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뒤로 걷는자 캔슬러-186화 (186/283)

< --18장. 새로운 컨셉은 나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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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클?"

황당해한다. 아니 5미터의 신장에 추정 무게만 해도 수 톤은 가볍게 넘어 보이는 괴물한테 160센티미터 밖에 안 되는 여자애가 태클을 걸어?

하지만 소녀가 테클을 들어가는 순간 마치 덤프트럭이 밀어붙이기라도 한 것처럼 괴물의 다리가 드르륵. 하고 밀렸고, 이어 소녀가 괴물의 다리를 강하게 붙잡은 뒤 자세를 낮춰....... 텅!

던져버렸다.

"........ 뭐?"

황망해 하는데 순간 주문을 외우고 있던 팔미호 연화가 대여섯 장의 부적을 하늘을 향해 던진다.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 비탄의 탄식으로 울어라 통천(慟天)!"

순간 거의 10여 미터 이상 떠버린 괴물의 몸에 붙은 부적이 불타오르더니 새파란 불꽃이 괴물의 몸을 태우기 시작한다. 더불어 아까 괴물을 집어던졌던 은발의 소녀가........

"쌍둥이라니."

은발의 소녀가 무려 다섯이나 뛰어오는 모습에 황당해한다. 더 당황스러운 건 그 소녀들이 몽땅 똑같이 생겼다는 점. 그녀들은 연화가 요력으로 붙인 여우불에 불타고 있는 괴물의 몸에 겁도 없이 달려들더니 괴물의 팔다리를 붙잡아 몸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콰득!

잔월의 검격에 괴물의 머리가 잘려 나간다. 이어 그녀의 주위에서 일어난 맹렬한 불길이 괴물을 덮쳤고 그 불꽃은 연화의 여우불과 더해져 괴물의 몸을 재로 만들어 버린다.

"강하네."

가디언들의 모습을 보며 휘파람을 분다. 과연 드래곤이 직접 삼은 가디언들이라는 건지 한명 한명의 전투능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특히나 그들 중 드래코니안 잔월은 소드 마스터에 최상위급 정령을 소환하는 게 가능한 정령사이기까지 해 다른 가디언들과 비교해도 눈에 띌 정도.

하지만 카넬과 레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최상급이라도 나온 줄 알았는데 상급이라니. 겨우 이것 때문에 우리까지 부른 거야?"

"순찰 시간은 지켜야지 이러면 곤란해. 잘 쉬고 있다 급히 달려왔더니......."

아무래도 그녀들은 쓸데없이 자신들을 호출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것 같았다. 물론 내가 보기에 괴물은 충분히 강해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레나와 카넬의 도움 없이. 심지어 별다른 어려움조차 겪지 않고 쓰러트리지 않았는가?

그러나 잔월은 고개를 흔들었다.

"다섯 번째다."

"뭐가?"

"저 녀석. 오늘 다섯 번째로 나온 마수라고."

"뭐? 하루 만에 다섯이나 나왔다고? 아직 마왕 부활 기간도 아닌데?"

아무래도 흔히 있는 일이 아닌 듯 레나와 카넬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그런데 잔월은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쏘아본다.

"....... 그런데 이 인간은 누구지? 누구 마음대로 이곳에 인간을 끌고 온 거야?"

"누구 허락대로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설마 네 허락?"

으르렁거리는 그녀들의 모습에 한걸음 나선다. 아무래도 사이가 별로 좋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아 참아. 다음 마수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 아닌가?"

"끼어들지 마라 인간!"

쩌엉!

벼락같은 내려찍기가 카넬의 클레이모어에 막힌다. 그러나 힘에서 밀리는 듯 카넬의 표정이 굳는 게 보인다. 용족의 피를 이은 잔월의 육체능력이 블랙 야크 카넬의 힘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런 이러면 안 되지."

때문에 손을 내뻗어 잔월의 그레이트 소드를 잡는다. 죽고 죽이는 전투가 아니었던 만큼 검에는 유형화된 검기가 어려 있지 않은 상태.

그리고 그렇다면 여기서 필요한 검 검술에 대한 기교가 아니라 육체적인 힘이다.

꾸욱.

땅을 단단히 딛고 전신 근육을 긴장시켜 힘을 집중한다. 오러스킬도 물론 사용한다. 단 하나의 오러스킬에 집중하는 건 오러 스킬이 뒤처지는 나라도 그렇게까지 약하지 않다.

"웃?"

잔월의 안색이 변한다. 거의 2미터 가까운 길이에 30센티미터의 폭을 가진 그레이트 소드를 다룬다는 건 그녀가 그만큼 자신의 힘에 자신을 가진다는 뜻인데 그 힘에서

정면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진정하는 건 어때? 괜히 힘 빼서 다음으로 나오는 마수한테 당하면 억울할 텐데."

"너....... 따위에게....... 힘을 뺀다는 건....... 이익.....!?"

