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장. 초고속 성장. -- >
<천지조화(天地調和)스킬과 음양화합(陰陽和合)스킬을 융합진화 시킵니다!><천지음양진경(天地陰陽眞境)을 획득하셨습니다!><초월경의 스킬입니다! 경지가 낮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떠오르는 텍스트에 헛웃음 짓는다.
"후훗. 한번은 어쩔 수 없었지만 두 번부터는 못 쓰게 하겠다는 말이군."
사실 지금 내가 사용한 스킬은 내 스킬 레벨을 넘어서는 힘이다. 시스템상 이런 힘을 음양신선경을 전문가까지밖에 올리지 못한 내가 쓰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충....... 알 것 같아. 이대로 초월자가 되면 영단을 실체화 시킬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중얼거리는 내 앞에 새로운 텍스트가 떠오른다.
<특수 스킬에 따른 결과 판정 중........><로안 필스타인 승! 당신이 압승하셨습니다.><강대한 적에게서 압승함에 따라 스킬이 다음과 같이 상승합니다.>음양신선경 : 전문가 7Level -> 완성자 1Level<신전의 수호자 청명을 제압하셨습니다!><21만 4천 EXP를 획득하였습니다!><레벨이 상승하셨습니다.><레벨이 상승하셨습니다.><레벨이 상승하셨습니다.><레벨이......><레벨이 70에 도달했습니다!>
"오 경험치를 많이 주긴 하는군. 8레벨이나 오르다니."
예전에도 그랬지만 경험치 노가다(?)대상이 풍부하기 때문에 레벨은 언제든지 올릴 수 있다. 에레스티아에 비하면 가디언들이 주는 경험치는 짜잘한 수준이지만 가혹하게 짜내면 또 엄청난 양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목표에 충실해야지."
피식 웃으며 새로이 떠오른 텍스트를 확인한다.
<수많은 수련과 실전 끝에 음양신선경(陰陽神仙經)이 완성자의 경지에 들어섰습니다! 당신은 고양된 정신을 세계와 동조하는 법을 알게 되면서 놀라운 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보조스킬. 만물상생(萬物相生)을 획득합니다.><보조스킬. 천지교태(天地交泰)를 획득합니다.>일반적으로 고유스킬이던 성장스킬이던 완성자에 이르면 보조스킬을 획득하게 되고 초월자에 이르게 되면 보조스킬과 더불어 막대한 버프를 얻게 된다. 나야 워낙 많아서 감당이 불가능할 정도였긴 하지만 보통 유저들은 버프를 얻기는커녕 보조스킬조차 몇 개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만물화생은 한번 써보지도 못했는데 상위스킬이 생겼군."
중얼거리며 스킬창을 연다.
<만물상생(萬物相生)>음양신선경 스킬이 완성자에 이르러 획득한 보조스킬. 만물화생의 강력한 기운을 다른 기운에 덧씌워 사용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
만물화생은 천지의 기본이라 하는 음기와 양기를 변형시켜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오행기(五行氣)로 변형시키는 기술이다. 즉 몸 안에 있는 기운을 화기나 토기 등으로 만들어 내 쏘아내거나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새로 얻어낸 만물상생은 그렇게 변형시킨 오행기를 다른 기운에 덧씌우는 게 가능하도록 하는 힘이다. 예전 내가 사용하던 인챈트 마법과도 비슷하겠지.
반면 천지교태는 패시브 스킬로 그 효과가 매우 간단했다.
<천지교태(天地交泰)>천지의 기운이 서로 합해 진원진기의 성장 속도가 100%증가한다.
좋아는 보이는데 뭐라 확신할 수 없는 설명에 의아해한다.
"무슨 말이지? 운기조식을 하거나 색공을 쓰면 내공이 빨리 늘어난다는 건가?"
물론 그 정도만 해도 대단한 효과기는 하다. 음양신선경의 마나 성장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니까. 그러나 그래봤자 마나탈진에 비할 바는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솔직히 시쿤둥한 심정이다.
"뭐 얻고 쓰지도 않는 스킬보다는 뭐라도 효과 있는 게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앞에 어느새 완전히 회복한 청명이 서 있다. 시험이 종료되자 자동으로 회복된 것이다.
"괜찮아?"
"괜찮기는 한데....... 뭐였죠?"
"필살기?"
"피, 필살기요?"
무슨 헛소리냐는 청명이었지만 그 외에 별로 할 말이 없는 것도 사실. 내가 어깨를 으쓱이자 청명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뭐, 어쨌든 합격이에요. 지금부터 음양신선경의 성장속도가 500% 상승하고 30의 스킬 포인트와 성행위의 칭호를 드리겠습니다."
"30포인트라."
한 스킬을 10레벨까지 올렸을 때 얻는 스킬 포인트는 총 50포인트의 스킬 포인트가 들어온다는 말이다. 사실 이거야말로 [마스터]들이 레전드급 고유스킬을 얻을 수 있는 밑거름일 것이다.
"그보다 새로운 칭호를 볼까나!"
중얼거리며 칭호를 확인한다.
