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장. 원영신(元靈身)을 이루다. -- >
꿈의 행성. 네버랜드는 일반적인 게임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 가로 세로 1000킬로미터. 뭐 이런 사소한 크기가 아니라 지구보다도 압도적으로 거대한 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네버랜드는 지구와 같은 행성으로 5만 킬로미터의 지름을 가지고 있다. 이는 49528킬로미터의 지름을 가진 해왕성(海王星)보다도 큰 크기로 12756킬로미터의 지름을 가진 지구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맵.
그리고 그렇기 때문일까? 서대륙 일리야의 국가들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내가 과거에 갔었던 센트럴 왕국의 경우 서쪽으로 필타우스 제국을, 동으로는 사막국가 사라센제국과 국경을 마주치고 있지만 북쪽이나 남쪽으로는 그 어떤 국가도 없다. 훨씬 더 위. 그러니까 2000킬로미터 정도 올라가면 혹한의 바람이 몰아치는 드워프들의 나라. 아이언 왕국이 나오고 남쪽으로 1000킬로미터 이상 내려가면 엘프들의 나라인 호르페스 왕국이 나오지만 그 사이에는 그 어떤 나라도 없다.
쉽게 말하자면 주인 없는 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조차 틀린 말이다.
'몬스터가 주인이지.'
그렇다. 그게 정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혼돈의 숲처럼 드래곤들이 차지한 지역뿐만 아니라 그 외에 많은 지역들이 감히 인간이 차지할 수 없는 지역이 다수 존재하는 것이다.
뜨드득-! 뜨드득!
"캬아악!!"
"뭐야. 이거 아직도 남아있었나?"
공방에서 한창 작업을 하고 있던 나는 땅을 뚫고 올라온 괴물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왜냐하면 근 한 달 동안 거의 멸종에 가깝게 녀석들을 학살해 왔기 때문이다.
녀석은 기본적으로 개미와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고 곤충 특유의 머리 가슴 배의 몸을 가지고 있다.
다만 네 다리로는 단단히 땅을 디디고 있고 두 다리는 사마귀처럼 들고 있다는 점에서 개미와 약간 다르다. 더불어 땅을 디디고 고개를 들면 2미터가 넘는 신장을 가지고 온 몸이 오색으로 빛나고 있다는 점도 정상은 아니겠지.
"키아익!"
퍼엉!
곤충형 괴물. 흔히 이터(Eater)라고 불리는 녀석이 괴성을 지르며 덤벼든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소리가 그 뒤를 따를 정도. 단 한 마리에 불과했지만 녀석의 전투력은 막대하다. 실제로 지금 이 움직임만 해도 오러 마스터 레나조차 쉽게 반응할 수 없는 고속이동이지만....... 안타깝게도 나에게 속도전은 통하지 않는다.
<순발력(150)보정! 100배의 신경가속!><시간의 지배자 효과가 발동합니다! 시간가속이 100배->300배로 증폭됩니다!><평온한 가속이 가동합니다! 가속된 신경속도에 맞춰 움직임이 가속됩니다!>충격파로 뒤덮인 채 돌진하고 있는 괴물의 모습이 느릿느릿 나에게 다가온다. 일반
인만도 못한 속도에 불과하지만 300배의 가속에서도 이정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건 녀석이 보통 객체가 아니라는 뜻이다.
"보통 녀석은 아니군. 왕족인가? 아아....... 전에 여왕을 죽여서 화가 났나 보네."
그러고 보면 흔히 보이는 이터와는 전혀 다른 외양이다. 일반적으로 이터는 철광석을 주로 먹기 때문에 온 몸이 무광택의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녀석은 오색으로 빛나고 있는 것이다. 가끔 금광이나 은광을 파먹어 금색이나 은색으로 빛나는 녀석은 있었지만 이런 녀석은 처음이다.
콰득!
작두처럼 떨어지는 오른다리를 붙잡는다. 놀랍게도 녀석의 다리에는 유형화된 마나가 담겨있었지만 나 역시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존재. 문제없이 녀석의 팔을 잡은 다음 그대로 힘을 준다.
뿌득!
"키이익!"
"아 시끄러워."
콰득!
"끼이이!!"