안간힘을 쓰는 잔월이었지만 대결이라면 모를까 힘대결이라면 절대 날 이길 수 없다. 125의 스텟에서 놀던 나였기에 110은 그저 그렇게 느껴질 정도지만 사실 99스텟은 궁극치라고 불리는 막대한 근력이다.

턱.

"좀 더 힘을 써봐. 보기보다 연약한 건가?"

코끝이 닿을 정도로 얼굴을 들이대며 속삭이자 잔월이 으르렁 거린다. 눈에는 살기가 가득해 당장이라도 쳐 죽일 것만 같은 분위기다.

"인간 놈....... 네깟 놈이....... 흡?"

그러나 그런 그녀의 눈동자가 치켜떠진다. 입술과 입술이 마주치고 가볍게 비벼진

다.

낼름.

망설임 없이 혀를 집어넣어 입술을 핥는다. 그리고 그때였다.

퍼억!

무지막지한 힘이 실린 무릎치기가 내 복부를 노리고 날아들었지만 이미 예상하고 있던 나는 오른팔로 가드 해 막아냈다. 실린 힘은 크지만 경황중의 공격인데다 내 몸 자체가 워낙 튼튼해서 견딜 만 한 충격이다.

"흠 제법 부드럽네. 놀란 표정도 귀여워."

"너.......! 이 개자식이!!!"

오오오오----!!!

무지막지한 기세와 함께 폭풍 같은 영력이 몰아친다. 그녀는 그레이트 소드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태워버려 프레이야!"

그녀가 정령력을 발하자 그녀의 머리 위에서 활활 불타고 있는 늘씬한 미녀가 등장한다. 그녀는 불꽃의 최상급 정령. 잔월의 분노만큼 타오르는 폭염에 담긴 힘은 그야말로 강렬했기에 레나와 카넬은 물론 어느새 우리 옆에 도착한 연화까지 긴장하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러거나 나는 한걸음 나서 손을 흔들었다.

"안녕 프레이야. 설마 진짜 날 태우려는 건 아니지?"

[어머. 무슨 섭섭한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전 로안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데.]슈욱- 하고 날아와 내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 이미 그녀의 불꽃에서는 공격성이 모조리 제거 된 상태라 따스한 온기가 느껴질 뿐이다.

"뭐, 뭐야? 어떻게 된 거지?"

"왜 잔월의 정령이........"

"로안? 그건 대체?"

가디언들이 당혹스러워 하는 게 느껴진다.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정령은 자신과 계약한 대상의 말만 들을 수 있으며 자신에게 마나를 공급하는 계약자가 아닌 다른 존재는 그야말로 티끌이나 먼지처럼 하찮고 의미 없이 여기는데 지금 프레이야가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나에게 애교를 부리고 있으니 어찌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너무나 당연히도........ 가장 충격을 받은 대상은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건 당연히 잔월이었다.

"프, 프, 프, 프레이야? 너........?"

도도하고 강렬하던 표정은 당혹에 물들어 있다. 문자 그대로 있을 수 없는 일. 그녀는 당황하며 소리쳤다.

"허리케인!"

[무슨 일이세요 주인님?]바람이 휘몰아치는가 싶더니 늘씬한 몸매에 머리카락을 하늘거리는 여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잔월이 말한다.

"너....... 그 모습 어떻게 된 거야? 넌 새의 형태였잖아?"

[아 그건 사정이 있어서....... 어머 로안님!]허리케인이 내 모습을 발견하더니 반색하며 날아와 몸을 휘감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바람이 몸을 휘돌며 시원하게 몸을 식는 느낌은 결코 나쁘지 않은 종류의 것이다.

"뭐야. 왜 남의 정령이 로안 말을 듣는 거야?"

"이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에레스티아의 가디언 중에는 정령사가 없지만 원래 상급 이상의 능력자들은 [적]으로 등장할 상황을 대비해 자신과 다른 계열의 능력에 대해서도 빠삭한 편이었기 때문에 상황이 이상하다는 건 얼마든지 눈치 챌 수 있다.

[로안님~][까르르~]최상급 정령 둘이 내 주위를 맴돌며 재롱을 부린다. 기색을 보니 당장이라도 나에게 안기고 싶은 모양이지만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녀들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하기 보단 내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까봐 먼저 배려하는 것이다.

"이, 이익........ 프레이야 허리케인 돌아가!"

분노에 폭발할 것 같은 표정으로 소리치는 잔월이었지만 최상급 정령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에에~ 로안님하고 독대할 기회도 많지 않은데 그러지 마요.][맞아. 그런 심한 말을 하면 계약을 취소해 버릴 거야.]

"뭐, 뭐라고?"

============================ 작품 후기 ============================ 능력과 전혀 별개이기 때문에 스텟 창에도 표시되지 않지만, 로안에게는 방어 체계가 하나 더 존재하지요.

정령술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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