<색황>성행위 시험의 10레벨을 넘겼다. 색에 대한 궁극의 깨달음과 쾌락의 정점을 정복한 당신이야 말로 색황의 칭호에 어울리는 존재라고 할 수 있으리라.
색황으로서 지니는 힘은 다음과 같다.1. 타인의 색기를 느낄 수 있으며 성행위를 할 경우 그것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2. 성행위 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는 게 가능하다.
3. 모든 색공 관련 스킬의 효율이 100%증가한다.4. 몸에서 상쾌함과 달콤함이 느껴지는 페로몬이 분비됨으로써 누구든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호감도가 올라간다.5. 강력한 영적인 매력을 뿜어내게 됨으로써 타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정령과 환수들에게도 호감을 주기 때문에 친화력에 보너스가 붙는다.
'에이....... 똑같잖아?'
실망한다. 예전 거의 3일에 가까운 시간동안 행위를 해서 청명을 보내버렸던 것에 비해 몇 시간 만에 그녀를 혼절시켰으니 뭔가 더 대단한 상위의 칭호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똑같았던 것이다. 아무래도 색황이 가장 높은 등급인 모양.
그리고 그렇게 실망하고 있는 나를 보며 청명이 말한다.
"축하드려요. 이로서 지훈님은 세 번째 마스터(Master)가 되셨어요."
그녀의 말과 함께 텍스트가 떠오른다.
<원 스킬 마스터(성행위 시험 10단계 격파)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점수 50점!>
당연히 얻어야 할 타이틀이었던 만큼 무감각해야 하지만 뜻밖의 말에 놀란다.
"세 번째?"
"10레벨 시험에 합격한 세 번째 유저라는 뜻이에요. 하지만 다들 어마어마한 패배 후에 쟁취한 거지 지훈님처럼 한 번에 클리어한 경우는 없죠."
물론 내가 놀란 건 세 번째라는 단어의 의미를 몰라서가 아니라 다섯 번째였던 순서가 세 번째까지 올라갔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금 그녀의 발언은 다시 말해 아직 보람과 민정이 마스터가 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뭐 현실 시간으로 4달. 게임 속 시간으로 치면 4년이나 뒤로 돌렸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면서도 청명을 바라보며 묻는다.
"그나저나 10단계 시험은 한번 하는 걸로 끝인가?"
"그건 왜요?"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청명에게 한 걸음 다가선다.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대답을 강요한다.
"정말 몰라?"
"그, 그건......."
마침내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돌린다. 예전과 달리 그녀와 친분을 쌓을 시간조차 없이 만난 당일 잠자리까지 가지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내게 호감을 느꼈다는 뜻.
사실 남녀가 몸을 섞게 되었는데 사심이 전혀 안 생긴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게다가 나는 세상 그 어떤 이 보다도 상대방에게 큰 쾌감을 줄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의 테크니션이 아니던가?
"시험은 상관없어. 보너스도 필요 없이 그냥 원해. 그러면 안 되나?"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치던 청명의 등이 신전의 기둥에 닿는다. 청명은 새빨개진 얼굴로 몸을 비비 꼬고 있다. 불과 십분 전 경험했던 쾌감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아, 안 되는 건 아니에요. 사실 관련 시스템도 있고....... 일단 다음에 와 보세요. 생각이나 정리할 테니까."
예전보다 흔들리는 반응이지만 똑같은 결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을 잇는다.
"나는 지금........"
"안녕히 가세요!"
그녀가 확- 하고 손을 내젓는 순간 주변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로그아웃. 네버랜드를 나가는 과정이다.
"에잉 될 것 같았는데....... 뭐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투덜거리며 캡슐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식사를 하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다시 캡슐로 들어간다.
"이게 무슨 개 폐인이냐........"
그야말로 오직 게임만 하는 막장 일정에 헛웃음 짓는다. 예전에는 운동을 했지만 로안의 몸과의 공감이 깊어진 후에는 조금만 단련해도 육체가 금방 좋아진다는 걸 아는데 지금 고생을 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준비가 끝났으니 시간 끌어봐야 뻘짓이기도 하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음양신선경이 완성자에 이르렀으니 [계획]의 기본적인 조건이 완료되었다. 초월경의 깨달음까지 얻었으니 오히려 약간 넘칠 지경이다.
"이제 혼돈의 숲을 정복해 볼까나?"
혼잣말을 마지막으로 의식이 잠겨든다.
============================ 작품 후기 ============================ 쿠폰 순위가 2위까지 올라갔어요!
1위인 같은 꿈을 꾸다는 그야말로 넘사벽이기 때문에 충분히 목표점! PS. 그나저나 고민이네요. 절대완전체를 꿈꾸는 만큼 전투계열도 하나쯤 초월자를 하는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거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사실 논리적으로는 주인공이 도달해서는 안 되는 영역인데(........) 초월자 상대로 싸워서 전투만 한 10년 경험하게(시간을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만들까요? 근데 그렇게까지 필사적일 이유도 없고 성행위와는 다르게 전투는 하면 할 수록 정신이 피폐해지는 종류라서;;;;