무지막지한 힘으로 녀석의 양 다리를 부러트린다. 그리고 등에 걸려 있던 라이온 하트를 잡았다.
크아앙-!
포효하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파괴적인 검기가 집약된다. 이어 검에 금빛으로 빛나는 용의 이미지가 어린다. 참룡격(斬龍擊)이다.
쩍!
이터의 몸이 세로로 잘려 바닥에 널브러진다. 생명력이 너무나 강해 머리-가슴-배로 분리 해 놓아도 죽지 않는 이터지만 검기는 그 자체로 영적인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검기에 담긴 힘을 초월하는 생명력을 가지지 못하면 재생조차 불가능하다.
<히어로 몬스터. 칼케인을 살해하셨습니다!>
<1만 1500EXP를 획득하였습니다!>이미 경험치는 너무나 많아 가치조차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경험치보다는 녀석의 시체를 살핀다.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녀석의 몸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무거운데다 강력한 지기(地氣)가 응축되어 있다.
"오오 좋은데....... 아프로디테 신상은 이걸로 만들어야겠다."
삼룡. 그러니까 혼돈의 숲에 거주하는 세 드래곤을 쓰러트린 지 어느새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현실 기준으로 해도 보름이나 되는 시간동안 내가 주로 한 것은 마나 탈진을 이용한 마나증폭과 성장스킬들에 대한 수련이다.
현재 내 마나는 이렇다.
<마나>마나력 : 2300억+0 / 9600억+9600억(반신의 마나.)항마력 : 2400억+1200억(궁극 마법에 100%저항)집마력 : 2400억(반신의 회복력.)
과거 내가 만났던 타임 스톱퍼. 마가리타가 1000테라의 마나 제한에 걸린 것과 다르게 나는 1000억 테라의 벽을 가볍게 넘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다시 말해 그녀가 150스텟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뜻이다.
"대충 알겠군. 99스텟에서 1억 테라 제한이 걸리고 아마 110스텟에서 5억 테라. 120스텟에서 10억. 130스텟에서 100억. 140스텟에서 1000억이라는 뜻이겠지. 그럼 다음 환골탈태는 1조 테라인가."
스텟 제한과 마나 제한은 서로 다른 선을 가지고 있다. 즉 120스텟이 10억 테라의 마나 제한을 걸게 되지만 스텟 제한은 125에서 걸려 환골탈태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니 1000억 테라의 마나가 전부였던 마가리타는 아마 140~149스텟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주인님! 산맥 다 깎아 놨어요!><마그마를 정해주신 대로 흐르게 했어요! 상 주세요. 주인님!><저도! 저도 다 했어요! 마그마 위쪽에 지하수도 깔아서 이제부터는 온수가 나올 거예요!>
그때 벽을 통과해 세 명의 최상급 정령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같이 기대 가득 찬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그녀들은 늘씬하고 풍만한(내 취향에 맞는)몸을 내 전신에 부비며 아양을 떤다.
"호오. 벌써 다 했어? 제법인데?"
[헤헤. 주인님이 소환하신 하위 정령들이 워낙 많아서 비교적 쉬웠어요.]그녀들의 말대로 지금 이 주변에 소환된 정령들의 숫자는 상상을 초월한다. 친화력이 150을 넘어 정령의 [유지 페널티]가 사라지면서 얼마든지 정령을 소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환 자체의 난이도는 여전하기 때문에 일일이 하나씩 소환해야 하는 건 여전하지만 일단 소환 해 놓으면 사라지지 않는 건 엄청난 장점이다.
'지금 소환한 정령이 몇 마리더라....... 아 그래.'
가만히 숫자를 헤아린다. 그녀들의 존재는 상시 느껴지기 때문에 파악은 순식간이었다.'4547체지.'
============================ 작품 후기 ============================ 으아 역시 정치 관련은 입도 뻥긋하지 말아야겠군요. 하지만 단지 투표율이 낮아서 가슴 아프다는 말 하나가 문제가 될 줄이야(..........) 저도 글하고 상관없는 리플들이 달리는 건 좀 그렇니 이런 식의 언급은 안 하겠습니다. 다만 보기 싫다고 리플 지우는 건 찐따 같은 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놔두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