 생산해 내는 게 가능한 것이다.'아 그러고 보니.'

지고의 연금을 생각하자 새롭게 얻은 보조스킬들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아직 확인도 안 했기에 효과를 모르지만 초월자에 이르러 얻었으니 보통 스킬들은 아닐 게 틀림없는 상황.

때문일까? 나는 용광검을 잡고 무심코 중얼거렸다.

"원형복제."

속삭이는 목소리와 함께 마나가 허공으로 빨려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보조스킬 원형복제(原形複製)를 발동합니다!><아이템 등급 확인........ 레전드(Legend)! 복제를 시작합니다!><복제 성공! 쿨타임이 적용되어 앞으로 10년간 레전드 아이템을 복제하실 수 없습니다!><보조스킬 쿨타임 1/100로 감소 버프 유지 상태입니다!><쿨타임이 3650일-> 36일로 감소됩니다!>============================ 작품 후기 ============================

============================ 작품 후기 ============================ 가뜩이나 사기인 놈이 더러운 템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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